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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삼립 ‘삼립호빵’ / 1971, 호빵계 '맏형'

Paul Ahn 2023. 7. 14. 14:59

SPC삼립 삼립호빵’ / 1971, 호빵계 '맏형' 

 

호빵계 '맏형' 삼립호빵...52년 장수 비결은?

(asiaa.co.kr)

 

찬바람이 싸늘하게 두 뺨을 스치면” “ 뜨거워서 호호~ 맛이 좋아 호호~”

 

1971년에 출시한 SPC삼립 스테디셀러 삼립호빵은 이 분야 대표 장수식품이다. 지난해에는 1200억원어치를 팔았고 누적 수량으로 약 63억개 판매고를 올렸다. 2020년보다 2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유난히 장수식품이 즐비한 식음료업계에서도 단일 제품이 50년을 넘기는 사례는 흔치 않다. 비결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한 품질 강화와 혁신적인 브랜드 전략에 있다.

 

 

2020 SPC삼립은 출시 50주년을 기념해 호빵책: 디아카이브란 제목 양장본 책을 선보이기도 했다. ‘삼립호빵브랜드 50년간 대한민국 역사와 함께 쌓아왔던 이야기와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책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세분화된 먹거리 시장과 스마트폰 앱 영향으로 소비자들은 아주 손쉽게 원하는 간식을 손에 넣을 수 있지만, 삼립호빵은 여전히 겨울철 간식 대명사로 군림하고 있다.

 

 

◇겨울에도 먹을 수 있는 빵을 개발하라...호빵의 등장=

 

1970년부터 1980년대 어린 시절을 보낸 이들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유명한 광고문구다.

 

바로 겨울철 대표간식삼립호빵슬로건이다. 그 시절 소비자들에게 추운 겨울마다 동네 가게 앞에 놓인 빨간색 원형 찜통과 구수한 향, 뽀얀 김을 내던 호빵의 이미지는 무엇보다 강렬했을 것이다.

 

‘호빵’이란 이름은뜨거워서 입으로 호호 불어 먹는 빵이라는 뜻을 지녔다. 호빵은 제과제빵으로 시작한 국내의 대표적인 종합식품기업 SPC삼립(당시 삼립식품)이 빵의 비수기 겨울철 매출을 늘리기 위해 개발했다.

 

그로부터 반 세기가 지나 빵이 제2 주식으로서 자리잡아 사계절 내내 꾸준히 소비되는 현재에도 호빵은 여전히 겨울철이면 자연스레 떠올리는 효자 제품이다.

 

호빵이 처음 출시된 1971년 시장 반응은 대단했다. 출시하자마자 파죽지세의 인기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을 이어갔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는 10월 중순부터 이듬해 2월까지 한정된 기간에만 판매했는데도 불구하고 당시 SPC삼립 연간 매출 15%를 차지했을 정도다.

 

출시 후 52년이 지난 현재까지 호빵 누적판매량은 63억개다. 지금까지 판매된 호빵(지름 10cm 기준, 높이 5cm 기준)을 일렬로 나란히 늘어뜨리면 지구를 약 15바퀴 돌고, 위로 세워 쌓으면 에베레스트산을 약 17000번 왕복할 수 있는 높이에 해당되는 양이다.

 

올해 현재 인구 수 기준(5000만명)으로 보더라도 전 국민이 매해 겨울철마다 호빵을 2.4개씩 먹어 온 셈이다.

 

1970년 겨울 SPC삼립(당시 삼립식품) 연구원과 대리점주들은 매대에 진열해놓은 빵이 얼어 붙을까 전전긍긍했다. SPC삼립 창업주 고 허창성 SPC그룹 명예회장은 제품 개발 연구원들과 함께 밤낮으로 추위 극복 방안을 연구했다. 1년 여간 실험 끝에 호빵을 세상에 내놨다.

