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하이퍼로컬 비즈니스 다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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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생활권의 재발견
플랫폼도 ‘슬세권’이 대세
팬데믹으로 사람들의 생활 반경이 주거지역을 중심으로 좁아지면서 지역 기반 비즈니스의 확대와 진화가 이어지고 있다. 단순 커머스 플랫폼을 넘어 커뮤니티 기능과 O2O 역량까지 결합한 지역 밀착형 서비스가 새롭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이 같은 로컬 비즈니스를 ‘아주 좁은 범위의 특정 지역’을 뜻하는 ‘하이퍼로컬(Hyper-local) 서비스’라 일컫는다. 최근 국내 로컬 비즈니스의 진화 양상을 살펴본다.
로컬 비즈니스가 일상화되면서 커머스 플랫폼뿐 아니라 유통업계 역시 오프라인 거점과 플랫폼을 연결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시장 경쟁에 참전하고 있다. 단순한 커머스 플랫폼이 아닌 오프라인상에서 지역민 간 연결에 집중한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코로나 수혜 받은 하이퍼로컬 비즈니스
감염병 확대로 개인의 활동과 이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소비자들은 가까운 지역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이른바 동네 생활권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정부는 팬데믹 상황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등을 돕기 위해 지역 내 소비를 이끌 수 있는 지역화폐형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소비자들이 주거지를 중심으로 지원금을 사용하면서 소비패턴이 로컬로 집중되는 계기가 됐다.
두 번째 배경은 새로운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의 소비 성향에서 찾을 수 있다. 이들은 친환경 소비를 추구하며, 소유보다 공유나 경험을 중요시한다. 자연히 중고거래에 대한 거부감도 적은데 이 같은 소비 성향을 파고든 것이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다. 대표적인 하이퍼로컬 플랫폼으로 꼽히는 당근마켓은 기업 가치 3조 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만큼 소비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마지막 배경은 한국의 인프라 특징에서 찾을 수 있다. 인구밀도가 높고 물류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으며, IT 기술 발달로 위치 기반 서비스가 보편화돼 있는 만큼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하이퍼로컬 비즈니스가 성장하기에 좋은 토대가 마련돼 있다.
이처럼 동네 생활권을 바탕으로 맞춤형 제품 거래, 직간접적인 서비스 등을 소비자에게 연계하거나 직접 제공하는 지역 밀착형 비즈니스가 확대되고 있다. 과거 지역 기반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네이버, 롯데 등 대기업들까지 로컬 비즈니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단순 커뮤니티 역할에서 나아가 자사의 소매 비즈니스로 연결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다양한 사업 모델로 확장해가고 있는 양상이다.
〈진화 1〉 배송 서비스의 로컬화
★우리동네 딜리버리(이하 우딜)
GS리테일은 지난해 6월, 10개월 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역 기반 배달 플랫폼 ‘우리동네 딜리버리(이하 우딜)’를 론칭했다.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수분 내 배송해주는 퀵커머스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서비스다.
우딜의 특별한 점은 ‘우친-배달하기’라는 배달자 플랫폼에 있다. 배달 인력 ‘우친’은 지역민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즉 지역민이 GS 편의점, 슈퍼마켓의 상품을 주문하면 같은 동네 주민이 배달원이 돼 도보나 자전거로 상품을 배송해준다.
고객 주문이 들어오면 매장 반경 1.7㎞ 내에 있는 우친 소속 지역민에게 알림이 뜬다. 시간이 되는 주민이 이를 수락해 배달을 진행하는 구조다. 우친은 도보와 무동력 자전거만을 이용해 배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누구나 배달에 참여할 수 있는 친환경 배달을 콘셉트로 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딜은 GS25 상품 4,200여 개, 우리동네마트 4,800여 개를 대상으로 배송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우딜 배송을 진행하는 매장은 전국 GS25, 더프레시 1만 6천여 곳과 BBQ, 베스킨라빈스 등 협력사 7곳의 매장이 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10만여 명이 우친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케아 주유소 픽업 서비스
글로벌 홈퍼니싱 기업 이케아도 로컬 기반 배송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케아는 GS칼텍스와 협업을 맺고 ‘주유소 픽업 서비스’를 도입했다. 고객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주유소를 배송 거점으로 활용하는 서비스로, 로컬 니즈에 부응한 새로운 배송 형태다. 가구류는 상품 특성상 큰 부피와 무게로 인해 배송비 부담이 크다. 부재중으로 상품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도 불편한 일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을 해결해주는 것이 주유소 픽업 서비스로 기존 배송비보다 저렴한 가격이 적용됐다.
