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유통산업 보고서 /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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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태 간 연합전선 급물살
‘키 플레이어’는 돈키호테
지난해 일본 유통시장은 업체 간 자본·업무 제휴 등 합종연횡이 빈번히 일어났으며, 그 과정에서 디스카운트 스토어 ‘돈키호테’가 시장 재편의 핵심 역할을 했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훼미리마트, 슈퍼마켓 업계에서는 유니와 손을 잡으며 업계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일본인들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인프라스트럭처로 성장해온 편의점. 지난해 초에는 세븐일레븐이 소매업계 최초로 점포 수 2만 개를 돌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편의점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치 않다. 드럭스토어 등 이업태가 식료품 판매에 주력하면서 강력한 라이벌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특히 문제는 객수를 어떻게 회복할지다. 객수는 이른바 매장에 대한 지지를 계측하는 바로미터다. 그러나 편의점 빅3 모두 기존점 객수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지난해 편의점 각사는 객수 회복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다.
◇편의점, 객수 회복이 관건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은 지난 한해 상품 유통기한을 늘리는 데 주력했다. 세븐일레븐의 삼각김밥이나 도시락을 제조하는 회사는 세븐일레븐 전용 공장을 갖고 있다. 2018년 상반기에는 샐러드 패키지를 재디자인하고 중화요리 델리 공장을 자동화해 외부와 접촉하는 시간을 최소화, 유통기한을 늘렸다. 이로써 본래 하루 반 정도였던 샐러드와 중식 조리식품의 유통기한이 이틀 반으로 늘어났다. 유통기한이 늘어나면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폐기 리스크가 줄어들어 상품 발주가 한결 수월해진다.
한편, 지난 6월부터 시작한 세븐일레븐 전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경우 다운로드 수가 500만 건을 돌파했다. 애플리케이션은 고객 구매이력에 따라 추천상품과 쿠폰을 차별화해 배포하는 등 내점 동기를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의 결과, 세븐일레븐 객수는 향상 기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2017년 9~11월 기존점 객수가 전년을 상회하는 일수는 28일에 불과했으나 2018년 같은 기간에는 50일이 넘었다.
@로손
한편, 로손은 ‘야간 시간대 영업 강화’를 내걸고 객수 향상에 나섰다. 지금까지 미반이나 샌드위치 발주는 1일 2회로, 상품 발주부터 매장 입고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 상품구색이 충분하지 않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발주마감을 1일 3회로 늘리고, 매장 입고 시간도 단축했다. 그 결과, 야간 시간대 영업 강화 전인 지난해 5월과 비교해 6~8월 심야 매출은 3% 상승했다.
@훼미리마트 돈키호테와 손잡고 콜라보레이션 점포
훼미리마트는 지난해 돈키호테와 손잡고 콜라보레이션 점포를 선보였다. 콜라보 점포는 지난해 6월 1일 도쿄 다치카와시와 메구로구 2개점을 시작으로, 6월 29에는 세타가야구에 1개점을 추가해 도쿄 내에만 3개점을 선보였다. 돈키호테×세븐일레븐 매장은 편의점다운 편의성을 유지하면서도 상품을 산더미 같이 쌓는 압축진열 등 돈키호테 노하우를 적용했다. 또한 돈키호테 상품을 포함한 취급품목 수도 기존 대비 1.5~1.7배 확대했다.
콜라보 매장 운영 한 달 후 기존 이용자뿐 아니라 돈키호테 팬까지 내점하면서 객수가 약 1.3배 증가했다. 상품구색을 강화한 주류 매출이 약 1.5배 늘었고, 돈키호테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양말 등 일용품도 2배가량 성장한 것이다.
편의점은 쇼핑 목적이 명확하기 때문에 일인당 구매량이 적다. 따라서 체류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경향이 있다. 그러나 훼미리마트 실험 점포에서는 상품을 천장에 매달아 두는 등의 돈키호테식 진열을 즐기면서 구경하는 내점객이 늘면서 체류 시간이 기존 대비 2배 이상 길어졌다. 이업태와의 연합이 매출 향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슈퍼마켓에 ‘돈키호테’ 입김 거세져
지난해 가을에는 일본 유통업계에 시장 재편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해 10월 돈키호테홀딩스(HD)가 유니?훼미리마트HD 산하에 있는 종합 슈퍼마켓 체인 ‘유니’를 2019년 1월에 완전 자회사화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돈키호테HD와 유니의 연매출은 1조 6천억 엔으로 늘어나 슈퍼마켓 시장에서 이토요카도를 제치고, 이온리테일에 이어 업계 2위로 부상하게 된다.
사실 디스카운트 스토어인 돈키호테HD는 업계 이단아로 불리는 아웃사이더다. 반면 종합 슈퍼마켓인 유니는 일본 중부 지역을 기반으로 오랜 시간 영업을 지속해온 전통 유통업체다. 이번 재편은 이른바 양극단에 있는 회사의 합병이라고 불릴 정도로 일본 유통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
돈키호테HD는 29기 연속 매출과 이익을 늘리는 신흥세력이지만, 유니는 최근 저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경영 재건에 착수했다. 유니는 2016년 7월 훼미리마트와 경영통합했으며, 2017년 11월에는 돈키호테HD와 자본·업무 제휴를 실시했다.
