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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영토 / 1994, 대중문화 테마, 문화비

Paul Ahn 2018. 1. 31. 15:02

민들레 영토 / 대중문화 테마, 문화비

 

대한민국의 카페 체인점. 줄여서 민토라고 흔히들 부른다.

1994년 신촌에서 10평 공간으로 시작한 찻집 

2021 8월 경희대점 1곳만 영업중

 

한국형 토종카페 민들레영토가 몰락한 이유(youtube.com)

 

엄밀히 말하자면 카페라기보다는 종합문화공간으로 정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음료 대신 어머니의 정을 판매하는 컨셉에 착안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통 음료 한 잔 당 요금을 계산하는 카페와는 달리, 민들레영토는 3시간의 기본 요금 내에 민들레영토 음료를 무한 리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기본 음료에 한해서 그렇고, 좀 더 맛있는 음료는 추가 요금을 내고 따로 먹어야 한다.

 

기본음료로는 민토차라는 음료가 나오며 맛은 맹물인데 묘하게 단데, 수국차와 현미차를 적절히 조합한 음료기 때문. 단맛은 수국차 때문이다. 숙취에 좋은 편.

 

기본 음료 이외에 몇 가지 먹거리가 제공된다. 곡류 건강빵, 컵라면과 아이스바를 고를 수 있지만 대부분 지점에선 컵라면만 제공한다. 아무튼 둘 중에 하나를 고를 수 있다. 곡류 건강빵은 그냥 평범한 빵이고 컵라면은 삼양라면이 제공된다.

 

대학생들의 조모임 등 회의 장소로 애용되었다. 또한 음료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판매하기도 해서, 배가 고프다면 리조또나 도리아를 시켜서 먹을 수도 있다. 가격을 보고 괜찮은 퀄리티를 기대할 수도 있는데, 추천은 하지 않는다.

 

회의하다가 정말 배가 고파서 "자 이제 나갑시다" 하는 말이 나올때까지 기다리기 어렵다면 시켜먹어 볼 수도 있지만, 별로 추천하지는 않는다. 운이 안 좋다면 안 익은 치킨 커틀렛 같은 불량식품이 나올 수도 있다.

 

메이드 카페로 정의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웨이터 차림의 남자 알바생과 알프스의 소녀를 연상케 하는 여자 알바생의 패션이 덕심을 자극한다. 팔로 계단마다 하트를 그리며(!) 손님들에게 인사를 하기도 하는데 손발이 오그라진다 실제로도 민토 알바생 특유의 무릎 꿇는 서비스 등이 메이드 카페의 서비스와 일맥상통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민들레영토 알바는 외모를 보고 뽑기에 미남 미녀라는 속설이 있었다. 알고보면 원조 메이드카페 설립자가 설마 알고 노린거?

 

카페베네보다도 먼저 스타벅스를 이긴 토종카페라는 표현이 쓰인 곳이다. 2000년대 중반까진 꽤 인기를 끈 카페였지만 결국 다양한 커피 체인점이 생기면서 3시간 동안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독자적인 강점이 사라지면서 현재는 많이 사라졌다.

 

설립자가 민토를 세운 계기가 혼자 카페에서 커피 마시다가 영업 방해된다고 30분만에 쫓겨나서였기 때문에... 민토는 당시로선 파격적으로 카페에서 머물 수 있는 일정 시간을 보장해주며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최근 민들레라는 이름으로 먼저 상표를 등록한 분식 업체와 상표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만일 패소 시에는 상호를 바꿔야 할 수도 있다. 애초에 민들레영토는 이해인 수녀의 시 <민들레의 영토>에서 따온 것으로 추정되나, 문학 작품이나 영화의 제목은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아니므로 문제는 없다.

 

안양점, 수원점 등은 2016년 이전에 폐업,

2020 6월 종로 2가 점이 폐업

2021 8월 경희대점 1곳만 영업중

 

 

어머니의 마음을 간직한 다방 마담 지승룡 소장!

찻집을 통해 생활을 문화로 이끌어 주는 대중문화공간 「민들레 영토」.

 

저 홀로 240킬로미터를 날아간다는 민들레의 자유분방함과 어디서든 강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우리가 사는 삶의 영토로 들여놓자고 붙인 민들레 영토(이하 민토)에는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마음의 휴식과 정신적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아날로그적인 편안함을 안겨준다.