이케아는 픽업 서비스가 가능한 주유소를 서울, 경기, 충청 등 9곳으로 늘렸다. 앞으로도 배송 거점을 꾸준히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진화 2〉 지속가능성 + 지역경제 활성화
★스타트업 미로가 운영하는 ‘라스트오더(Last Order)’
최근 성장하는 로컬 비즈니스 중 하나로 마감할인 판매 플랫폼을 꼽을 수 있다. 관련 사업을 운영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스타트업 미로가 운영하는 ‘라스트오더(Last Order)’가 있다. 미로는 1년여 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18년 12월 해당 서비스를 론칭했다. 라스트오더는 유통기한이나 폐기가 임박한 상품의 할인 판매 및 구매를 연계해주는 지역 기반 마감할인 판매 플랫폼이다. 소비자에게는 할인 혜택을,입점사에게는 폐기 비용의 보전을 제공한다.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는 마감할인 판매에 대한 개념이 이미 활성화돼 있어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한다. 다만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구매 품목이 제한적으로 운영되는 데 반해, 라스트오더는 판매자와 구매자 편의를 중심으로 다양한 메뉴와 가격을 상세히 확인할 수 있고 플랫폼을 통해 결제까지 완료할 수 있다.
라스트오더 사업전략팀의 김재헌 팀장은 “라스트오더에는 세븐일레븐, 씨유, 이마트24, 롯데마트, 메가마트, F&B 전문점 등 4만 4천여 개의 개별 매장이 입점해있다.”며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고객 연령층은 20~35세로, 편의점 경우 20~30대 남성, 반찬 가게는 30~40대 여성의 선호도가 높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상품 할인율 경우 입점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데, 판매 중인 상품의 95% 이상은 30%가 넘는 할인율을 적용해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라스트오더의 가입자 수는 약 53만 명,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0만 명을 달성했다. 유저별 월평균 서비스 사용횟수는 가입 후 38개월 동안 평균 3.8회가량이며, 재구매율은 64%에 달한다. 버려지는 자원을 저렴한 가격에 가치 있게 소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민의 지지를 모으며 대표적인 로컬 비즈니스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진화 3〉 재능 거래로 확장
★우리동네 재능마켓 ‘긱몬(Gigmon)’
재화뿐 아니라 지역민과 재능을 나눌 수 있는 하이퍼로컬 서비스도 등장했다. 알바몬이 선보인 우리동네 재능마켓 ‘긱몬(Gigmon)’이 그 사례다. 알바몬은 수개월 간의 베타 테스트를 거쳐 지난해 10월 긱몬을 정식 론칭했다. 가까운 지역에 사는 주민끼리 건별, 시간별로 재능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판매자와 구매자 간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신뢰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재능 거래 금액은 판매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다. 앱은 과외, 번역, 인테리어, 상담 등 18개의 재능 카테고리로 구성돼 있다. 프로그램 개발, 무용 등 전문 지식이 필요한 영역부터 반려동물 산책, 고민 들어주기 등 생활밀착형 재능도 거래되고 있다. 긱몬을 기획한 알바몬은 “사용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는 물론 이웃들과 필요로 하는 재능을 손쉽게 거래할 수 있는 하이퍼로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중고거래 하이퍼로컬 플랫폼 당근마켓
대표적인 중고거래 하이퍼로컬 플랫폼 당근마켓도 기존 서비스를 넘어 이웃끼리 다양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동네생활’ 탭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민끼리 살림 노하우, 교육, 재능 등을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게 서비스 영역을 확대했다.
