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우드 스튜디오
•위치 :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개점 : 2005년
- 조남룡·허호·김명성 등 목공의 매력에 빠진 중견 사진작가 셋이 의기투합해 2005년 문을 연 목공소다.
- 취미목공을 위한 비영리 회원제 공방인 더 우드 스튜디오는 공방들 사이에서는 ‘럭셔리 공방’으로 불린다.
- 웬만한 목공소의 3배 규모는 될 법한 300여 평 부지에 목재보관소, 기계실, 수공실, 개인목재보관실, 카페가 들어서 있으며 기계, 공구들도 고가의 고급 장비들로 갖추어놓았다.
더 우드 스튜디오의 세 공동대표 허호(좌), 조남룡, 김명성(우) 씨.
연회비 350만원짜리 '럭셔리 목수클럽'
"골프보다 나무 냄새·땀 냄새가 좋더라"
연회비 350만원! 이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하고 당신은 기꺼이 '목수'가 되겠는가. '웬 미친 소리?' 하겠지만, 이 정도 목돈을 주고 육체노동, 일명 '노가다'의 땀과 고통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명품' 목공소 얘기다. 4~5년 전부터 우리 사회에 불어닥친 'DIY(Do it yourself)' 목공 바람이 비즈니스맨, 혹은 전문직 종사자들의 고급스러운 취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제 골프는 갔고 목공이 대세"라고 단언하는 남성들도 있다.
◇골프는 한물가고 목공이 대세?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에 자리한 '더 우드 스튜디오'. 조남룡·허호·김명성 등 목공의 매력에 빠진 중견 사진작가 셋이 의기투합해 2005년 문을 연 목공소다.
이곳은 '연회비'를 받는 럭셔리 공방으로 DIY업계에 유명하다. 젊은이들 사이엔 '영화배우 강동원 목공소'로 이름이 더 알려져 있다. 실제로 강동원은 지난해 12월 공익근무를 하기 전까지 촬영 틈틈이 이곳을 찾아 나무를 깎았다.
“나무에게서 위안을 받지요.” 목공소 ‘더 우드 스튜디오’의 단골 멤버들. 최근 들어 월(月)회원제도 부분적으로 실시하면서, 주말이면 20대 직장인들도 목공소를 찾아온다.
20여명 회원들 대부분이 의사·회계사·세무사·교수·디자이너·호텔리어 등 중년의 전문직 종사자나 중소기업 CEO들이다. 3년차 베테랑 목수인 사업가 김태길(59)씨는 서울 삼성동에서 일주일에 두세 번 목공소를 찾는다. "여행·등산·낚시 안 해본 취미생활 없지요. 그런데 목공 만한 게 없습디다. 골프도 건강엔 좋지만, 육체노동의 대가로 얻는 생산물이 당장 눈앞에 놓이는 목공의 희열엔 비할 수가 없지요."
골프 대신 목공에 연회비를 투자하는 이곳 회원들은 다른 공방들처럼 제2의 직업, 혹은 생업을 목표로 나무를 깎는 게 아니다. 그들은 '목공이 갖는 심리치료 효과'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나무가 주는 관용, 위안이라고 할까요. 나무의 따뜻한 촉감, 가공할 때 번지는 향기, 2~3㎜ 틀려도 대충 맞춰 끼울 수 있게 배려하는 나무의 미덕에 숨통이 확 트이는 걸 느끼지요."
"우리 일과라는 게 얼마나 기계적이고 빡빡합니까. 나무먼지, 톱밥을 뒤집어쓴 채 무아지경으로 나무를 깎고 땀을 흘리다 보면 모든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정결해지지요."
조남룡(52)씨는 "머리로만 살아가는 최첨단 시대에 몸을 혹사시키면서 얻는 쾌감, 성취에 목공의 마력(魔力)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플러스 알파'는 인맥
더 우드 스튜디오의 또 다른 특징은 강의 위주 교육이 아니라는 점이다. 김명성(49)씨는 "한마디로 어른들을 위한 즐거운 목공 놀이터"라고 말했다. 이론 강의가 따로 없이 첫날부터 실기로 직진한다. 가르치는 사람, 배우는 사람이 따로 없다. '
고참' 회원들이 나무 다루는 모습을 어깨너머로 배우고, 베테랑이 신입회원에게 톱질과 대패질의 시범을 보이는 식이다. 일주일에 4일간 자유롭게 목공소를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연회원 목수들의 이점.
연회비로 목공소를 운영하는 이유에 대해 조남룡씨는 "배타성 때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진짜 목수 일이 좋은 사람, 나무를 통한 창작의 기쁨을 진심으로 즐기면서 오랜 교류와 친분을 지속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게 좋다고 생각했지요."
회원들 또한 연회비가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목공 이외의 '플러스 알파'가 있기 때문. 바로 인맥(人脈)쌓기다. 서울 송파에서 갤러리 아트숍을 운영하는 김상일(39)씨는 "단순히 나무만 깎는 게 아니다"고 말한다.
