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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면옥(Eulji Myeonok) / 1985, 평양냉면 맛집

Paul Ahn 2021. 12. 7. 10:55

★을지면옥(Eulji Myeonok)

 

• 위치 : 서울 종로구  낙원동 55-1 (구)서울시 중구 입정동 161

• 창업자 : 홍영남의 둘째딸

• 개점 : 1985년

 

서울 중심부의 대표 평양냉면 맛집이자 3대 평양냉면 중 하나인 을지로의 을지면옥입니다. 옛건물에 그대로 있어 옛분위기가 물씬 나는 곳입니다. 고기육수로 맑은 육수의 냉면을 맛 볼 수 있습니다.

 

 

가족형 기업으로 성공한 냉면집 필동면옥, 을지면옥

채널예스

 

가족형 기업으로 가장 크게 성공한 곳이 의정부평양면옥이다.

1970년에 문을 연 평양면옥의 맛은 서울에서 3곳이나 뿌리내렸다.

 

첫째딸 홍순자씨가 1985년 문을 연필동면옥’,

둘째딸이 을지로에 낸을지면옥’,

2006년 셋째딸이 차린 잠원동본가 평양면옥이다.

아버지 고() 홍영남씨의 뒤를 이어 의정부 본점은 현재 큰 아들이 맡고 있다.

 

흥미롭게도 딸 셋이 차린 서울의 냉면집들은 본가인 평양면옥과 독립매장이다. 본류만 같을 뿐 어디서도 분점이나 체인점이란 표현을 쓰지 않는다. 맛은 평양면옥에 뿌리를 뒀지만 각 점포에서 제각기 배워나온 대로 맛을 낸다.

 

점포 이름도 각기 다르다. 셋째가 운영하는 잠원동만 본가의 이름을 사용했다. 이렇다보니 형제가 하는 집이란 상관관계를 잘 모르는 이들도 많다. 그래서일까. 흔히 말하는 서울 평양냉면집 4대천왕(필동면옥, 을지면옥, 우래옥, 장충동 평양면옥)에 의정부 평양면옥의 맛을 이은 동일한 맛의 두 집이 섞여 있어 흥미롭다.

 

*평양면옥에서 갈라져 나온 필동면옥, 을지면옥은 맛이 조금씩 다르다.

충무로에 위치한 필동면옥은 대한극장 뒤편에 번듯한 건물을 갖고 있다. 자리로 보면 을지면옥이 불리하다. 을지로 조명 상가 안쪽 구석진 자리에 있어 잘 눈에 띄지 않는다.

 

*필동면옥과 을지면옥의 냉면은 모양과 맛이 비슷하다.

밍밍한 육수에 가늘고 찰진 면발, 그 위에 고춧가루를 뿌려주는 게 특징이다. 한우 양지와 둔치살 삶은 육수에 편육과 삶은 달걀을 올리고 파와 고춧가루만 살살 뿌려 나온다. 육수는 본점 따라 시원하고 상쾌하다. 면의 느낌이 조금은 거친 듯 부드럽다.

 

*두 집의 차이는 사이드 메뉴에서 드러난다.

필동면옥에선 돼지고기 삶은 것을 제육, 을지면옥에선 편육이라 부르는 차이가 있다. 맛은 차갑게 식혀 나와 조금 퍽퍽한 느낌이 든다.

 

*다른 점은 또 있다.

필동면옥에선 만두를 판다. 속이 꽉 찬 만두는 두툼한데 주먹만 한 개성식처럼 크진 않다. 반을 갈라 간장을 끼얹어 먹으면 두부와 고기가 어우러진 고소함을 느낄 수 있다. 맛있게 냉면을 먹으면서도 속이 빈 듯한 허전함을 채우기 좋다.

을지면옥은 단골들에겐 서비스가 좋다. 편육은 반접시 주문이 가능하고, 김칫국물을 달라고 하면 물컵에 음료수처럼 따라 내준다. 면수보다 이 김칫국물이 냉면 먹기 전 입맛을 돋운다.

 

 

을지면옥과 을지다방

(opinionnews.co.kr)

 

을지면옥은 평양냉면으로 소문난 곳이었습니다. 을지면옥 주인은필동면옥주인과 자매로 알려졌습니다. 이들 자매는 아버지로부터 냉면 요리법을 이어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의 아버지가의정부 평양면옥창업주였으니까요. 평양냉면 마니아들이 성지로 꼽는 식당입니다.

 

2021 7월 당시 을지면옥 입구. 사진=강대호

 

의정부 평양면옥은 1969년에 연천에서 열었다가 1987년에 의정부 지금의 자리로 이전했습니다. ‘필동면옥은 첫째 딸이 1985년에, ‘을지면옥은 둘째 딸이 1985년에 개업했고요.

 

그러니까 을지면옥은 개업 40년이 다가옵니다. 한국의 자영업 상황에서 40년이면 노포에 들어가지 않을까요. 과거 을지면옥은 오래된 건물에 있어서 노포라는 느낌을 주었고 그런 분위기가 냉면의 맛을 더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을지다방도 1985년에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공구 가게 간판들 사이에서 빨간 글씨의 다방 간판은 존재감을 뽐냈었습니다. 아마도 처음에는 을지로와 청계천 일대의 공구 상가에서 일하는 분들이 주로 찾았을 겁니다. 그래서 한때 오전 이른 시각에 라면을 팔았었다고 하네요.

