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스(Coffice) = 커피전문점 + 무선인터넷
http://playfactory.tistory.com/141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는 코피스(Coffice)족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10/08/442143/
•커피 한잔으로 근사한 사무실을 얻다!
커피 전문점에 가는 사람은 딱 두 부류다. 커피만 마시러 가는 사람과 커피를 마시며 일하러 가는 사람. 전자가 커피 애호가라면 후자는 ‘코피스족’이다. 커피(Coffee)와 오피스(Office)가 결합된 신조어다. 이들은 왜 등장하게 되었고 커피전문점에서 무슨 일을 하는 것일까?
사례1.
함께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김모씨와 이모씨. 두 사람은 각자 쓴 분량을 서로 검토하고 아이디어를 교환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번 이상 만나는 사이. 만남의 장소는 언제나 커피전문점이다. 둘 중 한명이 노트북을 들고 나올 때도 있다. 김씨는 카페 모카, 이씨는 아메리카노를 시켜놓고 상대방의 원고를 읽기도 하고 즉석에서 문서를 불러내 수정하기도 한다. 가끔 한 사람의 집에 모여 작업을 할까 생각해보기도 하지만 교통이나 커피, 분위기 모두 커피전문점만은 못할 것 같다.
사례2.
사진을 전공하는 대학생 정모씨. 학기 중 프로젝트가 공지되면 제일 먼저 학교 정문앞의 커피전문점부터 찾는다. 어떤 주제로 무엇을 찍어야 할지 생각을 다듬기 위해서다. 실마리가 풀리지 않으면 커피전문점 안을 둘러보기도 하고 유리창 너머 풍경을 바라보기도 하는데 그러다가 의외의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갑갑한 도서관보다 커피전문점에서 작업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다.
‘섹스 앤 더 시티’ 얘기가 아니다. 서울에서 어디를 가든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풍경이다. 불과 10년 전 커피를 들고 다니며 마시는 것을 이상하게 보던 사람들이 이제는 커피전문점에 앉아 노트북을 꺼내놓고 작업을 하는 세상이 되었다. 아니, 이제는 코피스족들 덕분에 커피전문점이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커피 한잔으로 하루 종일 일할 수 있는 곳
코피스족들이 커피전문점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편의성. 반듯한 책상과 의자, 무선인터넷에 여름에는 시원한 에어콘, 겨울에는 따뜻한 난방은 기본이다. 요즘 유행하는 괜찮은 음악은 덤이다.
아메리카노에서 에스프레소, 카페 모카에 이르기까지 원하는 커피를 골라 마실 수 있는데다 한 잔을 시켜놓고 하루종일 있어도 누가 뭐라는 사람도 없다. 예전 다방이나 카페처럼 종업원 눈치 볼일도 없고 붐비는 식당에서처럼 기다리는 손님들 신경 쓸 일도 없다. 스타벅스나 커피빈, 파스쿠찌, 카페베네 등 웬만한 커피전문점에서는 아무리 하루 종일 진을 치고 앉아 있더라도 손님들에게 눈치를 주지 않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이다.
오히려 코피스족들이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무선 인터넷은 물론이고 아예 노트북을 들고 오지 않아도 일할 수 있도록 컴퓨터를 비치해 놓는 커피전문점들까지 있을 정도다. 새로 오픈하는 지점에서는 동선과 전기배선 등에서도 코피스족들의 편의를 최대한 배려한다. 후발주자인 까페베네의 경우, 베이커리를 강화하고 북카페를 갖추는 등 기존 커피전문점에 없던 요소들을 강화해 코피스족들을 빠른 속도로 끌어들이고 있다.
하루 5000원 안팎의 돈과 휴대폰, 무선인터넷이 되는 노트북 하나만 있으면 그야말로 쾌적하고 제법 멋지기까지 한 사무공간이 되는 법. 그런 점에서 코피스족에겐 커피전문점의 커피값이 결코 비싼 게 아니다. 그 모두를 갖춘 사무실을 임대한다고 치면 비교도 할 수 없는 적은 액수다.
