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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Inf〕고물가 시대, 소비진작 마케팅

Paul Ahn 2022. 10. 11. 13:16

Anti-Inf〕고물가 시대, 소비진작 마케팅

(retailing.co.kr)

 

불붙은 물가, 가격파괴 전략으로 진화

 

국제 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원인으로 밥상 물가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장바구니 가격을 책임지는 주요 대형마트들은 일상생활에 필수불가결한 신선식품, 생필품 등을 중심으로 물가 잡기 프로젝트를 시행하며 저가 경쟁에 시동을 걸고 있다. 다양한 가격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초저가 PB나 소포장 단위 기획상품을 통해 위축된 소비심리의 심폐소생술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시장과 동일하게 국내도 인플레이션 공포가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6%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에 시달리던 1998 11월 이후 약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IMF 이후 최악의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대두되고 있는 식량위기론, 자연재해로 인한 지난달 2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최근 경제동향 7월호에는 인플레이션 확대와 경기 둔화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 담겨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이어지는 데다 주요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 중국 성장 둔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대외 여건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국내 물가 상승률의 오름세와 이로 인한 경기 둔화가 우려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5개월만에 농산물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됐다. 특히 돼지고기 등 축산물과 채소류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농축수산물 가격 상향폭이 확대됐다. 석유류, 원재료비 상승으로 인한 외식 물가의 오름세 역시 치솟는 물가의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한편 당분간 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기는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4.4% 오른 데다, 엔데믹 여파로 국내 소비가 줄어들지 않고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어 물가를 잡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자 국내 유통업계는 장바구니 물가를 낮추기 위한 최저가 행사에 나서고 있다. 지속되는 고물가에 소비자 부담을 줄여주고자 지금까지 구축해온 다양한 노하우를 총 동원하고 있다. 주요 업체들의 물가 안정화 전략에 대해 살펴본다.

 

 

◇물가 안정 프로젝트로가격의 끝선언

 

최근 기록적인 물가 상승률이 이어지면서 특가상품에 대한 소비니즈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주요 유통업계는 할인율을 극대화한 상품 및 마케팅 전략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엔데믹 이후 고물가 시대가 예상되면서 대형마트 업계의 물가 안정화 전략은 올해 초부터 진행됐다. 그러다 이마트가 지난 7월 대대적인 최저가 행사를 예고하면서 가격 마케팅 경쟁에 불이 붙었다.

 

 

이마트는 국내 소비자의 생활비 부담 덜어주기를 목표로가격의 끝프로젝트를 지난 7월부터 시행했다. 특히 소비자가 많이 구매하는 주요 상품의 가격을 내려 상시 최저가로 제공하는 데 주력했다. 이번 최저가 전략은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데 초점을 뒀다. 실제로 올해 연말까지 최저가 전략을 이어가고, 이후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프로젝트 기간을 연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의 최저가 전략의 첫 단계는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40대 필수상품의 가격 인하에 있다. 우유, 김치 등 가공식품 17, 계란, 양파 등 신선식품 7, 일용품 16종이 이에 해당된다. 매일 가격 모니터링을 진행해 경쟁사 대비 최저가 유지에 힘쓴다. 필수상품 외에도 500개 상품을 선정해 일주일 단위로 최저가 관리에 나선다.

 

롯데마트 역시 올 초부터 고물가 시대에 대비해 가격 대응력 강화에 나섰다. 지난 3월부터물가 안정 TF’를 가동하며프라이싱(pricing)을 별도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프라이싱팀은 각 상품별 가격 분석을 통해 물가관리를 집중적으로 담당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카테고리별 매출 상위 30%에 해당하는 500여 품목에 중점을 두고 관리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가격 수준을 평가해 매가를 조정하거나 대안책을 찾으며 최후의 가격 방어선에 주력한다.

 

홈플러스는 올해 상반기 키워드를리턴(RETURN)’으로 선정하며 첫 번째 전략으로할인(reduction)’을 강조했다. 장바구니 가격 부담 낮추는물가 안정 프로젝트를 연중 전개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먹거리와 생필품 등 고객 수요가 높은 주요 상품을 총망라해 합리적인 가격 제안에 나섰다.

