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스몰럭셔리’ 찾는 ‘가치 소비’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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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부천에 거주하는 정 모 씨는 수시로 이마트 프리미엄 가정간편식 ‘피코크’ 상품을 구입한다. 남편과 맞벌이를 하는 탓에 요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늘 아이들에게 미안했지만 최근엔 피코크 상품 몇 개만 사면 꽤 근사한 식사를 준비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는 정 씨는 “웬만한 국, 찌개 요리가 1만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긴 하지만 품질이 좋아 각종 재료를 사서 요리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말한다.
“예전에 저렴한 간편식을 먹을 때는 내가 일한다는 핑계로 가족에게 방부제 덩어리를 먹이는 것 아닌가 하는 자괴감도 있었는데, 건강에 좋은 프리미엄 간편식이라니 그런 부담감에서 벗어나 편하게 이용한다”고 살짝 털어놨다.
# 대기업 부장으로 근무하는 김 모 씨는 늘 경북 영주 이산면 된장마을에서 생산되는 ‘무수촌’ 된장과 고추장을 사먹는다.
“된장 1㎏에 3만원대로, 몇천원이면 살 수 있는 대중 브랜드 제품에 비해 가격이 5~6배나 비싸지만 이런저런 첨가제를 넣지 않고 직접 전통방식으로 만든 건강한 수제품이라는 점에 끌려 구매하기 시작했다. 가족들을 위해 직접 된장을 담그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내가 아닌 남이 만들었을지언정 가족에게 제대로 만든 장을 먹이고 싶다”며 “앞으로도 계속 비싼 프리미엄 장을 사 먹을 것”이라 강조했다.
김 씨는 또 “명절을 맞아 여기저기 감사한 분들에게도 이 장을 선물하는데 반응이 좋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국민들은 1년 내내 번 돈을 모두 바캉스에 쓴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작은 사치에 만족하는 이른바 ‘스몰럭셔리(Small Luxury)’는 일찌감치 선진국형 소비 패턴으로 자리 잡아왔다.
요즘 우리 기업들도 스몰럭셔리 수요를 잡으려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안간힘을 쓴다. 백화점, 할인점 등 유통업체를 비롯해 가전, 항공사, 커피전문점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너도나도 프리미엄 제품 개발에 전력을 쏟는 중이다. 소비 시장이 극심한 불황에 빠졌지만 아무리 값비싼 제품이라도 그만한 가치를 지녔다고 판단하면 소비자들은 얼마든지 지갑을 연다는 판단에서다.
불황인데도 이처럼 프리미엄 상품이 나름대로 잘나가는 데는 이유가 있다. 유통업계에는 ‘불황에는 아주 비싸거나 아주 싼 상품이 잘 팔린다’는 속설이 있다. 아무리 경기가 어려워도 상위 0.1% 슈퍼리치는 크게 고민하지 않고 지갑을 연다. 반면 어중간한 가격대 제품은 가격이 슬슬 떨어지면서 아예 저렴하면서 가성비가 높은 제품, 또는 값비싸지만 남다른 가치를 담은 제품이 동시에 인기몰이를 하는 게 보통이다.
프리미엄 시장 경쟁 들여다보니
▶가정간편식·전통식품 등 고급화 바람
올해 설 선물 시장에선 프리미엄 제품이 대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 1월 2~21일 진행한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실적을 들여다보면 120만원짜리 명품 목장한우, 75만원짜리 재래굴비 1호, 50만원 명품 수삼 등 프리미엄 상품 매출이 1년 새 2배 이상 급증했다.
▶대형마트에서는 주로 저가 상품만 판매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진 지 오래다.
이마트의 ‘피코크 제주 흑한우 드라이에이징 세트(3㎏, 48만원)’ ‘이탈리아산 생트러플(90g, 29만8000원)’ 등을 설 선물 대표주자로 밀고 있다. 제주 흑한우 세트는 국내에 2000여마리밖에 없어 천연기념물로 알려진 제주 흑한우를 저온창고에서 4주 동안 숙성시켜 육즙이 풍부한 게 특징이다. ‘송로버섯’으로 불리는 ‘트러플’은 푸아그라(거위 간), 캐비어(철갑상어 알)와 함께 세계 3대 진미로 유명하다.
