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유통업계, 소비행태 / 뉴시스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61213_0014578322&cID=10408&pID=10400
2016년은 사회적으로도 유통가 전반으로도 파란만장했던 한 해 였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극심한 내수침체를 타개하기 위한 변화와 혁신을 위한 노력은 연초부터 불지펴졌지만 업계의 판을 뒤흔들만한 폭발력을 지닌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사회적인 논란으로 진화하기도 했다.
반대로 소비심리 위축과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인해 생겨난 새로운 트렌드가 유통업계의 변화를 이끌기도 했다. 예년을 뛰어넘는 메가톤급 이슈들 속에 업계 종사자들은 과거 어느 해보다도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였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뉴시스는 파란만장했던 2016년을 결산하며 유통가 10대 뉴스를 선정, 독자들과 함께 올 한해를 되돌아 본다
①롯데그룹 전방위 수사
올 한해 유통가 최대 이슈는 단연 '롯데그룹 전방위 수사'였다. 지난 6월초 대규모 압수수색으로 시작된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서미경씨 등 총수 일가를 재판에 넘기면서 막을 내렸다.
130일 동안 200여명의 수사관이 동원된 대대적 수사 과정을 통해 피의자나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은 임직원이 500여명에 달했고, 이 과정에서 롯데그룹은 엄청난 시련과 상처를 입었다.
특히 검찰 수사를 겪으며 호텔롯데 상장은 물론 대규모 인수합병까지 줄줄이 무산되면서 롯데는 말그대로 '쑥대밭'이 됐다. '그룹의 2인자'였던 이인원 부회장은 지난 8월 말 검찰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재계 5위, 유통 1위 롯데에 대한 수사의 여파는 업계뿐 아니라 재계 전반으로 확대돼 경영활동 위축을 초래하기도 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신동빈 회장이 구속되는 사태는 면하면서 그룹 개혁과 신성장동력 비전 및 발전 전략에 제동이 걸릴 수 있었던 최악의 위기 상황은 모면하게 됐다.
이후 신 회장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내놓은 고강도 경영 쇄신안을 통해 'New 롯데'의 각오를 밝혔지만 얼마 후 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또 휘말려 조직 개편이나 호텔롯데 상장 등이 불가피하게 지연되고 있는 모습이다.
②가습기 살균제 사태
인체에 치명적인 유독물질을 원료로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를 옥시뿐 아니라 다른 제조, 판매업체에서도 내놓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적인 공분을 자아냈다. 살인 물질이 수년간 아무 제재도 없이 슈퍼, 마트 등에서 버젓이 판매됐다는 점과 글로벌 기업이나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이를 만들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검찰은 "허위 표시광고로 소비자를 속여 영유아를 영문도 모르게 죽어가게 했고 부모들이 평생 죄책감에서 살아가게 했다"며 신현우, 존리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에게 각각 징역 20년과 10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다가 숨지거나 다친 피해자들에게 살균제 제조업체가 배상하라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오기도 했다.
국민적 관심을 받으며 출범했던 국회 '가습기 특위'는 정부와 기업의 무책임을 밝혀내고, 최대 가해 기업 '레킷벤키저(옥시 본사)'의 직접 사과를 받아내기도 했지만 피해구제와 재발방지 방안을 논의하기도 전에 흐지부지 된 상태다. 현재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신청 현황(제1~4차 피해접수)을 살펴보면, 피해자 접수만 5240명, 그 가운데 사망자 1088명으로 가습기 살균제 사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③혼돈의 시내 면세점
오는 17일 오후에는 서울을 비롯, 시내 면세점 3차 특허 획득 업체가 가려지게 된다. 이 가운데 대기업군에 배정된 서울시내 3개 신규 면세사업자 선정은 '면세점 3차 대전'으로 불릴만큼 참여 5개 업체들의 차별화를 위한 경쟁과 물밑 신경전은 치열했다.
이번 신규 면세점 사업자가 선정되면 서울시내에만 모두 13개의 면세점이 영업을 하게 된다. 바야흐로 면세점 생존경쟁 시대가 열린다. 신규 특허 취득은 이들에겐 경쟁의 끝이 아니라 시작인 셈이다.
많은 기업들이 잇달아 참전 의사를 표출하는 배경엔 서울시내 면세점들의 생존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에도 여전히 '돈이 된다'는 투자 판단 때문이다. 면세점 매출 비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해마다 늘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본다면 상대적 경쟁 강도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다.