 

 

◇매입 경쟁력 바탕으로 가격 안정화에 총력

 

주요 업체별 특가상품 확대 전략을 살펴보면, 첫 번째로 대량 매입 및 산지 직거래를 통한 가격 안정화 전략을 꼽을 수 있다. 대표 유통업체들은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 안정화를 위해 그동안 쌓아온 상품 소싱력을 활용, 적극적으로 가격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이마트는 계절 수요가 큰 신선식품 가운데 소비자가 많이 찾는 대표상품들을 최저가로 제공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단기간에 가격이 크게 올랐거나 오를 가능성이 높은 상품 가격 인하에 집중했다. 최저가 관리를 위한 원동력은 오랜 기간 이마트가 축적해온 매입 경쟁력에 있다. 이마트는 산지 직거래를 기반으로 많은 물량을 미리 확보해 저렴한 가격에 선보일 수 있었다. 특히 가뭄이나 장마 등 기상이변으로 작황이 좋지 않아도 공급량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주요 상품들을 살펴보면 알찬란(계란 30) 7천 원대에서 6,730원으로 가격을 낮췄다. 양파 경우 6월 판매 가격에 절반 이상의 할인 혜택을 더해 960원에 판매했다. 이외에 쌀, 콩나물 등 주요 식재료 가격 인하에도 공을 들였다. 생필품에 포함되는 방향제, 칫솔은 이전 가격 대비 30~50%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40대 품목에 포함되는 상품들의 가격은 행사 이전 대비 평균 13.0% 정도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롯데마트는 상품별 산지 및 수입국 다변화를 통해 가격 인상이 예상되는 상품에 대한 대안책을 준비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캐나다산 돼지고기로 국내 삼겹살 가격 급등을 사전에 예측, 연초부터 캐나다 업체와의 협상을 통해 기존 대비 3배 정도 물량을 확대해 가격 안정화를 실현했다.

 

반대로 국내 품종 개발 및 소싱을 통해 안정적인 수급과 가격을 유지하기도 했다. 일명 ‘K-품종이라 불리는 국내산 상품은 해외 종자 사용시 지불해야 하는 로열티 부담이 없어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일 수 있다. 이를 통해 롯데마트는 집밥 필수상품인 김을 국산 재래김 신품종골드1호 재래김으로 선보였다. 기존에 일본 종자가 대다수였던 김 원료에서 벗어나 국산 품종의 활성화와 함께 가격 안정화도 꾀했다.

 

품종 다양화 외에 기존에 취급하지 않았던 작은 크기의 과일, 채소 등 새로운 품목 도입에도 힘썼다. 일반적인 구색 사이즈(14)보다 작은 블루베리를 상품화해 기존 상품 대비 40% 저렴하게 제공했다.

 

홈플러스는 물가 기여율이 높은 쌀 품목 중고시히카리쌀’, 꾸준한 소비율을 보이는밀양얼음골 사과등을 가격 안정화 상품으로 선보였다. 또한 먹거리와 생필품을 총망라한 프리미엄 PB ‘홈플러스 시그니처상품으로 큰 폭의 가격 혜택을 제공했다. 대표적으로홈플러스 시그니처 국산콩 두부기획’, ‘홈플러스 시그니처 국산콩 무농약 콩나물등을 행사 상품으로 운영했다. 이들 상품의 매출이 크게 증가해 물가 안정 프로젝트의 실효성을 인증했다.

 

지난 6월에는 신선과일 PB ‘신선농장을 출시했다. 고객들이 가장 많이 구매하는 대표 과일을 대상으로 PB를 구성해 신선식품 가격과 품질 혁신에 나서고 있다. 홈플러스는 선정 과일의 재배, 수확, 선별에 이르는 전 과정에 참여한다. 또한 생산농가와 직거래 방식으로 거래하며 중간 유통마진을 없애 가격 가치도 더했다. 취급 상품은 참외, 수박, 복숭아, 포도 등 7종이다. 10년 이상 과일 농장을 운영하고 재배 면적이 3,305㎡ 이상인 농가를 대상으로 신선농장을 선정해 상품 공급 안정화를 도모했다.

 

 

◇가격 안정화 마케팅 지속될 것

 

고물가 경기에 대비한 최저가 마케팅은 대형마트를 넘어 편의점, 이커머스 등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하반기에도 고물가 사태는 잡히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통업계의 저가 경쟁은 올해를 관통하는 주요 전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팬데믹에 이어 생활비 압박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돼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국내 장바구니 물가를 책임지는 유통업계가 지속적인 가격 할인행사와 저가형 PB 확대, 상품 다양화 등 착한 마케팅을 이어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