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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푸드 '돼지바' / 1983, 국내 첫 크런치바

Paul Ahn 2023. 7. 14. 13:54

★롯데푸드 '돼지바' / 1983, 국내 첫 크런치바

 

국내 첫 크런치바 '돼지바'...근데 왜 '돼지'죠?

(asiaa.co.kr)

 

돼지고기가 들어간 것도, 돼지 모양도 아닌데 초코 크런치와 딸기시럽이 들어간 아이스크림은 왜 '돼지바'가 됐을까? 이는 돼지바가 지금으로부터 39년 전인 1983년 계해년(검은 돼지해)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국내 첫 크런치바로 출시돼 풍성하고 복된 이미지를 담아 '돼지바'로 이름 붙여졌다.

 

출시 당시만 해도 아이스크림에 '돼지'라는 단어를 붙여 부르는 것이 어색해 전국 지점장들을 비롯해 사내에 반대 의견이 많았다. 크런치가 흔하지 않던 시절이라 '크런치바'라는 이름이 돼지바와 경쟁했으나 당시 대표이사의 강력한 의지로 돼지바라는 이름이 붙게 됐고, 결국 큰 성공을 거두게 되면서 크런치와 딸기 시럽 조화는 돼지바 레시피로 불리게 됐다.

 

돼지바가 처음 태어난 1983년 당시에는 아이스크림 바 종류에 크런치나 딸기잼 같은 타 식품이 첨가된 제품이 없었다. 이에 "아이스크림에 무언가 다른 식품을 조합하는 형태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제품 개발이 시작됐다.

 

 

이름처럼 풍성한 맛을 주기 위해 약 6개월의 개발 기간 동안 많은 연구개발 과정이 있었다. 아이스크림에 초콜릿을 묻혀보고, 크런치를 입혀보는 실험을 반복하면서 국내 첫 크런치바가 탄생하게 됐다.

 

하지만 초콜릿을 코팅하고 크런치를 입히는 기계와 공정 자체가 국내에 없어 어려움이 많았다. 결국 덴마크에서 새로 기계를 들여오면서 출시가 가능해졌다.

 

곧 출시 40주년을 맞는 돼지바가 현재까지 판매된 개수는 22억개로, 제품을 일렬로 늘어놓으면 지구를 9바퀴 돌 수 있는 양이다. 돼지바가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끊임없는 변신을 통해 제품을 개선하고 더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 브랜드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돼지바 트레이드 마크는 초코 크런치와 딸기시럽이지만, 처음 출시된 돼지바에는 딸기시럽이 없었고, 갈색 쿠키 크런치로만 덮여있었다. 1996년부터 딸기시럽이 추가되고 초코 맛인 블랙 크런치를 추가해 지금 돼지바 모습을 갖추게 됐다.

 

제품과 함께 돼지 캐릭터를 비롯한 패키지도 꾸준히 진화해 왔다. 1983년 돼지바 출시부터 있었던 돼지 캐릭터는 1991년 복돼지바로 이름이 바뀌면서 빠졌다. 1999년에는 패키지를 다시 리뉴얼하면서 이름도 '색색돼지바'로 변경했다.

 

출시 20주년을 맞은 2003년에는 다시 '돼지바'로 이름을 복원하고, 처음 출시된 돼지바 패키지를 계승해 연미복 차림 돼지 캐릭터도 다시 살렸다. 2010년에는 돼지바 캐릭터를 조금 더 귀여운 모습으로 변경했고, 2017년 다시 연미복 차림의 발랄한 돼지 캐릭터로 바꾸는 등 시대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변신해 왔다.

 

제품 개선뿐만 아니라 꾸준하게 젊은이들과의 소통을 지속하는 브랜드 전략도 지금의 돼지바가 존재하도록 했다.

 

1983년 출시 이후 오랜 기간 사랑받아 왔지만, 2000년에 접어들면서 장수 아이스크림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대의 소비자들을 공략할 젊은 메시지가 필요해졌다.

 

이에 2003년 아이돌 출신 인기 가수 이효리를 모델로 기용해 브랜드 이미지를 보다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로 바꾸는 광고캠페인을 전개했다. 그 결과 돼지바는 2004년 한국능률협회컨설팅으로부터 빙과부문 브랜드파워 1위 제품으로 선정됐고, 연 매출도 처음으로 200억원을 넘어서며 빙과시장 빅 브랜드 제품으로 성장하게 됐다.

 

2006년에 이루어진 돼지바의 변신은 특히 획기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푸드는 돼지바 CF에 과감하게 유머 코드를 적용해 유쾌함을 더했다. 중견배우 임채무를 모델로 기용해 2002년 월드컵 이탈리아전에서 심판을 맡았던 모레노 심판의 표정과 동작을 패러디했다.

 

해당 CF는 특유의 유머러스한 표현기법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당시 온라인 검색 순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CF로 임채무는 그 해 대한민국 광고대상 모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고, 돼지바는 대부분 아이스크림 매출이 정체를 보이는 가운데에도 10%대의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돼지바가 크게 히트해 자리 잡으면서, 돼지바는 검정과 갈색 크런치와 딸기시럽(또는 잼)이 조화를 이루는 식품을 이르는 말이 됐다. 실제 돼지와 상관없이 크런치와 딸기잼을 적용한 찰떡, 마카롱 등 각종 음식에는 어김없이 돼지바라는 이름이 붙는다.

