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투의 탄생
오늘날 한국인들이 즐기는 화투(花鬪)는 ‘꽃싸움’ ‘꽃놀이’라는 뜻이다.
한국의 화투는 19세기 초 일본에서 전국적으로 유행한 ‘하나후다(花札)’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전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첫번째 사진을 보면 위에서부터 차례로,
- 20세기 초에 일본에서 만들어진 하나후다,
- 현재 닌텐도에서 판매하는 하나후다,
- 20세기 초중반에 하나후다와 트럼프를 합쳐서 두 가지 게임을 한꺼번에 할 수 있게 고안된 카드,
- 현재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화투가 놓여 있다.
원래 화투는 일본과 가까운 부산 등 경상도 남부지역에서 유행했으며, 서울·인천·군산 등 한국의 서북부 지역에서는 마작이 인기를 끌었다는 증언이 많다. 그러다 1980년대에 화투의 인기가 한반도 동남부 지역에서 서울·경기 일대로 북상(北上)하면서 전국구 놀이가 되었고, 급격한 수요 증가를 따라잡기 위해 플라스틱 화투가 고안된 것으로 보인다.
하나후다에 그려진 풍경은 각각 1월 소나무, 2월 매화, 3월 벚꽃, 4월 등(藤)나무, 5월 창포(菖蒲), 6월 모란(牡丹), 7월 싸리(萩), 9월 국화, 10월 단풍, 12월 오동(桐)이다.
한국에서는 4월의 식물을 ‘흑싸리’라고 해서 아래에서 위로 자라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데, 이 식물은 등나무이기 때문에 위에서 아래로 놓여야 한다. 한국에서는 5월의 창포를 난초라고 하는데, 과연 예로부터 난초 좋아하는 한국인들다운 발상이라 하겠다.
일본 하나후다에서는 11월이 버드나무 또는 비(雨), 12월이 오동인데, 한국 화투에서는 11월이 오동, 12월이 비로 되어 있다.
이렇게 바뀐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또 한국에서 11월을 속칭 ‘똥’이라고 부르는 것은 ‘오동’의 발음이 바뀐 것이다.
2016.06.17 21:32
글·사진 김시덕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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