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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解力〕문해력의 개념과 국내외 연구 경향

Paul Ahn 2023. 9. 13. 23:34

〔文解力〕문해력의 개념과 국내외 연구 경향

 

문해력의 개념과 국내외 연구경향 2009_0201.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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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들어가며

 

문해력*1), 기능적 문해력, 정보 문해력, 미디어 문해력, 컴퓨터 문해력, 비판적 문해력, 정치적 문해력, 문화적 문해력, 다문화 문해력, 감정적 문해력, 수 문해력, 과학적 문해력, 환경적 문해력, 직업 문해력, 성인 문해, 발생적 문해력 등 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그냥문해력 혹은수식어가 붙은문해력이 우리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사용되고 있다.  

*1) 영어의 ‘literacy’를 번역한 용어로는 문해력(文解力)과 문식성(文識性)이 자주 사용된다. 연구자에 따라 문해력과 문식성을 구분하여 사용하기도 하지만, 이 글에서는 문해력과 문식성을 동일한 의미를 지닌 용어로 사용하고자 한다.

 

이와 같은 다양한 용어의 사용은 문해력이라는 개념 안에 변화하는 사회문화적 의미를 적극적으로 포섭하려는 노력의 산물임을 입증하기도 하지만 문해력에 대한 용어의 지나친 다양성은 그것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그렇다면 가장 경이로우면서도 동시에 가장 복잡한 인간의 행위로 일컬어지는 문해력(혹은 문식성, literacy)이란 무엇인가?

 

대충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능력’ 혹은 ‘계약서에 서명하고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정도로 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그것은 아마도 한두 문장으로 대답하기 녹록한 질문이 아닐 수 있다. 왜냐하면 문해력의 개념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개인적사회적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그 의미역을 끊임없이 확장해 왔기 때문이다. 또한 앞으로도 그 의미장을 계속해서 넓혀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대 수메르 인에게, 중세 시대의 사람에게, 근대 시대의 사람에게 “문해력이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그들은 서로 다른 문해력에 대한 정의를 내놓을 것이다.

 

21세기 현대인에게도 같은 질문을 한다면 이전 시대의 사람들과는 다른 문해력에 대한 개념을 내놓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문해력에 대한 현대적 의미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문해력 개념의 역사적 변천 양상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문해력 개념의 변화 과정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여러 자료에 제시되어 있는 문해력에 대한 개념을 중심으로 문해력의 현대적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아울러 여러 나라에서 수행되고 있는 국민의 문해력 조사를 통해 문해력에 대한 국내외 연구 경향도 알아보고자 한다.

 

 

. 문해력의 개념

 

문해력이란 말은 라틴어 ‘literatus’에서 파생되었는데, 고대에는문학에 조예가 있는 학식 있는 사람으로, 중세 시대에는라틴어를 읽을 수 있는 사람으로, 그리고 종교 개혁 이후에는자신의 모국어를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정의되었다. 그러면 오늘날 문해력은 어떻게 정의되고 있을까?

 

우선, 문해력을 개념화하고 있는 몇몇 자료를 살펴보.

 

@국어교육학 사전(서울대학교 국어교육연구소, 1999)은 문해력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의사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문자 언어의 사용 능력, 즉 모어를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을 가리킨다. 여기서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이란 자소를 음소로, 음소를 자소로 바꾸는 최소한의 능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읽기와 쓰기의 활용에 대한 심적 경향이나 사고방식까지를 포함하는 것이, 문자 언어로 된 메시지를 단순히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능동적이고 자율적으로 메시지를 생성해 내는 것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유사한 관점에서, 독서교육사전(한국어문교육 연구소국어과교수학 습 연구소, 2006)은 문해력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글을 통해 의미를 구성하기 위해 사회적 맥락에 요구되는 방식으로 읽고 쓸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말한다.

 

@영어 단어 ‘literacy’를 처음으로 문식성으로 번역하여 소개한 노명완이차숙은 자신들의 저서문식성 연구에서, 문식성(문해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문식성이라는 용어를 사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문식성이란 글을 배워 알고 더 나아가 이를 활용하여 지식과 정보에 접근하고 이를 분석평가소통하며 개인과 사회의 문제나 과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말한다. 문식성이 이렇게 문자 언어를 통한 지식과 정보의 활용을 뜻하기 때문에, 학자들 중에는 문식성을 개인적, 사회적, 그리고 국가적 측면에서 그 지적 수준을 논하기도 한다.