 

롯데푸드는 이를 활용해 SNS 채널에 돼지바를 변신시킨 다양한 이미지를 올리며 소비자들에게 재미와 관심을 불러 모으기도 했다. 돼지바 카츠샌드, 떠먹는 돼지바, 돼지바 시리얼, 돼지바 젤리, 돼지큐브 등 다양한 돼지바 변신이 롯데푸드 SNS 채널에 올라왔고 이는 소비자 관심과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런 호기심은 일방적인 광고 메시지가 만들지 못했던 돼지바 브랜드에 대한 강력한 로열티를 강화시켰다. 한 장의 사진을 공개할 때마다 공식 SNS 계정으로 소비자들의 출시 요구가 빗발쳤고, 빙과 영업팀으로는 바이어들의 출시 요구도 이어졌다.

 

롯데푸드는 이런 요구를 적극적으로 받아 실제 제품 개발에 착수했고, 많은 검토와 연구 끝에 2017년 콘 아이스크림인 돼지콘과, 핫도그인 돼지바 핫도그를 출시하기도 했다. 돼지콘은 돼지바 맛, 패키지 디자인을 그대로 살려, 콘과자에 딸기 시럽이 들어있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채우고 비스킷 크런치와 초콜릿을 토핑했다.

 

패키지 디자인도 돼지바 아이덴티티를 살려 귀여운 돼지 캐릭터, 돼지바 글자체 등을 적용했다. 롯데푸드는 이 같은 소통 성과를 인정받아 '2017 대한민국 SNS대상'에서 기업부문 종합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모든 세대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MZ세대와의 소통을 보다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지난해 3, 돼지바 핑크 출시를 기념해 래퍼 '마미손'과 협업한 뮤직비디오를 내놨다. 6월에는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패션 브랜드 '널디'와 컬래버를 진행해 한정판 돼지바와 다양한 돼지바 굿즈를 선보였다.

 

또한 지난해 8월에는 롯데푸드는 MZ세대 상상력으로 돼지바 신제품을 기획하는 '셰프돼장' 공모전을 진행했다. 공모전 기간 동안 무려 565건의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이 출품됐다.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는 물론이고 소개 자료까지 직접 만들어야 하는 응모 난이도를 고려하면 상당히 많은 참여자가 모인 것이다.

 

롯데푸드는 심사를 통해 14개 작품에 시상했다. 이 중 실현 가능성이 높은 두 가지 아이디어가 제품화로 이어졌다. 당초 한 개의 아이디어만 선별해 제품을 출시하려 했지만 MZ세대 인기에 힘입어 제품화 수를 늘렸다. 수상작 중 2개를 12월에는 돼지바 신제품 2(돼지바 돝-짝대기, 돼지바 그릭복숭아)으로 선보인 것이다. 젊은 세대 통통 튀는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한 것으로 소비자와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만들어지는 일종의 '팬슈머(+컨슈머)' 제품 사례다.

 

'돼지바 돝-짝대기' 20대 금융회사 디지털 마케터가 아이디어를 낸 제품으로 제주도 지역 특색을 듬뿍 담았다. 특산물인 백년초와 땅콩을 활용해 특별한 맛을 냈다. 딸기맛 시럽 대신 백년초 시럽을 채우고 아이스크림은 땅콩맛으로 담았다. 겉에는 현무암이 떠오르는 블랙 초코 크런치를 입혔다. 패키지도 돌하르방 돼지 캐릭터로 포인트를 줘 재미있으면서도 제주도가 물씬 느껴지도록 했다.

 

-짝대기라는 표현도 '돼지바'라는 단어를 제주도 방언으로 표현한 것이다. 제주 방언으로 돼지를 뜻하는 ''과 막대기()를 뜻하는 '짝대기'의 조합이다. 돼지바 돝-짝대기는 오직 제주도 지역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한정판 제품으로 운영한다.

 

한정 발매 덕분에 최근 SNS에서 '제주도에서 꼭 먹어봐야 할 디저트'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예상보다 큰 인기에 롯데푸드는 제주도 전용 제품으로 지속 운영할 것도 검토하고 있다. 우선 2022년 올 한해 동안은 제주도를 찾는 여행객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충분히 공급할 계획이다.

 

돼지바 그릭복숭아는 요리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 중인 주부 출품작이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유명세를 탄 디저트 메뉴를 돼지바와 접목한 맛이다. 속에는 딸기 시럽 대신 복숭아 시럽이 들어있다. 이를 요거트 아이스크림이 감싸며 그릭복숭아 맛을 재현했다. 화이트 크런치로 겉을 마감해 디저트 맛을 시각적으로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끊임없는 품질 개선과 함께 브랜드를 새로 구축하는 과정이 있었다" "앞으로도 더욱 사랑받는 제품이 되도록 계속 연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2023.03.28 11:34

이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