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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울고 웃었던 2013… 유통업계분석

Paul Ahn 2013. 2. 24. 13:11

울고 웃었던 2013… 유통업계분석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3/12/04/2013120403842.html

대형마트, 영업 규제로 타격… 이마트 지난 10월까지 매출 20년만에 전년보다 줄어들어
백화점, 내수 경기 악화되자 17년 만에 신규점포 내지 않아
아웃도어 시장 성장률 줄었지만 업체 대부분 10%대 성장 전망

20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 줄어든 이마트.

이마트는 올 초부터 지난 10월까지 누적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3% 줄었다. 이마트 매출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1993년 창동점을 연 이후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유는 마트에 대한 강한 규제 때문이었다.

개정된 유통산업법에 따라 대형마트는 작년 말부터 월 2회씩 일요일에 쉬었고 신규 점포를 낼 때는 지역 상인들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 일요일 매출은 평일 매출의 두 배 이상이기 때문에 타격이 컸다. 신규 점포는 지역 상인의 허가를 받기가 워낙 어려웠기 때문에, 이마트는 신도시 등 전통 상권이 없는 곳에서만 두 곳 열었다. 홈플러스롯데마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 대형 마트 관계자는 "2013년은 경제 민주화 관련 정책으로 인한 각종 규제는 물론이고 사건 사고까지 많이 나서 한마디로 신문 보기가 겁난 한 해였다"며 "올해를 뒤돌아보면 설상가상, 진퇴양난, 누란지위 등등 안 좋은 사자성어만 떠오른다"고 말했다.

4일 유통 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체인스토어 협회가 회원사의 임직원 157명을 대상으로 2013년 유통가 10대 뉴스를 조사한 결과, 대형 마트 매출 감소가 1위로 꼽혔다. 이와 관련,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보호한다는 취지와 상관없이 대형 마트에 납품을 하던 농가나 어민은 큰 피해를 보면서 '경제 민주화의 역설'이라는 말도 등장했다. 대형 마트에 납품하는 농가·중소 제조업체의 모임인 한국유통생산자연합회는 서울역 등에서 집회를 열어 "농민 소득을 줄이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철회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어민은 대형 마트 강제 휴무에다가 일본 원전의 오염수 유출이라는 결정타까지 맞았다. 지난 8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바다로 오염수가 유출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수산물 판매는 급격히 줄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절반 이하만 팔리는 경우도 있었다. 11월까지 대형 마트에서 국산 수산물은 작년에 비해 20~30% 덜 팔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월 남양유업의 30대 영업 직원이 50대 대리점주에게 욕설을 한 음성 파일이 인터넷으로 퍼지면서 시작된 '갑(甲)의 을(乙)에 대한 횡포'는 사회적 이슈로 발전했다. '갑을 관계'는 계약서를 쓰는 당사자 가운데 권력 관계상 위에 있는 사람을 갑, 아래에 있는 사람을 을로 쓰면서 생긴 말이다.

 

대리점이 있는 식품업체뿐 아니라 협력업체로부터 납품을 받는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이 횡포를 부리는 '갑'으로 지목돼, 사회적인 비난의 대상이 됐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은 '을 되기 운동' '계약서에서 갑과 을이라는 표현 없애기'등의 방안을 내놓았다.

 

 

경제 민주화 정책이 심화하고 갑을 관계 등이 사회 이슈화하자, 유통 재벌 오너들은 줄줄이 재판정에 불려나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은 국회에 출석하지 않은 혐의로 고발돼 법정에 피고인으로 출두했고,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정용진 부회장은 SSM(기업형 수퍼마켓)인 이마트에브리데이가 상품만 공급해주는 소규모 수퍼마켓에 이마트에브리데이 간판을 달게 해줬다가 "변종 업태를 만들어서 골목 상인에 피해를 줬다"는 이유로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내수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대형 유통 업체들의 사업도 바뀌었다. 올해 백화점은 신규 점포를 단 하나도 내지 않았다. 새 백화점이 단 한 곳도 안 생긴 것은 17년 만에 처음이다. 대신 올해 백화점은 재고 상품을 싸게 파는 아웃렛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서울역과 충남 부여군에 아웃렛을 열었고, 이달 중 경기도 이천시에도 아웃렛을 낸다. 롯데의 아웃렛 점포는 모두 10곳으로 늘어난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 사이먼은 올해 부산 기장군에 아웃렛 점포를 내, 모두 3개의 아웃렛을 운영하고 있다.

아웃도어와 캠핑용품 판매는 작년보다는 성장률이 줄었지만, 많은 업체가 10% 이상의 '두 자릿수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2인 가구의 비중이 전체 가구의 42%까지 올라가면서, 도시락·반찬·1인용 가구 등의 시장도 커졌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쇼핑도 급격하게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