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의 절벽에 선 한식뷔페..
http://v.media.daum.net/v/20180514101330383
'열풍 주역' 자연별곡 1호 미금점마저 폐점
2년새 한식뷔페 폐점 수두룩…성장시계 '뚝'
전성기 이끈 자연별곡, 올해 들어 2개매장 폐점
혼밥족 증가·가정간편식 성장 트렌드에 발목
국내 한식뷔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랜드의 한식뷔페 자연별곡 1호점이 폐점했다. 지난달 도곡점 폐점에 이어 미금점까지 올해 들어 영업을 종료한 매장이 2개에 달한다. 더 이상의 신규 출점은 없고 폐점이 잇따르는 것은 패밀리레스토랑의 대안으로 주목 받으며 승승장구했던 한식뷔페의 성장시계가 멈춘 것을 여실히 증명한다. 한식뷔페는 지난 2년간 폐점이 잇따르면서 성장세가 폭삭 주저 앉았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는 지난 10일을 마지막으로 자연별곡 1호점 미금점의 영업을 종료했다. 미금점은 한식뷔페 전성기를 이끈 열풍 주역의 매장이다. CJ푸드빌이 계절밥상이 2013년 7월 1호점을 내며 대기업의 한식뷔페 시장을 열었지만 전성기는 2014년 4월 이랜드가 '자연별곡'을 론칭하면서 이끌었다. 그해 10월 신세계푸드의 '올반'까지 가세하면서 한식뷔페는 급성장했다. 특히 초기 출점 속도면에서는 계절밥상이 자연별곡에 밀리는 등 원조 브랜드로서의 자존심을 구기기도 했다.
이랜드는 미금점의 폐점을 매장별 통폐합 사업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분당 지역에 자연별곡 매장이 3개나 있어 상권이 겹치기 때문에 통폐합 과정에서 미금점을 폐점하게 된 것"이라며 "인근 2001아울렛에 있는 애슐리 매장을 폐점하고, 해당 매장에 열기 위해 현재 리모델링 작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미금점 폐점에 앞서 지난달 30일 도곡점도 영업을 종료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도곡점도 미금점과 마찬가지로 강남 일대 자연별곡 매장이 많아 통폐합 과정에 따라 폐점한 것"이라며 "사업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상권이 겹친 곳의 매장은 폐점하고 새로운 지역에 출점을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자연별곡의 폐점은 2016년부터 지속되고 있다. 2016년 한해에 매장 4곳을 닫았고 지난해에도 3곳의 영업을 종료했다. 신규 출점은 뚝 멈췄다. 2014년과 2015년 각각 20개, 29개 매장을 출점했던 자연별곡은 2016년 2개 매장 출점에 그쳤다. 올해 들어서는 전무한 상황. 이에 따라 현재 자연별곡 매장수는 44개로 줄었다.
자연별곡 이외에도 계절밥상과 올반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들은 현재 신규 출점이 거의 없다. 현재 매장수는 CJ푸드빌 계절밥상이 54개, 신세계푸드 올반 14개, 풀잎채 40개 등이다.
혼밥족의 증가와 가정간편식(HMR)의 성장이 한식뷔페의 발목을 잡았고 무엇보다 메뉴 차별화를 이뤄내지 못해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긴 것으로 분석된다. 2013년부터 대기업들이 잇따라 가세하면서 그야말로 전성시대를 누렸지만, 3년여만에 '레드오션'으로 전락한 것.
업계 관계자는 "한식뷔페는 확장보다 안정을 요구하는 성숙기 단계에 접어들었고, 사실상 시장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뚜렷한 차별성을 찾지 못하면 위기에 몰릴 것"이라며 "업체들이 앞다퉈 매장 확대 전략보다 제철 식재료를 사용한 시즌메뉴를 개발하고 퓨전 한식을 더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아시아경제(www.asiae.co.kr)
2018.05.14.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CJ 계절밥상 vs 이랜드 자연별곡
재벌 발 열풍…1만원대 뷔페식 ‘한식大戰’ 뜨겁다
CJ·이랜드그룹 급확장 중 신세계그룹 가세…중기업종 선정 자제권고에 ‘해외로’
서양식 패밀리 레스토랑은 지고 있고 한식 뷔페가 뜨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 강남역 2호선 9번 출구쪽에 있는 자연별곡(사진 위)에서 약 400m 떨어진 12번 출구 쪽에 위치한 계절밥상(사진 아래)의 모습. 아웃백, TGIF 등의 외국계 패밀리 레스토랑들이 매장 수를 줄여가고 있는 반면 한식뷔페는 불황 속에서도 매장을 늘리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한식 뷔페가 불황 속에도 인기를 끌만 한 이유가 있다. 100 가지 안팎의 다양한 메뉴를 남녀노소 함께 즐길 수 있는데다 패밀리 레스토랑보다 가격도 저렴하다. 특히 1만원대 점심이라는 틈새 가격대를 공략한 것도 인기를 얻고 있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한식 뷔페의 인기를 확인하기 위해 강남역 부근에 있는 계절밥상과 자연별곡을 이틀 간격으로 찾아 갔다. 전화로 점심을 예약하려 하자 시간을 맞춰 오더라도 조금은 기다려야 한다고 답했다.
