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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산업〕골프코스는 왜 18홀 일까?

Paul Ahn 2022. 11. 20. 13:03

〔골프산업〕골프코스는 왜 18홀 일까?

https://www.golfjournal.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53

 

일반적으로 골프코스는 18홀을 기준으로 한다. 간혹 짧은 시간에 골프를 즐기고자 하는 경우라면 9홀 코스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마저도 절반의 기준점이 18홀이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골프코스는 왜 18홀이 됐을까?

 

골프코스가 18홀이 표준이 된 것은 골프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스코틀랜드의 한 지역에서 긴 역사 속에 아주 우연히 결정됐다.

 

간혹 골프 표준 코스가 18홀이 된 것의 유래로 『스카치 위스키를 한 병 들고 라운드를 하던 중 술병이 비워진 것이 마침 18홀이었기 때문에 경기를 종료했다』는 일화를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이는 누군가가 만들어낸 재미있는 이야기에 불과하다.

 

 

◇초기의 골프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류스 링스 지역에서 골프가 시작된 시기에 대한 해석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1400년대를 그 시작으로 본다.

 

이 당시의 골프코스는 지금처럼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활용한 것이었다.

 

세인트앤드류스 링스 지역은 해풍이 많이 불어 모래로 인한 높은 언덕이 형성됐다. 이러한 환경들이 지금의 티잉그라운드나 퍼팅 그린의 시초가 되었고, 모래 언덕 사이에 풀로 뒤덮인 지역이 페어웨이가 된 것이다.

 

여기에 토끼와 같은 동물들이 땅속에 파 놓은 굴이 풍식되면서 벙커로 발전했고, 이 중에 바다로 흘러가는 개울들은 지금의 워터 해저드와 같은 역할을 했다. 그린키퍼 역시 들판을 자유롭게 뛰놀며 풀을 뜯어먹는 양떼들로 인해 일정한 수준이 관리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초기의 골프는 스코틀랜드의 대자연을 코스 삼아 발전되다 보니 각각의 클럽마다 정해진 홀수가 모두 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각종 기록에 의하면 적게는 5홀에서 많게는 25홀까지의 코스가 운영되었다고 한다.

 

 

◇영국 골프의 발전

 

한편 영국에서는 에든버러 지역을 중심으로 골프가 발전하기 시작했다. 에든버러 시의 귀족이나 신사, 상인들은 에든버러 협회를 창설해 매년 공식 대회인 실버 클럽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 중 1744년 개최된 실버 클럽에서는 최초로 13개의 규칙을 제정해 경기에 적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영국의 에든버러에서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류스 지역으로 골프의 중심지가 이동하기 시작했다. 에든버러 협회에서 최초로 골프 경기와 관련된 규칙을 제정했던 1744년에서 10년이 흐른 뒤인 1754, 세인트앤드류스에서도 귀족과 지주, 교수로 구성된 세인트앤드류스 골프협회가 만들어졌다. 이들은 에든버러 협회에서 만든 13개의 규칙을 적극적으로 수용했으나, 차별화와 명예를 상징하는 빨간색 코트를 갖춰 입어야 한다는 복장 규정을 만들기도 했다.

 

이 당시 만들어진 최초의 올드 코스는 12개의 홀로 구성되었다.

 

다만 골퍼들은 이 코스를 왕복하며 플레이를 진행했기 때문에 실제 경기는 22홀이 한 라운드가 되었다. 해안가를 따라 반듯하게 배치된 코스는 9번과 18번홀은 1, 나머지 홀은 모두 2회씩 플레이하며 왕복하는 형태였기 때문이다.

 

 

18홀을 표준 코스로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1764, 세인드앤드류스의 골프협회에서는 22홀로 진행되는 올드코스 중에 최초의 4개 홀의 거리가 너무 짧아 경기의 재미를 떨어트린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이에 초반의 4개 홀을 2개로 통합하면서 홀의 거리를 늘리는 변화를 준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라운드가 18홀이 된 것의 기원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바로 18홀이 표준 코스로 제정된 것은 아니다. 몇몇 골프코스들이 세인트앤드류스에서 사용하는 올드코스를 모델로 삼기는 했으나, 18홀이 정규 코스로 자리 잡은 것은 한참 후인 1800년대 초반이었다.

 

 

R&A의 탄생

 

18홀이 골프의 표준 코스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에는 윌리엄 4세 왕의 공이 컸다. 1834년 윌리엄 4세가 세인드앤드류스 골프협회의 후원자가 되면서 그 명칭 역시 로열앤에이션트 골프 클럽(R&A)으로 명명됐다. 이 클럽은 전 세계적으로 골프가 발전해나가는 역사의 중심지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오피셜한 골프규칙까지 제정할 수 있는 권위를 가지게 되었다.

 

 

이에 1858년 로열앤에이션트 골프클럽(R&A)에서는 18홀을 기준으로 하는 표준 골프 라운드 규정을 만들고 각 골프클럽 회원들에게 이를 준수해 경기를 진행할 것을 권고했다.

 

이것이 시작이 되어 1870대에 만들어진 많은 골프코스는 18홀로 라운드를 구성한 것이다.

 

이처럼 현대 골프의 근간이 되는 18홀 표준 코스를 공식적으로 제정했던 로열앤에이션트 골프클럽(R&A)은 지금까지도 미국의 USGA와 더불어 세계적인 골프운영기구의 양대산맥으로 군림하고 있다.

 

스카치위스키를 기울이며 라운드를 즐기던 와중에 술병이 바닥을 드러낸 시기가 18홀이었다는 유래보다 재미있지는 않지만, 각 지역에서 골프가 발전되어온 역사 가운데 자연스럽고 우연하게 만들어진 것이 지금의 18홀 코스의 유래이다.

 

골프저널 Golf Journal

나도혜

2022.10.14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