 

직경 10센티미터, 중량 90그램 호빵은 당시 가격이 20원으로 다른 빵에 비해 다소 비쌌지만, 문전성시를 이뤘다. 호빵 덕분에 대리점주들도 빵 비수기인 겨울철까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기에 허창성 창업주의 상생경영 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겨울철 국민간식 대명사로 사랑 받는 호빵은 최초에는가정용으로 출시됐다. 1972년부터 유통판매처마다 직접 찧어서 팔 수 있도록 그 유명한빨간 찜통이 공급되면서 인기는 더욱 커졌다. SPC삼립은 초반에 단팥호빵을 선보였고 채소 김치 해물 등을 넣은 신제품을 속속 출시했다.

 

아울러 1970년대 초반에 비해 현재 국내 주택보급율은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높아졌고 따뜻한 집 안에서 즐길 수 있는 먹거리도 늘어났지만, 호빵의 인기는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다

 

 

◇스스로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 또 혁신해마다 새로운 맛’=

 

삼립호빵 판매 열기는 출시 52년이 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경기 침체와 소비 감소 추세를 감안하면 이 같은 성장은 더욱 놀랄만하다.

 

먹거리가 그리 많지 않던 시절에 호빵이 고급 빵에 속하던 과거와 달리 수많은 종류의 빵과 대체재로서 간식거리가 넘쳐나는 현재에도 호빵이 현상 유지를 넘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호빵이 장수제품을 넘어 트렌드를 이끄는 하나의인싸템(인사이더 아이템, 주류가 선호하는 아이템이라는 의미 신조어)’으로 자리잡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특히 단팥과 채소, 피자 맛을 기본으로, 젊은 층이 선호하는 민트초코맛, 마라맛, 소다맛과 든든하게 먹고 싶은 소비자들을 위한 고기부추호빵, 숯불갈비호빵 등 매년 약 20여 가지 맛의 호빵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호빵은찜기로 조리했을 때의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에는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해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느낌)’하는 방식도 사랑 받고 있다.

 

소셜미디어 상에는 와플팬에꿀씨앗호빵피자호빵을 구워 먹으면 맛있다는 게시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꿀씨앗호빵은 잘 데워진 꿀과 견과류가 조화를 이룬다. 한 입 베어 물면 모짜렐라 치즈가 쭉 늘어져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는피자호빵이 새로운 조리법에 적합한 것으로 입소문이 나며 인기를 얻었다.

 

SPC삼립은 전통 스테디셀러인 단팥·야채 호빵을 기본으로 매년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피자·고구마·불닭·우유·버거·골든에그 호빵 등 매년 새로운 원료를 사용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2020년부터 2021년 시즌에는 50주년 한정판 제품으로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이천쌀 호빵’, ‘공주밤 호빵등을 개발해 선보였다. ‘쎈불닭호빵’, ‘쎈사천짜장호빵’, ‘꿀씨앗호빵’, ‘에그커스터드 호빵’, ‘멕시카나 땡초치킨호빵등 새로운 맛도 다양하게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발효미()종 알파를 개발해 호빵 전 제품에 적용했다. 50여 년간 축적한 호빵 제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특허 받은 토종 유산균과 우리 쌀에서 추출한 성분을 혼합한발효미 종에 쌀 당화액을 더한발효미 종 알파로 쌀 특유 감칠맛은 물론 쫀득하고 촉촉한 식감을 더욱 살렸다.

 

트렌드를 반영한 이색 제품도 다양하게 선보였다.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한 매운맛 호빵이 그 중 하나다. 매콤한 고추장과 부드러운 생크림을 더한로제호빵’, 미국 내슈빌 지역의 핫치킨 맛을 구현한내슈빌호빵’, 농심과 협업한 배홍동 소스를 활용한배홍동 호빵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민초단(민초와 초코를 좋아하는 사람들) 트렌드에 맞는민트초코호빵’, 해표와 협업한들기름 매콤왕호빵참기름 부추왕호빵등도 소셜미디어에서 수 없이 회자가 됐다.

 

최근 집밥·혼밥 문화에 따라 간편한 식사대용으로 즐길 수 있는식사형 호빵도 출시한다. 100% 국내산 돼지고기와 양배추를 넣은한돈고기호빵과 돼지고기와 부추를 듬뿍 넣은고기가득만빵’, 한국인들의 소울푸드를 모티브로 만든찜갈비호빵’, ‘김치제육호빵’, ‘오모리김치만빵등이다.

