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百年企業〕100년 이상된 장수 건설사

〔百年企業〕100년 이상된 장수 건설사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jayafam&logNo=141571388

 

존경받는 해외 건설기업들의 특성

권오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외환위기 이후 건설시장 규모는 제자리인데 반해 업체수는 3배 이상 크게 증가하여 수주여건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시민단체나 정치권을 중심으로 건설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심해져 대응책 마련이 절실하다. 또한 대ㆍ중ㆍ소기업 간의 상생협력 및 공생발전 등 사회적 요구가 증가하면서 건설산업의 핵심 주체인 건설업체들의 새로운 롤 모델 정립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설업들은 그 동안 추구해온 외형 성장 전략에 한계를 느끼고 변화하는 시대조류에 부응하는 ‘존경받는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전문분야에서의 핵심경쟁력 제고 등 질적성장에 대한 관심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저감 등을 위한 녹색 R&D 투자확대 및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경영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번 리포트에서는 세계시장에 주목받고 있는 ‘존경받는 건설업체’들의 성장과정과 경영전략, 그리고 경영성과 및 사회적 공헌활동 등에 대해서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존경받는 기업 조사 개요

 

　존경받는 기업에 대한 조사는 여러 기관에 의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포춘(Fortune)은 경영컨설팅 업체인 Hay Group과 공동으로 가장 존경받는 기업(World’s Most Admired CompaniesㆍWMAC)을 매년 선정하여 발표하고 있다. WMAC는 조사결과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 ‘경제계의 아카데미 상’이라고 불릴 정도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그밖에도 <비즈니스위크>, <포브스>, <파이낸셜 타임스> 등 다른 경제관련 매체들도 다양한 형태로 다른 기업에게 모범이 될 수 있는 업체들을 조사ㆍ발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능률협회 컨설팅(KMAC)에서 2004년부터 국내 업체를 대상으로 존경받는 업체를 선정해오고 있다.

 

　대부분의 조사기관은 업종을 별도로 구분하지 않거나 대분류하여 발표하고 있으나, 포춘은 산업을 57개 업종으로 구분하고, 건설부문의 경우 Engineering & Construction으로 발표하고 있다. 각 업종별로 평가점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Most Admired 기업’ 그룹과 이들보다는 점수가 다소 낮은 도전자 성격의 ‘Contenders 기업’ 그룹이 각각 8개 정도씩, 총 15∼16개의 기업의 랭킹을 발표하고 있다.

 

　2007년 이후 2011년까지 5년간 건설 부문에서 총 78개 업체가 WMAC로 선정되었다. 이 중에는 가장 존경받는(Most Admired) 기업 40개, 도전(Contenders) 기업 38개 업체가 선정되었다. 그런데 같은 기업이 다른 해에도 선정되는 사례가 많아 중복된 것을 제외하면, 포춘이 최근 5년간 WMAC로 선정된 업체는 모두 25개사 정도이다.

 

　미국의 플루어(Fluor) 및 스웨덴의 스칸스카(Skanska), 프랑스의 방시(Vinci)는 매년 Most Admired 기업으로 선정되었고, 독일의 호치티에프(Hochtief)는 Most Admired 기업에 4회, Contenders에 1회 선정되어 다른 기업들에 비해 두각을 나타냈다.

　

 

한편 WMAC으로 선정된 업체는 7개 국가에 집중되어 있다. 중국이 7개 업체로 가장 많고, 일본 6개, 스페인에 4개 업체가 있고, 그밖에 미국과 프랑스에 각각 3개 업체가 있다. 다음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Most Admired 기업은 미국 및 북유럽 업체들이 주류를 이루고, Contenders는 중국, 스페인 업체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존경받는 건설기업의 특성

 

　최근 5년 동안 포춘이 선정한 WMAC 25개의 건설업체 가운데 매년 연속 선정된 5개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특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5년 연속 선정된 업체에는 플루어, 스칸스카, 방시, 호치티에프, 일본의 시미즈 등이 있다. 다만, WMAC는 단일기업 형태가 아니라 지역 또는 사업 분야별로 많은 계열 회사를 포함하는 그룹형태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① 위험관리에 철저한 장수기업

 

　조사대상 5개 업체들은 100년 이상 된 장수기업으로서 오랜 성장과정에서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고유의 독특한 위험관리 방식을 가지고 있다. 예컨대 플루어는 비교우위가 있는 석유화학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또한 리스크 분산을 위해 특정 발주자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피하고 있으며, 스칸스카의 경우는 유연한 M&A 및 분리매각 등을 통한 구조조정을 상시화하고 있다. 또한 방시의 경우 민자사업에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하는 등 방식으로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다. 이처럼 각각의 업체마다 양태는 다르지만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기업발전을 위해 선택한 전략의 결과로 해석된다.

