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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나눌수록 커지는 ‘착한경제’… 세상을 바꾼다

Paul Ahn 2019. 1. 27. 16:47

〔공유경제〕나눌수록 커지는 ‘착한경제’… 세상을 바꾼다

http://www.kyeonggi.com/?mod=news&act=articleView&idxno=1306904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양극화와 저성장은 해가 갈수록 심화됐다.

 

한편으론 우버와 에어비앤비 등 공유경제 모델이 새로운 시장경제의 비즈니스 모델로 확산됐다. 전국에서 가장 사업체가 밀집해 있는 경기도는 새로운 경제 물결에 적응하고자 지난해 공유적 시장경제란 개념을 제시했다. 공유적 시장경제란 공공이 제공한 인프라ㆍ정책을 민간 구성원이 활용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새로운 경제모형이다.

 

 

 

경기도는 특히 공공 플랫폼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이는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은 민간 영역의 플랫폼과 작동방식은 유사하지만, 경기도가 직접 비영리 플랫폼을 만드는 만큼 이익이 플랫폼 참여자에게 돌아간다.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지역주민이 플랫폼에 들어와 자율적으로 플랫폼을 운영할 수 있다. 플랫폼을 통한 경영이나 행정은 일일이 상대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해당 공간에 모여 서로 필요한 부분을 거래하기 때문에 거래 비용이 아주 낮은 수준이다.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으며 플랫폼은 행정과 경영의 강력한 수단이 됐다.

 

공유적 시장경제 모델은 자본이나 판로 등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공공 플랫폼을 통해 필요한 것들을 함께 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생산과 유통 등 전 과정에서 독점적인 지배력을 가진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물류나 마케팅 등 약점 한 가지씩은 가지고 있다.

 

이정훈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의 시장 형태로는 일자리 부족과 부의 불평등이 심화될 것”이라면서 “4차 산업 혁명 시대에는 플랫폼의 독점을 넘어 공공화가 새로운 경제 체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뿐만 아니라 수원시와 부천시 등 도내 지자체도 공구나 장난감 같은 물품은 물론 주차장 공간까지 공유하며 공유경제 확산에 힘쓰고 있다.

 

 

경기도의 공유적 시장경제를 실현한 공공 플랫폼

 

 경기도가 공유적 시장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공공 플랫폼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스타트업캠퍼스와 공공물류유통센터, 경기도주식회사 등이 그것이다.

 

@스타트업캠퍼스는

 

지난해 3월 성남 판교에 문을 연 전국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육성기관이다. 경기도가 구축한 인프라와 프로그램에 스타트업들이 모여 협업하면서 세계적 스타트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아이디어 발굴과 사업화, 창업, 성장, 해외진출 등 스타트업의 전 성장과정을 지원한다.

 

이는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의 일환으로, 경기도는 공간과 시스템만 마련해주고 어떤 간섭도 하지 않고 운영 관리 또한 민간에 맡기고 있다. 입주 자격을 얻은 스타트업은 스타트업캠퍼스에서 창업멘토링 지원, 시제품 제작, 기술지원 등뿐만 아니라 언어 문제 해결을 위해 통번역전문가의 현장 통역과 무료 번역서비스도 받는다.

 

@국내 최초의 공공물류유통센터는

 

지난해 7월 군포에 문을 열었다. CJ대한통운 소유 군포복합물류단지 내에 위치, 도내 중소기업이 입주해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물류 인프라다. 물류센터 부족과 비용문제로 고민하는 중소기업의 물류문제를 해결하고자 경기도가 나선 것이다.

 

일본, 유럽 등 물류 선진국에선 제품 가격에서 물류비용의 비중이 6% 내외지만, 우리나라는 10% 이상으로 상대적으로 높아 중소기업들엔 큰 부담이다. 공공물류유통센터에선 중소기업들이 기존 대비 30% 이상 저렴한 임대료와 다양한 전문물류서비스를 이용하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중소기업은 물론 스타트업과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도 입주 가능하다.

 

@경기도주식회사는

 

우수한 제품과 기술력을 갖추고 있지만 디자인이나 마케팅 능력이 취약해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도내 중소기업을 지원하고자 지난해 12월 설립됐다. 도내 중소기업 제품을 경기도주식회사라는 하나의 브랜드로 묶어 개별 중소기업들이 갖기 어려운 브랜드파워를 갖도록 해 경쟁력 있는 우수 중소기업을 육성하고자 한다.