 

식사용 호빵은 1인 가구 트렌드를 반영해 1개입으로 구성했다. 찜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촉촉한 식감을 느낄 수 있는 특허포장 기술인호빵 스팀팩을 적용했다.

 

 

◇단순 먹거리를 넘어 소비 시장 아이콘으로 부상=

 

SPC삼립은 2016년 인천공항에 진행한호 호 호빵팝업스토어, 2019년 머천다이즈삼립호빵 미니가습기’, 2020호찜이등을 선보이면서, 젊은 감성을 사로잡는 마케팅을 선보이기도 했다.

 

삼립호빵 상징적 요소 중 하나인 붉은색호빵 찜기는 판매상인들이 직접 빵을 찌어서 선보일 수 있도록 고안된 대용량 찜통이다. 겨울철마다 슈퍼마켓과 편의점 앞에 하얀 증기를 내뿜는 이 장비는 어느덧 한국의 겨울 풍경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호찜이’는 전자레인지용 찜통이다. 프릳츠 커피와 협업한 찜기 겸용 머그컵호찌머그도 화제를 모았다.

 

2018년에는 패션 디자이너 고태용 브랜드비욘드 클로젯과 협업해 삼립호빵을 그래픽 디자인으로 녹인 한정판 파자마를 선보여 새로운 혁신을 보여줬다. 당시 이 파자마는 출시 3일 만에 모두 소진되면서 성공적인 프로젝트로 기록됐다.

 

이듬해 선보인 배달의 민족 협업 제품도 화제를 모았다. 삼립호빵은 치킨마라갈비찜 등 대표적인 배달음식을 호빵에 접목시켜ㅎㅎ호빵을 출시했다. 마라·양념치킨·갈비찜·연유·단팥맛을 담은 4종은 MZ세대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2020년에 선보인삼립호빵x하이드아웃프로젝트는 호빵이 갖는 대표적인 속성인 따듯함을 감각적으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플리스 제품으로 유명한 패션 브랜드 하이드아웃과 협업해 호빵 모양 플리스 쿠션, 플리스 목도리&버킷햇 세트 등이 시장으로부터 호평 받았다. 판매수익금 전액은 노숙인을 돕는 매거진 빅이슈에 기부, 취약계층의 주거·난방 ·외투구입에 지원됐다.

 

같은해 진행된버스 쉘터프로젝트도 널리 조명됐다. 2020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2개월에 걸쳐 강남대로 버스 정류장에 호빵 찜기를 닮은 온열 장비를 설치해 시민들에게 쉼터를 제공했는데, 당시 소셜미디어 상에서 빠르게 회자되며 MZ세대 지지를 얻었다.

 

 

◇마케터를 위한 포인트=

 

SPC삼립과 호빵 경쟁력은 76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축적해온 고유의 원천기술과 진득함으로부터 나온다. 그 중심에는 무엇보다 R&D에 집중하는 기업 가치가 숨어있다.

 

SPC그룹은 1983년 국내 제빵 업계 처음으로 연구소를 설립했다. 2012년에는 연구개발 조직을 혁신한 중앙연구소인이노베이션 랩을 출범해 운영하고 있다. 이노베이션 랩을 중심으로 SPC그룹이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규모는 연간 500억원에 이른다.

 

이노베이션 랩은 매월 평균 500개 이상의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여러 단계 엄격한 테스트를 거쳐 엄선된 일부의 제품만이 소비자와 만나게 된다.

 

특히 SPC그룹은 식품분야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적극 투자하고 있다. SPC그룹은 서울대학교 내에 SPC식품생명공학연구소를 설립하고, 서울대 교수진과 산학협력을 통해 다양한 식품 분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대표 성과가 2016년 토종효모 발굴이다.

 

SPC그룹 토종효모는 국내는 물론 미국, 중국, 프랑스. 일본 등 해외 4개국 특허 등록도 완료했다. 식품 원천기술, 식량안보, 미생물 자원 발굴 등 화두가 국가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시대에 순수 독자적인 연구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한 제빵용 미생물 자원이 해외에서도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

 

2022.02.23 15:19

강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