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패밀리레스토랑의 몰락이 주는 교훈
http://www.foodbank.co.kr/news/articleView.html?idxno=46890
패밀리레스토랑은 외식산업의 꽃이라 부를 만큼 외식업계를 대표하는 업종이다. 지난 1990년대 국내 외식산업의 고도 성장기에 외식업계를 이끌던 기업들은 대부분 패밀리레스토랑이었다.
국내 패밀리레스토랑의 효시라 할 수 있는 코코스를 비롯해 T.G.I.프라이데이스,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베니건스, 토니로마스, 스카이락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국내 외식업계에서 패밀리레스토랑은 존재감마저 없을 정도로 급속한 추락의 길을 걷고 있다.
특히 해외 유명브랜드들은 더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그동안 수많은 해외 유명 브랜드가 국내에 상륙했다 철수하는 수모를 겪었다.
칠리스, 누메로 우노, 코코스, 스카이락, 데니스, 카후나빌, 이뽀뽀타무스, 토니로마스, 판다로사, 플래닛 헐리우드, 시즐러 등 많은 해외 유명브랜드가 국내 외식업계에서 자리 잡지 못하고 사라져 갔다.
물론 패밀리레스토랑이 아닌 해외 유명브랜드 역시 국내에 상륙했다 사라져 간 사례는 수없이 많다.
◇2곳 남은 해외브랜드도 생존 위한 구조조정
지난달 베니건스가 폐업을 선언했다. 지난 1995년 동양그룹(현 오리온그룹)에 의해 국내에 상륙한지 21년 만에 베니건스는 국내 시장에서 사라지게 됐다. 베니건스는 국내 상륙 10여 년만인 2005년부터 2007년 사이 전국에 32개 점포로 확장하면서 별도 법인인 롸이즈온(주)를 설립하는 등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지방 진출 등 경영의 무리수를 두면서 점차 부실점포가 늘어나기 시작, 매년 점포수는 물론이고 매출 역시 큰 폭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베니건스가 경영악화로 고전하던 2010년 문구업체 바른손이 인수하는 모습을 보며 과연 외식경영의 노하우가 전혀 없는 기업이 어떻게 이끌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인수 당시 23개였던 점포수가 지난 연말 2개 점포만이 남았을 정도로 바른손의 외식업 진출 실적은 참담했다. 바른손은 인수 당해 연도만 8억1300만 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뿐이다. 이후 2012년 연 매출 771억 원으로 역대 최고의 매출을 올리면서도 88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뒤 매년 적자행진을 계속했다.
바른손은 더 이상 베니건스를 끌고 가기에는 무리라는 판단 아래 결국 폐업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국내에 남은 해외 브랜드는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와 T.G.I.프라이데이스 2곳뿐이다. 이들 브랜드 역시 최근 생존을 위해 부실점포를 정리하는 등 과감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몰락 원인 찾아 외식기업 반면교사 삼아야
외식산업의 꽃이라 불리는 패밀리레스토랑의 몰락 원인은 결국 국내 외식기업이 급속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과거의 경영방법을 답습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국내 상륙 이후 초창기 호황시절의 경영전략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아니면 주어진 상황에 안주하려는 안일한 사고가 결국 사업 철수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니건스 역시 국내 외식업계의 환경이 급변하고 소비자의 트렌드가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청춘만원, 국민 가격제, 특별 할인가, 모든 메뉴 1만 원 등 저렴한 가격의 프로모션에만 매달린 것이 패인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국내 패밀리레스토랑 전성시대의 경영전략과 최근 몰락의 원인을 꼼꼼히 살펴본다면 외식기업들에게 반면교사가 될 것이다.
식품외식경제
2016.01.29 16:45
패밀리 레스토랑의 몰락, 질릴 법도 하지
http://media.daum.net/economic/consumer/newsview?newsid=20150319054606356
지난 2005년 3월14일 화이트데이. 강남에 위치한 패밀리 레스토랑 앞에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넘치는 '웨이팅'으로 문 밖에까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 대기 시간만 무려 3시간. 이런 현상이 강남에서만 연출된 것은 아니었다. 명동이나 홍대, 신촌 등 웬만한 번화가에서도 최소 한두시간은 기다려야 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세련된 인테리어와 맛깔스런 서양음식을 앞세운 패밀리 레스토랑이 특별한 기념일이면 꼭 찾게 되는 최고의 외식 장소로 자리를 잡아서다.
