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슈퍼마켓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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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한 싱글슈머 시장
SM 미래 먹거리로 부상
1인 가구 증가, HMR 성장, 모바일 배송 서비스, 그로서란트 매장. 지난해 슈퍼마켓 업체들에게 중요했던 화두들이다. 이 중에서 핵심 키워드는 1인 가구 소비자를 지칭하는 싱글슈머. 이들을 위한 HMR 상품, 모바일 배송 상품이 개발되고 전문 매장이 신설될 정도로 슈퍼마켓 업계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7년은 새 정부의 다양한 내수 활성화 정책이 소비경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와 함께 시작됐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규제가 강화돼 회복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유통업체 매출동향 조사에 따르면 기업형 슈퍼마켓은 지난해 3사분기까지 4분기 연속 전년 대비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슈퍼마켓 업계 관계자들은 해가 갈수록 굳건해진 저성장 기조에 살충제 계란 및 생리대 파동 등 생필품에 대한 소비자 불신까지 불거져 본격적인 소비심리 회복은 체감할 수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몇몇 슈퍼마켓 업체들은 소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주요 슈퍼마켓 업체 4사의 매출 합계는 7조 5천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와중에도 슈퍼마켓 업체들은 실험적인 포맷 및 신규 사업을 그 어느 해보다 활발히 선보이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및 구매환경 변화에 발맞춰 온라인 사업을 확대하고 새로운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는가 하면, 특히 1~2인 가구의 먹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시작해 주목을 끌었다.
◇신규 시장 창출을 위한 다양한 시도
환경적 요인으로 신규점 출점이 여의치 않은 슈퍼마켓 업계의 점포 증가세는 점점 둔화되고 있다. 대신 다양한 신규 포맷으로 틈새시장을 개척하는 중이다.
롯데슈퍼 경우 2016년에 선보였던 프리미엄 푸드마켓을 연이어 출점했다. 당초 예정됐던 3호점은 지역상인 반발로 무산됐으나, 지난해 9월 기존 공덕점을 리모델링해 개점 릴레이를 이어갔다. 프리미엄 푸드마켓은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구조적 환경에 따라 전략적으로 가격에 연연하지 않고 품질과 가치를 중시하는 소득 상위 10~30%층을 주 타깃으로 삼고 있다. 차별화를 위해 8,500여 종류의 국내외 프리미엄 상품을 구비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8월에는 국내 최초 냉동식품 전문점 ‘프리지아’를 론칭해 업계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는 도심형 포맷인 마이슈퍼, 균일가 식품점인 마켓999, 프리미엄 슈퍼마켓인 프리미엄 푸드마켓에 이은 롯데슈퍼의 4번째 신규 포맷이다. 냉동식품 소비가 높은 유럽에서는 이미 냉동식품 전문점이 성행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매우 혁신적인 포맷이다.
롯데슈퍼 측은 편의성과 경제성을 중시하는 20~40대 직장인과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에 비춰 냉동식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망했다. 냉동 채소부터 프랑스 전문 냉동 브랜드 ‘띠리에’를 도입해 기존에 갖고 있던 냉동식품에 대한 이미지를 타파했다. 더불어 매장에서 구매한 식품을 즉석에서 먹을 수 있도록 취식 공간을 마련하고, 직접 지은 밥과 도시락도 판매해 단순히 냉동식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1인 가구를 위한 밀솔루션 매장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성장이 기대된다.
GS수퍼마켓도 신규 포맷 개발에 동참했다. 지난해 5월 H&B 스토어 왓슨스와 결합한 콜라보레이션 매장, 광진화양점을 선보였는데, 이는 슈퍼마켓을 이용하는 중장년층 고객과 왓슨스의 주 고객인 젊은 여성 고객을 모두 끌어 들이겠다는 의도로 읽을 수 있다. 최근 슈퍼마켓 업계는 1~2인 가구 증가로 소용량 상품 등 관련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젊은 세대들이 내점하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 때문에 이번 시도는 2030 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GS수퍼마켓 측은 결합형 매장을 통해 젊은층과 중장년층으로 나눠져 있던 고객 통합에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7월에는 델리 강화형 매장인 송파위례점도 개점했다. 송파위례점은 정육 코너에서 구매한 스테이크용 축산물을 쿠킹존에서 바로 구워주는 일종의 그로서란트(grocerant) 매장이다. 원하는 스테이크 부위를 구입 후 조리비용을 지불하면 스테이크와 구운 야채를 즉석에서 즐길 수 있다.
