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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이오 백화점 신주쿠점(京王百貨店新宿店) / 1964, '시니어 백화점'

Paul Ahn 2024. 3. 25. 15:46

■ 게이오 백화점 신주쿠점(京王百貨店新宿店) / 1964, '시니어 백화점'

(keionet.com)

 

• 위치 : 도쿄도 신주쿠구 니시신주쿠 1-1-4 (東京都新宿西新宿1-1-4)

• 개점 : 1964111

 

JR신주쿠역 서쪽 출구에 있는「게이오 백화점 신주쿠점(京王百貨店新宿店)」은 차분한 공간에서 느긋하게 쇼핑을 즐기고 싶은 어르신들에게 딱 맞는 백화점입니다. 특히 4층 여성복 매장은 탈의실을 넓게 설계하는 등 편안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배려되어 있습니다. 지하 1층은 신선 식품 코너, 중간층은 과자반찬 등을 취급하는 코너로, 일본 여행 선물을 구입에도 편리합니다.

 

 

 

〈층별구성〉 

 

 

격전지서 살아남은 '시니어 백화점'

(hankookilbo.com)

 

도쿄 신주쿠(新宿) 게이오백화점도 스가모 거리처럼 할머니들의 '쇼핑 성지' 중 하나다. 신주쿠역 인근에는 이세탄, 다카시마야, 오다큐백화점 등 쟁쟁한 백화점들이 경쟁하지만, 고령 소비자를 타깃으로 삼은 곳은 게이오백화점이 유일하다.

 

특히 백화점 최상층인 8층 매장에는 '하트풀 플라자'라고 불리는 개호(介護·돌봄) 용품 전용 공간이 있다.

 

하트풀 플라자에 진열된 휠체어 종류만 10가지에 달하고, 지팡이, 보행기, 씹기 편한 유동식, 전동식 침대 등이 골고루 전시돼 있다. 쓰다듬으면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는 반려인형, 활동하기 편하지만 패션도 놓치지 않은 의류도 판매한다. 성인용 기저귀 종류도 아기 기저귀만큼이나 다양하다. 노인 돌봄 용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직원의 상세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제품뿐 아니라 공간도 고령자 친화적이다. 하트풀 플라자 한편엔 고객이 자리에 앉아 천천히 계산할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가 마련돼 있다. 백화점에서 상속, 유언, 재산 정리 등 노후 관련 상담 서비스를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게이오백화점 관계자는 "하트풀 플라자를 운영한 지 30년이 넘었고 다른 백화점들도 개호 용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있지만, 게이오백화점의 규모가 가장 크다"고 강조했다.

 

4층 여성 의류 매장은 유난히 할머니 고객이 많아 '백화점판 스가모 거리'를 연상케 한다. 70대 이상 여성들을 겨냥한 패션 브랜드가 모여 있고, 체구가 아주 작거나 큰 여성들을 위해 여러 브랜드의 큰 사이즈와 작은 사이즈만 모아 둔 매장도 있다. 노화 방지에 특화된 화장품 코너나 여성 노인들이 자주 쓰는 바퀴 달린 장바구니 브랜드 매장도 볼 수 있다.

 

한국 백화점의 1층에는 명품 매장이 들어서지만, 이 백화점 1층에는 고령자 전용 기능성 신발 구역이 있다. 착화감이 편하고 디자인과 색깔이 다양한 여러 기능성 신발을 판매하고 있어, 소비자의 선택지가 넓다.

 

게이오백화점의 멤버십 회원인 호소카와 도시코(81)씨는 "다른 백화점은 젊은 사람들이 많아 불편한데 이곳에 오면 내 연령대에 맞는 제품이 많아 계속 오게 된다"면서 "오늘 입은 옷과 신발도 모두 게이오에서 산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와 백화점을 함께 방문한 다카하시 아케미 분쿄가쿠인대학 교수는 "80대인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를 위한 물건을 살 때는 게이오백화점을 방문해야 선택지가 훨씬 많다"면서 "게이오백화점이 인구구조에 따른 시장 변화에 발맞춰 변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日게이오백화점 1층엔 명품 대신 시니어신발

(asiae.co.kr)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게이오 백화점이었다. 도쿄 신주쿠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는데,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천국이었다. ‘시니어 회피전략이 대세인 듯한 한국과는 다르게 적극적으로 시니어 고객의 방문을 위해 고민한 것 같았다.

 

공간 및 상품, 서비스 구성에 있어서 배울점이 많았다. 먼저 공간 구성이 달랐다. 보통 백화점 1층은 가장 매출이 높은 공간이라 명품 가방이나 고급화장품 브랜드를 배치하는데, 시니어 편의를 위한 기능성 신발과 보온이나 일사병 예방을 위한 모자 매장이 자리하고 있다. 반려동물 간식과 의자가 곳곳에 배치된 것도 특징이다.