 

② 다양한 사업추진 방식

 

　사업 지역, 사업 분야, 사업 방식 등에 있어 획일적인 패턴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각 기업이 처한 여건에 따라 다양한 선택을 하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해외사업과 국내사업, 도급사업과 개발사업, 건축공사와 토목공사 등에 대한 각 기업의 전략적 선택에는 매우 폭넓은 편차가 발생한다. 다음 표는 여러 이슈에 대한 각 기업들의 선택한 상대적 포지션을 정리한 것인데, 기업의 비교우위 분야, 주력 시장의 여건, 발주자의 특성 등 여러 변수에 따라 기업의 상대적 포지션은 상이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즉, 하나의 정형화된 모범답안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③ 해외시장 적극 진출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는 데는 해외시장 진출이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현지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조인트벤처(JV), 인수합병(M&A), 현지법인 설립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스칸스카의 경우 20년간 M&A를 한 기업이 74개에 달했고, 현지 여건에 따라 분권화된 형태로 운영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호치티에프 역시 미국의 터너(Turner), 호주의 레이튼(Leighton) 등과의 M&A가 글로벌 회사로 성장하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다만, 제약이나 석유플랜트 등 특정시설 분야의 거대 고객이 많은 시장에서는 본사에 의해 통제받으면서 전문 분야에 표준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사형태로 운영함으로써 분야별로 다소 차이가 나기도 한다.

 

④ 고객과 장기적 신뢰관계 유지

 

　석유화학 등 전문 분야의 경우 많은 프로젝트가 기존 고객으로부터 발생하고 있으며 고객과의 장기적인 신뢰관계에 기초한 거래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플루어 경우 30대 기존 고객으로부터 수주의 20%가 나오며, 약 70%의 프로젝트를 비용정산 방식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은 고객과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스칸스카나 시미즈 등도 고객과 단발성 거래로 끝내지 않으려 노력하며, 따라서 장기 신뢰관계 유지를 매우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⑤ 사회적책임 노력

 

　단순히 기업의 영리활동의 차원을 넘어 사회발전에 적극 기여하는 것이 기업의 소명이라는 인식 아래 다양한 이해당사자들과 가치를 공유하려는 노력하고 있다. 방시는 안정적 일자리 창출을 중요한 사회적 소명이라고 믿는다. 방시의 종업원은 무려 18만명에 이르고, 그 중 88.2%가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스칸스카는 에너지ㆍ환경 분야의 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것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평판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 양호한 재무적 성과와 더불어 사회적 기여에 대한 적극적 홍보활동도 중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존경받는 기업이 감동적이고 독특한 사회적 공헌 활동을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님을 확인할 수도 있었다.

 

 

존경받는 해외 건설기업들이 주는 메시지

 

　존경받는 기업으로는 적극적이고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는 기업을 기대하기 쉽다. 하지만,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기업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사회공헌활동에도 성실한 업체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 부각된다. 즉, 밖으로 드러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 등도 중요하지만, 고객에 진실하고, 직원을 존중하고, 기업운영을 투명하게 하고, 핵심분야에 충실하여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국내 건설업체들은 유사한 시장에서 유사한 전략을 가지고 제로섬 경쟁을 가열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하는데, 존경받는 기업들의 경우를 보면 기업 특성에 따라 전략적 포지션을 다양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도 암시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들이 주택시장에 밀집해 있는 것은 전문화 및 국제경쟁력 제고 측면에서는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법규를 준수하고 종업원의 자긍심을 북돋아 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기업발전의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는 것에 유념해야 한다. 기업 활동은 궁극적으로 사회발전에 기여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사회가 요구하는 도덕적 기준 그 이상을 실현한다는 높은 목표를 설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세계적 기업들의 경영전략과 성과는 대부분의 국내 건설업체들이 당면한 현실과는 괴리가 크겠지만 장기적으로 지향할 만한 기업발전 비전으로 검토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

 

권오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