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소비 패러다임의 변화, "세계는 지금 소유에서 공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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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미국발 외환위기와 유로존 국제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전 세계가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 높은 실업률과 소득 불균형은 소비 패러다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 소비자들은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공유경제(Sharing Economy)’에 몰려들고 있다.
대표적 ‘공유경제’ 기업인 차량 공유서비스 ‘우버’와 숙소 공유서비스 ‘에어비앤비’의 성공으로 저성장 시대의 소비방식 패러다임이 ‘소유’에서 ‘공유’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공유경제’의 기업 가치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공유경제’의 전 세계 시장규모는 전통적 상업경제 규모와 대등한 수준으로까지 성장했다. 향후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기획재경부 설립인가를 받은 최초의 ‘공유경제’ 민간연구원 개원을 앞두고 한국공유정책연구원 양해진 이사장을 만나 ‘공유경제’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봤다.
‘공유경제’ 무엇인가?
“‘공유경제(Sharing Economy)’는 우버(Uber) 택시가 생겨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사실 그 이전에도 ‘공유경제’란 단어가 있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하버드대학교의 로스쿨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 교수가 구체적으로 ‘공유경제’ 개념을 제시한 적이 있었다.
그보다 앞서서는 1984년 레식 교수와 같은 학교에 있었던 마틴 와이츠먼 교수가 ‘공유경제 불황을 정복하다’라는 논문으로 ‘공유경제’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등장시켰다. 와이츠먼 교수는 1985년 즈음 경기 불황 중에도 물가가 계속 오르는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에 저항할 대책으로 ‘공유경제’를 내세우며 책을 출간했다.
‘공유경제’가 본격적으로 알려진 시기는 2002년이다. 2002년 에잔 맥카이 몬트리얼대학교 명예교수가 논문 ‘지적재산과 인터넷 공유의 공유’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윈도우와 다른 운영체제(OS)인 유닉스 기반 운영체제 GNU 리눅스를 언급하며 ‘공유경제’를 공공연하게 사용했다. 레식 교수는 상업 경제(Commercial Economy)를 대척점에 세워두고 문화에 대한 접근이 가격에 의해 규정되지 않는다고 정의했다.
로렌스 레식 교수는 공유경제가 ICT 의 발전에 힘입어 재화를 소유의 관점이 아닌 상호 필요에 의한 대여를 의미 한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다시 말해서 생산된 제품을 독단적으로 영구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업소비‘를 기본으로 하는 경제‘를 ’공유경제‘로 강조했다. 특히, 협력적 공유사회가 경제생활을 조직하는 지배적인 모델로 자리 매김할 것으로 강조했다.
그는 ‘공유경제’가 사회적 관계의 복잡한 조합에 의해 규정되는 경제양식이라고 의미한다고 정의를 내렸다. 그는 전통적 상업경제를 생산자와 소비자가 나누어진 독립된 경제주체로 보았다. 생산자는 재화를 판매하고 소비자가 소비를 하면 생산자가 이익을 얻는 경제 방식이다.
반면에 ‘공유경제’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간극을 줄임으로써 서로 간에 소비 이익이 발생되는 것이라고 지칭했다. ‘공유경제’는 미국의 유력 시사 주간지 타임(TIME)이 2011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10가지 아이디어’ 중 하나로 꼽히면서 대중화됐다. ‘공유경제’가 자본주의(상업경제)를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으며 난 거기에 동의한다.”
‘공유경제’의 경제적 규모는 얼마나 되나?