 

이러한 개념은 국내외 성인 문해 조사에도 잘 반영되어 있는데, 국가를 가로질러 성인의 문해 능력을 조사하는국제 성인 문해 조사와 한국교육개발원의성인 문해 조사’, 그리고 만 15세 학생의 문해력을 측정하국제 학업 성취도 평가 프로그램은 위에서 말한 것과 유사한 문해력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조사에서는 문해력을 매우 실용적이고 일상생활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예를 들어, 국제 성인 문해 조사에서는 문해력을일상적인 활동, 가정, 일터,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문서화된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하고, 문해 능력의 하위 요소를산문 문해력, 문서 문해력, 수량 문해력의 세 영역으로나누었다.

 

산문 문해력은 논설 기사, , 소설을 포함하는 텍스트 정보를이해하고 사용하는 데 필요한 능력을, 문서 문해력은 구직 서류, 월급 명세서, 열차 시간표, , 그래프 등 다양한 형태의 문서에 포함되어 있는 정보를 찾고 사용하는 데 필요한 능력을, 그리고 수량 문해력은 금전 출, 주문 양식, 대출 이자 계산 등 문서 자료에 포함되어 있는 숫자를 간단히 계산하는 데 필요한 능력을 말한다.

 

이와 같은 문해력에 대한 여러 개념을 고려할 때, 현대적 개념의 문해력은 글자의 해독 능력과 기초적인 수준에서의 읽기 능력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러한 점을 수용하여, 문해력을개인의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글을 비판적으로 읽고 창의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정도로 정의한다면 많은 사람들은 그것에 수긍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문해력에 대한 이와 같은 정의에 모든 사람이 동의하지는 않을 것 같다. 프레이리와 같은 사람들은 문해력에 대한 해독과 이해 중심의 인지적 개념을 거부하면서 그것의 사회문화정치적 특성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그는 문해력을문해자의 사회적정치적 세계를 형성해 가는 과정으로 정의하면서, 문해력을 개인들의 기계적인 기능이라기보다는 일정한 상황에서 일정한 목적을 위해 말하고, 읽고, 쓰고, 듣는 것을 모두 포함하는 개인들의 사회적정치적 행위로 바라보았다.

 

다시 말하면, 문해력은 글의 표면에 나타나 있는 의미뿐만 아니라 그러한 의미들 사이에 숨겨져 있는 사회정치적 이데올로기, 즉 누구의 이익을 대변하는가, 누구의 가치와 신념을 반영하고 있는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을 비판적으로 읽을 수 있는 능력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람들에게 있어 개인의 문해 행위는 단순히 글을 읽고 이용하는 능력이 아니라 사회의 불합리한 구조를 찾아내어 적극적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힘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러한 점을 수용하여 문해력을 다시 개념화하면, 문해력은사회적 불평등 및 왜곡된 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해 글을 비판적으로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정도로 정의할 수 있겠다.

 

한편, 세상이 웹 1.0(Web 1.0)의 시대에서 웹 2.0(Web 2.0)의 시대로 변화하면서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문해력의 개념 또한 진화하고 있다.

 

‘문자 언어를 능숙하게 부릴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되었던 일반적인 문해력의 개념에 컴퓨터 혹은 매체 문해력, 즉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데 필수 불가결 한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탐색하고, 조직하고, 평가하고, 산할 수 있는 능력이 덧붙여졌다.

 

더 나아가, 아주 최근에는 언어를 기반으로 하는 전통적인 단수 형태의 문해력보다는 다양한 상징체계(문자 언, 음악, 음향 효과, 이미지, 몸짓 언어 등)를 융합하여 의미를 구성하려는 인간의 문해 행위를 복수 형태의문해력들(literacies)’이라는 개념으로 포착하려는 노력들이 있다.

