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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국수

Paul Ahn 2008. 4. 30. 08:33

⊙막국수

 

원조 막국수, 그 진화의 현주소와 다양한 맛을 찾아서

http://food.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3/03/2014030301328.html

 

막국수는 강원도 산간 지역 사람들에게 척박한 땅에서 얻은 한 해의 수고로 만들어낸 값진 한끼의 식사였다. 메밀은 특성상 춥고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다른 작물 재배가 힘든 지역에서 주로 메밀을 길렀다. 수확한 메밀을 방아에 빻아 가루 내고, 손으로 반죽하고 분틀에 눌러 국수를 만들었다. 삶은 메밀국수를 김칫국물에 말거나 간단한 양념장을 넣어 만 들어 먹는 과정 하나하나가 정성이 들어가는 작업이었다.

그렇게 손 많이 가던 예전 막국수와 달리, 요즘은 언젠가부터 닭갈비집 후식 메뉴 정도로 평가절하되었다. 막국수는 그저 기름지고 매콤한 닭갈비 먹고 난 다음 먹는 마무리 식사 메뉴 정도로, 일부 대중들은 가볍게 생각하는 게 근래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구수한 메밀의 참맛과 발효 된 동치미 국물의 톡 쏘는 시원한 맛은 모른 채, 자극적인 공장제 면과 육수로 만든 쫄깃하고 시커먼 국수의 일종으로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거친 듯 투박한 진정한 막국수는 사라져간다.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점포들은 극히 일부다.

흉내만 낸 가짜 막국수가 아니라 마니아에게 인기 있는 업소를 찾아보았다. 강원도 옛날 막국수 맛을 내는 곳과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의 조화가 잘 된 곳들이다. 이 집들의 맛을 잘 음미해보면 진화해온 우리 입맛의 궤적이 보일 것이다.

뜨끈한 온돌방서 먹는 소박한 맛 ‘산북 소나무막국수’

강원도 거진 지역 주민들이 주로 찾는 막국수 집이다. 오래 된 주택을 개조해서 영업하는 한 쪽 마당에 소나무가 있어 업소 명이 ‘소나무 막국수’가 된 듯 하다.

 

 

산북 소나무막국수와 동치미

 

메밀 100% 순면과 대중적인 취향에 맞춘 메밀 함량이 높은 섞임면도 있어 취향에 맞춰 면은 선택하면 된다. 순면은 메밀가루를 빻을 때 껍질가루가 조금 들어간 듯 면이 살짝 까슬까슬하고 투박한 편이다. 거기에 양념이나 동치미 국물을 더해 비비거나, 말아서 먹으면 된다. 양념 맛은 지극히 토속적이고, 구수한 편, 메밀 향 나는 면발에 소박한 양념과 들기름을 추가해서 비벼 먹으면 구수한 시골 들기름 향이 고소하고 신선하다.

동치미는 살얼음이 곱게 얼어 속이 시리도록 차갑다. 김치류도 제법 시원하고 소박하다. 들기름 향을 즐기며 비빔으로 먹다가, 동치미 국물에 말아 물막국수로 먹으면 막국수 한 그릇으로 두 가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막국수 외에 소박한 분위기의 메밀떡만둣국도 인상적이다. 메밀가루가 들어간 가래떡으로 떡국떡을 넣어 독특한 풍미와 새로움이 있다.

 

대중적인 취향의 깔끔한 맛 ‘속초 김삿갓막국수’
속초 학사평,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유명 콘도 인근의 두부전문점이 몰려있는 마을 한쪽에 위치했다. 주로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에 있어서 그런지 맛이 외지인들에게도 잘 맞게 대중화된 맛이다.

          속초 김삿갓막국수

 

강원도 동해안 일대에서 흔히 먹는 명태회무침이 들어간 명태회막국수가 대표 막국수다. 명태회막국수는 비빔형태로 먼저 먹다, 따라 나온 동치미 국물에 말아 먹어도 시원하다. 막국수 양념이 입에 짝짝 달라붙게 적당히 매콤 달콤 새콤하다. 전체적으로 맛이 균형 잡혀 만족스럽다. 적당히 자극적인 맛이라, 가족단위로 찾아도 부담 없는 맛이다.

수육은 다른 곳보다 조금 비싼 듯 하나, 양이 푸짐한 편이고, 보쌈김치에 굴도 제법 넉넉하게 들어있고, 김치와 별도로 명태회 무침도 맛깔지게 따라 나와서 막국수를 먹으면서 곁들여 같이 먹을 만 하다.


 

전국유일 물회 막국수, 계절메뉴 장칼국수도 별미 ‘양양 메밀꽃막국수’

강원도 동해안을 여행하면 생각나는 음식이 물회다. 이 물회와 강원도 대표음식 막국수가 만났다. 호텔에서 요리사로 일하던 아들이, 부모님이 운영하던 막국수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과 함께 음식을 만든다.