▶최고급 레스토랑 요리 재료로도 인기다.
지난해 추석에 ‘프랑스 보르도 1등급 5대 샤토 와인(748만원)’ ‘강원도 자연송이(60만원)’ 등 한정판 고급 선물세트를 보란 듯이 ‘완판’시킨 이후 부쩍 프리미엄 선물에 신경을 쓴다는 전언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값싸고 가성비 좋은 제품만 찾았지만 요즘에는 가격이 비싸도 일반 선물과 차별화되고 희소성을 갖춘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프리미엄’ 타이틀을 단 전통식품은 유통가 명절선물의 효자로 소문난 지 오래다.
현대백화점이 2010년 오픈한 고급 전통식품 매장 ‘명인명촌’이 대표적이다. 초기엔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시각도 있었지만 장인이 수작업으로 하나하나 만들어 품질이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인기에 날개를 달았다. 2010년까지만 해도 명인명촌 매출은 4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90억원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현대백화점은 여세를 몰아 국내 첫 프리미엄 전통발효식품 브랜드 ‘종가장촌’까지 선보였다. 종가장촌은 된장, 고추장, 간장 등 옛 선조들의 발효 방식을 활용해 담근 전국 팔도의 대표 전통장 13종을 브랜드화했다.
롯데백화점 전통식품 브랜드 매장 ‘태바시’에서는 국물맛을 내는 천연조미료, 음식에 사용되는 참기름 등 전국의 우수한 상품들을 모아 판매한다. 최근에는 서해안 토판염을 담양의 대나무에 넣고 아홉 번 구워 만든 토판염 구벌죽염과 금산 인삼, 강원 자연송이, 벌교 꼬막 등을 선별해 담근 명품 찬 세트 ‘기순도 토판염 구벌죽염간장 명품찬 특선1호(100만원)’를 선보이기도 했다.
1인 가구,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정간편식 제품(HMR· Home Meal Replacement)에도 고급화 바람이 불고 있다.
이마트의 대표 상품은 2013년 내놓은 가정간편식 브랜드 피코크다. 보통 할인점 PB 상품들은 저렴한 가격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마트는 오히려 고급화로 승부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피코크 제품을 직접 챙기면서 고급 호텔 주방장이 개발한 레시피를 적용하는가 하면 홍대 중화요리집 ‘초마’ 등 유명 맛집과 제휴해 품질을 높였다. 2013년 34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피코크 가정간편식 매출은 지난해 830억원가량으로 늘었다. 현재 제품 수만 700여개에 이른다.
이에 질세라 롯데푸드는 롯데마트에서 판매하는 가정간편식 ‘요리하다’ 브랜드를 새로 선보였다. 홈플러스도 가정간편식 브랜드 ‘싱글즈프라이드’를 내놓으면서 경쟁에 뛰어들었다.
유통업체들이 프리미엄 가정간편식 제품에 공을 들이는 건 그만큼 성장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2009년 7100억원에서 지난해 1조7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집밥 열풍이 불면서 요즘 소비자들은 비싼 돈을 주고 외식하기보다 집에서 고급 음식을 즐기고 싶어 한다. 가정간편식 시장은 당분간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인데 그 시장의 대부분을 프리미엄 제품이 차지하는 식으로 흘러가는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이 한결같이 전하는 얘기다.
이제 시장이 거의 포화 상태에 다다른 것으로 평가되는 커피 시장에선 고급 커피가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한쪽에선 1000원짜리 저가 커피가 야금야금 수요층을 넓혀가는 가운데서도 1만원 이상 ‘스페셜티 커피’ 마니아층이 부쩍 늘었다. 스페셜티 커피란 미국 스페셜티커피협회가 정한 기준을 적용해 점수가 80점 이상 되는 커피를 말한다. 커피 감별사로 불리는 ‘큐그레이더’들이 직접 선별한 원두로 커피를 내려주는 게 특징이다.
스타벅스의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 리저브’는 출시 1년 8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50만잔 판매를 돌파했다. 리저브 커피는 프리미엄 커피답게 가격이 1만2000원으로 비싸지만 전국 매장이 어느새 50여개로 늘었다.