 

단순한 찻집을 넘어 생활에 문화를 접목시킴으로써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다가서고 있는 이곳에는 민토만의 독특한, 그러나 모든 이들이 꿈꾸는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때론 생경스럽지만 왠지 이곳만의 문화에 녹아들고 싶은, 민토만의 문화를 그려가고 있는 지승룡 소장. 목회자에서 다방 마담을 자처한 지승룡 소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목회자에서 다방 마담으로

 

1994년 신촌에서 10평 공간으로 시작한 찻집 민들레 영토. 올해로 12년째를 맞은 민토는 어느새 24개 매장에서 문화를 전파하고 있으며 곧 첫 번째 해외 매장인 중국 북경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지금이야 문화경영이니 감성경영이니 하는 말들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사실 민토의 이러한 경영 스타일은 신촌점부터 계속돼 왔다.

 

1987년 신학대학원 졸업과 동시에 목회활동을 시작한 지소장은 부목사가 되고 담임목사가 돼 목회활동을 하는 동안 겉으로 드러난 성장에 비해 내부적으로는 교인들의 성장이 전무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주위의 반대도 무릅쓰고 미련없이 사임을 했다.

 

 

형식에 매달리기 보다는 교목활동이나 청년운동을 하면서 예수를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이 모두 공존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민토로 목사의 길을 접고 스스로 다방마담을 자처한 것이다.

 

마담이 된 또 다른 이유는 어릴적 삼촌 손을 잡고 들어선 다방의 기억이 잊혀지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누구나 스스럼 없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 정을 나누는 생활문화터 다방. 그 다방에서 손님들에게 웃음을 주고 휴식을 주는 마담의 모습이 그리도 좋아 보였단다.

 

뻔뻔하면 펀(fun)이 되고 펀하면 펀드가 모일 수 있다

 

민토에는 찻값에 해당하는 문화비 3천~5천원만 내면 음료를 여러번 마실 수 있고 책장 가득 꽂힌 책을 맘껏 읽을 수 있으며 영화나 공연을 볼 수도 있다. 끼리끼리 모여 세미나도 할 수 있고 출출하면 컵라면이나 직접 만든 건강빵도 먹을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누구의 눈치도 필요 없이 자유롭게 진행된다.

 

최근에는 문화세미나를 새롭게 시작했다. 고객이 만나고 싶은 사람,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게 해 주자는 생각에 메이크업 강의도 하고 또 가정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강연회도 마련하고 있다.

 

“외식업은 국민의 어머니입니다. 어머니가 아이를 낳으면 젖을 주고 또 함께 놀아주며 아이가 원하는 것을 아낌없이 해 주듯 민토 역시 단순한 차와 음식 외에 고객들이 원하는 그것을 해 주는 것입니다”.

 

민토의 대표적인 펀 경영은 바로 M서비스, 즉 미친(Mad) 서비스다.

공연이 주가 되는 M서비스는 직원들이 고객들을 위해 다양한 공연을 하며 때론 고객들이 함께 참여하기도 한다. 공연은 민토 매장이 아닌 거리에서도 진행된다. 단순히 민토를 찾는 사람들 뿐 아니라 이 세상을 함께 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펀을 주자는 생각에서다.

 

“똑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장소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지는 이유는 바로 ‘기분’때문입니다. 이 기분을 좋게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펀입니다. 직원들도 처음에는 쑥쓰러워하고 어색해하지만 곧 익숙해지고 그 문화에 누구보다 푹 젖어들게 됩니다. 뻔뻔하면 펀이 되고 펀이 되면 펀드가 오는 것이지요”.

 

각종 공연이 펼쳐지는 레스토랑. 흥이 있고 즐거움이 있는 레스토랑 안에서 멋진 노랫말도 나오고 가수도 탄생하며 MC도, 연기자도 나왔으면 하는 것이 바로 지승룡 소장의 바람이다.

 

민토의 또 다른 애칭이 바로 ‘손흔드는 식당’이다. 어린 아이가 퇴근하고 들어오는 아빠를 향해 반가움의 표시로 두 손을 흔들 듯 이곳은 손님이 문에 들어서면 두 손을 높이 들고 반가운 손짓을 한다. 처음 민토를 찾은 고객은 직원들의 이러한 손흔듬에 다소 어색해 하지만 표정만은 행복하다.

