⊙방사성 탄소 연대측정법(Radiocarbon dating, Carbon dating)
- 방사성 탄소(¹⁴C, C14)를 이용한 연대측정법.
- 동위원소 연대측정법의 한 가지이다.
이름 그대로 시료 내에 들어있는 탄소-14 개수를 기계로 측정하여 그 연대를 알아내는 것이다.
- 측정된 탄소연대의 수치는 '2900±30bp'와 같이 표현된다.
여기서 2900은 지금으로부터 2900년 전의 유물이라는 의미이고, 30은 그 오차범위를 의미한다. 즉 이 유물은 2930~2870년 전 것으로, 2900은 그 평균치를 의미한다. bp란 ‘before present’의 약자로 지금으로부터 몇년 전이라는 뜻
- 주로 고고학과 지질학 분야에서 주로 쓰인다.
고고학에서는 선사고고학, 역사고고학의 시대적 범위가 방사성 탄소 연대측정법의 분석 결과가 안정적인 1만년 이내의 범위에 해당하므로 신석기 시대를 포함하여 널리 활용되고 있다. 다만 구석기 시대까지는 방사성 탄소 연대측정법을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다른 동위원소 연대측정법이나 다른 절대연대 측정법을 활용한다.
- 이 방법을 개발한 미국의 화학자 윌러드 리비는 이것으로 1960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 현대에는 AMS(Accelerator Mass Spectrometer, 가속질량분석기)를 통해서 미량의 시료만으로도 연대측정이 가능해졌다.
고고학 논쟁 종식시킨 연대측정법
1947년 봄, 베두인족의 목동 3명은 잃어버린 염소를 찾아 사해의 북서쪽 해안 쿰란 지역의 절벽을 헤매고 다녔다. 사해는 이스라엘과 요르단에 걸쳐 있는 소금 호수로서, 생물이 살지 못할 만큼 염도가 높아 사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 동굴의 입구에 다다른 목동들은 그 속으로 돌을 던져보았다. 염소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들린 것은 염소 울음소리가 아니라 그릇이 깨지는 소리였다. 입구를 막고 있던 돌을 치우고 동굴 안으로 들어간 목동들은 두루마리가 가득한 항아리를 발견했다.
양피지와 파피루스 등으로 제작된 그 두루마리에는 히브리어가 잔뜩 적혀 있었다. 세기의 발견으로 일컬어지는 ‘사해문서(또는 사해사본)’가 현대 사회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윌러드 리비 교수는 자신이 개발한 탄소연대측정법으로 이집트 무덤들이 언제 건축되었는지 밝혀냈다. ⓒ public domain
그 두루마리들 속에는 구약성서인 이사야서 전권을 비롯해 공동체 규율서, 감사 찬송집, 창세기 외경 등이 기록되어 있었다. 주변 동굴까지 대대적인 탐사를 한 결과 900여 개에 이르는 문서들이 발견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히브리어 구약성서 중 가장 오래된 사본은 9~10세기에 만들어진 것뿐이었으나 사해문서는 초기 유대교 시대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됐다. 그런데 학자들 사이에서 그 문서의 진품 여부를 두고 논쟁이 일었다. 보관 상태가 너무 양호하다는 게 그 이유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 같은 논쟁은 당시 새롭게 등장한 연대측정법에 의해 종식될 수 있었다. 1951년 미국 시카고대학의 화학과 윌러드 프랭크 리비 교수는 쿰란 제1동굴에서 발견된 두루마리의 연대를 측정한 결과, BC 168년에서부터 AD 233년 사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공공의 이익 널리 초래한 화학적 발견
그가 사용한 연대측정법은 바로 자신이 1946년에 개발한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이었다. 고고학을 비롯해 지질학, 지구물리학 등에서 거의 필수적인 연대측정법으로 이용되고 있는 이 측정법을 개발한 공로로 그는 1960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1960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윌러드 프랭크 리비.
ⓒ www.nobelprize.org
윌러드 리비 교수는 자신이 개발한 탄소연대측정법으로 이집트 무덤들이 언제 건축되었는지 밝혀냈다.
ⓒ public domain
흔히 노벨상을 탄 과학 분야는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많지만, 그가 개발한 연대측정법은 원리가 매우 단순한 것이 특징이다. 그럼에도 그 파급효과는 매우 커서, 그를 노벨상 후보로 추천했던 과학자 중 한 명은 다음과 같은 말로 그의 업적을 평했다.
“화학에서 단 하나의 발견으로 인간이 연구하는 많은 분야에 그처럼 큰 파급효과를 준 적은 거의 없었다. 단 하나의 발견이 이만큼 공공의 이익을 널리 초래한 적은 거의 없다.”
2018.08.28 15:58
이성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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