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靑蛇)의 해는 더욱 지혜(智慧)롭게
올해는 뱀의 해 중 으뜸으로 여기는 푸른 뱀 즉, 청사(靑蛇)의 해이다.
뱀은 세계 각지의 문화에 따라 사람들이 갖는 이미지가 다양하다. 뱀들 중에는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독을 품고 있어서 사막 또는 건조지역 유목민들에게는 백해무익의 비호감 동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땅에서 쥐나 새 등을 잡아먹는 이점 때문에 농경 사회에서는 매우 호감을 갖는 경우가 많다. 특히 뱀은 허물을 벗는 탈피생물이기에 부활과 재생 및 건강과 장수를 의미하며 다산과 풍요의 상징이기도 하다.
사람에게 해가 되는 뱀의 독은 소량을 사용할 때에는 오히려 사람을 살리는 약이 되기 때문에 뱀이 의술을 상징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과거 우리나라 전통적인 가옥에서는 집구렁이를 억지로 쫓아내지 않았고 오히려 먹이를 주어 나가지 못하도록 하였다. 하얀 색깔의 뱀인 백사(白蛇)는 영물로 숭배의 대상이었다.
기독교 영향이 큰 서양의 문화권에서는 상반된 두 가지 상징으로 나타난다. 그중 하나는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를 유혹하여 선악과를 따먹게 한 사탄 즉 악의 상징으로 표현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지혜를 상징하는 동물로 인용하고 있다. “보라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로 보냄과 같도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마태 10:16)”라는 예수님의 가르침 때문이다. 이같은 제자들을 향한 예수님의 가르침 때문인지 오늘날에도 뱀이 지혜의 상징으로 자주 표현된다.
예수님께서 복음을 세상 사람들에게 전파하기 위해 양처럼 연약한 12제자들을 파송하여 내어 보내면서 하신 말씀이다. 세상은 사나운 이리들이 들끓는 것처럼 위험한 환경이었음을 예수님은 잘 알고 계셨던 것 같다. 그리고 당시 예수님께서 활동하시던 유대 사회에서는 뱀을 가장 지혜로운 동물로 여겼던 것이다.
첫째로 뱀의 혀는 두 개가 있는 것처럼 보이며, 두 개의 혀로 말을 지혜롭게 잘하리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실제로 뱀의 혀는 하나이지만 끝이 두 개로 갈라져 있다. 이리처럼 적대적이고 난폭한 사람들일지라도 지혜로운 말로서 소통하고 가르침으로서 복음을 전하고 순결함과 사랑의 관계 변화를 가져 올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었다.
두 번째는 뱀은 민감하고 민첩한 동물로서 외부환경 정보의 취득과 신속한 대응을 장점으로 지녔다. 두 갈래의 혀를 낼름거리며 냄새와 방향을 탐지하고 피부는 온도에 민감하기에 상대방이 먹이감인지 천적인지를 판단한다. 먹이감이 아니면 자신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는 한 먼저 공격을 가하지 않는다.
셋째는 보호 능력이 탁월하다. 땅이나 물을 가리지 않고 소리없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필요하면 신속하게 나무에 오르고 좁은 구멍속으로 몸을 숨긴다.
자신에게 위해를 가하려는 적을 만나면 몸통을 크게 부풀리거나 꼬리를 흔들며 소리를 내어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뱀끼리는 살생을 하지 않는다. 여기에 더하여 날씨 변화에 민감하여 겨울 추위를 피해 겨울잠을 자게 된다.
우리 정치 지도자는 물론 온 국민이 예수님께서 ”너희는 뱀같이 지혜로워라“라는 가르침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소통하는 지혜와 변화에 민감한 올바른 정보 그리고 국가 사회는 물론 국민 각자가 자기 보호를 위한 강력한 힘을 길러야 하겠다.
이번 을사년을 향해 다가오는 혼란과 위기를 뱀과 같은 지혜로서 잘 극복하여 전화 위복이 되었으면 좋겠다. 분열과 갈등, 파벌 이익만을 좇는 이기심을 치유하고 회복하여 과거의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하는 어리석음이 없기를 소망한다.
여성소비자신문
2024.12.23 09:31:47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kkucwka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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