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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오츠카 '포카리스웨트' 1987

Paul Ahn 2023. 7. 14. 13:15

★동아오츠카 '포카리스웨트' 1987

(asiaa.co.kr)

 

현재 이온음료 국내 시장점유율 51.9%, 출시 직후에는 '최악의 맛'으로 선정된 포카리스웨트.

 

포카리스웨트의 시작은 19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오츠카제약의 하리마 로쿠로 직원은 멕시코로 출장을 갔고 그곳에서 예상치 못한 물갈이로 병원에 입원했다.

 

당시 의사는 열악한 의료상황서 환자에게 "수분공급이 필요하니 진저에일을 마셔보라"며 권했다. 로쿠로 씨는 '체내 수분공급을 위해서라면 이런저런 음료대신 마시는 링거액을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에 일본으로 돌아와 보고했고 1970년대 일본 내 링거액 공급 1위 제약사인 오츠카제약은 개발이 어렵지 않으리라 판단.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했다.

 

연구를 진행해오던 1980년대 초반, 미국에서 게토레이가 출시돼 이온음료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고 오츠카제약은 게토레이와 비교해 당분을 줄인 이온음료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당분을 줄이자 음용성이 현저히 떨어졌다. 직원들은 맛과 관련 수 많은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답을 찾기 어려웠다는 후문. 결과적으로 당분 6.2%의 제품에 과일을 첨가해 테스트를 진행했고 자몽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해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

 

일본 내에서도 출시 직후에는 '최악의 맛', '생소한 맛', '이걸 왜 먹어야하나' 등 비판적 반응들이 대부분이었다. 오츠카제약은 음료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소비자들에게 이온음료 본연의 맛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성공을 거뒀다.

 

 

우리나라에서 출시한 해는 1987년으로, 초반에는 일본 대중들 반응과 비슷했다.

 

당시 국내 이온음료는 명성식품의 XL-1, 태평양의 Sola-X, 해태음료의 헬스펀치 제품이 있었지만 탄산과 과일주스 등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국내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고 있었다.

 

결국 일본의 사례와 비슷하게 동아오츠카(당시 동아식품) 직원들은 현장 곳곳을 누비며 포카리스웨트 본연의 맛을 알리기 위해 출시 전부터 적극적인 마케팅과 영업을 진행했다.

 

특히 출시 1년 전인 1986, 서울에서 개최된 아시안게임에서 1 2000명에 이르는 국가대표 선수들, 임원, 경찰, 운영요원들에게 적극 지원하는 마케팅을 진행했고 스포츠 음료라는 인식이 자리잡았다.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1988 5월 포카리스웨트는 월 200만 캔의 판매고를 올렸다.

 

발매 당시 브랜드 매니저였던 강영구 상무는 포카리스웨트의 초기 국내 정착과 관련해 "여러 에피소드가 있지만 특히 대한항공 기내 음료로 채택되었을 당시 쾌감을 잊지 못한다" "장시간 비행 시 혈액순환이 어려워 어지럼증, 구토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것에 착안, 기내 마케팅 담당자를 수 차례 방문했고 결국 기내음료로 계약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출시 직후부터 국내에서 포카리스웨트는 대표적인 스포츠 이온음료로 자리잡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1993년 매출 600억원, 1994 700억원, 2004년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냈으며 현재는 국내 이온음료 시장 5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포카리스웨트의 패키지디자인 역시 흥미로운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전 세계 상품 디자인 업계에서 코카콜라와 더불어 모범사례로 자주 꼽히는 포카리스웨트는 '디자인의 무지(無知)'에서 탄생했다는 후문.

 

일본 내 제약 1위 업체였던 오츠카제약은 그 전까지 식음료 제품을 출시해 본 적이 없었다. 포카리스웨트의 디자인 담당은 무작정 시원해 보이는 파란색과 흰색을 조합했다.

 

출시 직전 일부 직원은 '파란색'이 입맛을 떨어뜨리는 색상으로 식음료 패키징 디자인에 쓰이지 않는 컬러여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출시를 앞두고 인쇄 및 대부분의 절차가 마무리 돼 결국 파란색과 흰색의 조합으로 출시하게 된다.

 

이러한 걱정에도 불구하고 포카리스웨트의 디자인의 컬러는 대중들에게 '맑고 시원한 청량감'을 부각시키며 이 후 출시된 이온음료들은 파란색을 도입해 현재는 스포츠 음료의 대표적인 이미지 컬러로 정착됐다.

 

포카리스웨트의 마케팅 기법도 판매위주보다는 친환경적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간 대부분 경쟁사 제품의 경우, 라벨을 본드를 묻혀 페트병에 붙여서 판매해 재활용 시 라벨의 분리가 어려웠다. 동아오츠카는 이러한 관행들을 과감히 탈피, 지난 2013년부터 포카리스웨트 페트병에 '블루라벨'을 적용해 절취선을 통해 쉽게 떼어낼 수 있도록 한 친환경적인 라벨을 붙여 판매해 현재까지 다양한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동아오츠카 관계자는 "친환경적 변화는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소비하는 '그린슈머(Greensumer)'와 자신의 철학을 소비행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미닝아웃(Meaning-out)'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것으로 친환경을 소비하는 젊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친환경 메시지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며 환경 보호를 위한 생활 속 작은 실천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021.12.20 15:21

김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