고급 디저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도 자신의 만족을 위해선 다소 비싸더라도 지갑 열기를 주저하지 않는 포미족(ForMe族)의 ‘가치 소비’ 덕분이란 점에서는 다를 바가 없다. 가격대가 최소 6000~7000원에서 보통 1만~3만원대로 밥값보다 비싸지만 경기 침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손님이 몰린다. 업계가 추산하는 국내 디저트 시장 규모는 2013년 3000억원에서 2014년 8000억원을 거쳐 지난해 1조5000억원가량. 매년 2~3배씩 커진 셈이다.
요즘은 향수도 ‘프리미엄’ 단어가 붙어야 잘 팔린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가격대가 30만원을 넘나드는 프리미엄 향수는 매년 30% 가까운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이는 반면 일반 향수와 화장품 전체 매출은 3년 동안 신장률이 둔화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선보인 스웨덴 고급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는 2014년 3개에 불과했던 매장이 지난해 8개까지 늘면서 지난해 국내 매출이 1년 새 290% 성장했다.
신세계가 지난해 연말 SSG닷컴 회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남녀 모두 받고 싶은 선물 품목 1, 3위로 ‘프리미엄 향수’를 꼽았다. 항상 상위권에 들었던 일반 향수는 명단에서 사라졌다.
사진설명LG전자가 프리미엄 가전 시장 공략을 위해 내놓은 브랜드 ‘시그니처키친스위트(사진 왼쪽)’. 지난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O 2016’에서 처음 공개됐다. 백화점 식품관에도 프리미엄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8월 오픈한 현대백화점 판교점(사진 오른쪽)은 고급 식품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등 유럽풍의 분위기로 꾸미며 수요 확보에 나섰다.
스타벅스 리저브 커피 50만잔 판매
항공사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도입
과자 역시 ‘값싼 제품’이란 편견을 딛고 업체마다 프리미엄 경쟁이 붙었다. 과자 업체마다 유기농 원료를 사용하고 유해 성분을 없애면서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 제품을 대거 출시했다. 오리온이 ‘닥터유’ ‘마켓오’ 브랜드로 일찌감치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은 데 이어 롯데제과도 ‘팜온더로드’로 맞불을 놨다. 2013년 9월 출시한 팜온더로드 브랜드 제품은 출시 8개월 만에 매출 25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아몬드머랭, 초코호두를 비롯해 스노우젤리, 딸기큐브젤리, 블루베리 그릭요거트볼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는 중이다.
LG전자가 최근 LG 로고를 뗀 ‘시그니처키친스위트’라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새로 내놓고 올해 여기에 힘을 기울일 것이라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 시그니처키친스위트는 냉장고와 오븐, 쿡탑, 식기세척기, 전자레인지 등으로 구성된 빌트인 주방가전 풀 패키지로 구성돼 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수준의 기능과 디자인을 담은 데다 와이파이 기능을 적용해 외부에서도 가스레인지 점검과 오븐 예열 등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평균 가격은 2만달러, 우리 돈으로 2400만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지만 충분히 수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조성진 LG전자 사장은 “독자 전문 브랜드를 통해 글로벌 톱 가전업체들과 정면승부를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항공사마다 비즈니스와 이코노미석의 중간 개념인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잇달아 선보이는 것도 비슷한 차원이다. 국내에서는 에어프랑스, 에어캐나다, 루프트한자 등이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선보였고 아시아나항공도 국내 항공사 중 최초로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쟁에 내몰린 항공사들이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를 통해 불황 탈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동안 비용 부담 탓에 이코노미석만 고집했던 이들도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를 통한 일종의 가치 소비에 나서면서 당분간 항공사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파트 시장에도 프리미엄 바람이 불었다. 천편일률적인 평면의 아파트에서 벗어나 남들과 다른 구조에서 살고 싶다는 수요가 몰리면서 ‘하늘 위 저택’으로 불리는 펜트하우스 인기가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10월 포스코건설이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서 공급한 ‘해운대 엘시티더샵’ 펜트하우스는 3.3㎡ 분양가가 무려 7200만원에 달했다. 전용 244㎡ 가격만 68억원에 육박할 정도다. 입이 떡 벌어질 만한 가격에, 그것도 서울도 아닌 지방 도시에서 초고가 아파트가 등장하자 미분양 우려도 많았지만 막상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7.22 대 1의 경쟁률로 인기를 끌었다. 침실 3개, 가족실 1개, 마스터룸 1개에 화장실만 4개를 갖췄고 방마다 최고급 인테리어를 구현해놓은 게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남해바다, 해운대 마린시티 야경 등 탁월한 조망권을 보유한 것도 매력이다. 이미 서울에선 아파트마다 몇 채 안 되는 펜트하우스가 희소가치를 내세운 덕에 부유층 수요를 끌어모으고 있다. 대림산업이 분양한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234㎡ 펜트하우스는 분양가가 35억원 정도였지만 최근 웃돈이 붙어 분양권 시세가 50억원을 넘나들 정도다.