또한 쿠킹존에서는 새우, 오징어, 고구마, 옥수수 등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철 농수산물을 튀김, 맛탕, 찜 등으로 조리해 맛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원물 구매도 유도하고 있다. 송파위례점은 RTC(Ready To Cook) 상품이나 바로 취식이 가능한 조각 과일, 착즙 주스, 용도에 맞게 세분화된 손질채소를 비롯해 혼밥, 혼술 상품존까지 운영하며 슈퍼마켓의 취급 카테고리를 대폭 확대시켰다.
한편, 이마트에브리데이는 기존 부실 매장을 노브랜드 매장으로 전환하고 있다. 노브랜드 매장은 지난해 11월 기준 80여 개점에 달한다. 이와 동시에 지난 2016년 말 능동점 한쪽에 계열사 한식 브랜드인 ‘올반’ 카페를 입점시킨 결합형 포맷을 선보인 바 있다. 능동점은 매장에서 직접 조리한 반찬, 국 등 올반의 다양한 한식 메뉴를 함께 판매하는 매장이다. 이렇게 최근 슈퍼마켓 업체들은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달라진 고객들의 밀솔루션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1인 먹거리 시장을 선점하라
1~2인 가구가 증가하는 사회적 추세는 슈퍼마켓 업계에 새로운 기회로 포착된다. 이에 소용량 제품을 개발하거나 아예 전용 브랜드를 론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롯데슈퍼는 나홀로족을 위해 미니 우유식빵, 210g 소용량 반모 두부를 출시했다.
GS수퍼마켓은 지난해 3월 3일 삼겹살데이를 맞아 혼밥, 혼술족의 취향을 저격하는 ‘제주 도야지’를 선보였다. 한우암소 등 고급 상품에 채택하던 진공포장방식을 적용하고 1인분씩 소용량 포장함으로써 혼술, 혼밥족의 삼겹살 구매를 유도했다.
이러한 새로운 포장 방식으로 가치소비를 선호하는 싱글슈머의 만족감을 높였다. 더불어 1인분(100~200g)씩 개별 포장돼 있어 혼밥, 혼술을 즐기는 고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기획된 간편훈제 시리즈 5종도 출시했다. 이들 제품은 1~2인 가구 고객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된 ‘일코노미(1인+경제)’ 상품들이다.
앞서 소개한 송파위례점도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라 즉석조리 서비스를 강화한 것이다. 매장 한쪽에 쿠킹존을 마련하고 고객들이 매장에서 고른 고기나 해산물 등 원물을 직접 조리해주는 서비스는 혼자 외식을 즐기기 어려운 1인 가구를 겨냥한 것이다. 즉석조리 서비스의 인기에 힘입어 GS수퍼마켓은 앞으로 출점하는 신규 매장에 쿠킹존을 도입하기로 했다.
