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에프앤씨 / 2009, 국내 3대 패션 대기업
• 설립 : 2009 (창업 1957년)
• 본부 :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로 518
1957년 4월 12일 코오롱그룹 창업자인 이원만 회장이 나일론을 직접 생산할 목적으로 한국나이론(주)를 대구에 설립하였다. 한국나이론은 동시에 (주)코오롱의 모체이다.
2009년 12월 31일 코오롱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주)코오롱의 사업 부문을 떼어내 코오롱인더스트리(주)를 신설회사로 분할하였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산업자재, 필름/전자재료, 화학소재, 패션 및 의류 부문 등의 사업 분야를 지니고 있다.
패션 및 의류 부문의 사업은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 맡고 있으며, 스포츠, 아웃도어, 캐주얼, 신사복, 여성복, 잡화 등의 유통 및 수입·판매 사업과 해외 명품 의류, 잡화 브랜드의 수입 및 판매 사업을 한다.
특히, 스포츠 부문은 1970년대에 코오롱스포츠로 시작하여, 1980년대엔 액티브 브랜드를 론칭했다. 그런데, 1970년대에 론칭했던 코오롱스포츠의 상표는 나무 두 그루의 이미지를 가지고 지은 상표이고, 최근에 몇몇 업체가 이 상표를 가지고 레트로 컨셉을 꾸며, 나무 이미지와 비슷한 글자 솟을 내세웠다.
2009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설립
1977년 상호를 주식회사코오롱으로 변경
1957년 한국나이롱 주식회사 설립
암흑기 벗어난 ‘코오롱FnC’
◇10년 전으로 돌아온 ‘코오롱FnC’
국내 3대 패션 대기업을 거론할 때 변하지 않는 암묵적 법칙이 있다. 제일모직(현 삼성물산패션부문), LG패션(현 LF),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순이다.
당시 어떤 매체를 보더라도 기사에 게재된 나열 순서는 정해져 있었다. 이렇게 된 이유에 대해 혹자는 전체 매출 순, 혹은 모 그룹의 규모 순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또는 과거 남성복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지녔던 대기업이 보유한 브랜드 점유율 순(갤럭시, 마에스트로, 맨스타& 캠브리지)로 이유를 찾기도 한다.
그렇게 코오롱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국내 패션 대기업 중에서는 3순위로 거론되어 왔다. 코오롱FnC부문의 전성기라 불리던 시절은 2000년대 후반부터 2013년까지다. 잭니클라우스, 헤드, 코오롱스포츠로 대표되는 스포츠 3총사가 호황을 이끌었고, 맨스타, 캠브리지를 비롯한 중고가 남성복, 지오투, 브렌우드, 스파소 등 중저가 남성복 사업도 성공적이었다.
지금은 캐주얼부문 메인 브랜드인 ‘시리즈’ 역시 이즈음부터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특히 간판 브랜드인 코오롱스포츠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회사 전체 매출 중 40% 가량을 차지할 만큼 메가 브랜드로 성장했고, 코오롱FnC의 순항에 주효한 역할을 했다. 코오롱은 지난 2013년 1조 3147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다음부터가 문제였다.
2014년부터 시작된 아웃도어 시장의 몰락과 함께 ‘코오롱스포츠’도 함께 내리막을 걸었다. 여기에 잭니클라우스, 헤드의 동반 부진에 남성복 사업도 지지부진 했다.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코오롱FnC는 이후 7년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4년 1조2490억 원, 2015년 1조1516억 원, 2016년 1조1372억 원, 2017년 1조967억 원, 2018년 1조456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19년에는 9천 729억 원으로 1조 클럽에서도 내려왔다. 2020년에는 코로나까지 겹쳐 8천680억 원의 매출로 9천억 대도 깨졌고, 첫 적자까지 기록했다.
◇암흑의 코오롱
코오롱 출신 임원들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을 코오롱의 암흑기로 보고 있다.
한 코오롱 출신 임원은 “당시 코오롱의 대기업병은 극에 달하던 시기였다. 시스템 문제, 검증 없는 임원진에 대한 구조조정, 자주 바뀌는 경영방침이 뒤죽박죽 이었다. 경영방침이 바뀔 때 마다 모든 시스템은 바뀌었고, 이는 매출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기업은 매출과 이익 두 마리 토끼를 쫓는다.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생산량을 늘려야 하고, 당연히 재고가 생겨난다. 이 와중에 새로운 대표가 취임하면 이익을 높이기 위해 생산량을 줄이게 된다. 생산을 줄이다 보니 매출이 줄고, 당초 생각했던 이익률에도 도달하지 못한다,
또 생산을 줄이면 재고도 없으니, 아웃렛 등 2차 유통에서도 매출이 줄고, 5년 사이클로 다시 생산량을 늘린다는 것이다. 즉 코오롱의 순환 시점이 5년 주기로 바뀐다는 점이고, 5년의 시점은 대부분 사장 임기와 맞물렸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영자의 판단 미스가 굉장히 크게 작용한 시기였다. 업계에 새로운 브랜드들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면 경영진에서는 ‘왜 저렇게 못하나’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에는 효율화 작업이 추진되는 시기였음에도, ‘대기업이니까 그냥 해라’라는 식의 방침이 내려오기도 했다. 그러다 경영 지표가 나빠지면 하면 뒤로 물러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현재 그룹 일선에서 물러난 이웅열 명예회장의 입김도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패션부문은 오너들이 손을 뻗기 쉬운 분야로 꼽힌다. 주위에서 많은 이야기를 듣다 보면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진 옷을 만들게 되는 사례도 발생한다. 오너들은 상위 1%의 옷을 원하게 되고 이는 약보다는 독으로 작용했다는 견해도 있다.