 

부모가 만든 김치와 막국수에 젊은 아들의 생기 넘치는 아이디어가 더해져 독특한 맛의 물회 막국수가 탄생했다. 물회막국수의 회는 겨울철이라 오징어 회가 제법 듬뿍 들어있는 게 특징. 모둠으로 주문하면 수육과 회가 동시에 들어있는 막국수도 맛볼 수 있다. 어머니가 만든 물회 국물에 부자지간에 준비한 제철 횟감과 막국수는 그야말로 가족의 맛이다.

메밀면은 투박한 듯 차진 면이고, 물회 양념은 강원도 동해안식 국물에 배와 오이, 당근 등 과일과 채소가 더해져서 씹는 맛이 아삭하다. 물회막국수 외에 메밀 총떡, 메밀로 만든 군만두나 찐만두, 홍합 메밀 장칼국수 같은 이색 메뉴도 제법 매력이 있다.

 

진한 듯 맑은 육수에 말아 먹는 메밀면의 부드러움 ‘횡성 광암막국수’

흔히 막국수를 동치미 국물에 말아 먹는 영동식, 육수에 말아 먹는 영서식을 구분한다. 하지만 요즘은 경계가 모호한 편이다. 동치미나 육수가 따로 나와서 양념장에 비벼 먹다 말아 먹다 마음대로 변형해서 먹는 막국수도 있다. <횡성 광암 막국수>는 주문할 때부터 육수에 말아 나오는 물막국수다. 양념장에 비벼 먹는 비빔막국수의 구분이 확실하고, 면은 순메밀로 만든다.

 

	횡성 광암막국수
         횡성 광암막국수

 

물막국수는 직접 만든 진한 육수를 기본으로 한다. 육수가 색은 연한데 맛은 제법 진하다. 막국수 고명에 김이 들어있어 느낌은 다르지만 서울 유명 평양냉면집 육수를 먹는 듯 진한 육수에 말아 먹는 막국수가 매력 있다. 순메밀로 만든 면발은 부드러우면서 육수와 잘 어우러진다. 비빔 막국수는 풍성한 채소 덕에 아삭하게 씹힌다. 채소와 순하면서 맛깔진 양념장에 비벼 먹는 메밀면의 조합이 개운하다. 삼겹살을 삶아 만든 촉촉한 수육과 같이 내는 무절임과 배추김치도 맛이 좋다. 막국수 한 젓가락에 김치, 수육을 한 입에 같이 싸서 먹어도 별미다.

 

따끈한 국물의 메밀 잔치국수 막국수 맛의 새로운 반전 ‘원주 금대리막국수’
이 집 주인장은 메밀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과 끊임없는 연구로 지금의 메밀막국수를 냈다고 한다. 막국수는 오로지 순메밀로만 만든다. 메밀 원곡부터 제분, 반죽, 제면 과정 모두 일일이 섬세하게 연구해서 만들어 메밀 맛이 진하다. 막국수 양념장에 인공조미료는 취향껏 넣어 먹을 수 있도록 테이블에 따로 둔 점이 맘에 든다. 갓김치, 열무김치, 동치미, 김치도 종류대로 나오니 식성에 따라 곁들여 먹는 재미도 있다.

 

	원주 금대리막국수
          원주 금대리막국수

 

차가운 동치미에 말아 먹는 막국수도 좋지만, 반대로 다른 데서 보기 드물게 따끈한 국물에 말아 내온 메밀 잔치국수도 여기서는 상당히 매력 있다. 뜨끈한 국물에 말아 내온 메밀면을 먹다 보면 마치 옛날 시골에서 만들어 먹던 진한 메밀묵의 느낌이 나는데, 맛이 투박하면서도 구수하고 진하다.

 

화려한 고명 자랑, 홍천의 신흥 대표 막국수집 ‘홍천 장원막국수’
강원도의 오래 된 막국수 집들에 비해서 생긴지는 불과 10년밖에 안 된 비교적 젊은 막국수 집이다. 그러나 최근 홍천 막국수의 신흥강자로 인기가 많다. 매일 사용하는 메밀은 1년치를 미리 구입해서 메밀을 보관하기에 가장 적당한 온도에서 보관, 매일 사용할 만큼만 제분해서 주문이 들어오면 반죽하고 면을 뽑아낸다고 한다.

 

	홍천 장원막국수
         홍천 장원막국수

 

메밀순면에 달걀지단, 삶은 달걀, 배, 상추, 홍천에서 나오는 잣까지 막국수치고 화려한 고명에 담음새가 단정하니 어여쁘다. 단정한 담음새와 마찬가지로 맛도 단정한 편이다. 담백한 양념장에 비벼 먹어도 좋고 면에 구수한 육수를 부어 말아 먹어도 시원하고 깔끔하다. 주문할 때 빨간 양념장을 넣지 말아 달라고 부탁해서, 담백하게 물막국수로 먹어도 별미다. 수육, 녹두전 같은 사이드 메뉴도 맛깔지고 깔끔한 편이라 막국수와 함께 또는 식전에 가볍게 먹어도 알차다.

 

글 서연지(NAVER 블로거 ‘나나’ / blog.naver.com/nanac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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