더불어 기존 매장에도 단계적으로 쿠킹존을 마련할 계획이다. 여의도점은 1인 가구 수요를 겨냥해 반찬과 조각케이크 등을 매대 전면에 배치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역세권과 오피스 상권 매장을 중심으로 편의점처럼 취식공간을 갖추고 도시락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즉, 주택가 상권에는 신석식품을, 역세권 상권에는 즉석식품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GS수퍼마켓을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지난해 12월 1인 및 맞벌이 가구를 겨냥해 국, 찌개, 각종 반찬류 등 간단한 조리 과정만 거치면 즐길 수 있도록 별도의 전문 HMR 브랜드 ‘심플리쿡’ 사업을 개시했다. 온라인 및 종합 푸드 플랫폼(해먹남녀)에서 주문할 수 있는 심플리쿡은 식재료를 소분, 가공 및 세척 후 2~3인 분량으로 소포장해 바로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레시피와 함께 배송해주는 밀키트 배송 서비스다. 이번 밀키트 브랜드 론칭은 단순한 서비스 확대 차원이 아니라 밀솔루션 프로젝트의 신호탄이며, 향후 미래형 먹거리 사업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더욱 세분화된 온라인 서비스
모바일 쇼핑이 대세로 자리를 잡으면서 온라인 배송 서비스가 더욱 진화하고 있다. 롯데슈퍼 경우 온라인 매출이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20% 성장했다. 또한 지난해 상반기에는 온라인 전용 배송센터인 롯데 프레시센터의 누적 구매가 100만 건을 돌파했다. 현재 8개의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해 5월에는 1시간 유료배송 서비스인 ‘롯데 스마트 퀵 60’ 서비스도 론칭했다. 건당 2,500원의 비용을 지불하면 쇼핑 후 1시간 이내에 구매한 물품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이는 아마존의 ‘프라임 나우’ 서비스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GS수퍼마켓도 새벽 배송 서비스라는 신규 서비스를 선보였다. GS수퍼마켓은 지난해 8월 온라인쇼핑몰을 ‘GS프레시’로 개편하고 온라인쇼핑몰 전용 상품 소싱과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를 실시했다. 매일 22시까지 주문을 한 상품에 한해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집 앞에 배달해주는 새벽배송 서비스는 고객들에게 가장 신선한 상품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서울지역 12개구를 대상으로 시작한 후 향후 서울 전 지역과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GS수퍼마켓은 살아있는 수산물을 집에서 간편하게 배송받는 싱싱배송 서비스도 진행한다. 온라인쇼핑몰 전용 센터인 인천계양센터에 ‘활 수산물 전용 수족관’을 설치해 산낙지, 랍스타 등 살아있는 수산물을 지정한 시간에 배송해준다. 매주 목요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주문하면 금요일에 배송 받을 수 있는 회 배송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는 특히 가정에서 부담 없이 외식 메뉴를 즐기기를 원하는 1인 가구를 대상으로 개발됐다. GS프레시는 올해 별도의 물류법인(GS네트워크)을 만들어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매장 효율성 제고 노력 및 신사업에 주목
2018년으로 해가 바뀌면서 최저임금이 인상되기 때문에 올 한해는 인력구조 변화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에 슈퍼마켓 업체들은 현장 인력들의 업무기술 제고, 매출 지수에 따른 근무 인원 조절, 판매관리비 개선 등 매장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우선 매장 자동화에 관심이 높아질 것이며 이에 ICT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슈퍼는 지난해 3월 대치2점에 국내 최초 360도 자동스캔 셀프 계산 서비스를 도입한바 있다. 360도 모든 면에 바코드 인식 센서가 있어 기존 셀프 계산대의 불편을 개선했다. 롯데슈퍼는 소형점포를 중심으로 셀프 계산대를 확대할 방침이다.
GS수퍼마켓은 지난 2016년 전자가격표시기(ESL)를 시범적으로 도입한 바 있는데, 지난해에는 100여 개 매장으로 이를 확대했다. GS수퍼마켓은 매장 서비스 인프라 혁신 일환으로 2018년까지 전자가격표시기를 전체 매장에 확대하기로 했다. 전자가격표시기는 현장 직원들의 작업 시간을 절감해주는 대표적인 매장 자동화 설비로, 이를 도입하면 직원이 수작업으로 일일이 가격표를 교체하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매장 효율성 제고 활동에 주력하는 한편, 지난해 론칭한 신규 사업 및 서비스의 안정화에 집중해 적극적으로 신규 매출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인도네시아로 눈을 돌린 GS수퍼마켓 경우 지난해 2호점과 3호점을 연달아 출점했다. GS수퍼마켓 측은 올해도 적극적인 전개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별도 법인으로 독립하는 물류 사업이나 HMR 사업도 기대를 모으는 신규 사업이다.
롯데슈퍼 경우 롯데백화점 지하 식품관 위탁 운영 방안이 거론됐으나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 롯데슈퍼는 KT 기가지니를 통해 음성 장보기 서비스를 실행할 예정이다. KT인공지능 기가지니를 활용해 음성으로 상품을 검색, 주문하고 결제하면 전국 매장 및 온라인 전용 배송센터에서 상품을 배송해주는 신개념 서비스다. 이렇게 ICT를 활용한 서비스 개선은 스마트 스토어 및 옴니서비스를 진화시키는 동시에 매장 효율성을 높이고, 신규 매출 창출의 교두보가 될 것이다.
2018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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