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쉽〕주천(酒泉) / 위대한 리더십의 도시
실크로드로 가려면, 항상 거쳐야 하는 첫 번째 도시가 있다.
바로, 중국 감숙성 변방에 있는 “주천”이라는 도시다.
인구 약 30만의 주천(酒泉)은 한자 그대로 술(酒) 샘(泉)이라는 뜻인데,
왜 하필 도시 이름이 “술샘”, 즉 “주천”이 됐을까?
‘주천’의 유래는 한나라 무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나라 무제는, 중국의 땅을 가장 많이 넓혀놓은 아주 대단한 황제였다.
그런데 이 무제가 어느날 한나라 장수 곽거병에게 3만 명의 병사를 주면서 서역을 정벌하라고 지시를 내린다. 한 마디로,「실크로드를 뚫으라」는 것이었다. 이후, 곽거병은 3만명의 병사를 이끌고 3년간의 대장정 속에
연전연승하면서 실크로드를 개척해 나간다.
그런데, 손자병법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조기예(朝氣銳) 주기타(晝氣惰) 모기귀(暮氣歸)라!
아침의 기운(朝氣)은 날카롭지만(銳),
낮의 기운(晝氣)은 게을러 지고(惰),
저녁의 기운(暮氣)은 돌아갈 생각(歸)만 한다.
어떤 조직이든, 처음에 시작할 때는 굉장히 날카롭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게을러 지고, 결국에는 집으로 돌아갈 생각만 한다는 것이다.
즉, “사기(士氣)에도 사이클이 있다”는 이야기다.
3만 명의 병사를 이끌고 서역을 정벌하던 곽거병 장군 역시, 바로 이 고민에 빠졌다. 처음에는 서역정벌의 강한 의지를 불태우던 부하들이, 3년이 지나자 오로지 집으로 돌아갈 생각 밖에 안했기 때문이다.
‘과연 병사들의 떨어진 저녁의 기운(暮氣)을, 어떻게 하면 아침의 날카로운 기운(朝氣)으로 바꿀 수 있을까?'
장군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러나, 이 고민은 비단 장군만의 고민이 아닐 것이다.
오늘날의 “리더”들도 늘 이런 고민에 시달린다.
처음에 조직에 부임할 때는, 모든 팀원들과 함께 날카로운 기운으로 출발한다.
하지만, 1년, 2년이 지나고 나중에 위임할 때가 되면,
사기가 정처없이 떨어지는 것을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봤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침의 기운(朝氣)에서 저녁의 기운(暮氣)으로 끌어 올리는 방법!
과연, 곽거병의 선택은 무엇이었을까?
곽거병은, 그 해답을 바로 “술 한 병”에서 얻었다.
어느날 한나라 무제가 곽거병에게 술 한 병을 하사하자 곽거병은 고민했다.
「황제가 내린 이 술 한 병을, 3만 병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던 끝에, 곽거병은 3만명의 군사들을 오아시스에 모아 놓았다. 그리고, “황제가 내린 이 술을 저 오아시스에 타라”고 지시한 후,
모든 병사들에게 말했다.
“이 물은, 물이 아니다. 황제가 여러분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내린 술이다.
이 술을 한 잔씩 마심으로써 황제의 은혜에 감사하라”
처음에는 어리둥절하던 병사들은, 이내 자기들의 고통과 고향떠난 마음을 알아준 장군의 마음 읽고, 마침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결국, 술을 부어 내린 오아시스의 물은 그냥 맹물이 아니었다.
지도자의 따뜻함과 조직원에 대한 사랑이 배어 있는 감동의 물로 변했던 것이다.
위대한 지도자의 마음이 깃든 도시
그 때부터 이곳은「술샘」이라는 뜻의「주천(酒泉)」으로 불렸고, 지금은 비록 삭막한 사막지역에 불과하지만, 이곳을 지나가는 모든 나그네에게 진정한 지도자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를 가르쳐주는 도시가 되었다.
진정한 리더란 조직원의 고민이 무엇이고, 그들이 무엇에 목말라 하는지를 끊임없이 찾아내고, 그 목마름을 채워줄 줄 아는 리더이다.
대한민국에도 이런 도시가, 이런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가 많이 생기길 바란다.
'주천'이라는 도시는 위대한 지도자의 마음이 깃든 도시다.
만약, 실크로드를 여행할 기회가 있다면, 실크로드가 시작되는 첫 도시, 「주천」에서 장군의 리더십이 담긴 오아시스의 물을 맛 보는 것은 어떨까?
<출처 : SERICEO, 신손자병법 中, 글 : 박재희 교수>- 강신장님이 보내주신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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