“글로벌회계법인이자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PwC)는 유럽에서 발생한 ‘공유경제’ 규모의 추정치를 2013년 102억 유로(약 12조 8000억원)으로 추산했다. ‘공유경제’ 거래도 2015년 281억 유로(35조2500억원)로 산정하면서 17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또 유럽 내 ‘공유경제’ 기업의 수익에서도 2013년 10억 유로(약 1조2500억원)에서 2015년 36억 유로(4조5000억원)로 260%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PwC에 따르면, 전 세계 ‘공유경제’ 기업의 수익이 2025년에는 335억달러(약 40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에는 전통적인 대여경제와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의 ‘공유경제’ 시장 규모는 2016년 35억 달러(약 4조722억원)에서 2017년에는 70억 달러(8조1445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 국가정보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약 5억명 이상이 공유경제 참여했고 1조9000억 위안(약 369조원)을 거래했다. 중국내 ‘공유경제’ 서비스 제공자는 5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2020년에는 시장규모가 중국 GDP의 10% 이상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유경제’를 구성하는 조건이 따로 있나?
“미국,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공유경제’ 조건에 대해 대표적으로 5가지를 들고 있다. 첫째, 공유하려는 잉여자산이 본인 소유. 둘째, 새로운 서비스는 더 좋은 조건의 임금과 노동환경 제공. 셋째, 모든 이들은 공정한 세금 지불. 넷째, 공공의 안전을 위해 적절한 보호조치 필요. 다섯째, 열린 접근권과 규칙에 따른 운영 등이다.”
‘공유경제’ 시스템을 활용한 해외 사례는?
“영국 리버블시티(Liveable Cities)가 있다. 지속가능한 생태도시를 위한 학제 간 연구프로그램으로 ‘공유도시’를 연구하고 시나리오와 방향성을 제시한다. 이와 함께 공유정책, 공유자원, 공유물품, 차량공유, 기술공유, 시간공유, 지식공유, 경험공유, 음식공유, 사회기반공유, 공간공유, 아이디어공유 등이 총망라된 지도도 제작 중이다.
프랑스의 위셰어(Ouishare)도 사례 중 하나다. 이 도시는 협력적인 사회를 만드는 것에 목표를 두고 ‘공유경제’를 발전시키고 있다. 전세계 수천 명이 참여하는 프랑스의 행동기반 단체 ‘think tank and do tank’로 사례가 될 수 있다. 커뮤니티 멤버들의 열정을 토대로 창의적인 생각, 협력하는 방식 등을 실천하고 있다. 도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들이 정보를 활용하고 적정기술로 기여하기도 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Amsterdam) 쉐어링 시티도 좋은 사례다.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한 셰어NL(SharNL)은 대학, 스타트업, 벌률가 등과 함께 영리 및 비영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관이다. 학계에게는 대체로 비용을 받지 않고 컨설팅을 해준다. 대신 주 수익은 기업에서 얻는다. 기업 고객은 에어비앤비(AirBnB)와 우버(Uber) 같은 회사도 있지만 보험, 은행, 운송회사 같은 전통기업도 많다.
이탈리아 토스카나(Toscana)도 마찬가지다. 경제침체와 전통적 산업구조의 사양화에 따른 유휴공간을 재활성화 시키기 위해 시작됐다. 2014년 5개 지역에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도심의 유휴공간의 소유주들을 사회문화적 실험을 하고자 하는 작은 기업 및 단체들과 연결했다. 기업과 단체는 이를 통해 일시적인 사용권을 지원받았다. 사업시작 후 지금까지 이탈리아 2개 지역의 7개 시(총인구 19만명)에서 100개의 공간이 문을 다시 열었고 700명 시민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국내 사례는 있는지
“민간부분에서는 공유경제 유휴자원을 활용한 사례를 들 수 있다. 유휴자원을 공유자원으로 활용하고 다양한 공유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들이 대표적이다. 공간공유(사무실, 회의실, 주택, 강당, 주방, 상업시설 등)을 필요한 사람에게 연결하는 형식이다. 다른 형식으로는 문화와 결합한 거리공연, 프리마켓 등 유휴공간을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국내 대표적 ‘공유경제’ 기업들은?
“공유경제 중 차량부분에서는 위치기반서비스를 활용한 카 쉐어링 ‘소카(SOCAR)’와 ‘그린카(GREENCAR)’를 들 수 있다. 숙박은 IT 플랫폼 기반의 한옥스테이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코자자(KOZAZA)’가 있다. 주차장에서는 ‘모두의 주차장’이 있다. 전국 4만개 공영•민영 주차장 정보를 위치기반 서비스로 제공해 주고 있다.
