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nefit/⊙Common sense

⊙시에스타(la siesta)

Paul Ahn 2022. 6. 16. 13:24

⊙시에스타(la siesta)

 

스페인 Siesta의 비밀!

(naver.com)

 

한낮에 찾아온 여유로운 시간, 시에스타!

 

주제를 말하기에 앞서 시에스타가 무엇인지 궁금한 분들이 많으시겠죠? 시에스타(낮잠, 스페인어 : la siesta)는 점심을 먹은 뒤 잠깐 자는 낮잠을 일컫는 말입니다. 시에스타는 나라마다 시간 차이가 있는데 스페인의 경우 오후 1시~4시, 이탈리아는 오후 1시~3시30분, 그리스에서는 오후 2시~4시에 시행됩니다.

 

시에스타는 날씨가 온화한 국가의 경우 그 유래가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됐는데요. 스페인 역시 전통적인 관습으로서 시에스타가 문화에 많은 영향을 줬죠.

 

수많은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에서도 시에스타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은 브라질에서도 시에스타가 나타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에스타의 유래가 어떻게 될까요?

 

대개는 시에스타의 원인을 높은 기온에서 찾곤 합니다. 날씨가 더울 때 많은 양의 음식을 먹게 되는 것도 한 이유인데요. 두 가지가 조합되어 식후 졸림증을 유발합니다. 스페인어권 국가를 빼고서도 비슷한 습관은 필리핀, 중국, 베트남, 인도, 이탈리아, 그리스, 크로아티아, 몰타 등에서도 나타납니다. 위 국가들은 낮 기온이 상당히 높은 것이 공통점이 있어서 점심 식사 후에 잠깐의 휴식이 꼭 필요한 곳이기도 합니다.

 

중동 지역 국가에서도 잔디에 눕거나 그늘에서 쉬는 모습이 오후에 나타나는데 이것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지요. 북부 스페인이나 아르헨티나 북부, 칠레는 시에스타가 존재하지만 기후는 캐나다와 비슷하기도 합니다. 원 의미의 시에스타는 점심 후에 사람들이 가족이나 친구들과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현대적인 의미의 시에스타는 그 시간이 상당히 긴 편인데, 그 이유는 분분하지만 대개는 스페인 내전 동안 실직자가 폭증해 구직자들이나 일을 마친 자들이 식사를 늦게 미루고 잠을 잤다가 다시 저녁쯤에 돌아다니게 됐으므로 나타난 현상으로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시에스타가 문화적 습관으로 자리잡았고 라틴 국가에서도 오랜 관습이었으므로 이에 반하는 의견도 많습니다. 스페인에서는 시에스타 시간에 문을 여는 상점이 거의 없습니다. 예외적으로 유적지를 비롯한 몇몇 쇼핑몰들은 문을 여는데요.

 

같은 대학교를 다니는 Erasmus(유럽 교환학생)인 친구는 제게 "시에스타 때 쇼핑하기 제일 좋아. 왜냐하면 스페인 사람들은 그 시간에 다들 낮잠을 자거든"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스페인의 대표 의류 브랜드인 "Zara", "Mango", "H&M"과 백화점인 "El corte Engles"는 시에스타 시간에도 문을 엽니다.

 

 

◇그런데 이러한 시에스타가 현재 스페인의 경제위기 중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시에스타 시간에 직장인들은 두 시간 동안의 점심시간을 활용해 느긋하게 식사를 하는 대신 어스름해지는 저녁 8시쯤 퇴근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느긋한 식사시간과 시에스타를 즐기는 여유는 곧 사라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최근 스페인 정부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연면적 300제곱미터가 넘는 중대형 상점과 식당들의 영업시간을 지금보다 25% 늘리는 방안을 승인하였기 때문입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중대형 상가들의 영업시간은 근무시간은 주당 72시간에서 90시간으로 늘어나게 되면서 하루 평균 영업 시간이 2시간~3시간이나 늘어났습니다. 이로 인해 오후 낮잠 시간이던 시에스타에도 영업을 계속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입니다.

 

스페인 정부의 시에스타 철폐는 사실 2005년부터 계속되어왔습니다. 당시 행정부 장관이던 호르디 세비야는 "긴 점심시간 때문에 다른 유럽 국가들과 비즈니스 스케줄을 맞추기 어려워 수출입에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점심시간을 다른 유럽 국가들과 같은 12시부터 1시까지로 바꿨습니다. 퇴근시간 역시 6시로 당겨져 공무원들이 낮잠을 잘 여유가 없어지게 됐죠. 그런데 이제 소도시나 개인 사업체에는 남아있던 시에스타 마저도 없어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기업 컨설팅 전문가인 알레한드라 무어는 "스페인에서 시에스타를 포함한 긴 점심시간은 대인 관계를 형성하는 주요한 방식"이라며 "시에스타와 노동 생산성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좀 더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스페인 정부는 이번 제도를 통해 시에스타가 없어지고, 대신 영업시간이 늘어나면 소비와 고용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시에스타 폐지를 주장해 온 스페인 경제단체연합의 클라우디오 보아다 회장은 스페인 일간지 라 인포르마시온과의 인터뷰에서 "스페인이 시에스타로 인해 보는 손실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8%에 달한다"며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 영업시간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정말 이들의 말대로 시에스타를 없애는 것이 과연 경제 부흥과 근로자들에게 이득인 것일까요?

 

시에스타는 과학적 연구를 통해 필요성이 알려졌습니다. 30분 정도의 짧은 낮잠은 원기를 회복하고 지적, 정신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요. 낮잠은 항상성을 증진하여 생체 리듬을 최적화하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즉 24시간 주기로 돌아가는 인간의 생체 리듬을 잠으로 잠시 쉴 수 있도록 돕는 한편 몸이 잠에 대해 유연히 반응하도록 돕는 것이지요. 낮잠을 통해 지나친 잠을 막고 피로의 누적을 막아주는 셈입니다.

 

편안함과 여유로운 삶의 미학을 실천해온 스페인에서 시에스타의 철폐가 진정 경제부흥과 근로자들에게 득이 되는 것인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시에스타 시간으로 인해 발생된 노동력의 손실, 다른 나라와의 업무협력 차질이라는 문제는 직종에 따라 현실이기도 하죠.

 

그러나 스페인하면 ‘투우’가 떠오르듯이 ‘시에스타’도 스페인을 대표하는 문화입니다. 직종을 구분하지 않고 스페인 전역에서 무분별하게 시에스타가 폐지된다면 이는 전통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겠죠? 오랫동안 시에스타에 적응된 근로자들의 신체리듬이 과연 수면 부족을 견디면서까지 경제의 효율성을 살려낼지! 조금 더 세밀한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고용노동부 공식블로그

2013. 4. 9. 8:00

이상 5기 해외특파원 오화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