하지만 지난해 선정된 일부 서울시내 면세점이 제대로 된 실적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중국 당국의 저가여행 상품에 대한 규제 움직임과 사드배치로 인한 한한령 등 면세점 운영 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면세점 사업자간 무한경쟁시대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업계에서는 좋지않은 업황 속에 업계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면세점 수는 지난해보다 2배 늘겠지만 중국인 관광객이나 전체 매출이 2배로 늘어날 지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면세점을 운영 중이거나 입찰에 도전한 업체들은 무한경쟁 시대를 맞아 중국인 개별 관광객 '싼커' 공략, 만족도 높은 특화 서비스 제공 등 자사의 독특한 전략으로 매출 목표치를 달성하며 살아남겠다는 계산이지만, 이미 시장은 포화상태로 앞날이 녹록치 않다는 평가다.
④한한령 파장
우리나라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THAAD) 배치 결정 후 한중관계가 급랭되면서 7월말부터 중국의 보이지 않는 압박이 시작됐다. 중국당국이 사실상 한류를 차단하는 '한한령'(限韓令)을 내린 것이다.
사드 배치 결정 당시 "사드는 중국의 전략적 안보이익에 영향을 준다"며 강하게 반대했던 중국은 공식적으로 "한한령은 없다"고 하면서도 자국 방송사에 한류스타 출연을 제한하라고 통지하고, 한국 화장품에 대한 위생허가 요건을 까다롭게 적용하는 등 비관세 장벽을 높이고 있다. 김우빈과 수지의 팬미팅이 갑자기 취소됐고, 유인나는 중국판 '인현왕후의 남자'인 '상애천사천년2' 여자 주인공 자리가 취소됐다. 송중기와 전지현이 모델로 나섰던 한 CF 역시 중화권 배우로 교체됐다.
이에 따라 국내 유통, 화장품,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글로벌 매출의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화장품업계들은 주식시장에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는 등 타격을 입고 있다.
⑤롯데홈쇼핑 영업정지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5월27일 롯데홈쇼핑에 대해 9월28일부터 6개월간 하루 6시간(프라임타임대)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재승인 과정에서 일부 임원의 비리사실 일부를 누락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유료방송 역사상 송출 중단 처분이 내려진 것은 처음이다.
롯데 측은 "프라임타임 6개월 방송 송출 정지가 실시되면 5500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되며 수천명의 협력업체 종사자의 생계가 위협받게 된다"고 호소했고, 8월5일 업무정지 행정 처분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을 접수했다. 서울행정법원은 9월7일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고, 롯데홈쇼핑은 방송정지 위기에서 일단 벗어나게 됐다.
다만 1년 후께 나올 본안 소송 1심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롯데홈쇼핑 재승인 과정에 참가한 미래부 공무원들이 견책 등의 징계를 받으면서 추후 홈쇼핑 재승인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⑥스타필드하남 오픈
신세계그룹은 글로벌 쇼핑몰 개발 운영 기업 미국 터브먼과 합작해 지난 9월 국내 최초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을 오픈했다. 원데이 쇼핑, 문화, 레저, 위락, 관광, 힐링의 복합 체류형 공간으로 축구장 70개에 달하는 연면적 46만㎡, 부지면적 11만8000㎡, 동시주차 가능대수 6200대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다.
총 750여개 MD를 한 곳에서 전부 경험할 수 있는 스타필드 하남은 서울 강남∙송파∙강동∙광진은 물론, 경기 성남, 구리, 남양주, 광주에서도 승용차로 20~30분이면 접근이 가능하다. 신세계 측은 전국 상권을 타깃으로 강남 등 20㎞ 내 240만명까지 합친 총 430만명의 초대형 상권을 노리고 있다.
4만6000여㎡ 규모로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신세계 백화점이, 지하 1층에는 1만6500여㎡ 규모의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가 자리잡았다. 지하1층에는 피코크 키친과 프리미엄 식품을 결합한 PK마켓이 지하 1층에 3300㎡ 규모로 자리잡아 다양한 글로벌 야시장 먹거리와 최고 수준의 식재료 및 가공식품을 취급하는 프리미엄 식품전문관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쇼핑 테마파크라는 콘셉에 걸맞게 쇼핑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다양한 여가 활동을 통해 즐거운 경험과 행복한 휴식까지 즐길 수 있는 레저,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신개념 놀이터도 선보였다. 3층과 옥상에 1만3000㎡ 규모로 휴식과 물놀이가 결합된 '아쿠아필드'가 자리잡았다. '메가박스 영화관'은 11개의 특색 있는 상영관을 보유했으며 유럽 도서관 콘셉트의 '영풍문고' TV 방송국 스튜디오를 테마로 총 50여 개의 룸으로 구성된 '수노래연습장'까지 있다.
