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 Issue/@Biz Trend

〔原電〕 세계 원전 수출 시장 현황 및 전망

Paul Ahn 2024. 9. 23. 13:06

原電 세계 원전 수출 시장 현황 및 전망

(keaj.kr)

 

- 정용훈 카이스트 대학교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 -

 

발전원별 전력생산 이력과 전망

 

화석연료 발전소 특히,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체하고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신규 발전소 증설은 분명 필요하다. 세계 발전 이력을 살펴보면 1990년대 대비 현재 발전량은 2배 증가했으나 비중에 있어서는 지속적으로 화석연료가 2/3를 차지해오고 있다. 원자력 발전량은 소폭 상승에 그쳐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고 수력을 제외한 재생에너지의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 태양광 기여도 역시 풍력에 비해 미미하다.

 

 

 

2050년에는 전 세계 전력생산량이 4TWh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현재 대비 80% 정도 증가하는 것이다. 그 비중에 대해서는 기후변화와 대기오염 측면에서 비관적인 전망과 낙관적인 시나리오가 존재한다.

 

@비관적 전망에 따르면 화석연료는 여전히 1/2 수준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낙관적인 전망에 따르면 수력을 포함한 재생에너지는 절반 수준으로 증가하고 원자력은 1/4정도를 공급해 2/3 정도가 무탄소 전원에서 공급될 것이다.

 

 

그림 3은 국제에너지기구가 내놓은 2도 시나리오에 따른 발전원별 전력생산량이다. 2도 이내로 기후변화를 잡기 위해서는 수력, 태양광, 풍력, 원자력의 합이 2/3 이상이 되어야 한다. 석탄과 천연가스도 대대적인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을 병행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원자력 현황

 

세계 원자력 발전량을 보면 후쿠시마사고 이후 감소했던 발전량이 재가동 및 신규원전 추가로 인해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원자력발전량에 있어 우리나라는 미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에 이은 5위 국가다. 얼마 전까지는 중국이 국내보다 적었으나 현재 2배에 육박하는 발전량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이 재생에너지 시장과 발전량 성장은 물론 청정에너지 세계 비중 증가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원자력 발전 목표 및 전망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지난해 발표한 탈탄소 시나리오에 따르면 원자력 발전은 2040년까지 거의 62% 증가해 4,409TWh1)로 증가하며, 용량은 601GWe2)로 늘어난다.

 

한편 세계원자력협회는 기후변화 저지를 위한 하모니(Harmony) 시나리오를 내놓았다. 2050년까지 원전용량을 1,000GWe를 추가해 원전 설비용량을 1,250GWe로 증가시키는 것이다. 2050년 전체 전력의 25%( 1TWh)를 제공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2021년부터 매년 25GWe를 추가해야 하는데 매우 도전적이기는 하지만 원전 증설의 역사를 보았을 때 의지만 있다면 달성 가능한 수준이다.

 

1980년대에는 총 201GWe의 원전용량이 증설됐고 1984년 한 해에만 31GWe가 추가됐다. , 1980년대의 원전 증설속도 정도면 달성이 가능한 수준이다. 전 세계 전기의 1/4을 원자력으로 제공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실질적으로 줄이고 대기 질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론이다. 참고로 신규원전 25GWe는 이용률을 고려하면 태양광설비 150GWe에 해당하는 용량이며 수명을 고려하면 태양광 설비 300GWe 내외에 해당하는 용량이다.

 

2018 10월 발표된 ‘IPCC 1.5°C의 지구온난화 특별보고서는 기후변화를 제한하기 위해 거의 즉각적으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하기 시작해야할 것이라고 결론 지었다. 이를 위해 에너지 최종 소비를 전기로 빨리 전환해야 하며 늘어나는 전력수요를 원자력을 포함한 저탄소 발전으로 충족해야 한다. 원자력 발전은 IPCC가 고려한 89개의 완화 시나리오에서 2050년까지 평균 2.5배 정도 증가 하는 것으로 나왔다.

 

국제에너지기구, 세계원자력협회, IPCC 등의 자료를 종합해 볼 때 신규전력수요 증가와 석탄발전소 대체를 위해 원자력 발전은 현재보다 2~3배 증가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위해서는 매년 약 10~30GWe의 원자력발전소가 건설이 되어야 하는데 1980년대 원전 건설 속도와 비슷한 속도로 건설할 경우 달성이 가능한 수준이다.