 

70대나 80대 시니어들은 1층을 돌아보고 바로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8층으로 올라가 돌봄, 일상용품 쇼핑을 하고 지하 1층에서 신선식품 쇼핑을 하고 돌아간다고 한다. 50대나 60대는 비교적 다양한 층에 들린다고 하는데, 그 흐름을 따라가봤다.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백화점 8층에 올라가면, ‘하트풀 플라자가 나온다. 돌봄용품 전용 공간과 시니어용 식품, 보조용품 등 상품이 가득하다. 매장별로 노화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상황을 잘 이해하는 직원들이 배치돼 각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곳곳에 쉼터, 의자가 있어서 쇼핑을 하거나 계산을 하다가 가볍게 간식을 먹거나 쉬어갈 수 있다. 보청기 매장은 작지만 보청기의 색깔도, 종류도, 사이즈도, 기능도 여러 가지였다. 그 자리에서 바로 관련 보험 상담도 받을 수 있었다. 휠체어 매장에서는 휠체어를 가정용과 외출용으로 구분하고, 신체 사이즈별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바퀴 달린 캐리어 형태의 장바구니 제품은 할머니들의 필수품 같았다. 무늬도 모양도 다양했는데, 고가 제품은 전동기가 붙어있기도 하고, 의자로 변신할 수도 있었다. 할아버지들의 필수품은 지팡이였는데, 치매 노인이 이용하는 경우 길 잃음 방지가 되는 것도 있었다. 색색가발이 멋지게 진열되어 있는 매장에는 자연스러운 그레이 헤어도 눈에 띄었다. 기모노를 수선하는 곳도 있다.

 

서비스 부문에서 신기했던 부분은, 의류 코너와 미용 코너였다. 할머니 모델 사진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모델들이 멋지고 예쁘다기보다는 실제 세대별 평균 체형을 반영하고 있었다. 여성복 매장 바로 옆에는 건강식품 코너가 있다. 주름 개선 화장품을 판매하면서 치아가 약한 사람들을 위한 연화식을 보너스 상품으로 준다. 취미 상품 매장에는 크고 작은 재봉틀과 실, 그림 그리는 도구나 간편 식물 가꾸기 물품 등이 다양했다. 베이커리 매장 빵의 크기가 유난히 작아 물어봤다. 예전만큼 소화를 못 시키거나 양이 줄어든 시니어를 배려해서 소량으로 만들고 그만큼 가격은 낮췄다. 당뇨와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빵도 있었다. 명상과 심리 상담을 받는 코너가 있었고, 유언장 관련 서비스 팜플렛도 눈길을 끌었다. 15분 마사지를 받는 공간도 이어졌다. ATM(자동입출금기) 역시 안내 글자 포스터가 크게 돼 있고, 식당가에는 시니어들이 좋아하는 계절 특선메뉴들과 옛날 스타일 음식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의외였던 점은 가격이다. 같은 꽃무늬 스웨터라면, 8(어르신) 매장은 20만원대, 3(청년) 매장은 10만원대, 하라주쿠 세컨드핸드 샵에서는 1만원대 가격이었다. 단순히 디자인만 보면 비슷해 보이는데 섬유의 질, 내구성과 서비스 등이 다르다. 시니어 세대가 구매자로서 얼마만큼 소비력이 되는지를 엿본 것 같았다. 중산층 이상의 시니어 고객에게 편안한 백화점으로 다가감으로써 그들의 또래 친구들은 물론 자녀와 손자, 손녀가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은 공간이 된 것 같았다. 9층 테라스에는 시니어 또래 친구들이 쉬면서 구입한 물건을 꺼내보고 있었고, 한층 아래 7층 유아동 매장에는 할머니나 할아버지와 함께 온 가족단위 쇼핑 그룹이 보였다. 한국에서도 아기가 있는 가정은 유모차를 끌기 쉽고, 화장실이 잘 갖춰진 곳을 찾다보면 백화점이 가장 편하다고들 하는데, 일본에서 시니어가 편리하게 쇼핑하는 곳을 보고 있노라니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를 위한 편의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알 수 있었다.

 

초고령화로 인해 일본이 긍정적으로 변화한 부분들을 살펴보니, 나이를 먹는 것이 꼭 슬프거나 어둡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시니어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그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라지만, 기업이나 정부에서 맞춤형 상품과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시니어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라, 나도 편하고 아이들에게도 안전하게 다니고 사용하기 좋았다. 시니어 비즈니스 관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 일본을 보면서, 초고령화 사회를 앞둔 한국에서도 새로운 양상을 기대하게 된다.

 

2023.10.26 06:10

이보람 써드에이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