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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셰어링’으로 돌아가는 공동체

Paul Ahn 2019. 1. 27. 16:46

〔공유경제〕셰어링’으로 돌아가는 공동체

http://www.kyeonggi.com/?mod=news&act=articleView&idxno=1306857

 

‘가치’ 나누자 ‘같이’ 즐기자

 쑥쑥 자라는 아이 아동복 교환 스마트앱으로 카풀 파트너 매칭

 보육·피아노교습 등 재능공유도 디지털 시대 아날로그 감성 나눔

 

온 마을 사람들이 봄이면 논에 모여 모내기를 하고 가을이면 밭에 모여 추수를 했다. 함께 땀방울을 닦고 새참을 나눠 먹으며 ‘공유’의 기쁨을 맛봤고, 부족한 노동력을 함께 나누며 진정한 공동체임을 느낄 수 있었다. 무언가를 공유하며 더 큰 결과물을 이끌어내는 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우리 전통 속에 이미 깊숙히 녹아있었다.

 

최근 몸집이 커지고 있는 공유경제는 이런 우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아날로그적이면서도 새로운 산업이다. 그 매개체가 자동차, 집 등으로 모습이 많이 바뀌긴 했지만, 가족이 아닌 사람들과 무언가를 공유한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그토록 갈망했던 ‘정()’일지도 모른다.

 

‘무언가를 가져야 한다’는 소유의 경제에서, ‘현명하게 사용한다’는 공유의 경제로 우리의 소비 패턴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하고 있다.

 

 

@아동복 교환 사이트 ‘키플’

 

 내 아이가 입을 옷인데 좀 비싸더라도 좋은 옷이 낫겠지.’ 우리나라 대부분 부모들의 공통된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큰 맘 먹고 산 아이들의 옷은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는 아이들의 성장 속도 탓에 곧 애물단지로 전락해 버린다. 작아진 옷을 함부로 버리기도 아깝고, 그렇다고 내버려 두자니 공간만 차지해 부모들의 골칫덩어리다.

 

 

 

우리나라 출산율(약 1.2명)을 감안하면 둘째 아이에게 옷을 물려주는 것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키플’은 못 입는 옷은 기부하고, 그만큼 다른 옷들로 돌려받을 수 있는 사이트다. 작아진 옷들을 모아 택배를 이용해 ‘키플’에 보내면, 운영진들이 옷의 종류ㆍ품질ㆍ브랜드ㆍ트렌드 등 여러지수에 따라 옷을 평가한다.

 

그 뒤에 다림질, 수선, 사진촬영 등을 거쳐 ‘키플’ 홈페이지에 판매창이 생성되는데, 운영진의 평가 결과에 따라 기증자에 ‘키플머니’가 지급된다. ‘키플머니’는 같은 방식으로 홈페이지에 올라온 다른 옷들을 구입할 때 사용되는 가상 화폐다. 부모들의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 준 덕에 ‘키플’은 5년 동안 20만여 건의 물품이 공유됐을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들의 카풀 ‘풀러스’

 

 ‘Carpool’과 ‘Us’를 더해 ‘우리들의 카풀’이라는 뜻을 가진 풀러스는 스마트폰 앱을 기반으로 실시간 카풀 파트너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출퇴근 시간 카풀을 원하는 사용자(라이더)가 앱에 자신의 출발지와 목적지를 설정하면, 가까운 위치에 있는 카풀 드라이버들에게 정보가 전송되며 이 중 가장 경로가 유사한 드라이버와 매칭된다. 비용은 앱에 등록된 결제 카드로 쉽게 결제할 수 있다.

 

라이더는 풀러스의 사전 검증과 교육과정을 거친 드라이버와 안전한 카풀이 가능하고, 드라이버는 출퇴근길 카풀 만으로 새로운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 이처럼 모바일 앱을 통해 쉽고 빠르게 연결해주는 승차 공유 O2O 서비스를 통해 카풀을 대중화하고 새로운 교통 문화를 창조해냈다.

 

혼자 쓰는 차량의 빈자리를 함께 공유하는 풀러스는 라이더와 드라이버 모두에게 경제적으로 이득일 뿐 아니라 생활 속 정보, 문화, 이야기를 교류하는 커뮤니티로 발전하면서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가입자 수가 10만 명(차량 소유자 회원 4만5천 명 포함)을 넘어섰다.

 

@아파트에서 시작하는 작은 공유경제 ‘우리끼리 셰어링’

 

이 같은 공유경제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실현되고 있다. 공유기업 다날쏘시오가 지난해 12월 성남시 분당구 백현마을 4단지 아파트 단지 내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인 ‘우리끼리 셰어링’ 이야기다.