"여기 와서 처음 만난 분들이지만, 저로서는 인생 선배들이라 비즈니스 노하우부터 삶의 지혜까지 배우는 게 너무나 많습니다. 제가 전혀 몰랐던 분야에 대한 지식도 얻고요. 결국은 사람 아닙니까?"
공사장 인부들처럼 '작업'이 끝나면 목공소 인근 밥집에서 술 한잔 기울이는 재미도 일품. 이들의 '로망'은 자기만의 공방, 목공놀이터를 갖는 것이다.
2011.02.19. 03:03
김윤덕 선임기자
즐거운 목공 놀이터 더 우드 스튜디오
http://www.wood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537
더 우드 스튜디오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 빈티지 가구매장 ‘라 매뉴팩처’.
전원생활을 꿈꾸며 분당 시골에 터를 잡은 세 남자가 있었다.
사진작가인 조남룡, 허호 씨와 사진 프린트 전문가 김명성 씨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세컨드 라이프’를 위해 의기투합한 세 남자는 당시 산으로 둘러싸여 인적이 드문 그 땅에 직접 집을 짓기 위해 목조주택교육을 받았다. 그러는 과정에서 목공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 이들은 마음껏 ‘목공놀이’를 하고자 아예 공방까지 차려버렸다.
세 남자의 ‘목공 놀이터’로 출발한 곳, 세 남자와 같이 순전히 나무 만지는 즐거움에 취한 사람들이 모여드는 이곳은, ‘더 우드 스튜디오’다.
◇넓은 공간, 좋은 장비로 마음껏 놀자!
취미목공을 위한 비영리 회원제 공방인 더 우드 스튜디오는 공방들 사이에서는 ‘럭셔리 공방’으로 불린다.
웬만한 목공소의 3배 규모는 될 법한 300여 평 부지에 목재보관소, 기계실, 수공실, 개인목재보관실, 카페가 들어서 있으며 기계, 공구들도 고가의 고급 장비들로 갖추어놓았다.
회원은 연회원을 원칙으로 해오고 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충분한 준비나 공부 없이 시작할 경우 사고가 나기 쉬운 이유도 있지만 오래도록 함께 목공놀이를 즐길 만한 ‘동지’를 모으기 싶었기 때문이다. 공방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는 김명성 대표는 “300만 원이라는 연회비가 적은 액수랄 수는 없지만 회원들에게 1년 내내 오픈 돼 있어 언제든지 들러서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는 만큼 이용시간당 비용은 훨씬 낮은 셈”이라고 이야기한다.
◇서로에게 배우고 함께 발전하는 곳
‘더 우드 스튜디오’에는 DIY 교육을 위한 전담 강사가 없다. 최근까지는 그 흔한 커리큘럼조차 없었다. 직업인을 양성하는 곳이 아닌, 순수하게 목공을 즐기기 위한 곳이기에 굳이 ‘교육’이라는 틀을 고집할 이유가 없었다. 회원 모두가 선생이자 제자가 되어 자유롭게 서로 물어가며 함께 발전해가는 것이 더 우드 스튜디오의 방식이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가르쳐주는 교육은 수동적이라 발전이 없다”는 것이 김명성 대표의 지론이다. 물론 가이드 해주는 사람은 있다. 하지만 회원 스스로가 원하는 가구를 만들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거나 조언을 줄 뿐이다.
그러나 이런 더 우드 스튜디오의 시스템이 목공을 생전 처음 접하는 회원들에게는 다소 난감할 수도 있는 바, 지난달부터는 월회원과 단과반을 새로 개설해 운영해오고 있다. 맛보기로라도 목공을 경험해보고 원할 시 연회원으로 이어지도록 한 것이다.
6년간 줄곧 연회원만을 고집해왔던 더 우드 스튜디오가 커리큘럼 개설이라는 변화를 단행하게 된 것은 공방으로 들어오는 문턱을 낮춰 회원수를 확대하기 위함이 가장 크지만, 근본적으로는 회원들에게 보다 좋은 작업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비영리 공방이기는 하지만 상주 직원도 두어야 하고 각종 소모품도 지속적으로 구입해야 하기에 수익 측면도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놀이터
‘더 우드 스튜디오’의 세 남자는 지난 2009년 공방 근처에 ‘라 매뉴팩처(La Manufacture)’라는 이름으로 가구 매장을 열어 프랑스의 인더스트리얼 빈티지 혹은 스칸디나비안 빈티지 가구 및 소품을 소개하고 있다. 앞으로는 단순 수입·판매에 한정되지 않고 테이블 다리, 의자 다리, 선반 등 스틸 소재를 우드와 접목해 재탄생시킨 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수익구조에 있어 몇몇의 변화가 있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돈 많이 버는 공방보다는 멋있는 공방이 되고 싶다”는 것이 김명성 대표의 포부다. “공방에서 형성되는 커뮤니티를 통해 정신적으로든 물질적으로든 삶이 풍요로워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하는 김 대표. 더 우드 스튜디오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목공을 향유하는 사람들의 즐거운 놀이터로 남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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