여기에 외부 컨설팅, 해외 유명 CD 영입은 실패로 돌아갔다. 브랜드는 수시로 바뀌는 정책에 갈팡질팡했고 2010년대 초반 성장을 진두지휘했던 임원들은 경영자와 수시로 부딪치며 정든 코오롱을 떠나야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010년대 중후반부터 공채 출신 임원들의 비중이 대폭 줄었다. 외부 인사 영입도 늘어났다, 공채 출신 임원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팀장 이하 직원들에게는 동기 부여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직원들의 이탈도 이어졌다”고 말했다.
◇코로나가 가져온 변화
하지만 코오롱FnC는 암흑기를 뒤로하고 길고 긴 터널에서 벗어났다. 바로 코로나가 계기가 됐다. 2021년 1조18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다시 1조 클럽에 복귀한 것이다. 이어 지난 2022년에는 1조2286억 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갔고, 지난해에는 1조 2739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2013년에 거의 가까워졌다. 제자리를 찾는데 무려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코로나 이후 패션 업계는 금리 인상, 소비심리 위축 등의 대내외적 이슈로 인해 다양한 모습으로 급변했다. 코오롱FnC 역시 일련의 상황을 거치며, 아웃도어, 골프웨어의 안정적인 운영에 온라인 사업 강화, 젊은 층을 겨냥하는 시기적절한 신규 브랜드 론칭 등을 통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모습으로 변해갔다.
특히 과거 대기업 ‘코오롱’과는 사뭇 다른 혁신적인 모습도 선보였다. ‘NEW 코오롱’의 모습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2~3년간 단점을 고민하고 축적의 시간을 가진 결과물이었다. 그러나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LF에는 없는 중요한 자산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터줏대감 ‘코오롱스포츠’와 신생 골프웨어 ‘지포어’다. 암흑기의 시작 역시 코오롱스포츠의 부진과 골프 사업의 위축에서 비롯됐지만 이를 극복한 것 역시 코오롱스포츠와 골프웨어였다. 전공 분야로 승부를 봤기에 의미가 더욱 크다.
코오롱FnC는 국내의 타 패션기업과 달리, 자체 론칭 브랜드가 약 80%에 달한다. 수입 사업보다는 자체브랜드에 집중했다. 대표 브랜드인 코오롱스포츠는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상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상품력을 가장 확고하게 보여주기 위함이다.
2021년 론칭 후 국내 시장의 파란을 일으킨 글로벌 럭셔리 골프웨어 ‘지포어’도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도 마켓쉐어 1위를 지켜내고 있다. 지포어는 트렌디한 디자인과 상품력, 럭셔리 마케팅으로 미국 본사와의 단단한 신뢰를 형성하며 역 바잉 사례까지 보여주고 있다.
특히 독보적인 기술력을 앞세운 워크웨어 브랜드 ‘볼디스트’도 B2C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B2B로 사업 영역을 확장, 차세대 코오롱FnC의 대표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볼디스트는 지주사 전략 부문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규호 부회장이 가장 애착을 갖고있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이머징 브랜드 ‘아카이브 앱크’도 단단하게 성장하고 있다. 온라인과 서울숲, 부산 쇼룸 위주에서 올해는 신세계 강남점에도 매장을 오픈하는 등, 오프라인 확장에 힘쓰고 있다.
라이선스 브랜드들도 다시 회복세다. 컨템포러리 브랜드 ‘이로’는 코오롱FnC가 전개하면서 남성복은 본사와의 공동 기획 상품을 진행한다. ‘이로’는 이지은 상무가 맡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헨리코튼’은 TD캐주얼 중에서도 오리지널리티를 가장 잘 유지하고 있는 브랜드로 꼽힌다. 매니아층이 두텁고, 항상 변하지 않는 편안한 스타일로 꾸준히 그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온라인 비즈니스의 성공
코오롱FnC 반등 요인 중에서는 온라인 비즈니스를 빼놓을 수 없다. 2019년부터 시작된 체질 강화 정책의 중심에 온라인 비즈니스가 있기 때문이다. 자사몰 코오롱몰을 중심으로, 더카트골프, 코오롱스포츠, 지포어, 아카이브앱크, 바이시리즈, 24/7, 엠퀴리 등 버티컬 커머스 채널을 운영 중이며, 현재 온라인 사업 거래액은 코오롱FnC 연 매출의 약 25%를 차지할 만큼 성장했다.