 

또 온ㆍ오프라인 유통채널 구축, 채널별 맞춤형 상품 입점, 경기도해외통상사무소(GBC) 등을 활용한 해외 판로개척, 공공형 간편 결제 시스템 도입 등을 마련한 예정이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1층에 첫 오프라인 매장인 살림터 1호를 열었고, 오는 4월 시흥에 2호점을 개점할 예정이다.

 

공유경제 확산하는 도내 지자체들

 

 공유 경제는 물건, 공간, 재능 등 유무형의 자원을 여럿이서 나눠쓰며 사용 가치를 극대화하는 경제 활동을 뜻한다. 물건을 소유하지 않아 구매 비용 절감은 물론 공유로 자원까지 절약할 수 있다. 도내 지자체에서도 공유경제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여러가지 사업을 마련하고 있다.

 

@수원시는

 

물건, 공간, 교통, 지식ㆍ재능 등 4개 분야에서 19개에 이르는 공유 경제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공구도서관과 장난감 도서관은 수원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공구는 꼭 필요하지만 구매하기엔 가격이 만만치 않고 이상하게도 사면 쓸 일이 없어진다. 지동에 위치한 ‘금도끼 은도끼’ 공구 도서관에는 절단기부터 나무 톱까지 100여 종의 공구가 있어 저렴한 비용으로(500~2천 원) 빌려 쓸 수 있다.

 

세류2동ㆍ정자2동ㆍ매탄3동 주민센터에서도 대여할 수 있다.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도 가격이 비싼데 길어야 서너 달 가지고 놀다가 방 한켠 자리만 차지하게 되곤 한다. 회비 1만 원을 내면 1년 동안 장난감을 빌릴 수 있는 장난감 도서관은 조원동, 매교동 등 8곳에 있다. 회원제로 운영되며 만 5세 이하 자녀(장애아동은 만 12세 이하)를 둔 수원 시민은 누구나 회원 신청을 할 수 있다.

 

@부천시는

 

여러 기관과 협약을 맺고 공간을 공유하고 있다. 원미구 상동 복사골 문화센터는 인근 아파트와 협약을 맺고, 낮에는 아파트의 빈 주차장을 이용하는 대신 아파트 주민들에게 센터 시설 이용료를 할인해주는 주차장 공유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중4동ㆍ상2동ㆍ괴안동ㆍ성곡동 행정복지센터와, 부천보건소 등도 인근 아파트들과 주차장 공유 협약을 맺었다.

 

공공기관 주차장이 좁은데 민원인 차량은 많아 만성적인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또 대신증권 부천지점과 향기네무료급식소ㆍ일층카페ㆍ카툰캠퍼스ㆍ예술터 함성창작소 등 18곳은 업무나 활동 시간 외의 시간에 회의실 등 공간을 시민들에게 공부방으로 개방하고 있다.

 

 

SNS 타고 공유경제 ‘날개’

 

쉽고 간편하게 소통… ‘아나바다’보다 진화

공유경제는 최근에 등장한 용어가 아니다. 공유경제란 개념은 2008년 로렌스 레식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처음으로 정의하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

 

공유경제는 재화를 소유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 빌려쓰고, 필요없는 경우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공유’와 ‘협업’의 의미를 담고 있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통해 ‘소유’하는 것이 특징인 20세기 자본주의 경제체제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공유경제 시장의 급속한 성장에는 경제위기와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이라는 사회경제적 배경이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를 늘리기보단 합리적인 소비를 통한 ‘이용가치’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이는 90년대 경제살리기 운동인 ‘아나바다 운동(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고)’의 진화형이라고 볼 수 있다. 또 모바일 혁명과 SNS의 일상화로 이전보다 쉽고 간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기술이 이를 촉진시켰다.

 

하지만 최근 공유경제는 몸집이 커짐에 따라 현행법과 마찰을 빚는 모습을 보이거나 기존 업체들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한다. 미국의 전 노동부 장관 로버트 라이쉬는 공유경제를 노동자들이 자잘한 부분을 나눠갖는 ‘부스러기 경제’라고 비판하기도 했으며, 소비자 입장에선 공유 경제의 안전성과 신뢰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크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대로 공유경제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여전히 공유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업들과 지자체, 정부 등이 있다. 공유경제가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대안 경제의 패러다임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까진 미지수지만, 세계 공유경제 시장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인 것만은 틀림없다.

 

경기일보 (http://www.kyeonggi.com)

2017년 02월 03일

유선엽 기자 sunup@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