 

민토의 이러한 경영 스타일은 직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 단순한 서비스가 아닌, 우리가 하는 일이 문화적인 서비스, 즉 감성 서비스라는 자부심이 싹트고 있는 것이다. 고객들 맞이하는 손짓 하나도 그들만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에는 11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유럽 문화 탐방을 다녀오기도 했다. 선진 외식업뿐 아니라 그곳의 문화를 보고 느낌으로써 민토의 경쟁력을 찾고 또 글로벌한 민토를 꾸미자는 생각에서다.

 

경영주·직원·고객이 함께 뭉친 디아스포라

 

민토에는 지승룡 소장과 직원들, 그리고 마니아 고객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있다. 우리가 하는 일이 단순한 찻집문화만이 아닌 외식업을 위해, 또 나라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다소 거창한 소명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함께 여행을 하고 세미나를 하고, 교육을 받고 강연회를 듣고 또 인터넷 상에서 채팅을 하며 이러한 마인드 공유를 이어가고 있다.

 

디아스포라(diaspora:유태인의 거주지)도 이러한 마음 나눔의 일환이다.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지만 그들만의 모습을 강력히 남기고 있다는 유태인들의 삶에서 따온 디아스포라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체인의 개념과는 다르다. 민토의 문화를 그대로 이어가고자 하는 사람들을 통해 국내를 넘어서 전 세계에 민토의 문화를 전파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곧 오픈 할 중국 북경점을 시작으로 일본, 유럽, 미국 등으로 민토를 확장, 7~10년 후에는 국내 매장보다 해외 매장이 더 많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나라에 따라 다소 변화된 모습을 보이겠지만 문화경영·펀경영이라는 민토의 기본 정신은 그대로 이어갈 계획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을 어머니(민토)의 품안으로

 

“12년 전 10평의 허름한 공간에서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시련과 장애의 연속이었으며 지금도 두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고객을 향해 달려간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아무리 힘들어도 자식을 포기하지 않듯 저 역시 늘 애정어린 마음으로 바라보는 고객들을 버릴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승룡 소장은 보다 많은 곳에서 보다 많은 사람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그동안 민토의 고객이 대학생 등 젊은층 중심이었다면 이제 프리미엄 민토를 개발해 나이를 불문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민토를 찾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또한 예쁜옷과 친절한 서비스를 갖춘 기사가 민토를 닮은 카페처럼 예쁘게 꾸민 택시를 몰고 전국을 돌며 행복을 전달하는 택시사업도 구상중이다.

 

등산로 밑에서 시원한 막걸리에 맛있는 도토리묵과 파전을 안주삼아 서로 도란도란 인생을 논하며 삶을 그려갈 수 있는 음식점도 하고 싶다.

 

혹자들은 ‘현실성 없는 허황된 꿈일 뿐이야’라며 비아냥 거릴수도 있지만 지승룡 소장에게는 현실에서 꼭 이뤄야만 할 의무이자 책임인 것이다.

 

“외식업은 국가 경쟁력의 기본입니다.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늘 활기차게, 팔딱팔딱 뛰어야 합니다. 많이 배운 젊은이들이 외식업에 투신해 더욱 발전하고 존경받는 외식업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지승룡 소장은 또 문득 이런 말을 꺼낸다.

“노동자에게 최저 임금이 있듯이 우리 외식인들에게도 정부가 최저 이익금을 보장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70여 만개 식당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종사자 및 가족들)을 따져보면 국민의 1/3이 외식업과 함께하는 셈이기 때문에 이들의 생계를 보장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의미심장한 웃음으로 말을 마무리하는 지소장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느껴진다.

민토의 대학로 별관 입구에는 ‘이슬소’라 이름붙은 모형소가 자리하고 있다. 아침이슬을 맞으며 일하는 한국의 성실한 소를 의미하는 이슬소는 우리 시대의 외식인들과 많이 닮았으며 닮아야 하는 모습이다.

 

또 늘 끊임없이 창조하고 노력하는 민들레 영토의 지승룡 소장과도 참으로 닮았다.

 

2006-03-30

윤은옥기자, yeo@foodban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