 

종로세무서 옆으로 이전한 을지면옥. 사진=강대호

 

새로 문을 연 을지면옥도 가보았습니다. 을지로를 떠나 종로세무서 옆으로 이전했습니다. 2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는지라 평양냉면을 좋아하는 이들이 기다렸다는 듯 몰려들었다는 소식이 SNS에 자자합니다. 그래서 오후 5시쯤 가보았는데 이미 줄을 서 있었습니다. 저녁 영업은 5 30분에 시작하는데 말이죠.

 

을지로에 있을 때의 예스러운 건물이 아닌 깔끔해 보이는 신축 건물이었습니다. 오직을지면옥간판만 붙어 있었고요. 자기 건물을 올린 걸까요.

 

줄은 길었지만, 회전은 빨랐습니다. 아마도 냉면만 먹는 손님이 많아서였을 겁니다. 저와 일행은 편육에 술을 곁들였는데 주위 테이블 손님들이 계속 바뀌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손님들의 행동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냉면이 나오면 먼저 사진을 찍는 거였습니다. 식당을 둘러보니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건물도 바뀌었지만, 손님들 면면도 그렇습니다. 예전에는 나이 지긋한 분들이 많았다면 지금은 거의 청년 세대로 보였습니다.

 

오래된 건물이 주는 노포 분위기는 아니더라도 40년 가까이 이어온 전통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거로 보입니다. 이런 기운이 다른 노포에도, 혹은 노포가 되고픈 사업장들에도 전달되었으면 합니다. 노포가 이어가는 전통은 물론 그 안에 담긴 이야기까지 오래도록 사람들에게 전해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오피니언뉴스

2024.06.02 09:30

강대호 칼럼니스트dh9219@gmail.com

 

 

을지면옥 보존, 함흥냉면은 철거… 기준이 없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903071692731291?did=DA&dtype=&dtypecode=&prnewsid=

 

서울시 노포 보존 형평성 논란

제대로 된 연구나 원칙 없어

변별력 없이 생활유산 선정

 

‘35년 된 을지면옥은 보존하고 67년 된 원조함흥냉면은 철거하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올해 1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구역 일대 노포(老鋪) 보존 방침을 밝힌 것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 생활유산에 대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이 없어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생활유산은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이어져 내려오는 시설, 기술, 업소 등이나 생활모습, 이야기 등 유무형의 자원을 의미하며 2015년 역사도심계획에 반영됐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2구역에 위치한 을지면옥과 을지다방, 3-3구역 양미옥, 3-4구역 조선옥은 이 때 생활유산에 선정됐다.

 

 

 

하지만 당시 생활유산 선정은 특정한 목적을 가졌다기보다는 보편적인 필요성 차원에서 목록을 정리한 정도였다. 지정 방식도 문헌조사 및 현장조사를 거쳐 ‘최초이거나 희소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 설립 연대가 길며 같은 장소에서 같은 상호로 지속적으로 영업을 해 온 상업시설이나 그에 상응하는 것’이라는 기준을 통과하면 선정됐다. 박원순 시장이 올해 1월 “을지로 일대 재개발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생활유산인 을지면옥과 을지다방, 양미옥, 조선옥은 연말까지 철거가 보류됐다.

 

반면 길 건너 세운재정비촉진지구 4구역은 상황이 다르다. 종로구 예지동 원조함흥냉면(67년째 영업)은 철거와 함께 이주할 계획이고, 함흥곰보냉면(60년째 영업)은 철거에 대비해 인근 세운스퀘어로 이전했다. 서울시의 생활유산 선정 기준에 비춰 보면 원조함흥냉면과 함흥곰보냉면이 을지면옥에 비해 생활유산으로나 노포로서나 가치가 밀린다고 볼 근거가 희박하지만 정작 이 가게들은 철거와 함께 이주가 예정돼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생활유산 선정 당시 생활유산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고 법적 고시를 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생활유산의 변별력 차이를 찾기 어렵고 지정 과정의 불완전성과 법적 강제력 미비를 인정한 것이다. 생활유산은 근현대 건축자산과 달리 전문가 자문 및 세부조사를 거치지 않아 유산으로서의 신뢰도도 낮을 수밖에 없다.

 

실질적인 피해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3구역 재개발 시행사인 한호건설은 토지주 75% 이상 동의라는 법적 절차를 다 밟고도 연말까지 철거 작업이 중지되면서 매달 20억원의 금융비용을 물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제대로 된 원칙도 없고 법적 구속력도 없는 생활유산이 백년대계인 도시계획에 영향을 미친다는 게 납득이 안 된다는 평이 중론”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을지로3가가 걷기 편하고 서울의 과거 모습을 제대로 응축한 지역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관광객들과 젊은이들의 명소로 떠오른 만큼 생활유산의 필요성은 인정된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따라서 이번 을지면옥 보존 논란을 계기로 좀 더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생활유산 기준을 정립해 논란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생활유산에 대한 체계적인 정비가 필요한 건 맞다”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생활유산 선정과 보전 방식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2019.03.08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