#. 그로부터 10년 뒤인 지난 3월14일 화이트데이, 서울 목동의 한 패밀리 레스토랑. 오후가 되자 주변 식당은 가족이나 연인 손님들로 북적였지만 이곳은 테이블 절반가량이 비어있다. 과거엔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줄을 서서 한두시간이고 기다려야 했지만 요즘은 그런 일이 거의 없다는 게 매장 관계자의 설명. 한때 외식업계 아이콘으로 꼽히면서 새로운 외식문화 형성에 기여했던 패밀리 레스토랑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화려했던 전성기를 뒤로하고 하나둘 간판을 내리고 있는 것. 과거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내수 침체와 외식 트렌드 변화, 획일적 콘셉트라는 삼중고에 빠지면서 생존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사진=머니위크DB ◆'OUT'(?)되는 '아웃백'
최근 외식업계에 따르면 아웃백, T.G.I.프라이데이스, 세븐스프링스 등과 같은 패밀리 레스토랑은 외형상 성장이 거의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년간 적게는 3%, 많게는 8%가량 매출 역신장을 보였다. 특히 지역마다 핵심 상권에 위치한 100~200평대(330∼660㎡) 대형 매장들은 매출 하락뿐 아니라 임대료 부담까지 더해져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의 대명사인 아웃백의 경우 양적 성장보단 질적 성장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국 34개 매장을 차례로 폐점했다. 두달 반 동안 문 닫은 매장 수는 지난해 11월 초 기준 아웃백 전체 매장(109개)의 31.2%에 달한다.
영업 종료 매장에는 서울 명동 중앙점·청담점·광화문점·홍대점·종로점 등 도심 대형 매장이 대거 포함됐다. 부산에서는 센텀시티점·연산점 등이 영업을 종료했고 대구의 칠곡점·상인점, 광주의 충장로점 등도 잇달아 간판을 내렸다.
바른손에 인수된 베니건스와 롯데리아가 품은 T.G.I프라이데이스도 이렇다 할 도약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T.G.I프라이데이스 매장은 전성기 때보다 12% 줄었고, 베니건스 역시 전성기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12개 매장만이 남았다.
이뿐 아니라 코코스, 씨즐러, 마르쉐, 토니로마스 등 한때 잘나갔던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 역시 사업을 접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호황을 누리던 패밀리 레스토랑이 이처럼 위기를 맞은 요인은 '획일적인 메뉴' 탓이 크다. 웰빙 열풍과 함께 몸매 만들기에 대한 관심이 사회 전반에 퍼지면서 건강한 먹거리를 선호하는 쪽으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올라간 것. 자연스레 소비자들은 고열량에 기름진 메뉴로 가득한 패밀리 레스토랑을 찾지 않게 됐다.
또한 반가공 상태로 간단히 조리해 소비자 식탁에 내놓는 패밀리 레스토랑 음식의 경쟁력이 맛집 열풍에 밀렸다. 소비자들은 더 개성 있고 특색 있는 레스토랑을 원했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새로운 맛집을 발굴·소개하는 문화도 확산됐다.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 침체와 낮은 가격 경쟁력, 각종 할인혜택 축소 등도 패밀리 레스토랑 몰락에 기여했다.
잘나갔을 당시에는 이동통신사 제휴, 카드 할인, 요일별 이벤트 등 다양한 혜택이 있었지만 매출이 떨어지면서 혜택이 많이 줄어든 상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굳이 패밀리 레스토랑을 찾아서 가야 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소비자 김모씨는 "샐러드바도 없는데 가격이 비쌌던 건 사실"이라며 "아웃백은 패밀리 레스토랑 1위를 차지하자마자 매출 일등공신인 통신사 할인을 없앴고 점점 할인혜택이 줄어드니 그 돈 내고 안 가게 되더라"고 말했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패밀리 레스토랑이 외식업계 발전에 기여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시장 자체가 너무 획일적으로 정체되면서 지는 시장이 돼버렸다"며 "이젠 개인 레스토랑이나 프랜차이즈도 적은 매장 수로 특색 있게 운영하는 곳이 늘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 많아졌다. 오늘 저녁 장소가 패밀리 레스토랑이어야 할 이유가 딱히 없다"고 말했다.
◆빕스와 애슐리의 맞춤 생존법
불황 속 호황을 누리는 몇몇 패밀리 레스토랑은 각자의 특징을 내세워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빕스는 점차 세분화되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한 콘셉트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고객 특성에 맞춰 운영 중인 브런치, 프리미엄 펍, 키즈 특화 매장에 '빕스 다이너' 콘셉트를 추가해 개성 있는 매장을 늘릴 예정이다. 또 '더 스테이크 하우스 바이 빕스'란 브랜드로 최고급 스테이크 메뉴를 앞세워 고급화 전략도 펼치고 있다.
이랜드그룹 계열의 애슐리는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메뉴를 앞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 한식과 샐러드를 포함해 200여가지 메뉴를 구비했지만 가격은 점심 1만원대, 저녁 2만원대.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지난 2003년 3개로 출발했던 매장수는 최근 155개로 늘어났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전체 시장을 놓고 봤을 때 패밀리 레스토랑 규모는 작아지는 추세지만 빕스나 애슐리 등은 빠르게 변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경쟁력을 잘 다지고 있는 것 같다"며 "라인별 매장 운영, 다양한 메뉴 경쟁력 등 맞춤형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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