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가게 /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중소슈퍼 지원사업」
http://www.sbiz.or.kr/nas/nadleintro/nasIntro.jsp
•정부가 기업형 슈퍼마켓에 맞설 수 있도록 육성하는 골목 슈퍼마켓
•이명박 정부의 역점사업
•지정현황 : 11,560점포(2018년 현재)
나들가게사업 일단락, 정책 연속성 시급
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388396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골목상권 보호방안 중 하나인 나들가게 사업이 지난해를 끝으로 일단락됐다.
현장에서는 정부의 영세 수퍼마켓 지원이라는 데 의의를 두며 대체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다만 경쟁력 확보라는 근원적 문제 해결까지 진척됐는지에 대해서는 모두들 의문을 표했다. 또 정책의 연속성을 살려 골목상권 보호의 모범답안으로 자리했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나들가게 사업주들은 사후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국정감사에서까지 거론된 나들가게 컨설팅 지도요원의 자질 문제를 개선하고, 공동구매시스템 등을 구축해 궁극적으로 나들가게의 근원적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지원사업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간 지적된 문제점에 대한 시급한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컸다.
◇나들가게 컨설팀 담당 '지도요원' 은 복불복
성공적인 나들가게 전환으로 꾸준한 이익을 내고 있는 마포구 일대 이모 사장은 "지저분했던 진열대를 일목요연하게 꾸미고 분위기도 바뀌었다"면서 "경기가 어렵다고들 하는데 매출이 줄어들지 않는 걸 보면 꽤 잘 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사장이 운영하는 슈퍼마켓은 5평 남짓한 공간으로 한눈에 모든 제품이 들어올 정도로 작다. 번쩍이는 인테리어 없이도 발품을 팔고 재활용해 직접 다듬고 만든 박스와 매대 등으로 깔끔하고 알차게 꾸며져 있었다. 공간은 작았지만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이 꽉꽉 들어차 있었다. 큼지막한 직사각형 간판이 정면뿐 아니라 측면에도 있어 눈에도 잘 띈다.
1시간여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10명가량의 손님이 형광등, 음료수, 과자, 라면 등을 구입하러 나들가게를 다녀갔다. 이 사장은 꼬마손님에게 "50원은 깎아줄게"라며 인심도 쓴다. 대부분 동네주민인 손님들 이름을 일일이 기억하는 등 이 사장은 이 일대 터줏대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사장은 "처음에 배정받은 지도요원이 실제로 지원받은 적도 없는 사안들을 허위보고 하는 등 불성실하게 일하길래, 진흥원에 연락했더니 나와 딱 맞는 좋은 지도요원을 만나게 됐다"면서 나들가게 개점 과정에서 빚은 마찰로 포기했던 점주들에 비해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나들가게로 전환한 인근 마트의 강모 사장은 사정이 달랐다. 나들가게 개점시 지도요원이 다녀가긴 했지만 형식적인 방문에 그쳤다는 것. 강 사장은 "그 사람은 그저 왔다갔다하는데 불과했다"면서 "지도요원 월급 200여만원이 너무 아까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별 도움 되지 않는 지도요원 월급 줄 돈으로 매장에 도움되는 실질적 지원을 더 해줬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강 사장은 "나들가게가 이제는 흔해져서 이제는 약발이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전환 당시에는 주위로부터 '산뜻하고 깔끔하다, 멋있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간판 교체와 매대 진열, 판매정보 관리시스템(POS) 지원사업 등이 끝난 지금은 고객을 끌어들일 만한 유인책이 사라졌다는 하소연이었다.
◇공동구매시스템? "너무 비싸다"
게다가 나들가게 점주들을 대상으로 한 '공동구매시스템'도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중기청은 사업 초기 당시 나들가게를 희망하는 점주들에게 공통의 물류센터를 도입해 값싼 제품을 공동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타당성 조사결과, 효과가 낮을 것으로 판단돼 무산됐다.
강 사장은 "포스에서 공지사항으로 공산품과 식품 등 공동구매 알림이 뜨지만 실제로 우리가 들여오는 가격보다 대체로 비싼 편"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행여나 불이익이 있을까 우려에 한 달에 몇 번씩은 구입한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 사업주들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광고했던 대로 우리를 위한 공동구매시스템이 확립되면 경영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1년 나들가게로 전환한 박모 사장은 인근 합정 홈플러스 개점으로 매출이 30%나 떨어져 고생하고 있다. 박 사장은 "동네장사라 타격은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면서 "결국 경쟁력 강화를 위한 나들가게 의미가 퇴색된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정부에서 나들가게 해 준 것은 좋은데 대형마트와 맞설 수 있는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도 세워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기청 "소프트웨어 지원 강화할 것"
나들가게는 중소기업청 산하 소상공인진흥원이 점포 면적 300㎡ 이하인 골목 슈퍼마켓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2010년부터 3년간 약 690억원을 투입했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컨설팅 및 시설 개선 등을 지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나들가게 확산'을 내세운 만큼 중기청은 내년부터 하드웨어보다는 컨설팅 등을 통한 소프트웨어 지원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나들가게 사업이 1만개를 돌파하면서 일단락됐고, 올해와 내년부터는 기존 점포에 대한 사후관리, 성과 확산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 3년 동안 불거진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지도요원도 기존 300여명에서 경력기준을 강화해 50여명 선발해 소수정예 인원으로 꾸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 "전국의 나들가게가 현재 9500~9600개로, 국내 1위 편의점(8000여개)보다 수적으로 더 많아 전국의 지역중소 유통물류센터와 연계하면 유리할 수 있다"면서 나들가게의 가격경쟁력강화 방안에 더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막대한 자본을 앞세운 대형 유통업체들의 거센 공세 속에서 영세 수퍼마켓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생존의 기로에 선 것은 비단 어제, 오늘만의 문제는 아니다. 때문에 중기청의 차기 나들가게 사업이 예산 확보에 성공, 실질적인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컸다. 모처럼 자리 잡은 나들가게 사업이 중단 없이 지속되고 문제점을 보완해 나갈 경우 이들의 희망이 될 수 있다는 바람도 다수였다.
한편 중기청은 <뉴스토마토> 취재과정에서 대형마트로 인한 매출 급감으로 고생하고 있는 한 나들가게의 상황을 전해듣고 사후지원관리 신청기간이 지났지만 상담서비스를 진행하겠다고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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