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소매경기예측 / 리테일매거진
http://www.retailing.co.kr/article/a_view.php?art_idx=3857#
불확실성 여전한 2021
‘뉴노멀 혁신’이 화두
2021년을 두 달 앞둔 유통업계가 어느덧 내년도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창간 45주년을 맞은 리테일매거진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은 내년도 소매경기를 미리 예측하기 위해 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2021 유통 예측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소매경기 전망 인터뷰’를 진행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소비 성향이 떨어지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공통된 현상으로, 업계 종사자들도 더 이상 큰 폭의 반등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실제로 설문조사 결과 2021년 국내 소매시장 회복세는 0∼1%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고, 업계 전문가들은 유통·제조업계가 반등 모멘텀을 찾기 위해 혁신 마인드를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잿빛 전망만을 내놓을 수는 없다. 그동안 외부 충격을 버티고 맷집을 키워온 만큼 2021년은 탁월한 위기 대응력으로 소매시장의 개혁 방향을 명확히 분석해 미래 희망을 찾아야 할 시기다.
◇뉴노멀 맞닥뜨린 리테일
리테일매거진이 창간 45주년을 맞이해 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내년도 소매경기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0%가량이 2021년 소매시장 성장률을 0~1%대로 예측했다. 코로나19가 진정돼도 뉴노멀 시대에 진입해 소매경기 회복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코로나19로 바뀐 유통시장 변화로는 ‘온라인 전환 가속’이 꼽혔으며 그중에서도 식품 카테고리에서 온라인 전환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한편 유통업계는 변곡점의 시기를 맞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초점을 맞춰 혁신하고 있다.
유통업계 종사자들이 체감한 올해 소매시장 현황과 내년도 성장 기대치는 어떠했으며, 턴어라운드를 위해 초점을 맞춰야 할 분야와 보완해야 할 분야는 무엇일까.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바뀌어 버린 올 한해, 리테일매거진이 ‘내년도 성장률 예측’, ‘주목 받는 언택트 기술’, ‘코로나19로 변한 유통시장’ 등 다양한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2일부터 19일까지 국내 유통, 제조, 연구와 컨설팅 등 관련 업계 종사자 26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업계 종사자들이 눈여겨보는 유통 이슈를 테마별로 나눠서 정리했다.
〈테마 1〉
코로나19와 내년도 성장률 예측
◇코로나 끝나도 소매경기 회복 불투명
‘2021 소매경기 전망’을 주제로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는 올해 소매경기 체감과 내년도 소매시장 성장률 예측에 관한 질문으로 시작했다. 그 결과 업계 종사자들이 체감하는 올해 소매경기는 전년보다 부정적인 흐름이었다는 답변이 지배적이었다. 내년도 성장률 회복 기대감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세히 살펴보면 올해 소매경기 체감을 묻는 질문에 ‘훨씬 안 좋다’는 응답이 62.3%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약간 안 좋다’는 의견이 22.6%로 뒤를 이었다. 소매경기가 좋지 않았다는 답변이 전체 84.9%에 달했다. 이는 전년 조사 대비 10.1%P 증가한 수치다. 한편 전년과 비슷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 9.4%를 기록했다(도표 1 참고).
소매경기 체감이 회복되지 않았던 결정적 이유는 코로나19였다. 코로나19로 유동인구가 줄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타격을 입었고, 불경기에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됐다.
다음으로 내년도 소매시장 성장률을 어떻게 예측하는지 물었다. 그 결과 응답자의 40.5%가 ‘올해보다 0~1% 성장’할 것이라고 답해 뉴노멀 시대 소매경기 회복에 회의적인 시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심지어 ‘역신장’을 예상한 응답자도 8.9%를 기록했다(도표 2 참고). 코로나19사태가 진정된다 하더라도 역성장 추세가 계속된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 가장 큰 이슈였던 코로나19는 유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코로나19 이후 나타난 유통시장의 가장 큰 변화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8.5%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유통으로의 전환 가속화’를 꼽았다. ‘다중이용시설을 꺼리는 소비자(15.1%)’, ‘편의점, 슈퍼마켓 등 근거리 쇼핑 확산(13.2%)’이 뒤를 이었다(도표 3 참고). 접촉을 꺼리고 집에서 나오지 않은 소비자들이 온라인 및 근거리에서 장을 보는 구매행태 변화에 주목했다.
