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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준비〕은퇴 후 살기 좋은 도시 ‘베스트 10’

Paul Ahn 2019. 1. 8. 09:52

〔노후준비〕은퇴 후 살기 좋은 도시 ‘베스트 10’

http://news.mk.co.kr/v2/economy/view.php?year=2017&no=473644

 

답답한 빌딩숲 벗어나 가치있는 노후 즐긴다

꽉 막힌 빌딩숲,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 공기 좋고 물 좋은 시골에 사는 건 직장인들의 로망이다. 은퇴를 앞둔 세대들은 널찍한 땅을 구입해 아담한 집을 짓고 자연을 벗 삼아 한적한 노후 생활을 즐기는 걸 꿈꾼다.

 

 

편안한 노후를 즐기기 위한 조건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첫 번째 조건은 살기 좋은 주거지를 고르는 것. 하지만 정작 어느 지역이 노후 주거지로 안성맞춤일지, 주거 유형은 어떤 게 좋을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매경이코노미는 부동산 전문가, 금융권 PB 설문을 받아 은퇴 후 살기 좋은 도시 ‘베스트 10’을 꼽아봤다. 이들 도시의 매력과 함께 안락한 노후 생활을 위한 필수 조건도 제시한다.

 

제주·속초·양평, 노후 주거지로 ‘으뜸’

강릉·춘천·원주 등 강원도 도시 인기

 

정년퇴직을 앞둔 공무원 김 모 씨는 매주 토요일 아침이면 자가용에 몸을 싣는다. 양평, 가평, 용인 일대 수도권 전원주택 단지를 둘러보기 위해서다. 시간이 나면 아내와 함께 바닷가를 낀 강원 양양, 속초 등 해안도시들까지 찾아간다. 서울 아파트를 팔고 그 돈으로 전원주택 부지를 사서 아담한 집을 지을 생각에서다. 김 씨는 “노후 주거지로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 지역이 나을지, 아예 속초나 여수 같은 지방 해안도시로 옮길지 고민이다. 주변에선 서울과 너무 멀면 불편하다고 조언하지만 이왕이면 지방 한적한 곳에 터를 잡아야 진정한 노후 생활을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털어놓는다.

 

‘노후 주거지는 제주, 속초, 양평 단독주택이 제격’.

‘노후에 살기 좋은 도시’ 1위로 선정된 제주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매경이코노미가 부동산 전문가, 금융권 PB 30명을 대상으로 ‘노후에 살기 좋은 도시’를 설문조사한 결과다.

 

 

〈1위〉 제주

지역별로는 제주가 19표(복수응답 기준)를 받아 ‘살기 좋은 도시’로 단연 1위를 기록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제주는 최근 중국인 투자 수요가 줄었지만 여전히 집값이 고공행진하는 중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이 4.75% 올랐는데 이 중 제주도 상승률이 18.03%로 가장 높았다. 관광객 수요가 몰리는 제주, 서귀포 일대 토지 가격은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이다.

 

〈2~3위〉 경기권

제주에 이어 강원도 속초(14표), 경기도 양평(13표)이 2~3위로 뒤를 이었다. 양평군은 서울과 가깝고 용문산, 남한강을 끼고 있어 전통적인 전원주택 선호 지역으로 꼽힌다. 양평군 내에서도 서종면은 서울과 가깝고 남한강 조망이 가능해 고급 단독주택이 많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양평군 서종면 신축 전원주택 평균 매매가는 3억원에 육박한다. 이와 함께 용문면, 단월면 일대에도 전원주택 투자 수요가 몰린다.

 

〈10위권〉 강원권

10위 내 순위를 살펴보면 단연 강원도 도시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2위 속초에 이어 4위엔 강릉이 이름을 올렸다. 서울 접근성이 좋은 춘천, 원주도 각각 5위, 6위로 10위권에 진입했다.

 

속초, 강릉 등 강원도 해안도시들은 설악산에 동해까지 산과 바다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자연환경을 갖춘 지역으로 꼽힌다. 최근엔 제2영동고속도로에 이어 서울~양양 간 동서고속도로까지 개통돼 교통 여건이 한결 좋아졌다. 춘천은 산과 강, 호수로 둘러싸여 자연경관이 빼어나고 서울과 가까워 수도권 거주자들 관심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강원도 못지않게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 도시들도 대거 순위권에 포진했다. 3위에 오른 경기도 양평을 비롯해 용인, 파주(각각 공동 8위)가 눈길을 끈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는 “파주 등 수도권 도시들은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녹지공간이 많고 자연환경이 좋은 게 매력”이라고 밝혔다.

 

〈10위〉천안권

10위에는 충청권 도시 중 유일하게 충남 천안이 이름을 올렸다. 천안은 충청권 도시 중 KTX역이 있어 교통이 편리하고 서울 접근성이 높다는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기타〉경남 통영 거제

10위권 밖에선 경남 통영, 거제 등 남부 해안도시들이 많은 표를 받았다. 통영을 추천한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는 “통영은 사계절 온화하고 따뜻한 날씨에 물가가 대체로 저렴해 노후 생활하기 유리하다. 바닷가 풍광이 수려한 소도시라 향후 교통망이 좋아지면 노후 주거지로 더욱 인기를 끌 것”이라고 조언했다.

