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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상의 전환〕 유니세프의 물펌프

Paul Ahn 2020. 2. 17. 15:31

⊙유니세프의 물펌프

 

1980년대 유니세프가 인도 마하라슈트라에서 구호활동을 했다. 모든 것이 부족했던 주민들에게 유니세프는 의료나 주거 지원 등 많은 봉사활동을 했다. 주민들에게는 정말 마른 땅에 단비 같은 기쁜 소식이었다.

 

이곳에서 유니세프는 식수 공급이 어려운 오지 마을 주민을 발견했는데, 오후 2시만 되면 여성들이 머리에 물동이를 이고 물을 길으러 가는 것이었다.

 

수 ㎞나 되는 거리를 물동이를 이고 걷는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을 테고, 이를 발견한 유니세프는 이들의 불편을 해소하고자 한 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유니세프가 생각한 방법은 바로 물 펌프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물 펌프를 사용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왜 이들은 물 펌프를 잘 사용하지 않는 것일까. 머나먼 타지에서 오지인 이 마을로 멀리 시집온 며느리들에게 물을 긷는 2시간은 노동의 시간이 아니었던 것이다.

 

오히려 그 시간은 시집살이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비슷한 처지에 있는 며느리들끼리 눈치 안 보고 수다도 떨고 공감도 하는 행복한 시간이었던 것이다.

 

똑같은 상황이지만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되기도 한다. 우리는 이런 것을 관점의 차이라 한다. 일을 하다 보면 누구의 관점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방향성이나 결과가 전혀 달라지기 마련이다.

 

수요자가 정말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찾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 경영인은 고객이 정말로 원하는 것, 정치인은 국민이 정말로 원하는 것, 선생님은 부모와 학생이 정말로 원하는 것을 찾는 게 서로가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는 지혜일 것이다.

 

수요자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을 정확히 파악해 고객의 니즈를 반영하는 것, 이것이 이 시대가 바라는 것이라 생각한다.

 

 

매경

2018.01.31

유구봉 포스코인재창조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