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안동국시’
• 위치 : 서울 강남구 신사동 612-2 제일빌딩 2층
아주 오래된 농담. 국수와 국시의 차이는? ‘국수는 밀가루로 만들고 국시는 밀가리’로 만든다.
바로 그 국시집이다.
2층에 있는 데도 압구정역 일대 직장인치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오래되고 유명한 집이다. 이 일대 보통 음식점들과는 달리 점심시간에는 양복 입은 샐러리맨들이 인근 동네 아주머니들보다 훨씬 많다. 점심에 예약은 필수다.
이 집의 음식은 한마디로 정갈하다. 한지를 발라 장식한 내부도 그렇고 국수집으로는 드물게 오픈 키친으로 꾸며 놓은 주방도 가정식을 먹고 싶은 마음을 100% 충족시켜준다. 안쪽의 작은 별실은 손님 접대용으로도 그만이다.
상호이기도 한 안동 국시는 진한 고깃 국물에 얇은 국수가 깔끔한 흰 대접에 담겨 나온다. 여느 칼국수와 달리 면발이 얇아 호로록 입에 감기는 맛이 별미다. 국물은 약간 짭짤하다 싶긴 하지만 고기 육수 맛이 제대로 난다.
국수를 비롯해 모든 메뉴가 대소 사이즈로 나뉘는데, 소자는 여성이 혼자 먹기 딱 좋은 양이다. 안동 국시 외에도 우리밀로 만든 국수와 차게 먹는 건진 국수도 있다.
국수 한 그릇으로 점심을 때우기는 아무래도 소하다. 이 집에서 함께 곁들여 먹기 좋은 음식은 찌짐이다. 찌짐도 지짐의 사투리다. 허파와 생선에 계란옷을 입혀 한 접시 나오는데 갓 부친 전맛은 기름이 잘잘 도는 게 집에서 먹는 바로 그 맛이다. 반찬으로 따라 나오는 깻잎무침과 부추, 잘 익은 김치도 마찬가지다.
좀 더 배부르게 먹고 싶거나 저녁에 막걸리 한 사발 하려면 수육이나 문어를 곁들이면 제격이다. 대학 시절 학사 주점 생각도 나고, 고향에서 먹던 명절 음식 생각도 나게 하는 정겨운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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