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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암 메밀국수 / 1977, 정주영 회장이 비행기를 타고 막국수를 먹으러 왔다는 전설

Paul Ahn 2021. 12. 10. 10:04

★실로암 메밀국수 / 1977, 정주영 회장이 비행기를 타고 막국수를 먹으러 왔다는 전설

 

• 위치 :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장산리 228

• 창업 : 1977

• 창업주 : 김종수 할머니

 

 

 

정주영 회장이 비행기를 타고 막국수를 먹으러 왔다는 전설

(chosun.com)

 

호불호를 떠나 강원도 양양의 <실로암 메밀국수>를 가보지 않고는 막국수에 대해 말할 수 없다. 유명한 사람들이 드나든 만큼 유명한 곳이다. <실로암 메밀국수>는 강원도에서 제일 유명했다.

 

姑 정주영 회장이 비행기를 타고 막국수를 먹으러 왔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이곳에 온 사람들은 막국수 먹으랴, 사람들을 구경하랴, 정재계인사들의 사진을 둘러보느라 분주해 보인다.

 

가난한 음식이 특별한 음식이 되는 순간이다. 누군가에게는 껍질까지 않고도 막 먹었을 식량이었을 막국수이며, 누군가는 집에 있는 양념들 조금 떠 참기름을 떨어뜨려 비벼먹었을 한 끼였다. 형식도 절차도 없던 음식이 사람들을 이끌었다. 그게 막국수의 매력이다.

 

<실로암 메밀국수> 1977년 장산리 ()속초공항근처에서 시작했다. <장산리 막국수>로 시작해 <실로암 막국수>, <실로암 메밀국수>로 상호가 바뀌었다. 7번 국도 공항삼거리를 찾았다면 맞게 온 것이다. 양양 쪽에서 왔다면 왼쪽이고, 속초에서 왔다면 오른쪽으로 들어선다. 군부대를 지나쳐 외길 따라 들어가면 <실로암 메밀국수> 팻말이 계속 나온다.

 

땅속에 묻혀있는 천연 지하수로 탄산이 터지는 동치미를 담근다. 그걸 막국수에 부어먹는다는 소리만 듣고도 벌써 침이 고이는 듯 하다. 막국수 집에 가면 여지없는 풍경하나. 처음에는 비빔으로 먹다가 반쯤 남으면 그때 동치미를 넣어야 된다는 사람부터 식초와 겨자를 좀 넣을라치면 손사래를 치는 사람, 처음부터 수학공식처럼 동치미 두 국자에 식초, 설탕, 겨자의 비율까지 짚어주는 사람까지 각각의 테이블마다 먹는 공식이 다르다. 하지만 막국수에 대한 애정은 똑같다.

 

 

까끌한 메밀면과 청량한 지하암반수 동치미

 

<실로암 메밀국수> 2013년 봄, 현대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물론 수십 년간을 지켜온 그 슬레이트건물은 박물관처럼 그 옆에 그 자리 그대로 세워져 있다. 새로 지어진 <실로암 메밀국수>신관이라는 이름을 달았다. 잘 지어진 리조트 같은 모습이다. 외관이 바뀌었으니 맛에 대한 기대치도 달라진다.

 

겉메밀과 같이 갈아낸 메밀 면은 여전히 까끌하고 잘 반죽되어 쏙쏙 빨려드는 느낌이다. 뽑아낸 면에서는 겉껍질이 많이 보인다. 겉껍질이 들어가면 입자가 면 표면에 보이고 물에 익지 않아 조금 거친 식감을 낸다.

 

요즘은 보드라운 식감을 위해 겉껍질은 벗겨낸다. 녹색을 띄고 있어 녹쌀이라고 불리는 알맹이만 갈아내어 면을 뽑는 추세다. 이곳은 예전 방식을 고수한다. 일부러 이런 면을 좋아해 찾는 사람들도 많다. 그날그날 자체 방앗간에서 제분한 가루를 사용하고 있다.

 

비빔메밀국수(8000)을 주문해도, 동치미메밀국수(8000)를 주문해도 비슷한 것 같으나 찬찬히 보면 비빔국수 쪽에서 참기름 향이 좀 더 난다. 고추씨가 슬쩍슬쩍 보이는 양념장은 여전히 칼칼하다. 아이들에게는 맵다. 농도는 조금 묽은듯해 면과 슥삭 잘 비벼진다.

 

이 지역에서만 콸콸 나는 지하암반수로 담갔다는 동치미 맛은 예전만 못하다. 6개월 전에 만들어두고 발효시킨 실로암의 동치미 맛은 그 북적거리던 땀냄새 나던 슬레이트 아래에서 느꼈을 청량감이었다. 계절에 따라 고명은 달라지기도 하지만 오이, 무채, , 깨 가루는 늘 같다. 면과 양념장이 먼저 만나고, 나중에 사이사이 섞이는 고명이 시원함과 고소함을 더한다.

 

<실로암 메밀국수>는 창업주 김종수 할머니(78)가 여전히 건재하고 가족들과 같이 운영하고 있다. 이 집 손자에게 막국수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물었더니, 삶은 돼지고기(24000)도 같이 드시라 수줍게 말한다.

 

국수만 먹기 헛헛한 사람은 영양소도 맞출 겸, 면 위에 올려 같이 몇 점 먹어도 좋다. 부들부들한 식감이 인상적이다. 국수 좋아하는 지인들을 데리고 와도 만족할만한 집이다.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에겐 현대적 시설의 깨끗한 환경이다. 화장실도 쾌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