★롯데하이마트 중고거래 플랫폼 '하트마켓
지역 기반 중고거래에 가전매장의 전문성을 플러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10월 자사 앱 내 중고거래 플랫폼 ‘하트마켓’을 론칭했다. 지역 거점의 중고거래 서비스로 전국 420여 개 롯데하이마트 매장을 개인 간 거래의 연결 플랫폼으로 활용했다.
롯데하이마트의 신규플랫폼셀 이사부 셀장은 “중고거래 특성 상 상품을 직접 보고 구매하는 직거래 비율이 높기 때문에 플랫폼 이용자 간 물리적 거리가 거래 성공 확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판매자와 구매자는 서로 같은 지역 커뮤니티에 있다는 점 자체로 신뢰감을 형성하게 된다.
하트마켓 내 안전거래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도 도입했다. 하트마켓은 개인 간 자유롭게 거래하는 플랫폼으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보다 안전한 거래를 원할 경우 ‘안전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이는 하트마켓이 거래대금을 보관해주는 유료 서비스다. 거래대금 수수료 3.5%는 구매자가 부담한다. 롯데하이마트의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서비스도 운영된다. 사용자들은 중고거래 시 ‘하트테이블’, ‘하트박스’, ‘하트설치’ 세 가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전국 롯데하이마트 매장에 마련된 전용 테이블에서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만나 안전하게 물품 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하트테이블’이다. ‘하트박스’는 비대면 거래를 지지한다. 판매자가 인근 롯데하이마트 매장에 상품을 맡기면 구매자가 찾아가는 방식으로 직접 만나지 않고도 거래가 가능하다. 한편 롯데하이마트의 가전 관련 전문성을 살려 설치 전문 CS마스터가 제공하는 ‘하트설치’도 이용할 수 있다. 김치냉장고, TV 등 대형가전을 거래할 때 본 서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게 거래 및 설치가 가능하다.
한편 하트마켓은 앱 내 ‘커뮤니티’ 탭을 운영한다. 단순 중고거래 외에 지역을 기반으로 다양한 정보를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게시글 내용에 따라 일상생활, 동네맛집, 백일장으로 나눠 카테고리화했다. 여러 주제의 게시글로 다양한 사용자의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하트마켓은 2021년 10월부터 올 2월까지 서비스 방문자 수 55만 명을 넘기며, 로컬 기반 중고거래 니즈를 이끌고 있다.
★네이버, 로컬 비즈니스 흡수, 록인 효과 노린다
네이버도 최근 로컬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하는 ‘이웃’ 기능을 추가했다. 네이버카페에 ‘핫한 동네 소식’, ‘이웃 중고거래’, ‘인기 동네카페’ 3가지 탭을 더해 사용자의 위치를 기반으로 동네 주민이 올린 피드 확인, 동네 맛집과 상점 등 추천, 동네와 관련한 궁금증을 나눌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난달에는 지역민 간 소통이 가능한 ‘이웃 톡’ 서비스도 신설했다. 사용자가 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인증을 마치면 지역민 간에 자유롭게 학원, 식당 등의 정보를 공유하고 중고거래도 진행할 수 있게 했다.
사용자 거주지 주변에 위치한 동네 시장의 먹거리를 당일 배송해주는 ‘동네시장’ 서비스도 전국 80여 곳 시장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최근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이마트와 ‘지역명물 챌린지’ 프로젝트도 추진하며 로컬 비즈니스 플랫폼 사업을 진화시키고 있다.
한편 기존의 커머스 사업에 지역 밀착형 서비스를 추가하며 로컬 비즈니스 강화에 나섰다. 동네 가게에 개별 QR코드를 부여해 고객이 스마트폰만 들고 가면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향후에는 방문 횟수마다 할인 혜택을 부여하고 블로그 사용 후기를 남기면 할인율도 추가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고려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 중소상공인과 네이버의 콘텐츠를 연계한 로컬 비즈니스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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