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히트 상품 중·장년, 주요 소비 트렌드 이끌었다.
젊고 활력 있는 중년…진정성에 민감한 ‘평판 소비자’를 주목하라 구두쇠 스크루지 영감 이야기로 알려진 ‘크리스마스 캐럴’의 작가 찰스 디킨스는 ‘좋은 옷을 입으면 누구나 기분이 좋아진다’라는 말을 했다. ‘인지상정’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 영구불변은 아니다. 시대에 따라, 사람에 따라 그가 느끼는 인지상정이 다르다. 그리고 그 인지상정이 소비에 담기면 소비 트렌드가 된다. 2014년 히트 상품을 기초로 소비에 나타난 변화를 트렌드 관점에서 분석해 봤다.
올 한 해 우리는 무엇에 열광하고 무엇에 끌렸을까. 그리고 왜? 히트 상품들이 최종 소비의 결과물이라면 그런 소비에 이르는 우리 안의 열정·동기에 해당하는 요소가 있다. 저성장이나 불황처럼 경기에 따라 바뀌는 것도 있고 새로운 기술이나 삶의 가치 추구에 따라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좇기 때문에 바뀌는 것도 있다.
이 변화를 크게 7가지로 나눠 살펴본다. 2014년의 한국의 소비문화를 평가하고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소비자 그룹 :
메가 트렌드 고령화 소비자 그룹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고령화였다. 고령화는 단지 수명이 연장돼 나이가 많은 사람이 늘어난다는 의미가 아니다. 길어진 인생에 따라 각 연령대들이 새롭게 준비하는 것이 고령화의 진짜 방향이다. 특히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은 길어진 수명에 따라 삶의 정체성을 새로 쓰면서 예전보다 훨씬 젊고 활력 있는 삶을 추구하고 있다.
실버 세대보다 중·장년층이 고령화의 영향을 훨씬 많이 받는 소비자 그룹이다.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그냥 고령화가 아니고 개성적 고령화다. 이런 인지상정이 아웃도어의 성장, 영화 ‘명량’의 빅 히트 배경에 있다. 이승기의 퍼스트룩 패딩 구매자의 25%가 40대 여성이었다. 대중문화·엔터테인먼트·레저·금융·유통 할 것 없이 한국의 중·장년은 2014년 최고의 소비자 그룹이었다. 이런 경향은 향후 10여 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욕구 변화 :
쾌락의 일상화 소비자 욕구 측면에서 뚜렷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쾌락과 일상성의 만남이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오감을 이용해 쾌락과 만나고 싶어 한다는 것이 2014년 가장 잘 나타난 것은 식문화 분야다. 오감 가운데 먼저 뜬 시각과 청각에 이어 미각적 쾌락이 추구되고 있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 맛집 줄서기라는 풍경이 등장하더니 새로운 맛을 내놓는 음식점은 빅 히트를 치고 급기야 허니버터칩 품귀 현상까지 나타났다. 유명 셰프를 팬으로 여기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도 생겼고 식재료도 계속해 고급화된다. 유통 매장들의 모객에는 음식만한 게 없다.
한편 공간에서의 오감을 이용한 쾌락 욕구도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이에 따라 탁 트인 거리가 뜨고 있다. 수직적 빌딩이 아니라 수평적인 공간 감각을 가지게 하고 자유를 느낄 수 있는 거리 문화가 도시 발달의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거리에서 고르고 대화하고 먹고 마시고 즐기고자 한다.
@이데올로기 :
창의적 공유 경제 욕망보다 이성에 입각한 소비자 가치로는 착한 소비, 코즈마케팅(Cause Marketing:환경·보건·빈곤 등 사회적인 공익과 기업 이익의 동시 추구) 등으로 표현되는 ‘공유 경제’ 이데올로기가 성장했다. 서울시가 공간·물건·경험·정보를 공유하는 공유 기업 42개를 선정했고 2008년 설립된 빈방 공유 기업인 에어비앤비가 누적 여행객 1500만 명을 기록하며 젊은 한국인들도 즐겨 찾는 곳이 됐다. 영등포 달시장을 비롯한 마을·지방자치단체 단위의 사업도 커지고 있는 등 양심에 호소하는 소비 이데올로기가 2014년에 꾸준히 성장했다.