 

노후 주거지를 고를 땐 어떤 점을 가장 눈여겨봐야 할까.

전문가들은 나이가 들수록 대형 병원 등 각종 편의시설이 많은 지역을 택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4.4%로 1위를 기록했다. 아무리 자연환경이 좋더라도 대형 병원이 멀리 있으면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어 자연환경(21.1%), 교통 접근성(20%)이 많은 추천을 받았다. 기본적인 자연환경뿐 아니라 강, 바다, 산 등의 조망권을 따져봐야 하고(8.9%) 자녀 거주지와 가까워야 한다(7.8%)는 응답도 적지 않다.

 

이번 설문에서는 노후 주거지로 선호하는 주거 유형도 조사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보다는 단독주택, 타운하우스를 추천했다. 단독주택이 좋다고 답한 의견이 12표였고 타운하우스(8표), 상가주택(3표)을 추천한 이들도 꽤 많았다. 적정한 노후 주거지 규모로는 20~30평(전용면적 약 59~84㎡)을 추천하는 전문가가 52%가량이었고 30~40평을 응답한 이들은 30%였다. 노후 생활을 할 땐 굳이 넓은 주택을 보유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눈길 끄는 해외 노후 주거지는 / 실버타운 애리조나 ‘선시티’ 주목

이번 설문에선 국내 주거지뿐 아니라 노후 생활을 즐기기 좋은 해외 주거지도 함께 조사했다.

 

북미 지역에선 주로 미국 LA·시애틀·하와이, 캐나다 밴쿠버가 많은 추천을 받았다. LA를 추천한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LA는 기후 여건이 좋고 노인 복지제도가 잘 발달돼 있다. 대규모 한인타운이 형성돼 언어 부담이 크지 않은 점도 매력”이라고 조언했다. 캐나다 밴쿠버에 대해선 “1년 내내 온화한 기후가 지속되는 자연친화 도시면서 동양인이 많아 노인들이 정착하기 쉽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생각이다.

 

특히 미국에선 대표적인 실버타운으로 불리는 애리조나주 ‘선시티’를 주목할 만하다. 1000만평 이상 부지에 2만6000여가구가 거주하는 선시티는 55세 이상 은퇴자들의 천국으로 불린다. 도시 전체가 고령층을 위한 주거타운으로 설계됐다.

 

애리조나주립대가 노인들에게 평생 교육을 해주는 데다 골프장, 수영장과 대형 병원, 24시간 응급 의료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매달 180달러가량을 내면 마을에 있는 모든 시설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고 사진, 와인, 미술 등 각종 클럽에서 취미 생활을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단독주택, 연립형, 콘도미니엄 등 주거 형태도 다양해 여유자금이 넉넉하다면 주택을 구입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기후가 온화하고 경치가 좋으면서 물가가 저렴한 버지니아, 플로리다 등 미국 남동부 지역과 서부 캘리포니아 일대엔 은퇴자 주거단지(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가 대거 형성돼 있다.

 

동남아시아에선 태국 방콕과 치앙마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코타키나발루, 필리핀 세부·클락 등이 많은 표를 얻었다. 김진건 제이오션 대표는 노후 주거지로 쿠알라룸푸르를 추천하면서 “동남아시아 도시 중에서도 물가가 저렴하고 치안이 안정적인 데다 다양한 인프라, 관광시설을 갖춰 노후 주거지로 안성맞춤”이라고 강조했다.

 

 필리핀 클락도 노후 주거지로 급부상는 곳이다. 클락은 미 공군기지가 있던 지역이라 미군이 건설한 공항, 도로, 골프장, 주거시설 등 인프라가 잘 갖춰졌다. 에어포스시티병원 등 다양한 의료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포스코건설은 최근 필리핀 클락 일대에 21층짜리 아파트 508가구를 분양해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호주 시드니·멜버른, 뉴질랜드 퀸즈타운, 일본 오키나와 등을 추천하는 의견도 있었다.

 

설문에 도움 주신 분들(총 30명, 가나다순)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권영숙 신한금융투자 연금기획부 팀장, 김경래 OK시골 사장,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 김대용 신영 팀장, 김세헌 이우플랜앤디자인 소장, 김일수 스타아시아파트너스 대표, 김종선 BSI경영연구원장, 김진건 제이오션 대표, 김탁규 IBK 반포자이WM센터 팀장, 박동수 신한금융투자 연금기획부 부장,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백성준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 이영환 대신증권 압구정지점 금융주치의, 이은정 하나금융투자 강남WM센터 PB, 이종진 신화디앤엠 대표,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정영주 하나금융투자 강남WM센터 PB, 최은선 KB증권 대치지점 PB팀장, 한태욱 동양미래대학 경영학부 교수, 형형진 KEB하나은행 선릉역지점 PB팀장, 황종선 알코리아에셋 대표, 우리은행 PB 2명(익명), KB증권 PB 1명(익명)

 

매경이코노미 제1916호 (2017.07.12~07.18일자)2017.07.14

김경민팀장)·강승태·정다운·김기진 기자

사진 = 윤관식·최영재 기자

그래픽 : 신기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