 

이것은 자아와 세계를 변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시각적, 청각적, 공간적 매체 및 전자 텍스트를 사용하여 의미를 구성하고, 생산하고, 비판할 수 있는 종합적인 능력으로 문해력을 재개념화하려는 하나의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것은 전통적인 단수 형태의 문해력의 개념으로는 그 현실태 및 가능태를 포괄할 수 없음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징표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하여, 뉴 런던룹(1996)다중 문해력(multiliteracies)’‘설계(design)’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전통적인 단수 형태의 문해력을 넘어서려는 시도는 눈여겨볼 만하다. 그들은 다양한 의사소통 양식, 문화, 언어 및 매체의 다중성을 토대로 하는 현 시대의 의미 구성 및 생성 과정은 전통적인 언어를 기반으로 하는 문해력의 개념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다양한 문해 상황들에서 일어나는 중층적인 의미구성 과정을 기술하기 위해다중 문해력및 그것의 메타 언어로서계’라는 개념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러한 개념은 현존하고 있는 다양한 문해력들을 기반으로 의미를 구성하여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는 다중 문해력 시대의 개인들이 수행하는 의미 구성 과정을 이해하는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다. 이러한 점을 수용하여 문해력을 또다시 개념화하면, 해력은개인의 사회정치적 목적을 위해 다양한 문해를 비판적으로 사용하여 설계할 수 있는 능력정도로 정의할 수 있을 듯싶다.

 

 

. 문해력에 대한 국내외 연구 경향

 

815 해방 이후 수차례 이루어진 문맹 퇴치 운동과 1960년대 이후 높아진 의무 교육 취학률은 한편으로는 우리 국민의 문해율을 급격히 증가시키는 데에 커다란 역할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의 문해 문제에 대한 정부와 국민적 무관심을 초래하여 국민의 문해력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연구를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열악한 상황에서도, 우리나라 국민의 문해 실태에 관한 많지는 않지만 몇 차례의 조사가 이루어졌는데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한국 문해 교육 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문해력에 대한 최초의 실태 조사는 1958년 문교부에 의해 수행되었다. 당시 문교부는 하부기관으로부터 수집된 문해 실태 조사를 토대로 국민의 4.1%가 초등학교 2학년 수료자 수준의 국문 해득 능력조차 갖추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국민에 대한 체계적인 문해 조사는 1959년 중앙교육연구소 <전국 문맹자 표본 조사>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조사는 유네스코의 기능 문해의 개념(,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문해자로 참가할 수 있는 정도의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을 도입하여 전국의 12세 이상 인구의 0.5%를 대상으로 가구 방문 조사 방법을 사용하여 이루어졌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 국민의 22.1%가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문해력을 가지고 있지 못한 비문해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국가 수준의 문해 조사는 통계청에서 실시한 인구 총조사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1966 10월과 1970 10월 두차례 실시된 국민의 문해 실태 조사에서는글을 읽을 줄 아느냐?”, “을 쓸 수 있느냐?”와 같은 질문을 직접적으로 묻는 형식으로 6세 이상의 무학력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조사 결과 당시 우리나라 국민의 문맹률은 각각 8.9%, 7%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이후에, 우리나라 국민의 실질적인 문맹률이 5% 내외로 높지 않다는 판단 아래 70년대 이후의 인구총조사에서 국민의 문해력에 대한 조사가 실시되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에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나라 국민의 문해력에 대한 전국 규모의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다가, 1987년 황종건의 도시 저소득층 여성의 문해 문제와 사회 교육 참여 조사 를 필두로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부터 국민의 문해 실태 조사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황종건의 조사 연구는 소외 집단에 대한 문해 연구로 서울, 대구, 광주 등 6대 도시의 저소득층 여성 378명을 대상으로 가정 방문 조사 방법을 사용하여 실시되었는데, 조사 대상의 48.8%가 비문해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한 실태 조사에 이어, 보다 본격적인 전국 규모의 문해 조사는 한국교육개발원이 1989년과 1990년에 수행한 한국인의 문해 실태 조사 연구 와 한국의 문해 실태와 문해 교육 연구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 연구는 전국의 13세 이상 인구의 0.007% 2,116명을 대상으로 면담원에 의한 직접 조사 방법을 사용하여 수행되었는데, 조사 대상자 가운데 5.9%가 비문해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상생활을 하는데 요구되는 정도의 읽기, 쓰기, 셈하기 능력조차 갖추고 있지 못한 기초 비문해자는 9.1%(남자 7.0%, 여자 11.0%), 실생활 영위에 필요한 기본적인 생활 기능(life skills)을 보유하지 못한 생활 기능 비문해자는 남

자가 6.3%, 여자가 11.7%인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에 수행된 국민의 문해 조사는 한국교육개발원이 2001년과 2002년에 수행한 한국 성인의 문해 실태에 관한 OECD 국제 비교 조사 연구와 한국 성인의 비문해 실태 조사 연구 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이 200116세 이상의 우리나라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조사는 1994년부 1998년까지 OECD 국가를 포함하여 20여 국가에서 실시되었던 성인문해 조사(International Adult Literacy Survey, IALS) 도구를 번역하여

우리나라 국민의 문해력을 국제 비교 하였다.

