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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디지털 혁신과 전환

Paul Ahn 2021. 4. 21. 11:24

⊙유통업계 디지털 혁신과 전환

(retailing.co.kr)

 

예측 배송 디지털 CS, 파일럿 단계 아니다

 

글로벌 유통기업들이 추진하고 있는 DI&T 실행은 제조업체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핵심 전략으로, 각 밸류체인 단계에서 유통-제조사가 서로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상호 분석, 실행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최근 대부분 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디지털 혁신과 전환(Digital Innovation & Transformation ; DI&T)’ 실행으로, 국내외 유통업계도 DI&T 전략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아마존과 월마트, 베스트바이뿐 아니라 유럽 가전전문점 딕슨스, 미디어마크트(MediaMarkt)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유통업체들은 DI&T 실행 전략을 이미 추진 중이다.

 

 

◇디지털 혁신은 이미 실행 단계

 

딥러닝 기반의 고객 행동 분석, 온라인 CX(Customer Experience ; 고객 경험) 접목 매장 론칭, 클릭앤콜렉트 서비스 고도화, 예측 배송 도입, 무인 배송 실현, 초개인화 타깃 마케팅 등이 DI&T 전략의 대표 사례다. 글로벌 선도기업들의 DI&T 실행 전략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다이내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

 

초기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단순히 경쟁사의 가격 정보를 파악, 자사 매장 가격을 최저가로 책정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카테고리별 중요도 및 경쟁사 위협도 등을 고려하고, 수요·공급 데이터 및 소비자 구매 이력 등을 추가로 확보해 보다 정교화된 가격 책정 방식으로 고도화됐다.

 

아마존의 다이내믹 프라이싱 전략을 들여다보면, 과거 데이터는 물론 물류·배송정보 등 실시간 데이터를 추가로 확보해 공급량을 예측하며 가격을 변경하고 있다.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결국 ‘빅데이터’가 관건으로, 기업에서 어떠한 데이터를 활용할 것인지 결정한 후 데이터 측정 빈도를 높여 방대한 양의 정보를 신속히 분석하는 것이 핵심이다.

 

실제로 미디어마크트 경우 소비자 행동 데이터와 물류·배송 데이터를 하루 12번 측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온라인 채널에서 1∼5회 가격 변동에 대응하고 있으며, 다이내믹 프라이싱으로 판매량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예측 배송 서비스(Anticipatory Delivery Service)

 

국내 온라인쇼핑 업계에서 신속한 배송은 필수다. 수도권 경우 인구밀도가 높은 데다 여러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어, 빠른 배송을 원하는 고객니즈를 충족시키며 온라인 배송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배송 서비스는 새벽 배송, 2시간 내 배송 등 ‘시간 단축’이 핵심인데, 이제 빠른 배송을 넘어 ‘예측 배송’, 즉 고객이 주문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구매 니즈를 파악해 제품을 배송해주는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2005년 프라임 서비스를 론칭한 후 2007년 익일배송을 실현했으며, 2014년 도입한 프라임나우 서비스를 통해 2시간 내 제품을 배송하고 있다. 올해는 프라임 회원 중 대도시 거주자를 대상으로 고객이 주문할 제품을 미리 예측해 해당 고객에게 제품을 배송해주는 예측 배송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대상 품목은 휴지, 세제 같은 생필품이며, 향후 카테고리를 확대할 계획이다.

 

예측 배송을 구현하려면 수요 예측의 고도화가 필수 전제다. 미디어마크트는 현재 AI 기반 수요 예측 시스템을 시범 운영 중으로, 일부 품목의 평균 배송 시간과 채널별 매출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향후 전 품목별 배송시간과 프로모션 계획은 물론, 코로나19 같은 특수 상황까지 고려해 100% 수요 예측 자동화를 실현할 계획이다.

 

 

@고객 행동 기반 분석(Customer Behavior Data Analysis)

 

유통업체들은 매장 내 발생하는 고객 행동 데이터를 수집해 고객 구매 여정을 심층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점포 운영을 최적화하려 하고 있다.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에서 IRL(Intelligent Retail Lab) 매장을 운영 중인 월마트는 디지털 기술로 고객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매장 내 카메라와 센서, 대화형 디스플레이 등을 설치해 점내 체류시간부터 관심 매대 동선 흐름, 코너별 유입량, 직원과의 접객 소통 같은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점포 레이아웃 및 상품구색을 최적화하고, 내점객수에 맞게 판매구역을 세분화해 테넌트별 입점 비용까지 달리하고 있다. 월마트는 벤더들에게 이 같은 데이터를 유료로 볼 수 있는 서비스 제공을 고려하고 있으며, 향후 2년 내 IRL 매장을 추가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객 행동 기반 분석은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온라인몰에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월마트는 자사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이커머스 고객의 페이지별 체류시간과 클릭 및 스크롤, 이동 경로 같은 브라우징 데이터부터 선호 결제 방식 및 비교 구매 데이터까지 분석한다. 또한 고객 리뷰와 상담 내역, 평점, 환불 데이터 등을 수집해 개인별 추천 서비스를 정교화하고 있다. 월마트는 이 같은 서비스 구현을 위해 빅데이터 인재와 AI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디지털 고객 서비스(Digital Customer Service)

 

유통업계는 최근의 비대면 시대에 맞는 고객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AI 챗봇 서비스 솔루션을 도입 중인 베스트바이는 채팅으로 대화를 나누는 고객의 실시간 감정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감성 분석 모델을 고도화하고 있다.

 

또한 실시간 영상 상담이 가능한 버추얼 컨설턴트(Virtual Consultation)도 2019년 500명에서 올해 1천 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베스트바이에서 구입한 전자제품에 이상이 발생할 경우 원격 진단 솔루션으로 문제를 파악, 상담해주는 서비스 제공을 위해 외부 업체와 협업을 준비 중이다.

 

딕슨스 역시 지난해 5월, 2천여 명의 상담사가 24시간 비대면 상담 서비스를 해주는 숍라이브(ShopLive)를 론칭했다. 한편, 딕슨스는 자사 물류센터에서 자체 샘플 품질 검수를 실시할 때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샘플 선정을 위한 데이터도 확보하고 있다. 즉, 특정 제조사와 브랜드, 제품, 모델 등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검품 샘플을 체크하는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구축 중이다.

 

 

◇협업·파트너십으로 DI&T 추진

 

국내 유통업체들에게도 필수 전략인 DI&T 실행은 협력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중요하다. 공급업체의 생산 계획부터 배송·물류 과정, 접객 서비스 등 밸류 체인 단계에서 상호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확보, 분석할 수 있는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유통업체들이 상호 파트너십을 효율적으로 구축하려면 사전 수요 예측, 재고 및 매장 관리, 영업·마케팅, 결제 및 배송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DI&T 과제들을 추진할 것인지 면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를 기반으로 제조업체들로부터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전략적 사업모델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글로벌 유통업체들은 DI&T 전략의 실제 실행 단계까지 기술력을 끌어 올렸다. 국내 기업들도 DI&T가 지금 당장 준비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는 과제임을 시급히 인식하고 하루라도 빨리 움직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