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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수산(龍水山) / 1980, 韓食 코스화의 효시

Paul Ahn 2019. 2. 21. 08:04

★용수산(龍水山) / 1980, 韓食 코스화의 효시

 

• 용수산 비원점 : 서울 종로구 원서동 148

 

- 용수산의 기원은 19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개성양반가에서 나고자란 최상옥 할머니가 1980년 서울삼청동에 용수산 본점을 설립하고 한국에서 최초로 한식코스요리를 선보인 이래 미식가들에게 입소문이 퍼지면서 한국대표 파인다이닝으로 자리잡았다.

 

 

 

韓食 코스화의 효시 '용수산' 최상옥 회장

(zum.com)

 

용수산(龍水山) 창업자 최상옥(崔尙玉·88) 회장

 

개성 부잣집 딸로 태어난 최 회장은 서울 계동 99칸 기와집 마나님이던 시어머니를 수발하며 요리 실력을 숙성시켰다. "뛰어난 솜씨를 왜 썩히느냐"는 주변의 성화로 53세이던 1980년 삼청동에 개성 비빔밥과 국밥 전문 음식점을 열었다. 외국인에게도 자랑스럽게 한국 음식을 대접하고 싶었던 그는 서양 요리나 중국 요리처럼 한식도 순서대로 내는 방식을 한식당으로는 최초로 도입했다. 뜨거운 음식은 뜨겁게, 차가운 음식은 차갑게 먹을 수 있는 코스식 서빙은 이후 고급 한정식집에서 대세가 되었다.

 

조선일보

2015-06-17 03:00

 

 

서울에서 개성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 '용수산'의 최상옥 할머니.

(ohmynews.com)

 

개성이 고향인 최 할머니는 19살에 시집 와서 한평생 몸에 익힌 고향음식을 통해 실향민들과 함께 옛맛을 추억하는 반려자가 됐다.

 

서울에서 개성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 '용수산'의 최상옥 할머니. 개성이 고향인 최 할머니는 19살에 시집 와서 한평생 몸에 익힌 고향음식을 통해 실향민들과 함께 옛맛을 추억하는 반려자가 됐다.

 

오마이뉴스

2005.09.06

남소연

 

 

처음처럼, 나누면서, 다음으로

 

김노수 대표는 바르다. 가업을 잇는 자세도 바르고, 한식을 바라보는 마음도 바르며, 한식의 세계화를 꿈꾸는 열정도 바르다. 그런 그가 이끄는 용수산 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한정식집으로 바르게 나아가고 있다.

 

“한국의 대표 한정식집이 어디냐?”는 물음에 열에 아홉은 「용수산」을 꼽을 것이다.

 

 

1980년, 그 옛날 대부분의 식당 주인들의 창업 스토리가 그렇듯 용수산 역시 ‘훌륭한 손맛을 썩히지 말라’는 주위의 권유로 삼청동에 개성음식점을 열며 시작됐다. 오직 최상옥 회장의 타고난 ‘손맛’과 ‘창의적인 실험정신’만을 믿고 시작한 용수산은 현재 7개의 국내 매장과 LA 및 중국 광저우 등 2개의 해외 매장을 운영하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한국의 맛’을 보여주고 있다. 어머니인 최상옥 회장의 뒤를 이어 김노수 대표와 그의 누이들이 대를 이어 운영하고 있는 용수산은 오늘도 ‘한국 최고의 맛’을 목표로 어머니의 손맛을 지켜가고 있다.

 

 

미슐랭 가이드, 용수산을 인정하다

 

지난해 국내 미식가들은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인 「피에르 가니에르 레스토랑」의 한국 입성에 흥분했다. 몇십만원이라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그 만의 독창적이고 예술에 가까운 음식을 맛보려는 사람들로 이미 오픈 전부터 예약이 찼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설령 ‘그 맛’이 무엇인지 잘 몰라도 스타 셰프의 음식을 먹어봤다는 자체만으로 ‘자랑거리’가 됐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많은 사람들은 부러움과 함께 ‘우리는 왜 저런 레스토랑이 없을까’라는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했다.

 

용수산 LA점이 <미슐랭 가이드 2009 LA>에 선정됐다는 소식이 더더욱 반가웠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물론 스타(별1~3개) 레스토랑이 아닌 블랙 스푼*포크 2개(미슐랭 가이드는 별 1~3개, 레드 스푼*포크 1~2개, 블랙 스푼*포크 1~2개로 등급이 구분됨)짜리 레스토랑이지만 ‘한식의 세계화’를 목표로 하는 현 시점에서 2년 연속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인정을 받았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미슐랭 가이드가 용수산을 선정한 이유는 ‘음식이 유니크(unique)하고 외국인이 호기심을 가질 만한 히스토리(왕이 먹었던 음식이라는 차별성)가 있으며, 친절한 서비스와 시설’ 때문이다.

 

“1989년 해외여행자유화로 해외에 갈 기회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외국에도 제대로 된 한국음식점이 있었으면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로부터 10년 후인 1998년, 드디어 용수산 LA점을 오픈하게 됐죠. 사실 그때는 ‘한식의 세계화’라는 거창한 목표보다는 단지 우리 교민들에게 고국의 맛을 기억하게 해주고 또 외국인들에게 한국음식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고 싶었을 뿐인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게 바로 한식 세계화의 시작이더라구요.”

 

 

용수산, 미국 찍고 중국으로 건너가다

 

LA점은 김노수 대표에게 남다른 애착이 있는 매장이다. 1998년 말 IMF로 환율이 배로 뛰던 시절 오픈한 LA점은 한푼이라도 비용을 아끼기 위해 3개월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못 하나부터 각종 자재에 이르기까지 직접 구입하고 인부들의 심부름을 하는 등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몸으로 뛰어 만든 매장이다.