이 조사에서 문해는 산문문해, 문서 문해, 수량 문해의 세 영역으로 평가되었는데, 우리나라 성인의 전반적인 문해 능력이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 등 북유럽의 국가들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문서 문해에서 그러한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2년에는 한국교육개발원이 자체 개발한 성인 문해 조사 도구(읽기, 쓰기, 셈하기)를 사용하여 20세 이상의 성인 3천 명을 대상으로 문해력을 조사하였다. 이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전체의 74.8%(2,247)가 기초 문해 3수준(일상의 대부분의 상황에서 글을 읽고, 쓰고, 셈할 수 있는 수준), 16.8%(504)가 기초 문해 2(글을 읽고, 쓰고, 셈할 수는 있으나 상황에 따라 어려움을 경험하는 수준), 그리고 8.4%(245)가 기초 문해 1수준(글을 읽고, 쓰고, 셈하는데 어려움을 경험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에 이루어진 국민의 문해력에 대한 실태 조사는 2008년 국립국어원이 수행한 국민의 기초 문해력 조사 *2)이다.

*2) 국민의 기초 문해력 조사 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 결과는 이 책의 국립국어원 국민의 기초 문해력 조사 개요를 참고하기 바란다.

 

국어기본법 제9조에 의거하여 수행된 이 조사는 1970년 통계청의 인구 총조사 이후 38년 만에 수행된 국가의 공식 조사로서, 전국의 19~79세 성인 12,137(5,212가구)을 대상으로 면담원에 의한 직접 조사 방법을 사용하여 수행되었.

이 조사에서는 문해력을현대 사회에서 일상생활을 해 나가는 데 필요한 글을 읽고 이해하는 최소한의 능력으로 정의하고, 공익 광고, 텔레비전 프로그램, 신문 기사, 일기 예보, 가정 통신문 등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다양한 자료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으로 평가되었다. 아울러 이 조사는 개인의 문해 점수를 토대로 문해 능력을 5단계로 설정하였는데,

 

‘0준’은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이 전혀 없는 완전 비문해자로,

‘1수준은 낱글자나 단어를 읽을 수는 있으나 문장에 대한 이해 능력이 없는 반문해자,

‘2수준은 초청장, 명함 등 간단한 생활 자료를 읽고 원하는 정보를 찾아낼 수는 있으나 다소 길거나 복잡한 문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3수준은 신문 기사나 광고, 공공 기관 서식 등 일상적인 생활 자료를 대부분 이해할 수는 있으나 법령문 등과 같은 복잡한 문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4수준은 길고 어려운 문장이나 내용이 복잡한 글을 이해할 수 있고 글에 직접적으로 드러나 있지 않은 내용 또한 추론할 수 있는 수준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문해력 평균 점수는 63.6(3)으로 신문 기사나 광고, 공공 기관 서식 등 일상적인 생활 자료를 대부분 이해할 수는 있으나 법령문 등과 같은 복잡한 문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것은 우리나라 중학생의 문해력 평균점수 77.4(4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성인의 문해력 점수는 연령에 따라 커다란 차이를 보였는데 20대의 문해력 평균이 70.2(3수준)으로 가장 높았으며 70대의 문해력 평균이 39.3(2수준)으로 가장 낮았. 학력 및 성별에 있어서도 차이를 나타냈는데, 대학원 졸업 이상의 학력자들(75.5, 3수준)이 무학이나 초등학교 중퇴자들(39.3, 2수준)다 문해력 점수가 높았으며, 남성(64.7, 3수준)이 여성(62.5, 3수준)보다 약간 높은 점수를 나타냈다. 아울러 독서량이 많을수록 문해력 점수가 높았으며, 이와는 대조적으로 텔레비전 시청 시간이 길수록 문해력

점수는 낮았다.

