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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없는 교장실 '들락날락(樂)'

Paul Ahn 2022. 6. 16. 09:16

⊙문패없는 교장실 '들락날락()'

 

교장실 문패가 없는 양산 효암고 변신권위주의 탈피, 학생중심 공간 '주목'

(fnnews.com)

 

사라진 교장실 문패새롭게 마련된 '들락날락()'

홈페이지 '교장 인사' '교직원 인사말'로 교체

 

경남 양산시에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로 지정된 효암고등학교가 권위주의적 학교공간을 탈피하고 학생 중심의 공간으로 변신을 지속하고 있다.

 

효암고교를 방문하는 외부인은 이제 교장실을 찾을 수 없다. 이는 사라진 교장실 문패 대신 1층 중앙통로를 지나 왼쪽으로 꺾어 행정실 옆 창에 써 붙인 '들락()날락()'이 교장실이며 이곳에 교장(이강식)이 있다는 것이다.

 

 

들락날락은 최근 교직원 공모를 거쳐 새 이름이 확정됐다. 이곳은 교장실 소파를 치우고 탁자를 놓아 회의실을 겸하며 유리문의 썬팅지를 모두 떼어내고, 투명하게 만들었다.

 

누구든 지나면서 교장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으며 교장도 학생이나 교사 누가 다니는지 알 수 있다. 방 이름 또한 '들고 나면서 서로 즐겁자'는 이야기로 방 청소 또한 교장의 몫이다. 그래야 서로 오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홈페이지 내 교장 인사말도 사라졌다. 이를 교직원들의 인사말로 대신하기 때문이다. 이는 넘어지면서도 민주시민 연습을 같이 해보자는 취지다. 또 교복을 입고 말고도 모두 학생들이 매년 결정한다.

 

효암고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로 지정돼 공간혁신을 기획 중이다. 좁디좁은 과거의 공간, 오랜 인습에 따라 중앙에 설계된 교장실과 행정실을 해체하고, 이를 학생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교직원과 학부모, 학생들이 지난해부터 수 없는 회의를 하고, 지금도 구상 중이다.

 

회의에 따르면 미래의 '들락날락'과 행정실은 본관 뒤편의 화장실 옆으로 물러가면서 중앙 중심의 판옵티콘 구조가 소멸된다. 정남향의 양지 바른 1층 중앙 통로는 1학년 학생들의 몫이어야한다는 사실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1층 학생들을 위한 테라스를 꾸미고 싶지만, 예산은 한정된다. 공간이 많이 부족하지만, 그럭저럭 꾸려나갈 수 있는지 법에서 정한 화장실의 최소 평수조차 갖추지 못한 낡은 건물 구조를 어떻게 해소할지 공동체 구성원이 함께 고민한다.

 

이 학교는 사립학교 분담금에 시달리는 가난한 사학으로 한 학급에 32명이 수업을 받는다. 앞자리 학생은 칠판에 바로 붙어 필기한다. 단 학생들은 층간의 모퉁이 다락방에서 과자를 먹으면서도 풍부한 동아리 활동을 한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범대학에 진학한 뒤 교생실습을 온 학생들은 효암고라는 자부심에 가득 차 유튜브에 모교를 소개한다.

 

누군가 수업을 듣고, 누군가 잠자는 풍경이 연출된다. 교장은 잠자는 학생의 공간도 편안하게 만들어 주고 싶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잠을 자든 말든, 들건 말건 그들의 몫이며 존중하면서 함께한다는 철학이다.

 

 

그렇지만 효암고는 잠자는 학교는 아니다. 양산시내 내신 상위 50% 학생이 지원하는 전통의 명문사학이며, 입시결과는 경남도내 최상위권이다.

 

이강식 교장은 "이미 고인이 되신, 채현국 명예 이사장이 남긴 '쓴맛이 사는 맛' '들락날락'을 덧붙이고 싶다" "쓴맛도 소통하면 즐겁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2022.06.14 11:27

뉴시스 alk9935@newsis.com

 

 

학생들이 좋아하는 이강식 교사

 

@효암고 이강식 교사는 어떤 선생님?

"학생들과 어울리는 선생님 있잖아요. 놀 때도, 밥 먹을 때도, 심지어 외로울 때에도 장난끼 많은 얼굴로 등장해요. 그리고 수업 시간이 많이 기다려지는 선생님이에요."

 

학생들은 이강식 선생님에 대해, 효암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한번쯤은 담임을 해보고 싶은 교사라고 말한다. 선생님을 좋아해 과목까지 좋아한다고 하니. 이 교사가 학생들에게 어떤 존재인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학교에서 학생들과 모든 시간과 인생을 보내고 있는 교사.

 

@입시에 시달리는 학생들에게는 산소 같은 교사.

"대학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잖아"

이 교사는 교실에서 학생들과 어울려 비빔밥을 만들어 먹고 쉬는 시간 학생들과 운동장을 누비며 공을 찬다. 여학생들과 소소한 수다와 장난을 치고, 방학이 되면 학생들과의 여행 준비를 한다. 학생들에게 머리 식힐 수 있는 기회를 준기 위해서이다. 수업시간 또한 지루하지 않아 학생들은 이 선생님의 수업시간을 기다린다.

 

@암기할 필요 없는 재미있는 수업 시간

이 선생님 수업을 들으면 따로 암기할 필요가 없다고 학생들은 말한다. 재미있는 이야기로 수업을 진행해 집중할 수 있어 좋다고 한다. 그리고 비밀이지만 `암기하는 시간이 별로 들지 않아 편하다`며 학생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이 교사는 입시에 시달리는 학생들의 모습이 안쓰럽다. 추억을 먹고 사는 학생들이 지쳐있는 어깨를 볼 때 그 어깨를 다시 활짝 펼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공부를 강요하기 보다는 학생들의 호기심을 채워 줄 수 있는 교육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반항하는 학생은 `순간`에 목숨을 건다

반항하는 학생들의 대부분의 특징이 `순간`에 목숨을 건다. 이 때 학생에게 엄하게 가르치는 것 보다 한 발짝 물러서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학생이 찾아온다. 그 때 학생과 많은 대화를 나눈다. 잘못한 부분은 짚어주고 학생의 어려움에 대해 진심으로 위로해 주고 상담을 해 준다.

 

이 교사는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교사는 학생과 함께 호흡하는 교사다. 그래서 나는 학생을 나에게 맞추려 하지 않고 내가 학생의 눈높이에 맞춘다"고 말한다. 이 말을 뒷받침하듯 인터뷰 당일인 지난 8일에도 이 교사는 학교 운동장을 누비며 학생들과 함께하고 있었다.

 

교사와 학생이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아름다운 학교가 될 수 있도록 학부모, 지역 주민 등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출처 : 양산신문(http://www.yang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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