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오늘 사과나무를 심겠다." / Martin Luther
"Even if I knew that tomorrow the world would go to pieces, I would still plant my apple tree."
Martin Luther Quotes
https://www.quote-coyote.com/quotes/authors/l/martin-luther/quote-23098.html
스피노자는 ‘사과나무’ 발언 하지 않았다
https://www.asiae.co.kr/article/2015031914210159106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네덜란드 철학자 스피노자가 남긴 말로 전해지는 경구다.
그러나 구글에 ‘Spinoza’와 ‘apple’을 입력하고 검색하면 이 문장이 나오지 않는다. 비슷한 표현도 걸리지 않는다.
대신 16세기 독일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의 발언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루터 관련 사이트(www.luther2017.de/en)에 따르면 루터가 이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그가 실제로 이 발언을 했다는 근거는 없다.
폴크마르 죄스텔이 쓴 책 ‘마틴 루터를 둘러싼 전설과 비텐베르크의 다른 이야기들’은 이 발언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희망과 절망이 공존하던 어려운 시기에 만들어져 루터와 결부지어졌다고 추정한다.
한국에서는 왜 스피노자가 이 말을 했다고 알려지게 됐을까. 기사를 기준으로 검색하면 ‘스피노자의 사과나무’가 가장 최초로 나오는 시기는 1966년이다. 경향신문은 ‘여적’이라는 단평란을 다음과 같이 끝맺었다.
모름지기 값싼 상혼(商魂)에만 사는 사람들, “내일 세계가 무너지는 한이 있더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어야겠다”고 한 스피노자의 밀을 일생 동안 한번쯤은 되씹어보라. (경향신문, 여적, 1966.7.23)
이 글을 읽어보면 이 글이 스피노자를 ‘사과나무’ 발언자로 처음 소개한 것은 아닌 듯하다. ‘스피노자의 사과나무’는 이보다 더 전에 사람들 사이에 알려졌지 싶다.
해외에서 루터 발언으로 잘못 전해진 이 경구가 어떤 과정을 거쳐 한국에서는 루터보다 더 생소하면 생소한 인물인 스피노자에게 연결됐는지 의문이다.
2015.03.19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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