무려 2시간이나 대기했던 출점 초기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오후 1시경에도 계절밥상과 자연별곡 모두 자리가 꽉차있었다. 특히 자연별곡은 오피스 상권에 위치해 단체로 점심식사를 하러 온 직장인들이 많았다. 강남역 계절밥상 좌석은 160석, 자연별곡은 214석이었다.
자연별곡의 경우 ‘왕의 이야기를 담은 팔도진미 한식’임을 내세우지만 고급 메뉴보다 일반 한식 메뉴가 더 많았다. 반면 계절밥상은 ‘농가와 상생하는 제철 음식’을 콘셉트로 잡았지만 오히려 자연별곡에선 볼 수 없는 마늘꽃게 강정, 콩가루 크림떡볶이 등 독특한 메뉴들이 있었다.
두 매장에는 대학생과 직장인, 30~50대 주부, 노인층에 이르기까지 고객 연령대가 다양했다. 자연별곡과 같은 건물인 KB에 근무하고 있는 한 직장인은 “한식뷔페는 기름지지 않고 상대적으로 건강한 음식이어서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 100여 종의 한식 메뉴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식뷔페. 최근 외식업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자연별곡은 음식을 담는 9첩 접시도 제공해 음식끼리 섞이는 것을 방지했다. 계절밥상은 매장 입구에 채소를 가꾸는 텃밭이 있었다. [사진출처=각사 홈페이지]
이어 그는 “일반 뷔페는 항상 먹고 나면 속이 더부룩하다. 패밀리 레스토랑에 갈 바에야 값도 저렴하고 속도 편한 한식뷔페가 낫다”고 덧붙였다.
50대라고 밝힌 한 고객은 “우리 회사 직원은 30~50대까지 다양한데, 한식 뷔페에 오면 직원들의 각기 다른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다”면서 “다양한 메뉴가 있어 찾아온 손님에게 무엇을 접대해야할지 모를 때도 안성맞춤”이라고 전했다.
10~20대 젊은 고객들도 있었다. 미국 유학 중이라는 이상민(18) 군은 “빕스나 애슐리보다 메뉴가 질리지 않으며, 고기나 야채 질도 더 좋은 것 같다”고 답했다.
계절밥상과 자연별곡은 나란히 성남시 분당에서 출발했다. CJ푸드빌은 2013년 7월 ‘계절밥상’이란 브랜드로 판교에 1호점을 냈다. 초창기엔 2시간은 기다려서 먹어야 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계절밥상의 인기가 입소문을 타면서 대기업이 하나 둘 한식 뷔페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이랜드파크는 2014년 4월 ‘자연별곡’ 1호점을 분당 미금에 오픈했다. CJ와 이랜드에 앞서 중소기업인 ‘풀잎채’가 2013년 1월에 가장 먼저 한식 뷔페라는 깃발을 들었고, 신세계푸드는 2014년 10월 여의도에 ‘올반’ 1호점을 냈다.
대기업 진출 제한에도 자연별곡 51개, 계절밥상 40개까지 매장 늘려
▲ 출처: 각 사 ⓒ스카이데일리
불황 속에서도 덩치를 키워가던 ‘한식뷔페’는 성장의 갈림길에 섰다. 지난해 동반성장위원회는 한식뷔페를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선정, 대기업은 확장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단 본사와 계열사 건물 내 입점 등의 경우는 예외로 했다.
▲ 출처: 각사. 2016년 5월 기준. ⓒ스카이데일리
이랜드 파크는 이 같은 제약에도 매장 수를 51개까지 늘렸다. 이 가운데 NC백화점·뉴코아 등 계열사 내에 입점한 매장은 14개에 달한다. 반면 CJ는 5월 10일 현재 40개로 확장하는데 그쳤다. 유통 계열사가 없어서 9개월 늦게 뛰어든 자연별곡보다 매장 수가 적다.
이랜드는 자사 유통망을 통해 한식뷔페를 키워온 반면 CJ는 한식뷔페에 자사 제품을 들여놓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계절밥상에는 투썸플레이스 커피, 비비고 왕교자, 바싹불고기볶음면 등 CJ푸드빌의 제품을 제공하고 있었다.
CJ푸드빌 홍보팀측은 “CJ 인스턴트 제품을 계절밥상에 내놓고 있는 게 맞다”며 “비비고 제품은 아주 비싼 재료를 쓰는데 계절밥상 고객에게도 제공해 드리는 게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답변했다.
현장에 있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는 달랐다. 김은영(30)씨는 “자연별곡에 비해 계절밥상은 특색은 있지만 만두나 볶음면 등 인스턴트 제품이 적지 않다”며 “계절밥상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을 기대하고 왔는데 CJ 계열사 제품들만 한번 씩 맛보고 가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고객도 “1000~3000원 비싼 계절밥상은 고급스럽기는 하지만 즉석조리 식품이 많아서 자연별곡에 더 자주가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두 브랜드는 국내 한식뷔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해외 진출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랜드의 자연별곡은 지난해 11월 상해 와이탄 지역에 오픈한 중국 1호점이 개점 100일만에 매출 약 20억원을 올렸고 지난 연말 창닌지구에 위치한 대형쇼핑몰 팍슨뉴코아에도 2호점을 냈다. 이랜드는 중국에선 국내 콘셉트를 고집하지 않고 현지화 전략을 펴고 있으며, 2020년까지 200개로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CJ푸드빌도 계절밥상과 한식 전문점 ‘비비고’를 앞세워 2020년 글로벌 톱10 외식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2016-05-11
신정연기자(pringles331@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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