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C〕왜 교황청 경비를 스위스 군대가 할까?
◇매년 5월6일, 로마 교황청이 있는 바티칸시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립니다.
새롭게 선발된 스위스 근위대 병사들이 충성 서약을 하는 일입니다. 현재 바티칸 시국이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군사조직인 스위스 근위대의 전통 행사이며 사도궁전의 치안과 교황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매우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위스 국적의 전과가 없는 미혼 남성으로 19~30세 사이의 나이에 신장이 최소 174cm이상되는 것이 기본조건이라고 합니다. 가톨릭 신자여야 함은 물론입니다.
스위스 근위대 신병들이 충성서약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서약식을 위해 갑옷을 입고 있는 신병.EPA연합뉴스
스위스 근위대 신병이 삼위일체를 상징하는 손가락을 들고 충성서약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충성서약을 마치고 기뻐하는 근위병. AFP 연합뉴스
◇왜 교황청의 경비를 스위스 근위대가 맡을까요?
이탈리아 땅에 있으니 그나라 군대나 경찰이 맡아도 될 것 같은데 말이죠. 이 궁금증을 풀기위해서는 15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교황 식스토 4세(재임기간1471-1484)가 스위스 연방과 동맹을 체결한 것이 시발점입니다. 그 이후로 이탈리아 반도내에 여러 세력과 대립하면서 스위스 용병들이 최전선에 나가 용맹하게 싸우며 그 명성을 이어나가게 됩니다.
특히 1527년 5월6일, 신성로마제국의 카를5세가 이끈 군대에 의해 로마 약탈이 벌어지던 당시 교황 클레멘스7세가 비밀통로를 통해 바티칸을 빠져나가 피신하는 동안 189명의 근위병 가운데 근위대장을 비롯한 147명이 로마제국 군대에 저항해 장렬하게 전사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40여명의 근위병이 교황 곁을 끝까지 호위해 충성심을 인정받게 됩니다. 이때를 기점으로 로마의 교황청 수비를 스위스 용병이 맡게 되는 전통이 생겨난 것입니다. 충성서약의 전통도 로마약탈 당시 희생당한 근위병들을 추모하기 위해 그 날로 지정되었습니다.
또 나폴레옹군대가 로마를 침략했을 때인 1798년 교황 피우스 6세를 위해 용맹하게 싸우다 대부분 전사했으며,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히틀러가 로마에 진격했을 때에도 죽음으로 독일군들의 바티칸 진입을 막아냈다고 합니다.
◇스위스 근위대의 근무복장도 화려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르네상스풍의 파랑색, 빨간색, 주황색, 노랑색의 컬러풀한 복장에 타조 깃털을 꽂고 있는 제복은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의 디자인이라고 세간에 알려져있지만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보편적인 의상이라는 설이 더욱 유력합니다.
근위대에 선발되면 칼과 창 사용법을 배우는 것은 물론 권총 등의 현대 무기 사용법과 테러진압술 등을 배웁니다. 월 1천달러 안팎의 박봉에도 불구하고 많은 지원자들로 인해 경쟁이 치열하고 이 속에서 선발된 신병들은 그만큼 근위대의 자부심과 명예를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합니다.
교황청 관계자들은 “오랜 전통과 충성심 등으로 볼 때, 이들 스위스 용병들의 바티칸 경호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합니다.
AP연합뉴스
2018.05.07 17:24
김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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