 

 

세계 원전 건설 현황 및 전망

 

현재 세계에는 19개국에서 53기의 원전이 건설 중에 있다. 또한 110기의 원전이 계획 중에 있다. 계획 중에 있다는 건 건설 사업이 승인되고 재원투자계획이 세워졌다는 것이다. 대부분 2020년대에는 건설 및 운영이 가능한 원전들이다. 여기에 추가로 330기의 제안 중 원전이 있다. 이들 원전은 세부계획이 수립되었거나 후보부지가 선정된 상태의 원전을 의미하며 구체적인 건설착수 및 운영은 아직 미확정인 원전들이다. 따라서 10~20년 내에는 약 100여 기의 원전이 새로운 건설 시장에 나올 것이며 그 이후 장기적으로는 300여 기의 원전이 건설시장에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다수의 원전 건설이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 하에 있는 국가들에서 진행되고 있어 러시아와 중국이 원전 건설 시장의 우위를 지켜갈 것이라고 예상된다. 예를 들어 사우디, 영국, 체코, 핀란드, 이집트 등은 우리나라가 수주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국가들이다.

 

우리 원전 설계는 미국 설계인증을 취득했고 유럽요건 인증을 받았다. 또한 UAE 건설실적으로 공급능력이 입증 됐기 때문에 향후 미국 내에 건설될 원전에 우리가 참여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UAE 원전 수출과 우리나라의 원전수출 경쟁력

 

2009년 말 수주에 성공한 UAE 바라카원전 1호기가 건설을 완료하고 2020 2 17일 운영허가를 취득했다. UAE는 중동 산유국 최초의 원전이용국가가 됐다. 이를 통해 국내 원전의 수출 경쟁력이 실적으로 검증됐다.

 

프랑스가 플라망빌에 건설하고 있는 EPR은 한 기에 124억 유로(한화 16조 원)에 이르며 앞으로 건설될 몇 개 호기도 75~78억 유로(한화 10조 원 내외)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UAE에 건설하는 한국의 APR1400은 호기당 5조 원 수준으로 현재 EPR 대비 1/3, 6기의 추가 EPR 대비 1/2 수준이다.

 

UAE 바라카 원전 1호기가 2020 2 17일 운영허가를 취득함으로써 건설 사업을 마무리했다. 이로서 프랑스나 일본 원전 대비 국내 원전이 경제성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실적으로 증명됐다.

 

반면 한국이 2009 UAE 원전 수주에 성공한 이후 미국은 8기를 수주하고 프랑스는 12기를 수주했다. 일본은 6기를 수주했으나 한 호기도 건설을 완료하지 못하고 있으며 착공도 못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프랑스와 일본은 미국 설계인증을 추진했다가 실패했지만 국내 APR1400은 미국 설계인증을 마무리했다. 해외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미국 설계인증을 받은 것이다. 따라서 안전성 측면에서도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뒤지지 않는 것을 인증 받았다고 할 수 있다.

 

2009 UAE 원전 건설을 두고 경쟁할 때 유력 경쟁자 프랑스와 가장 첨예하게 맞붙었던 것이 경제성과 안전성이었다. 2009년 이후 10년이 흐른 현 시점에서 국내 원자력 기술의 경쟁 우위는 UAE 바라카 1호기 운영허가와 미국 설계인증으로 완전히 확인됐다.

 

 

우리나라 원전 수출 경쟁력 유지 방안

 

미국이 100기 가까운 원전을 지금도 운영하고 있고 수백 기의 잠수함과 항공모함용 원자로를 만들어오고 있지만 30년의 상용원전 건설 공백 때문에 상용 원자력 공급망은 완전히 상실됐다. 이로 인해 미국 내에 건설 중인 4, 공사 중 2기는 잠정 중단됐으며 2기도 공기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체기술을 중심으로 세월을 보내온 영국은 원전 공급능력을 완전히 상실하고 해외에 건설 사업을 맡기는 상황이 됐다. 최근까지 건설을 지속해오고 있는 프랑스조차 2005년 시작한 핀란드 건설 프로젝트를 최초 기한보다 11년이나 늦게 최초 예산의 3배 비용을 들여 지난해 완료했다.

 

미국과 프랑스의 경험을 볼 때 우리도 탈원전 상황에서 시간이 가면 공급능력을 상실할 것이다. 탈원전으로 인해 취소된 6기의 원전 건설 사업이 그대로 있었다면 우리나라 원전공급망 유지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공사 진행 중에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공사만이라도 재개된다면 원전공급망 유지는 가능할 것이다. 계획된 원전도 취소되고 진행 중인 공사도 중단되는 바람에 국내 공급업체들은 2020년 원자력 사업에서 철수하거나 명예퇴직을 신청받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앞으로 미국 중소형원자로 제작 납품이나 사우디 등으로부터 원전을 수주하더라도 실제 제작은 5~10년은 더 지나야 가능하다. , 지금 신규원전을 수주한다고 해도 앞으로 5년을 버티지 못하면 공급능력이 없어져 적기공사가 보장되기 어렵다. 따라서 정부의 전기사업허가를 받고 건설 중이던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적절한 방안이다.

 

신한울 3,4호기를 건설 재개하면 해외에서도 국내 원전 기술의 미래에 대한 의구심을 버릴 것이며 수출 수주에도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전기저널

2020.03.06

정용훈 카이스트 대학교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