그렇다면 오프라인 매장은 어떻게 다시 집객을 해야할까. 오프라인 고유의 강점을 끌어 올리는 동시에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는 체험형 매장이 필수 전략으로 대두됐는데, 최근 등장한 체험형 매장 중 가장 주목하는 매장에 대해 질문했다. 그 결과 ‘이마트 월계점’이 32.1%로 1위를 차지했다. 비식품 카테고리를 정리하고, 쇼핑타운을 조성해 즐길 수 있는 대형마트로 꾸민 점이 눈길을 끌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뒤를 이어 그로서란트와 편의점 모델을 합쳐 식사와 식품 쇼핑을 함께 할 수 있는 ‘고잉메리’가 24.2%로 2위,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의 펀딩 상품을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공간와디즈’가 16.6%로 3위를 차지했다(도표 4 참고).
〈테마 2〉
2021년 출구 전략
◇포스트 코로나 시대, DX로 혁신
업계 종사자들에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유통업계의 생존 전략을 물어봤다. 앞으로 혁신 초점을 어디에 맞춰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가 23.4%를 기록했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사태 이후 떠오른 언택트 트렌드에 맞춰 디지털 전환을 이루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한 결과로 보인다. 이외에도 진화된 소비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로서의 유통(RaaS) 강화’는 19.2%의 지지율을 얻었고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은 응답자 중 15.1%가 선택했다(도표 5 참고).
구체적으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위기 극복을 위해 보완해야 할 부문은 무엇일까. 응답자의 30.9%는 ‘온·오프 연계성 강화하는 옴니채널 전략’이라고 응답했다. ‘물류·배송 등 이커머스 역량 확보’가 중요하다는 의견은 28.3%였다(도표 6 참고). 모두 온라인 관련 전략으로,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온라인으로 체질을 개선해야 성장할 수 있다는 견해로 분석된다.
오프라인 유통업체 본질인 매장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매장에 신기술을 도입해 ‘언택트 매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15.8%를 기록했으며, 체험 특화공간 등 ‘차별화 오프라인 매장 확대’라고 응답한 비율은 7.2%였다.
한편 코로나19로 접촉을 피하는 언택트 트렌드에 맞춰 주목해야 할 비대면 기술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대해 라이브 커머스(34.0%)가 가장 높은 응답을 받았다. 모바일로 실시간 소통하면서 진행하는 라이브 커머스는 백화점업체들은 물론 롯데온과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도입했다. 라이브 커머스 확산에 따라 업계 종사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유통업계가 관심 가져야 하는 또 다른 비대면 기술로 인공지능이 24.2%의 지지율을 얻었고, 매장에서의 비접촉·비대면을 실현하는 무인매장(12.5%)과 셀프 체크아웃(11.3%)이 그 뒤를 이었다(도표 7 참고).
〈테마 3〉
이커머스 전망
◇비대면에 온라인 장보기 확산, ‘식품’ 잡아야 승산
유통시장에서 온라인 전환은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흐름이었지만, 코로나19로 그 속도가 빨라졌다. 업계 종사자들에게 가장 빠르게 온라인 전환이 발생하는 상품 카테고리에 대해 질문했다. 그들의 선택은 바로 ‘식품’이었다. ‘신선식품’이라는 응답이 30.6%였으며, ‘간편식·밀키트’가 20.8%, ‘가공식품’이 15.8%로 그 뒤를 이었다(도표 8참고). 언택트 트렌드로 소비자 구매 패턴이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이전까지 온라인으로 구매하지 않았던 식품까지 확대됐다. 또한 4050세대의 온라인 유입은 온라인 장보기 수요를 늘리고 있다.
◇그렇다면 전체 식품시장에서 온라인의 영향력은 얼마나 커질까.
온라인 식품시장 성장률은 지난 2년간 20% 이상을 유지하며,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 5년 안에 전체 식품시장에서 온라인 채널이 차지하는 점유율이 어느 수준까지 높아질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중 35.5%가 ‘20~30% 수준’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30~40% 수준’이라는 의견도 30.2%로 뒤를 이었다(도표 9 참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온라인으로 장을 보는 수요가 계속될 전망이다. 게다가 온라인 장보기 경험에서 만족감을 얻었다면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온라인 식품 구매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식품시장에서의 온라인 점유율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2021년 온라인유통 시장에서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일 업체를 묻는 질문
‘네이버쇼핑’이 36.9%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도표 10 참고). 지난해 설문에서도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바 있는데, 이커머스에서 네이버쇼핑에 대한 높은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응답자들이 네이버쇼핑을 선택한 이유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플랫폼’, ‘검색 우위’, ‘많은 이용자 수’ 같이 탄탄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응답도 있었지만 ‘기술력과 자금력으로 물류 인프라 확대’, ‘다양한 입점업체와 멤버십으로 고객 락인’ 같이 네이버쇼핑의 전략에 주목한 대답도 있었다.
