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e of Business/@Street Fashion

⊙비제도권 브랜드 유통가서 돌풍, 왜?

Paul Ahn 2009. 3. 7. 10:45

⊙비제도권 브랜드 유통가서 돌풍, 왜?

http://www.apparelnews.co.kr/2011/inews.php?table=internet_news&query=view&uid=46374

 

작년 9월 롯데가 온라인 및 스트리트 브랜드를 주력으로 한 영플라자를 오픈했을 당시 업계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낮은 배수율을 통한 저가 전략, 안정되지 않은 품질, A/S 문제 등 비제도권 브랜드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제도권 유통가에 발을 들인 해당 업체들조차 ‘일단 시작은 해보겠지만 아니라 해도 아쉽지 않다’는 식의 반신반의하는 입장을 보였다.

 

◆예상보다 매출 높아 ‘깜짝’    

하지만 오픈 이후 이어진 실적과 다른 점포로까지 이어진 결과는 해당 브랜드와 유통,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제도권 업체 모두가 예상했던 수준을 훌쩍 뛰어 넘었다. 당초 롯데의 그러한 시도 자체에 대해 단기적인 시류에 편승하려 한다는 비난도 적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들 중 누구도 비제도권 브랜드가 제도권 유통에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향남 롯데 여성MD팀 팀장은 “유통은 철저하게 소비자의 관점에서 변화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롯데의 접근 방법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온라인이나 스트리트 브랜드를 제도권의 틀로 전환해야 한다는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 시스템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그들만의 오리지널리티와 유니크함, 맨파워를 존중하면서 그에 적합한 MD 방안을 구상하는데 초점을 맞춰왔다”고 말했다.

이미 온라인이나 스트리트에서 검증을 거치면서 키운 강점을 유지시켜 주는 게 새로움을 추구하는 롯데의 전략에 부합한다는 판단에서다. 결국 판단은 소비자들의 몫이라는 관점에서 출발한 셈인데, 이는 글로벌 SPA 진출 같은 거대한 변화가 아니었더라도, 시장의 양극화나 지불 대비 가치를 따지는 소비 패턴의 변화를 피해갈 수는 없다는 판단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또 제도권 시장이 거의 정체되어 있는 사이 비제도권에 뿌리를 내린 많은 스트리트 및 온라인 기업들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노하우와 경쟁력을 갖추면서 전문 ‘꾼’들로 성장한 것도 주효했다. ‘난닝구’를 비롯해 ‘스타일난다’와 ‘나인걸스’ 등은 연간 매출이 200~300억원대로 성장했는데, 소비자들이 선택한 그들의 강점을 유통으로서 흡수하는 건 당연하다는 것이 롯데의 입장이다.

 

◆기존 업체, 낮은 수수료에 불만

하지만 브랜드 업체들의 입장은 많이 다르다. 여성복 업체의 한 관계자는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시장 브랜드를 무분별하게 유통시키는 것 자체가 매출 중심으로 가겠다는 의도로 밖에 안 보인다. 또 기존 브랜드는 보호하지 않으면서 비제도권 브랜드에 20~30%대 초반의 낮은 수수료 혜택을 주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이들 브랜드가 제도권에 매장을 늘리면서 기존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감 등이 상대적으로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제도권 업체들의 고비용 구조를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불만은 다분히 제도권 업체 내부적 시각으로, 소비자들의 관점과 크게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스트리트 편집숍을 운영하는 업체의 한 관계자는 “백화점 브랜드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는 이유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시장은 양극화되어 가는데, 어중간한 포지션의 브랜드들이 많고, 가격에 비해 지나치게 트렌디해서 ‘브랜드’ 자체로서의 매력을 상실해가고 있다.