 

한편 국외의 경우, 성인 문해에 대한 실태 조사는 OECD의 국제 성인문해 조사(International Adult Literacy Survey, IALS) 프로그램과 후속 프로그램인 국제 성인 문해력 및 생활 기능 조사(International Adult Literacy and Life Skills Survey, ALL) 프로그램에 의해 이루어졌다.

 

제 성인 문해 조사(IALS)는 국제 규모의 성인 문해 조사 프로그램인데, 1994, 1996, 1998 3단계에 걸쳐 캐나다, 미국, 네덜란드, 폴란드, 위스 등을 포함하여 20여 개 국가들이 범국가적인 수준에서 성인에 대한 문해를 조사하여, 국제 비교하였다.

 

이 국제 문해 조사는 문해를일상적인 활동, 가정, 일터,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문서화된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하고, 개인의 문해 능력을 산문 문해, 문서 문해, 수량 문해로 평가하였다.

 

또한 이 조사는 개인의 문해 점수를 토대로 문해 능력을 5단계로 설정하고 있는데,

1단계는 의약품 설명서에 나타난 정보로부터 아이에게 투약할 약의 양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수준의 매우 취약한 문해 능력을 갖고 있는 수준으로,

2단계는 복잡하지 않은 일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으로,

3단계는 복잡한 일과 일상에서 요구되는 것에 대처할 수 있는 최소한으로 수준을 나누고 있다.

마지막으로 4단계와 5단계는 고도의 정보처리 기술 및 기술 능력을 구사하는 수준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 성인 문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많은 국가들의 문해 수준이 만족스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예를 들어 미국 성인의 40%오늘날의 지식 기반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문해 수준조차 갖추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덴마크, 핀란드, 독일, 덜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문해 수준을 나타낸 것으로 보고되었다.

 

가장 최근에 수행된 문해 국제 비교 조사는 국제 성인 문해력 및 생활기능 조사(ALL)인데, 이것은 국제 성인 문해 조사(IALS)의 후속 프로그램으로서 이전 문해 조사에서 활용되었던 산문 문해, 문서 문해, 수량문해에 문제 해결, 협동, 정보 통신 기술 등과 같은 성인의 생활 기술과 관련된 문해 영역이 추가되어 실시되었다.

 

2003년 버뮤다, 캐나다, 이탈리아, 노르웨이, 스웨덴, 미국 등 6개 국가의 16~65세 성인들을 대상으로 문해 및 생활 기술 문해가 조사되었으며, 이를 토대로 국제 비교가 이루어졌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서 문해에서는 노르웨이, 버뮤다가 높은 문해 수준을, 미국, 이탈리아는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수량 문해에서는 스웨덴, 노르웨이가 높은 수준을 미국, 이탈리아가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 나오며

 

우리는 5,000년 전 수메르 인들이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는 노예에 대한 정보를 기록하기 위해 그림 문자를 사용했던 문해 시대에 살고 있지않다. 또한 계약서나 개인 수표에 서명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한 개인의 문해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가 되는 시대에 살고 있지도 않다.

 

지금 우리는 과거 문자 언어로서의 문해력이 급진적으로 테크놀로지화되는 새로운 시대에 살고 있으며, 이러한 시대는 우리에게 그에 걸맞은 수준 높은 문해력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문해력을 연구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문해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 새로운 도전임에 틀림없다.

 

역사를 가로질러, 수준 높은 문해 능력은 개인의 자본적 가치 향상과 사회의 경제적 생산 증대에 필수 불가결 한 요소였다. 또한 고차원적인 문해력은 개인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정치경제사회적 의사결정 과정에 비판적으로 참여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수단이기도 했다.

 

따라서 현재의 지식 기반 사회를 주도할 수 있는 문해자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보다 미래 지향적인 문해력(문해력들)에 대한 개념을 심사숙고해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새국어생활 제19권 제2(2009년 여름)

윤준채 대구교육대학교 교수

 

참고 문헌

노명완이차숙(2002), 문식성연구, 서울: 박이정.

서울대학교 국어교육연구소(1999), 국어교육학사전, 서울: 대교 출판.

한국어문교육 연구소국어과교수학습 연구소(2006), 독서교육사전,

서울: ()교학사.

The New London Group(1996). ‘A pedagogy of multiliteracies:

Designing social futures’, “Harvard Educational Review”, 66,

pp. 60-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