 

용수산의 맛과 서비스를 그대로 옮기기 위해 5명의 조리사와 서빙 직원을 파견해 음식과 서비스를 세팅하고 현지 직원들을 교육했다. 미국이라고, 용수산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고 용수산을 용수산스럽지 않게 운영하고 싶진 않았다. 최상옥 회장의 자존심이자 김노수 대표의 자존심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손님들의 대부분이 한국 교민들이었지만 LA타임즈에 소개가 된 후 외국인들이 용수산의 음식, 한국의 음식을 먹기 위해 찾기 시작하면서 용수산은 LA의 대표적인 한식당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지난해에는 중국 광저우에 두 번째 해외 매장을 오픈하며 중국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중국에 진출하는 대부분의 업소들이 상하이나 베이징을 선택하는데 반해 저는 중국 음식의 본고장이며 미식가들이 많은 광저우에서 먼저 인정받고 싶었습니다. 그곳에서 성공하면 상하이나 베이징 등 다른 곳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한식의 세계화? 한식에 대한 자부심부터 키워야

 

그는 “한국 사람들이 먼저 한식을 자랑스러워하고 그 가치를 인정해야만 비로소 진정한 한식의 세계화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어린 아이 손바닥만한 스테이크 하나에 4만~5만원이 넘는 것은 “그럴만 해”라고 하지만 음양오행을 고루 갖춰 만든 비빔밥 한그릇은 1만원만 넘어도 “비싸다”는 말부터 한다. 유명 양식당이나 중식당 혹은 일식당에서는 기십만원 하는 코스요리를 자랑스러워하며 먹지만, 한정식당에서는 20만원만 넘어도 역시 “비싸다”고 한다. 서울시내 특급호텔 한식당이 있는 곳은 단 4곳뿐이며 외국손님 접대 장소로는 고급 일식당이 먼저인 것이 현실이다.

 

“정작 우리 스스로는 우리 음식의 가치를 모르고 인정하지 않으면서, 외국인들에게만 ‘우리 한식이 우수하니 먹어봐라’라고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한식의 세계화에 앞서 우리 스스로가 한식에 대해 좀 더 알고 사랑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김 대표는 해외 성공 사례에 대한 벤치마킹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최근 일본은 스시를 한층 고급화하고 업그레이드해 선보이고 있으며 고베 비프의 인지도 및 소비 증대를 위한 전략적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미국에서 고베 비프를 이용한 스테이크, 육회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미슐랭 가이드 2009 LA판에 선정된 업소를 보면 일본식당은 40개에 달하는 반면, 한국식당은 단 4곳뿐입니다. 진정한 자국음식 세계화의 결과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때입니다.”

 

 

처음처럼 나누면서 다음으로

 

김노수 대표는 대를 잇는 2세 경영주다. 일찌감치 10~20대부터 현장에 뛰어든 요즘의 2세들과 비교하면 94년, 불혹이 가까운 나이에 시작한 그는 숫자의 잣대로 보면 뒤져도 한참 뒤진 케이스다. 최상옥 회장이 용수산을 시작한 게 53세 때였으니 이것도 내력이면 내력이랄까. 모자가 늦기는 매한가지다. 그러나 외식업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 그리고 책임감과 열정만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어머니는 용수산 오픈과 함께 한정식당으로는 처음으로 코스식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한상 거나하게’ 차려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한정식당의 통념상 양식처럼 코스별로 나오는 상차림은 그야말로 실험이며 도전이었습니다. 그러한 도전정신이 지금의 용수산을 만든 원동력입니다.”

 

 

용수산의 사훈은 ‘처음처럼 나누면서 다음으로’이다.

 

‘처음처럼’은 53세의 나이에 외식업을 시작한 최상옥 회장의 초심을 말하며, ‘나누면서’는 직원들과, 그리고 소외된 이웃들과 나누며 함께 한다는 의미다. ‘다음으로’는 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자는 것.

 

그동안은 잘 지켜왔는데 최근에는 불황의 그늘이 워낙 깊다 보니 어떻게 ‘나누면서 다음으로’ 이어나갈까가 고민이다. 비전 제시의 방법으로 생각한 것이 바로 ‘용수산 소반’의 프랜차이즈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에 있는 용수산 소반은 세미 용수산으로 소형매장 콘셉트로 만들어 향후 직원 창업을 중심으로 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김 대표가 외식업에 입문하면서 세웠다가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쳐 잠시 포기했던 ‘한정식의 프랜차이즈’라는 꿈을 용수산 소반을 통해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김노수의 용수산’에서 ‘세계의 용수산’으로

 

김노수 대표는 한정식의 비전을 한옥마을에 비유한다.

 

“서울 계동은 한옥보존지구로 주택변경이 제한돼 있어 주민들의 불만도 많았지만 지금은 한옥에 대한 가치가 높아져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한식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지금은 젊은 조리사들이 한식보다는 서양식을 선택하지만 우리가 한식을 귀히 여기고 키우다 보면 언젠가는 한식의 부가가치가 커지고 몸값도 오르게 되리라 봅니다. 그때는 호텔들도 다시 한식당을 오픈하고 젊은 조리사들은 한식당에서 일하는 것에 자부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비록 지금은 힘들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올 그날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한식은 기다림과 숙성의 가치’라고 말하는 김노수 대표. “음식을 본격적으로 배워볼까 하는데 너무 늦은 건 아닌지 고민”이라며 또 한번의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는 그가 ‘김노수의 용수산’이 아닌 ‘세계의 용수산’을 그리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사진 이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