◇작업과 미팅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곳
하지만 요즘은 공공도서관 등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쾌적한 공간들도 많아졌다. 대학생이라면 아무래도 학교앞 도서관이 거리상으로나 자료상으로 더 요긴할 수도 있다. 그런데 코피스족들은 왜 굳이 커피전문점을 찾는 것일까? 단지 커피 때문일까?
답은 코피스족들에서 찾을 수 있다. 커피전문점에서 장시간 작업할 수 있는 직종은 아무래도 소속이 없거나 자유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 그리고 대학생들이다. 직업으로 보자면 각종 작가나 포토그래퍼, 디자이너, 아티스트 등이 주를 이룬다. 이들이 밀집한 홍대 앞의 커피전문점에 유독 코피스족들이 많이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들에게 커피전문점은 훌륭한 사무실이 될 뿐 아니라 최적의 미팅 공간이 되기도 한다. 클라이언트나 고객, 공동작업자 등 누구를 만나기에도 커피전문점만한 곳이 없다.
원하는 커피 한잔만 대접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함께 작업하거나 대화를 나누기에도 좋다. 대개의 커피전문점들은 테이블 간격을 벌려 놓아 옆 사람 구애 받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게 해놓았을뿐더러 일반 사무실에서처럼 다른 사람 눈치 볼일도 없다. 음악이 흘러나와 약간 큰 소리로 열띤 토론도 가능하다. 공간이 자유로우니 아무래도 딱딱한 사무공간에서 대화하는 것보다 분위기도 훨씬 편하다. 혼자서 일할 때는 사무실, 다른 사람을 만날 때는 미팅룸으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으니 오직 일만할 수 있는 도서관과는 차원이 다른 셈이다.
◇사람 구경하며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곳
사람마다 일하는 스타일이 있지만 창작과 관련된 일을 하는 이들이 주류인 코피스족들은 닫힌 공간, 고립된 공간보다는 커피전문점의 개방성을 선호한다. 적막이 흐르는 나만의 작업공간보다는 어느 정도 소음과 움직임이 있는 커피전문점이 오히려 작업에 도움이 된다는 것. 혼자서 일하다 답답하면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잠을 자버리게 되지만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면 다른 사람들도 보게 되고 그 속에서 아이디어를 얻거나 생각을 확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젊은 사람과 트렌드가 모이는 곳이니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자극을 받기도 하고 미처 몰랐던 요즘 감성을 얻을 수도 있다. 그것이 자신이 하는 창작 일에 시너지까지 준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다. 특히 소속이 없는 프리랜서인 경우 커피전문점은 세상과 소통하는 역할까지 하기도 하는 셈이다.
■ ‘미치거나 뜨겁거나 : 스타벅스에서 만난 사람들’ 낸 코피스족 북디자이너 김흙씨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다 그에 관한 책까지 쓴 사람도 있다.
지난 5월 ‘미치거나 뜨겁거나: 스타벅스에서 만난 사람들’이라는 책을 낸 북 디자이너 김흙(35)씨다.
김씨는 자칭 타칭 코피스족이다. 자주 갈 때는 거의 매일, 아무리 안가도 일주일에 두 번은 커피전문점을 찾는다. 많게는 1년에 300만원을 한 커피 전문점에서만 쓴 적도 있다.
김씨가 코피스족이 된 지는 벌써 10년이 다되어 간다. 국내에 커피 전문점이 처음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부터다. 처음에는 보통 사람들처럼 커피를 마시러 갔지만 일찌감치 모바일 오피스를 주창했던 디자인 회사에 다녔던 덕분에 남보다 일찍 코피스족이 되었다. “여하간 디자인과 관련된 일은 사무실에서 하지 말라는 게 회사 방침이라 어쩔 수 없이 밖으로 나갈 수 밖에 없었고 당시 거의 유일하게 인터넷이 되던 명동 스타벅스점을 자주 들르게 된 것이 시작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이후 독립해 홍대 앞에서 자신의 디자인 사무실을 차리기도 했던 그는 몇 년 전부터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명실상부한 코피스 족이 됐다. 홍대 앞에 자신의 작업실이 있었지만 그곳보다는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는 시간이 훨씬 더 많았다. 그는 “군중 속의 존재감이랄까요. 조용한 공간에서 아무도 없이 혼자 작업하는 것보다 사람 구경, 세상 구경하면서 디자인 아이디어를 찾고 시안을 잡는 편이 훨씬 일하기 좋더라구요.”