@메가 돈키호테 유니’로 리뉴얼
그리고 지난해 2~3월에 걸쳐 종합슈퍼(GMS)인 ‘아피타’, ‘피아고’ 6개점을 돈키호테HD의 노하우를 도입한 ‘메가 돈키호테 유니’로 리뉴얼했다. 그 결과 리뉴얼 반년 만에 매출이 1.9배 증가했다. 올해도 20개에 달하는 유니점포에 돈키호테 운영 방식을 적용할 예정이다.
돈키호테HD는 월마트가 매각을 표명한 세이유 슈퍼마켓 인수에도 참여할 것으로 보여 올해 슈퍼마켓 시장에 더 큰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한편, 돈키호테가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종합슈퍼 시장에 기존 강자인 이온, 그리고 이토요카도를 전개하는 세븐&아이홀딩스 등은 돈키호테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한편, 종합슈퍼를 ‘재생’시키기 위한 개혁에 힘을 쏟고 있다.
@이토요카도
이토요카도는 식품에서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2017년말부터 ‘식품 강화 모델점포’를 전개하고 있다. 대상이 된 가와사키점 등 10개점은 델리 매장면적을 기존 24%에서 40%까지 확대했다.
이와 함께 베이커리도 강화해 조리 모습을 보여주는 등 생동감 있는 매장 전개를 하고 있다. 이토요카도의 식품 강화형 점포 10곳의 객수와 매출은 대폭 증가해 종합슈퍼 재기에 기대를 품을 수 있게 됐다. 지난해 6월 경우 모델점포의 식품매장 평균 객수는 전년 동월대비 7.3%, 식품 매출은 6% 증가했다.
이와 같은 개혁에 힘입어 이토요카도는 2018년 8월기 중간 연결 결산에서 영업이익이 18억 엔(전년 19억 엔 적자) 흑자 전환했다.
그러나 개혁은 아직 진행 중이다. 종합슈퍼를 하나의 ‘상자’라고 하면, 상자 내용물을 끊임없이 새로운 것으로 바꾸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이토요카도, 이온 모두 최근 ‘교육’ 관련 테넌트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며 가족 단위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온
또한 이온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문한 상품을 매장에서 수령하는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이것도 상자 내용물을 바꾸는 전략 중 하나이다.
@지유(GU)
종합슈퍼는 아니지만 오프라인 매장을 약 400개 전개하고 있는 패스트패션 브랜드 지유(GU)는 11월 30일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체험형 매장 ‘지유 스타일 스튜디오’를 오픈했다. 이처럼 오프라인 점포의 역할을 바꿔, 온라인과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이 종합 슈퍼마켓에도 요구되고 있다.
◇드럭스토어의 지칠 줄 모르는 성장세
드럭스토어 업계는 지난해 실적도 호조를 보였다. 상장 14개 사를 통해 본 2018년 영업이익은 웰시아HD 등 12개사가 최고를 갱신했다.
2018년 14개 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2,559억 엔으로, 2017년과 비교해 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신장률이 1%대에 불과한 편의점과 식품 슈퍼마켓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드럭스토어는 구매 빈도가 높은 일용품이나 식품을 저가격으로 판매해 집객하고, 의약품 등으로 이익을 확보하며 경쟁업태로부터 고객을 빼앗아 오고 있다.
@웰시아
실제로, 웰시아의 2018년 3~5월기 품목별 매출 총이익률을 보면, 식품이나 가정용 잡화는 20~25% 수준이다. 반면 의약품이나 조제약, 화장품은 30~40%로 높다. 도시락이나 델리를 배치하는 점포를 늘려 내점 빈도를 높이고, 이익이 많은 의약품 등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드럭스토어 각사들의 성장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도심부에서 인바운드(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소비 등을 배경으로 화장품을 중심으로 돈을 버는 기업이 그 첫 번째다. 두 번째는 교외에서 식료품을 축으로 세력을 확대하는 기업이다.
@마츠모토키요시 HD
이 가운데 도심형 모델의 대표격인 마츠모토키요시 HD는 2019년 3월기 영업이익이 6% 증가한 355억 엔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화장품 매출이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는데, 연간 10%씩 매출이 늘어나며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견인은 해외 관광객 매출이다. 마츠모토 키요시는 여권을 통해 알게 된 고객 데이터를 점포별로 분석해, 매장 구축에도 반영하고 있다.
@코코카라파인
코코카라파인 역시 화장품 판매와 외국인 소비자를 유치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교외형의 대표격은 큐슈를 기반으로 한 코스모스약품이다. 식품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 섰으며, 인구가 많은 지역에 대형점을 출점, 상권을 확대하는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드럭스토어 시장은 편의점 및 슈퍼마켓과 동질화되지 않도록 ‘음식과 건강’을 테마로 한 카테고리에 힘을 실었다. 예를 들어 음료 매장에 일반 음료와 차별화할 수 있도록 기능성 음료, 에너지 드링크 등 각각의 기능을 가진 상품을 알기 쉽게 표시해 진열하는 작업을 적극 전개했다.
고객이 알지 못했던 기능이나 상품을 발견할 수 있는 매장으로 탈바꿈해 새로운 시장을 넓혀 간다는 전략이다. 일본 체인드럭스토어협회에 따르면 이와 같은 드럭스토어만의 독자적인 차별화 방안을 바탕으로 2025년에 3만 점, 10조 엔으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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