2위는 ‘쿠팡(21.2%)’이 차지했다. 쿠팡을 선택한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최저가, 빠른 배송, 유연한 반품제도’ 등을 들었으며, 식품 취급을 한다는 점에 주목하기도 했다. 3위를 차지한 ‘카카오쇼핑(15.4%)’은 아직까지 매출액이 높지는 않지만 카카오톡에서 바로 쇼핑한다는 장점과 선물하기 서비스 정착 그리고 최근 도입한 라이브 커머스 투자 등에 따라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올해 온라인 식품시장 성장과 함께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SSG닷컴(11.5%)’에 대해서는 신선식품 카테고리에서의 역량을 성장 이유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4월 론칭한 ‘롯데온(6.5%)’도 강력한 투자로 업계 종사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최근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모바일 기업 중 2021년 두각을 나타낼 곳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1위는 ‘배달의민족’으로 전체 31.4%의 응답을 얻었다. 뒤를 이어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25.5%)’과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그립(19.6%)’이 선정됐다(도표 11 참고).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11월 소량 근거리 배달 서비스 ‘B마트’를 론칭했는데, 코로나19로 수요가 급증했다. 직매입 형태로 운영하며 주문품에 대해 1시간 이내 배달을 완료한다. 배달의민족을 주목해야 한다고 응답한 업계종사자들은 ‘기존 배달 앱 고객들의 B마트 확장 가능성’과 ‘근거리 쇼핑 수요에 적합한 판매방식’을 그 이유로 꼽았다.
당근마켓 경우 ‘실속형 소비, 지속가능 등 소비 트렌드에 부합’, ‘생활권역을 기반으로 수수료 부과가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립에 대한 관심은 라이브 커머스에 대해 높아진 수요를 대변한다. 그립을 고성장 업체로 뽑은 응답자들은 ‘라이브 커머스 수요 증가’, ‘MZ세대들에게 인기’를 성장 이유로 언급했다.
〈테마 4〉
MZ세대와 2021년 소비 트렌드
◇디지털화된 MZ세대 사로잡는 ‘오프라인 체험’
향후 소비 트렌드도 예측해봤다. 최근 눈에 띄는 소비 트렌드를 묻는 질문에 언택트를 넘어 온라인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온택트(39.6%)’와 집콕족 증가에 따른 ‘홈코노미(20.8%)’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이어 ‘밀키트 · 간편식 선호(17.0%)’와 ‘위생과 건강 니즈 증가(13.2%)’ 등의 소비 성향이 나타났다(도표 12 참고).
이들은 모두 코로나19 사태 이후 파생된 것이다. 비대면, 비접촉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언택트는 온택트로 진화했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며 홈트레이닝, 홈카페, 홈퍼니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더불어 집에서 근사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밀키트와 간편식 수요도 늘었다. 전염병 확산과 함께 자연스럽게 위생과 건강 관련 상품의 관심이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미래 고객에서 현재 고객으로 급부상한 MZ세대에게 소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응답자의 25.3%는 ‘체험형 매장 확대’라고 답했다(도표 13 참고). 디지털 네이티브라 불리는 MZ세대는 오히려 실제로 제품과 서비스를 즐기는 것을 선호한다. 따라서 상품 체험과 브랜드 경험을 할 수 있는 체험형 매장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SNS 마케팅(23.0%)’과 ‘개인 맞춤 서비스(18.1%)’가 뒤를 이었는데,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에게 소구하기 위한 업계 관계자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이외에도 의외의 재미를 주는 ‘이업종간 콜라보레이션(9.8%)’,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은 MZ세대를 위한 ‘사회적 책임에 기반한 상품 판매(9.1%), ‘선호 브랜드 적극 도입(8.7%)’, ‘한정판 마케팅(3.8%)’ 순서로 MZ세대를 위한 소구 전략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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