 

백화점에 비제도권 브랜드들이 입점하지 않더라고 소비자들은 이미 많은 채널을 통해 백화점 브랜드의 상대적 만족도가 크게 저하된 상태다. 결국 소비자와 멀어진 것은 패션 업체들이 자초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향남 팀장 역시 “결국 유통은 소비자의 관점에서 이 사안을 바라봤다면, 브랜드 업체들은 자신들의 관점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 같다.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눈을 돌려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어느 지점에 있는지부터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 스트리트형 개발 권유

최근 비제도권 업체들은 소비자 불만을 흡수하기 위해 A/S를 크게 강화했다. 품질 문제는 그들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이상 문제로 논할 사안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들 업체들로서는 현재 유통 수수료가 가장 큰 문제다. 매출은 비교적 안정적이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수수료다. 수수료가 30%를 넘어서게 되면 2배수 내외의 마진 구조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백화점 등을 주력 유통으로 확장하는데 부담감을 갖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결국 확대 여부는 유통 업체와 이들 비제도권 업체가 장기적인 비전을 어떻게 공유하고 협력하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롯데는 비제도권 브랜드 유치에서 나아가 제도권 업체들에게도 스트리트형 브랜드 개발을 권유하고 있다. 더휴컴퍼니의 ‘엑스마켓’과 위비스의 ‘컬처콜 해브’, 동광인터내셔날의 ‘에스플러스’ 등이 대표적이 케이스로 수수료 할인과 주요 점포 MD 보장 등을 조건으로 개발에 나섰지만, 아직 큰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렇게 생각한다>
 
◇좋다 나쁘다는 소비자의 몫
이향남 롯데 영캐주얼MD팀 팀장
몇 년 전 ‘자라’가 한국에 직진출을 앞두고 있을 당시 패스트리테일링사 회장은 한국 시장에서의 경쟁상대로 기존의 브랜드가 아닌, 인터넷 시장을 지목한 바 있다. 실상 비제도권, 제도권을 가르는 기준은 다분히 공급자인 업계의 시각일 뿐 소비자의 관점이라고 할 수 없다.

비제도권이라 간주하는 브랜드들의 수준이 지난 수년간 급성장하면서 제도권에 버금하는 성과를 올린 배경을 들여 다 볼 필요가 있다. 설사 국내에 ‘자라’나 ‘H&M’, ‘유니클로’ 같은 다국적 SPA 브랜드들이 진출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시장과 소비자의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지불 대비 가치를 따지고, 양극단의 구매 패턴을 보이는 소비 경향의 진전에 대응하는 전략이 유통으로서는 절실한 상황이다. 더욱이 10대, 20대가 열광하는 온라인과 스트리트 패션을 유통이 흡수함으로써 새로운 소비층을 창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것이 단기적인 MD 차원에 그치지 않고 여전히 가장 큰 비중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존 제도권의 변화를 앞당기는 에너지로 작용할 수도 있다. 시장 물건이냐, 브랜드냐, 품질이 좋다, 나쁘다는 소비자들이 판단할 몫이다. 이 시도가 변화를 위한 긍정적인 에너지로 작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백화점 MD 흐름은 당연 
김영한 원더플레이스 대표
지금 백화점들의 MD 흐름은 당연한 대응책이라고 본다. 젊은 층들의 온라인 쇼핑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데 따른 반작용으로 오프라인 매출은 감소 추세에 있다. 따라서 온라인 매출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온라인 브랜드들을 입점 시켜야만 하는 유통사들 입장에서의 거스를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젊은 층들을 타겟으로 스트리트에서 활약하고 있는 브랜드들을 유통으로 끌어들여 젊은 층들의 집객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유통사들의 이러한 MD 계획에 대해 해당 브랜드들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부분이 크다. 물론 자체 매장이나 자체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것에 비해 수익률이 낮을 수는 있겠지만 메이저 유통에 입점함으로써 브랜드나 숍의 인지도나 이미지 제고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더플레이스’는 메이저 유통 진출 이후 가두점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 ‘원더플레이스’에 대한 인지도나 숍의 이미지가 크게 상승했고, 매출도 보다 탄력을 받고 있다. 소비자들을 더욱 만족시킬 수 있도록 서비스 부분에 대한 보강과 개선에 더욱 힘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