 

‘우리끼리 셰어링’은 입주민들 간에 유모차와 같은 육아용품과 교자상, 집들이용 그릇 등 생활용품은 물론 아이돌보미, 피아노 교습 등 재능까지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같은 아파트 단지 내 주민들 간의 셰어링이기 때문에 택배비등 물류비용이 없어 비용부담이 적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쏘시오는 지난해 7월 경기도가 주최한 ‘2016년도 공유경제 확산을 위한 제안사업’에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한 공유경제 서비스’를 제안해 생활공유 시범사업자로 선정됐으며, 도와 성남시의 협조아래 아파트 단지 셰어링 서비스를 구축했다.

 

‘우리끼리 셰어링’ 서비스는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쏘시오 앱’을 다운받아 설치한 뒤, 아파트 인증코드로 주민임을 인증받으면 사용할 수 있다. 쏘시오는 백현마을 4단지 시범서비스를 시작으로 올해부터 성남시 및 경기도는 물론 전국 아파트 단지까지 셰어링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다날쏘시오

 

“육아·전자제품 사용기간은 한정적… 신개념 소비 패턴 창출할 것”

공무원, 외국계 은행 대표. 이상무 다날쏘시오 대표가 포기한 ‘꿈의 직장’들이다.

 

10년 동안 공직에 몸담으면서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이어왔지만 늘 갑갑함을 느꼈고, 남들은 엄두도 못 낼 정도의 수입을 안겨줬던 외국계 은행 대표라는 직함은 가슴을 뛰게 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몸에 이상이 생겨 큰 수술을 겪은 뒤로 이 대표는 ‘의미 없는 삶은 풍족하더라도 울림이 없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공유경제 산업에 몸을 내던졌다.

 

이 대표는 “이 산업에 뛰어든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쉽지 않다고 느낀다”면서도 “공유경제가 우리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다짐만큼은 변함이 없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대학생들을 상대로 공유경제에 대한 강연도 펼칠 정도로 이 분야의 전문가로 통한다.

 

-다날쏘시오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육아용품이나 전자제품은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한정적이다. 아이들이 빨리 자란다거나 트렌드 변화가 급속하기 때문인데 ‘이런 제품들을 직접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라는 의문이 다날쏘시오의 태동이라고 보면 된다.

 

 

 

다날소시오는 니즈 앤 셰어링(Needs&Sharing), 셰어링 앤 바이(Sharing&Buy), 로망 앤 셰어링(Romance&Sharing), 이 3가지 문구로 소개할 수 있다. 원하는 물건을 구입하지 않고도 사용하거나 직접 사용해본 뒤 구입하는 식의 신개념 소비 패턴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여전히 ‘공유경제’라는 단어를 낯설게 느끼는 이용자들이 많다.

 

공유경제라는 단어가 최근에서야 대두되기 시작했지만 엄밀히 따지면 예전부터 우리에게 친밀한 문화다. TV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에서도 다뤄졌듯이 우리는 이웃끼리 반찬을 나눠 먹기도 했고, 서로의 경조사를 챙기며 함께 울고 웃으며 살아왔다. 필요한 도구가 있으면 옆집에서 빌려썼고, 출근길에 카풀을 하는 것도 일상적이었다.

 

다날쏘시오를 비롯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는 공유경제 업체들은 우리에게 익숙했던 것들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만 구축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용자들도 어렵고 낯설게만 느낄 것이 아니라 모바일이나 인터넷을 이용해 우리만의 공유문화를 활용한다고 여기면 좋을 것 같다.

 

-국내 최초로 선보인 ‘우리끼리 셰어링’은.

 

앞서 언급했던 이웃끼리 반찬을 나눠 먹고, 필요한 도구를 빌려쓰는 문화를 시스템적으로 정착시키고 싶었다. 기존의 문화를 발전시켜 재화뿐만 아니라 서비스까지 그 영역을 넓힌 것이 차이점이다. 다날쏘시오는 차량, 의류 등 특정 재화에 집중한 다른 셰어링 업체들과는 달리 공유 대상이 무척 광범위하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의 수요도 한정적이지 않고 매우 다양하다.

 

어떤 주민은 망치가 필요하고, 어떤 주민은 교자상이 필요하고, 또 다른 주민은 유모차가 필요할 수 있다. 다날쏘시오의 특징과 아파트 단지라는 한 그룹의 수요가 정확히 맞아떨어진 셈이다. 시범서비스를 시작으로 향후 주택가, 대학가 원룸촌 등으로까지 그 범위를 넓혀 더 많은 이용자들의 ‘협력적 소비’를 돕고자 한다.

 

-다날쏘시오가 추구하는 공유경제의 최종 종착지가 있다면.

 

공유경제라는 분야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 안정적인 직장을 포기하고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 막 2년이 다 돼가는 시점이지만 여전히 어렵고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다고 느낀다.

 

현실의 벽에 부딪히기도 하면서 쉽지 않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지만 이 역시도 필수불가결한 경험의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공유경제를 실현시키고 또 안정적으로 정착시켜 이용자들이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단단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싶다.

 

경기일보 (http://www.kyeonggi.com)

2017년 02월 03일

유병돈 기자 tamond@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