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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갸네흐 도쿄(Pierre gagnaire tokyo) / 프렌치

Paul Ahn 2019. 2. 1. 08:16

★피에르 갸네흐 도쿄(Pierre gagnaire tokyo) / 프렌치

 

나의 일본 여행 목적은 일본의 레스토랑 방문이었지만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한국에 없는 미슐랭급 레스토랑을 경험하는 것이었다. 내가 우상으로 생각하는 세계적인 쉐프들의 레스토랑이 일본에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미슐랭급 레스토랑을 가지고 있는 쉐프의 레스토랑이 한 군데도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일본의 레스토랑은 나름대로의 색깔과 분위기가 있지만, 그 공통점은 레스토랑의 분위기와 하나가 되어 음식과 서비스를 받아들이는 손님의 수준, 세심하게 배려 하는 스탭들이었다. 이기적이게 자신만 튀고 대접받으려는 분위기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레스토랑의 분위기와 흡수되는 손님들의 모습이 방문했던 레스토랑들의 어떤 화려한 인테리어보다 최고의 인테리어였다.

 

천재 요리사 피에르 갸네흐

 

 

 

첫 번째로 소개하고자 하는 레스토랑은 「피에르 갸네흐_도쿄(Pierre gagnaire_tokyo)」이다. 이 레스토랑을 첫 번째로 선택한 이유는 우선 피에르 갸네흐라는 프랑스 가스트로의 흐름을 이끄는 이 위대한 쉐프가 이달에 한국에 오기 때문이다. 드디어 한국인들도 갸네흐의 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세계적으로 피에르 가녜흐의 레스토랑은 4곳이 있다. 파리, 런던, 도쿄, 그리고 홍콩 만다린 호텔이 거액의 리노베이션 비용을 들여 25층 ‘vong’ 자리에 피에르 갸네흐를 오픈했다.

 

 

천재라는 찬사와 kitchen의 피카소라고 불리우는 최고의 쉐프

 

피에르 갸녜흐 도쿄는 동경의 유럽이라 불리우는 오모테산도의 프라다 건물 옆에 위치해 있으며 일본에서 방문한 레스토랑 중 가장 뛰어나고 럭셔리한 인테리어였다. 전용 엘리베이터를 통해 레스토랑에 들어서 예약 확인을 하고 준비된 테이블로 이동했다. 선택한 메뉴는 런치 코스 메뉴와 3~4가지로 구성된 알라카르트(A La Carte) 메뉴이다.

 

영어로 된 메뉴북을 요청했으나 일어와 불어로 된 메뉴북 밖에 없었고, 영어로 메뉴를 능수 능란하게 설명해 줄 만한 갸흐숑(웨이터)도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 그래도 요리사이기에 아는 식재료 이름과 조리법을 조합해서 메뉴를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이었다.

 

 

최고의 레스토랑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직원들의 세심한 서비스를 느낄 수 있었던 것 중 하나가 여성 손님의 의자 옆에 핸드백을 올려 놓을 수 있는 박스를 준비해 놓은 것이다. 물론 입구에서 외투를 친절히 보관해 주지만 여성에게 있어 핸드백이란 필요한 온갖 사적인 물건들이 들어 있는 것이어서 누군가에게 장시간 맡겨 놓는 다는 것이 굉장히 신경쓰이는 일이다.

 

훌륭한 음식은 기본이 되어야겠지만, 갸네흐 레스토랑에서 맛 본 아기자기하고 세심한 요리들은 서비스에도 묻어났다.

여성고객을 위한 핸드백 박스,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손님에게 영수증 한장 들고 나오는 것 대신 다소 느끼 할 수 있는 프렌치 요리의 뒷마무리를 위해 준비한 허브티 한모금…. 이런 것들이 최고의 레스토랑이 손님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와 펀(fun)이 아닐까 생각한다.

 

 

갸네흐의 광기어린 장난들

 

프렌치 레스토랑에 중요한 버터. 갸네흐의 버터 맛은 일본의 어떤 레스토랑에서 맛보았던 버터보다 훌륭했다. 얼마나 좋은 버터를 쓰는지는 쉐프의 안목과 수준을 말해준다.

 

01 웰컴디쉬로 나온 진저 샤블레, 카라멜 스틱, 탄두리 향의 핑크 머쉬멜로우, 머랭 등 이렇게 단것들을 왜 식전부터 줄까? 우리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가는, 이름만 본다면 디저트에나 나올 법한 이런 것들을 메인 전에 내놓는 발상이 갸네흐 스타일이다.

 

단맛이 약간 느껴지긴 했지만 오히려 이런 단맛들이 입안의 감각을 자극시켜 줬다. 다음 식사에 방해되지 않고 다음 코스를 기대하게 해주는 단맛, 직접 맛보지 않는다면 이 정도 표현으로 만족해야 할 것이다.

 

02 5가지의 아뮤스 부슈

 

말 그대로 입안을 즐겁해 준 아뮤즈 부슈였다. 각기 다른 질감들의 재료를 통해서 구성했고, 테이블 위에 올려진 5가지 접시들을 보면서 선물상자를 하나하나 열어보는 심정으로 맛을 보았다.

 

03 화이트 아스파라거스

 

위에 올려진 것이 화이트 아스파라거스 아이스크림인데 입안에 넣는 순간 퍼지는 아스파라거스 풍미가 최고였다.

아스파라거스 익혀진 상태도 아주 좋았고, creamy하지만 깔끔한 소스와 잘 어울린 요리였다.

 

메인코스 메뉴

Ainame with onion & leek sauce and chickpea puree

 

맛도 훌륭했지만 chickpea puree로 터치한 후 껍질을 이용해 가니쉬한 스타일도 재미있었고, onion & leek sauce의 느낌이 아주 훌륭했다.

 

04 5가지로 구성된 또 하나의 메인요리는 코스와는 다르게 a la carte로 주문한 메뉴이다.

 

푸아그라(거위간), 에스카르고(달팽이) 등으로 구성된 재미있는 메뉴였다.

 

05 디저트와 초콜릿 코스

 

프렌치 코스에서는 디저트외에 초콜릿, 푸티푸르를 별도의 개념으로 제공한다.

와사비향의 멜론 셔벗, 러바브 콤포트와 로즈워터 젤리 등 디저트 코스 하나에도 여러가지 맛과 아기자기한 재미를 보여준다. 음식의 전체적인 맛은 심플하다. 어떤 맛이 튀는 강한 느낌보다는 은근하게 코스의 마지막 까지 이어진다.

 

06 녹차

 

나를 정신 차리지 못하도록 만들어준 갸녜흐의 음식들은 도쿄에서 맛본 차 중 최고였던 녹차로 마무리했다.

 

2007-06-05

글 _ 최정윤

관리자기자, foodbank@foodban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