공간에서는 파티, 오피스, 게스트 하우스, 쿠킹 스튜디오 등 다양한 700개의 유휴공간을 연결한 ‘스피드클라우드’가 있다. 또한 ‘페스트파이브’는 카페처럼 구성된 오픈데스크, 독립된 형태의 프라이빗 스위트를 공유하고 있다. ‘열린 옷장’은 옷장 속에 있는 잘 입지 않는 정장을 기증해주는 비영리 기업으로 도전하고 있다.”
‘공유경제’에 관심 가지게 된 계기는?
“시대적 소명의식을 갖고 정치가 이데올로기의 투쟁적 도구가 아닌 보다 실질적인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비전과 희망을 품게 하는 도구로써 작동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국민이 먹고사는 생존문제가 최우선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 저성장 고 실업률의 사회구조 속에서는 기존의 대기업 중심의 상업경제로 풀어낼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따라서 ‘공유경제’는 홍익인간의 사상을 담은 경제라고 생각한다.
좁게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의 동반성장을 위한 성과공유제 역시 민간부분의 ‘공유경제’다. ‘소유의 종말‘로 잘 알려진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공유경제‘는 가장 효율적이며 지속 가능한 경제로 가는 지름길”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시장경제의 한계상황으로 우리는 쓰지도 않는 물건을 끊임없이 사들이며 위안을 삼는다. 각종 매체를 통해 지식을 섭렵하지만 정작 빈부와 정보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에 대한 대응책이 ‘공유경제’라고 생각한다.”
‘우버’에 대한 논란은 어떻게 생각하나?
“‘에어비앤비(AirBnB)’와 ‘우버(Uber)’는 플랫폼을 통해 내가 소유한 자산을 다른 사람과 나누어 쓰는 ‘개인간의 교환’ 즉 ‘거래 중개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현재 ‘우버’의 기업가치는 800억 달러로 폴크스바겐이나 제너럴모터스(GM) 등 전통적 상업경제 시스템으로 무장한 자동차회사의 가치보다 높다. 현재는 각 나라마다 ‘우버’와 경쟁하는 공유기업들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리프트’ ‘비아’, 중국의 ‘디디콰이디’, 동남아시아의 ‘그랩’, 인도의 ‘올라’, 유럽의 ‘블라 블라카’, 라틴아메리카의 ‘캐비파이’ 등이다.
‘우버’는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서 수조원을 투자받아 무인자동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리프트’에는 GM이 5억 달러, 중국의 ‘디디콰이디’는 자국의 알리바바, 텐센 등이 투자해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4년 ‘우버’의 서비스 도입을 놓고 택시업계와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 논란은 ‘우버’가 택시업계와 손잡으며 끝날 듯 보였지만, 지금 다시 ‘카카오 대리운전’으로 논란이 다시금 점화되고 있다. 이처럼 ‘공유경제’의 경제규모는 천문학적이다.
우리도 이제 손을 놓고만 있을 수만은 없다고 생각한다. ‘공유경제’와 관련된 입법이 없다면 기존 제도적 경제질서에 있는 상업경제 영역과 공유경제 영역은 언제나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다. ‘공유경제’와 관련한 입법이 없는 상황이라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홍보와 함께 입법을 위한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넋 놓고 있다가는 세계 ‘공유경제’의 투자자들을 타국에 모조리 빼앗길지도 모르는 일이다.”
양해진 사단법인 한국공유정책연구원(KOSPI) 이사장
고려대학교 법무대학원 법학석사
(現) 서울특별시 합기도 중앙협회 부회장
(現) 새한일보 논설위원
(前) 여의도 공유경제연구소 대표 및 ‘民(FOB)' 포럼대표
(前) 제16기 민주평통 영등포구협의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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