⑦역직구>직구
올해 유통가에는 역직구가 직구를 넘어서는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났다.
지난 역직구 시장은 1조1933억원을 기록해 직구 시장 규모 1조7013억원의 70% 수준에 도달했으며 올해 1분기부터는 직구 시장 규모를 앞질렀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역직구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국내 업체들도 차별화된 브랜딩, 배송 시스템, AS 등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움직임을 더욱 활발히하고 있다.
상품군별로는 화장품이 4077억원으로 전체의 74.0%를 차지, 압도적인 비중을 보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86.1% 증가했다. 반면 농축수산물(-99.4%)과 음·식료품(-26.2%)은 감소했다.
역직구 시장은 중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 다양한 국가로도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2월부터 면세 한도가 1인당 200달러에서 800달러로 늘었다. 관광을 하는 것보다 간편한 쇼핑을 선호하는 일본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어 역직구 시장은 더욱 넓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⑧혼술·혼밥족 증가
혼술·혼밥 문화도 우리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혼술·혼밥족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유통업체들도 혼술·혼밥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관련 상품을 선보이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유통업체 중 편의점은 혼술·혼밥족으로 인해 가장 큰 반사이익을 얻었다. 편의점 씨유(CU)에 따르면 지난 9월 말부터 이달 21일까지 냉장안주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87.1% 늘었다. 같은 기간 도시락 매출은 3.4배로 늘었고, 술도 주종에 관계없이 두 자릿수 매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저렴한 가격에 술까지 곁들일 수 있는 치킨·족발집도 호조를 띄었다. 업계는 홈술(집에서 술 마시기)족이 늘면서 배달량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했다.
⑨패션 M&A 바람
올해 나타난 또 다른 특징으로는 유통 대기업들이 공격적인 M&A와 함께 과감한 투자를 통해 패션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기존 패션회사를 인수해 판매에 나서는 것은 물론, 자체 브랜드를 론칭해 사업을 확장 중이다.
지난 8일 현대백화점그룹은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양수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패션 전문 계열사 한섬을 통해 SK네트웍스 패션사업 부문 전체에 대한 영업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섬과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합칠 경우 올해 약 1조35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올해 한섬은 75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며,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은 약 6000억원의 매출 달성을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랜드·삼성물산 패션부문·LF와 더불어 국내 패션업계 '빅4'로 도약하게 될 전망이다.
이밖에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도 자체패션브랜드 론칭을 통해 패션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고급화 전략으로 의류 품질과 디자인을 강화한 결과 좋은 반응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이렇듯 유통 대기업들이 패션사업 부문에 공들이는 이유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및 규모의 경제 효과 창출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⑩가치소비 확산
올해는 유통가 전반에 가치소비 경향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이로 인해 대용량 및 가성비 높은 제품들이 인기를 끄는 한편 스몰 럭셔리 열풍이 불기도 했다.
이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노브랜드 상품이 가성비를 공략한 대표격이다. 이마트는 800여 가지의 노브랜드 상품을 앞세워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다.
소비자들은 노브랜드 상품의 맛이나 기능 등이 브랜드제품과 견줘도 큰 차이가 없다는 평을 많이 내놓는다. 이같은 소비자 호응에 힘입어 노브랜드 상품 매출은 고공행진 중이다.
당초 이마트는 노브랜드 상품군 올해 매출 목표를 1000억원으로 설정했지만 지난 9월까지 1191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이미 목표치를 뛰어넘은 지 오래다.
또 스몰럭셔리 열풍으로 립 제품이나 고급 수제화 매출이 크게 늘었다. 옥션의 3분기 매출 기준 립스틱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4년 3분기와 비교할 대는 55% 올랐다.
금강제화가 운영하는 고급 수제화 브랜드 헤리티지(HERITAGE)의 판매량도 2013년 4만8000켤레, 2014년 5만5000켤레, 2015년 6만2000켤레로 매년 두 자릿수 증가했다. 올해는 1~9월까지 5만7000켤레를 판매했다. 이런 추세를 이어간다면 연말까지 총 6만7000켤레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불황 속에서도 자신을 위한 소비에 과감해지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관련 시장을 확대하려는 유통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csy62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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