펜트하우스가 비싼 가격에도 아랑곳 않고 인기를 끌면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들어서는 펜트하우스 분양가가 3.3㎡당 1억원에 이를 거란 전망까지 나온다. 물론 수십억원짜리 펜트하우스만 있는 건 아니다. 서울 강북권에서도 지난해 분양한 장위뉴타운 꿈의숲코오롱하늘채 펜트하우스가 22 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전용면적이 93㎡에 불과해 가격 부담을 줄인 ‘세미 펜트하우스’ 개념을 적용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프리미엄 마케팅 인기 끄는 배경은
▶‘현재의 만족’을 위해 ‘작은 사치’ 나서
프리미엄 제품 인기는 ‘작은 사치(Small Indulgence)’ ‘스몰럭셔리’ 트렌드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저성장 시대가 지속되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일종의 스몰럭셔리 소비를 즐긴다는 얘기다. 고급 차, 명품 가방, 백화점 고급 의류 등이 ‘빅럭셔리’ 상품이라면 고급 커피나 디저트, 해외여행 등 작은 사치에 만족하는 일종의 불황형 소비 형태를 스몰럭셔리라고 부른다.
즉 수백~수천만원짜리 고가 해외 명품을 덥석 구매하는 것처럼 ‘보여주기식 사치’가 아닌 소비를 통해 자신을 치장함으로써 스스로 만족감을 누리고 남에게 뭔가 자랑하려는 욕구가 드러난 소비다. 일례로 점심은 값싼 김밥을 먹어도 후식으로는 고가의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거나, 주택 구매를 포기하는 대신 수시로 해외여행을 즐기는 식이다.
김민정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30세대는 불확실한 미래에 투자하는 것보다 현재의 만족을 위해 소비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이는 ‘가치 지향 소비’로 이어진다. 가치 지향 소비란 합리적으로 따져 자신이 낸 돈의 가치만큼 효용을 반드시 얻으려는 소비 행태다. 즉 구매를 통해 느끼는 만족감이 큰 상품군에는 아낌없이 돈을 지출한다. 반면 큰돈을 지출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종류의 물건은 가성비 위주로 상품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향후 소비 트렌드 어떻게 진화할까
▶단순 브랜드 대신 개성 담은 상품 두각
1인 가구가 늘고 경제 저성장이 지속된다면 프리미엄 상품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일본의 경우 1990년대 이후 경기 불황으로 저렴한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도 일부 고급 레스토랑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는 등 ‘양극화’된 소비 행태가 나타났다. 싸고 질 좋은 상품을 추구하는 한편, 전반적인 씀씀이를 줄이면서도 마음에 드는 물건이나 서비스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에서도 이 같은 소비 트렌드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대중이 구매 가능한 브랜드 상품보다는 자기만의 개성을 드러낼 유니크한 상품을 찾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들은 앞으로 좀 더 실속 있고 개성 있으면서 특정 마니아층이 찾는 상품을 만들어내야 한다”면서 “프리미엄 상품이 일반화되는 가운데에선 무조건 높은 가격대의 럭셔리 상품보다는 고유의 스토리를 갖추고 저만의 가치가 담긴 명품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예측했다. “프리미엄 제품이나 아예 가성비 위주 저가 제품이 아닌, 평균적이고 어중간한 가격대 상품을 고집하는 업체는 매출이 줄어들 우려가 크다.” 서용구 교수의 경고다.
매경이코노미 제1844·설합본호
2016.02.15
김경민 기자 kmkim@mk.co.kr, 서은내 기자 thanku@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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