@유통 경로 :
모바일 쇼핑 스마트폰을 이용한 쇼핑은 최근 3년간 2.5배 증가했다. 2014년 44조 원에 달하는 인터넷 쇼핑에서 모바일 쇼핑은 14조 원으로 32%의 비중이었다(네이버 추산). 2017년에는 이 비중이 44%, 매출로는 3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스마트폰 활용률이 중·장년층에서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비춰 보면 쇼핑 경로에서 모바일이 차지하는 가치가 갈수록 커질 것이다.
모바일 쇼핑은 유통의 격전지를 모바일로 옮기게 했다. 우선 손쉬운 결제와 보안에 대한 이슈들이 주요 관심사가 됐다. 창이 넓은 PC에서의 검색 쇼핑과 달리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이하 앱)을 통해 접근하기 때문에 구독 쇼핑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앱을 통해 정보를 받아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한편 인터넷에 이어 모바일로 지속적으로 소비자를 빼앗긴 오프라인 매장들의 반격도 시작됐다. 쇼루밍(showrooming :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보고 온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사는 소비자) 현상에 대해 역쇼루밍(온라인에서 상품을 먼저 보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는 소비자)을 노려 매장에서의 디지털 검색을 강화하고 가격도 할인해 주며 체험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진실의 순간 :
평판 소비의 확대 소비에서 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은 소비자가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시간·장소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이 순간이 오프라인 매장이 아니라 인터넷의 어느 지점이 됐다. 여기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발달되고 스마트폰으로 이런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지면서 이제 진실의 순간은 가상 네트워크 속의 평판에 접하는 순간이 되고 있다.
소문 속에 진실을 담는 마케팅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만 3세 이상 인터넷 이용률이 83.6%로 세계 1위인 한국에서 소비는 갈수록 평판 소비가 되어 갈 것이다. 평판 소비자들은 진정성에 민감하다. 특히 불신을 주는 뉴스에 민감하다. 올 하반기만 해도 대한항공 불매운동, 이케아 불매운동, 동서식품 불매운동 등 소비자들의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진정성이 없어 보이는 기업은 한 번의 실수로 평판 소비자들의 네트워크에서 순식간에 매장 당한다.
@시장 확대 :
글로벌 쇼핑 올해의 히트 상품에서도 해외 직구가 꼽힌 것처럼 시장 측면에서 가장 큰 흐름은 쇼핑의 국가적 경계의 소멸이다. 블랙 프라이데이 즈음에는 소비자 사이에 해외 직구 팁들을 교환하느라 분주해지는 풍경도 관찰됐다. 외국 기업들도 한국인의 해외 직구 열풍에 대비한 서비스를 내놓을 정도까지 됐고 해외로 빠져나가는 고객을 잡기 위한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를 내놓는 쇼핑몰도 늘었다.
한편 편의점 업체 CU에 따르면 중국의 인롄카드 사용자가 전년 대비 60.3% 늘었다고 하며 ‘별에서 온 그대’ 열풍이 중국에 불어 중국인들의 ‘천송이 코트’를 사기 위한 몸살에 급기야 공인 인증서 논란까지 이어졌다. 이른바 역직구도 트렌드가 되고 있다. 가격 문제가 중요한 이슈지만 국내시장에서 사기 힘든 것들을 사려는 소비자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소비 태도·가격과 가치를 동시에 좇는 : 신실용주의 소비
미국에서는 2011년부터 합리적 가격과 차별화된 상품 가치라는 2마리 토끼를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대두를 놓고 신실용주의 소비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런데 2014년 한국 소비자의 소비 태도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역시 신실용주의적인 측면이 크게 대두된다.
경기나 호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지만 소비를 통해 만족을 극대화하고 쾌락을 얻으려는 태도는 꺾이지 않고 있다. 칩시크(cheapchicv : 싼값에 세련되고 실용적 기능을 겸비)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비율)를 따지는 소비자들이 계속 늘고 있다. 새로운 식문화에 특히 열광하는데도 다른 고가 상품에 비해 음식에 지불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다 높은 만족을 주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러면서도 가격에 민감해 불황 가운데도 마트나 편의점의 자체 브랜드(PB) 상품 매출은 계속 증가한다. 이런 변화는 가격에 비례하는 가치라는 고정관념을 부숴 버린다. 가격에 비례하지 않는 높은 가치를 제공해야 히트 상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김경훈 한국트렌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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