주축은 코오롱몰이다. 임직원 전용몰에 가까웠던 조이코오롱을 2016년 코오롱몰로 리뉴얼한 이후 현재는 자사 브랜드뿐 아니라, 패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등 편집몰 기능도 함께 하고 있다. 코오롱몰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도 특화해 나갔다. 2021년 하반기 선보인 오엘오(OLO)매거진은 ‘읽을거리’를 제공해 차별화했고. 다양한 외부 크리에이터 및 에디터와 협업하여 패션 스타일 콘텐츠와 의류 소재,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다뤘다.
골프 전문 온라인 셀렉숍 ‘더카트골프’도 순항 중이다. 2020년 론칭한 이래, 급변하는 국내 골프 시장에서도 매년 거래액 신장세를 보이며 국내 대표 골프 온라인 플랫폼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올해 더카트골프는 골프를 기반으로 한 ‘앤드액티브레이블(& ACTIVE LABEL)’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다. ‘앤드액티브레이블’은 스타일리시한 스포츠 브랜드들을 큐레이팅하는 전문관으로, 기초 체력향상에 도움을 주는 애슬레틱, 러닝, 필라테스와 같은 운동과 골프 이외에 테니스, 수영 등 새로운 운동을 즐기려는 고객의 니즈를 플랫폼 안에 담아 스타일리시한 골프&스포츠 브랜드를 제안하는 플랫폼으로 탈바꿈했다.
◇글로벌 비즈니스 박차
국내 패션 대기업들이 손을 놓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바로 글로벌 비즈니스다. 과거 직진출 혹은 조인트 벤처 형태로 중국 및 해외 진출을 타진했지만 대부분 실패를 맛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오롱FnC는 코오롱스포츠차이나의 성공을 발판으로 코오롱스포츠를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로 성장시킨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코오롱스포츠차이나는 지난 2017년 코오롱과 중국의 안타그룹이 만든 합작사다. 지난 2020년부터 두 자릿 수 성장을 이어오다가 올 상반기에는 전년비 50% 성장하며 3천억 원의 매출을 기록 중국 시장에 안착했다. 지난해에는 국내 매출 수준을 기록했고, 올해는 국내 매출을 넘어 6천 억대 매출도 바라보고 있다.
특히 하이엔드 아웃도어 브랜드로 포지셔닝에 성공했는데 지난해 5월 상해에 중국 첫 번째 플래그십스토어인 ‘코오롱1973’을 오픈했으며, 올해 5월 북경 싼리툰 지역에 대규모 팝업스토어를 오픈하였으며, 하반기에는 상하이 신천지에도 매장 오픈을 계획중이다.
‘지포어’는 브랜드의 DNA를 담고 있는 용품, 특히 골프화를 중심으로 ‘bottom-up’ 프로세스를 통해 어패럴을 기획하고 있다. 코오롱FnC가 지난 30년 간 이어온 골프웨어의 디자인과 기획력에 지포어의 브랜드력이 만나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포어가 기획한 상품은 오히려 본사를 통해 글로벌로 역바잉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데, 지난해 춘하 시즌부터 미국과 영국 지포어 온라인몰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현재는 중국, 일본, 대만의 현지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일부 의류와 큐브백 등을 만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코오롱FnC는 지포어 본사와 함께 한국 기획 제품으로 원아시아 전략을 수립하는 일도 계획 중에 있고, 조만간 해외시장 진출을 가시화할 것으로 여겨진다.
◇젊은 패기의 조직문화 확산
반등에 성공한 계기를 내부 조직 변화에서 찾는 이들도 있다. 코오롱FnC는 전통적으로 본부 체제를 고수하면서 본부장에게 많은 권한을 줘왔다.
하지만 2020년 전 이규호 최고운영책임자가 부임하면서 70년대생 임원을 전진 배치, 젊은 조직으로 전환하는데 역량을 집중했다. 이와 함께 수평적, 전문적 구조로 전환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삼고, 급변하는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슬림한 조직,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조직문화 정착에 힘을 기울이기도 했다. 이는 BM(브랜드 매니저)의 역할을 키우는 동시에 내실 강화와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
코오롱은 대기업 3사 중 임원 평균 연령이 가장 낮다. 이것이 향후 코오롱이 나아갈 방향이기도 하다. 올 초에는 14개 본부를 7개로 과감히 통폐합했다.
KS본부(코오롱스포츠 본부), 골프(지포어, 잭니클라우스 등), 캐주얼(헨리코튼 커스텀멜로우), SW(시리즈, 에피그램, 볼디스트, 아모프레 등), W(쿠론, 슈콤마보니, 럭키마르쉐, 럭키슈에뜨, CN(캠브리지 이로, 헤드), CX(코오롱 몰, 온라인) 등 총 7개 본부로 통합, 유사 브랜드를 그룹화하고 효율적으로 배치했다.
대기업 중 3순위였던 코오롱FnC는 이제 또 다른 세상을 보고 있다. 코오롱FnC, 삼성물산, LF 순으로 거론되는 날도 멀지 않았다.
2024년 07월 22일
이아람 기자 (lar@fpost.co.kr)
'Type of Business > @Casual*'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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