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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pper〕 생존가방 찾은 사람들

Paul Ahn 2024. 1. 3. 08:12

생존가방 찾은 사람들

(asiae.co.kr)

 

11번가, 생존키트 수천 회 검색

SSG닷컴, 초코파이·생수 등급상승

서울시 경계경보 오발령 영향

위기 대응의 개인화 지적도

 

회사원 이호준(33)씨는 출근 준비하다가 휴대전화에서 울린 경보 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서울시가 북한의 발사체 발사 이후 경계경보를 발령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핵미사일이라도 날아오는 줄 알았다. 어디로 대피하라는 건지 순간 머리가 하얘졌는데 오발령이라니 어이가 없었다" "이제는 하다 하다 전쟁까지 걱정하면서 살아야 하느냐. 이참에 생존가방이라도 사놔야 하나 싶어 찾아봤다"고 말했다.

 

최근 신냉전 질서 속 한반도 안보 위기가 높아지고, 세계적으로 이상기후와 자연재해가 빈번해지면서 프레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프레퍼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생존에 필요한 물품을 미리 준비해놓는 것을 말한다.

 

1 11번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전 내내 실시간 쇼핑 검색어 상위권에 프레퍼 관련 상품이 이름을 올렸다. 9시 기준 2위는 생존키트, 4위는 판초우의, 7위는 방독면, 9위는 생존가방이 차지했다. 특히 생존키트의 경우 하루 동안 수천 회가 검색되는 등 관심이 상당했지만, 실제 북한의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이 아니라 해당 제품들의 판매가 증가하진 않았다.

 

 

SSG닷컴에서는 이날 오전 8시 기준 급상승 검색어에 장기 보관이 가능한 식품들이 이례적으로 등장했다. 1위는 오예스, 3위는 초코파이, 4위는 생수, 7위 참치, 9위 라면, 10위 물로 집계됐다. SSG닷컴 관계자는 "20여분 만에 오발령 문자가 오면서 검색만 하고 실제 구매까지 이어지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프레퍼는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지만 미국에서는 300만명 이상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생존가방은 1 1가방을 원칙으로 한다. 통상 2~3일 정도 버틸 수 있는 물품을 담으며, 자신의 몸무게의 10~15% 수준이 적당하다. 현재 판매 중인 상품들은 기본적으로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비상 급수팩과 부상 시 사용 가능한 구급용 파우치가 들어있다. 라디오는 각종 정보 취득이 가능하며, 맥가이버 칼·호루라기 등은 구조 상황에서 유용하다. 랜턴·양초·가스 점화기 등은 어두운 곳에서 불을 밝히는 데 쓸 수 있고, 침낭·담요·장갑·핫팩 등을 통해서는 추위에 대비할 수 있다.

 

서울시 경계경보 오발령 해프닝으로 국가 불신과 국민 불안이 가중되면서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이 개인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태풍 마와르 영향으로 괌이 초토화됐고, 우리나라는 북한의 위협이 항상 존재한다. 천재지변, 전쟁 등이 발생할지도 모른다고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것"이라며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되면서 어떤 상품이 잘 팔리는지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에 혹시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판단이 되면 구매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3.06.01 18:00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