어느 때인가부터 자신처럼 커피전문점 안에서 자신 만의 일에 몰두하는 이들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자신보다 한참 어린 대학생들이 교수와 함께 커피전문점에 모여 몇시간씩 열띤 토론을 벌이는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기도 했다. 그런 사람들을 바라보던 어느 날 문득 커피전문점이 그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가지는 의미, 그것을 활용하는 방법 등이 궁금해졌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그런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겠다는 것에서 기왕이면 대중적으로 알려진 이들을 인터뷰해 책을 써보면 좋겠다는 데까지 이어졌다.
‘미치거나 뜨겁거나: 스타벅스에서 만난 사람들’에서 그가 만난 사람들은 모두 10명. 소설가 김탁환, 디자이너 이상봉,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 재즈 가수 웅산, 포토그래퍼 강영호, 경영전문가 공병호 등 각자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이다. 스타벅스 마니아는 아니더라도 스타벅스를 자주 들나들며 스타벅스에 대해 이런 저런 관심을 가진 이들이기도 했다.
그 중에는 소설가 김탁환처럼 스타벅스에서 ‘노서아 가비: 사랑보다 지독하다’라는 작품을 집필한 사람도 있었고 공병호씨처럼 스타벅스에서 강연을 한 사람도 있었다. 포토 그래퍼 강영호는 스타벅스의 공간활용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커피전문점을 화두로 해서 그들의 작업과 인생에 이르기까지 당초 예상보다 훨씬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인터뷰도 거의 대부분 스타벅스에서 했고 집필도 상당부분 스타벅스에서 했다. 물론 글쓰기가 전문이 아닌 그가 인터뷰를 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유명한 저자들을 섭외하는 것도 그렇고 사진과 글을 모두 직접 작업하면서 인터뷰에서 메시지를 뽑아내는 것도 생각보다 훨씬 많은 공을 들여야 했다. 그럴 때마다 늘 가던 커피전문점에서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면서 여유를 찾는 것이 적지 않은 도움이 되었다.
김씨는 책이 나오고 나서 지난달에는 스타벅스에서 인터뷰를 했던 강영호씨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단한 공개 강연을 열기도 했다. 책 외에 안산 스타벅스에서 홍대 미대생들과 연합해 전시회를 열었던 적도 있다. 스타벅스가 단순한 매장이 아니라 다양한 창조활동을 이루어지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돼 의외로 장소 섭외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심지어 스타벅스에서는 매장에서 사진전을 열고 사진을 판매해 금액의 50%를 기부하겠다는 포토그래퍼의 제안을 받아들인 사례까지 있었다고 했다.
“커피전문점도 계속 진화한다. 코피스족들이 문서 작업이나 시안 작업 같은 진짜 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문화를 창출하는 공간으로까지 커피전문점을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머지 않았다”는 것이 9년차 코피스족인 그의 전망이다.
매일경제 Citylife 제241호(10.08.24일자)
2010.08.16 18:02:39
김지영 기자
'Type of Business > @Share Office'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유 오피스’와 ‘셀렉다이닝’의 만남 (0) | 2010.10.18 |
---|---|
⊙한국의 공유오피스(Coworking space) 시장 (0) | 2010.10.18 |
⊙서비스드 오피스 (Serviced office) (0) | 2010.10.18 |
⊙연휴, 갈 곳 잃은 혼족 위한 공간은? (0) | 2010.10.18 |
⊙오피스 기능 갖춘 주거 시설 (0) | 2010.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