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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ss border〕 미국 진출한 중국 크로스보더 3인방

Paul Ahn 2024. 5. 9. 23:43

Cross border〕 미국 진출한 중국 크로스보더 3인방

(retailing.co.kr)

 

아마존 판매가 인상에

중국 초저가 플랫폼 강세

 

인플레이션과 아마존의 판매가 인상으로 상대적으로 가격적 혜택을 제공하는 중국의 크로스보더 플랫폼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이 리얼타임 패스트패션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중국의 쉬인과 게이미피케이션으로 고객경험을 향상시킨 테무, 빠른 배송을 실현한 알리익스프레스로 이동하고 있는 배경을 알아본다.

 

 

글로벌 소비 트렌드 유사성이 높아진 가운데, 많은 플랫폼 기업들이 국가 간 경계를 넘어 타국의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스태티스타가 발표한 이러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업체 순위(2022년 기준)를 살펴보면 아마존(27%), 알리익스프레스(17%), 이베이(eBay, 9%), 쉬인(6%), 위시(Wish, 5%), 잘란도(Zalando, 3%) 순이다. 크로스보더 매출별 상품 카테고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의류·신발·어패럴(36%)이고, 그 뒤를 가전제품(20%), 퍼스널케어&뷰티(16%), 스포츠·레저·취미(14%), 홈&가든(11%), 주얼리&시계(11%)가 따른다.

 

미국 경우 크로스보더 플랫폼별 방문자 수에서 쉬인이 지난 몇 년 동안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급속히 성장한 테무(Temu)가 2022년 11월을 기점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중국 기반 크로스보더 플랫폼으로 소비자들이 이동한 데는 아마존의 가격 인상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마켓플레이스 펄스(Marketplace Pulse)에 따르면, 판매자들이 아마존 플랫폼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매출의 50%에 달한다. 최근 이런저런 비용 상승으로 판매자들은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그러다 보니 쉬인이나 테무, 알리익스프레스 같은 초저가를 무기로 내세운 플랫폼들의 인기가 더욱 높아진 것이다. 또한 달러 강세로 아마존의 판매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점도 중국 기반 크로스보더 플랫폼의 인기에 한몫했다.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소비자들은 가격에 더 민감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크로스보더 플랫폼의 인기는 한층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 소비자는 패션, 액세서리 등 비필수 소비재 소비가 많은 층이다. 주로 온라인쇼핑을 이용하는 Z세대에게 쉬인과 테무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이에 아마존은 자신들의 웹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의류 판매자들에게 청구하는 비용을 20달러 미만으로 낮췄다. 또한 중국 텐진에 이노베이션센터를 건립하고 중국 판매자들의 아마존 상품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지원책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중국 기반 크로스보더 플랫폼들이 향후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미중 간 경제 안보 사안, 개인정보 보호, 지속가능성, 노동법, 모방품 등의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 아울러 가격 경쟁을 넘어 고객관계에 집중,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이 요구된다.

 

 

 

 

 

 

 

@쉬인 | 포에버21과 협업 라인 운영

 

자라와 H&M 같은 패스트패션이 2000년대를 지배했다면, 그 뒤를 이은 것은 패스트패션보다 더 빠른 일명 ‘울트라 패스트패션(Ultra Fast Fashion)’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실시간으로 빠르게 트렌드를 반영하는 ‘리얼타임 패션(Real-time Fashion)’이 등장했다. 트렌드를 파악해 이를 상품으로 구현하는 데 짧게는 수일, 길어도 1주일이 채 걸리지 않는데, 리얼타임 패션이라는 말을 만든 주인공이 바로 중국의 쉬인이다.

 

쉬인은 지난 5년 동안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방대한 상품구색과 믿기 힘들 정도의 초저가로 급성장했다. 원피스 한 벌을 15달러(약 1만 7천 원)에 판매하는데 이러한 초저가가 가능한 배경은 머신러닝을 이용, 트렌드를 간파한 디자인에, 이를 독립 계약을 맺은 다수의 중국 내 생산업체들이 생산, 유통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아이템을 50~100개만 만들어 상품성을 테스트한 후, 소비자 반응에 따라 생산량을 늘린다.

 

쉬인의 주고객층은 Z세대로, 트렌드에 민감하지만 아직은 소비력이 한정적이다. 따라서 트렌드를 반영하면서도 초저가라는 매력으로 소구하는 한편, 소셜미디어와 인플루언서 마케팅으로 공략한다. 이마케터(eMaketer)에 따르면 이 같은 전략 덕분에 쉬인은 패스트패션 시장에서 40%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케터가 발표한 2020~2023년 매출 성장세를 보면, 패스트패션 업계 매출 성장률은 2020년 -30.6%에서 5.9%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같은 기간 쉬인은 167~341.9% 성장률을 기록했다. 오프라인 기반 패스트패션 업체들과 달리 온라인 기반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쉬인은 큰 수혜를 입은 것이다. 2021년 패스트패션 업계 매출은 회복되는 것처럼 보였으나 2022년 다시 역성장세로 돌아섰다. 쉬인은 성장 폭이 줄긴 했으나 여전히 업계 매출 성장률을 상회하고 있다.

 

쉬인은 오프라인 영역에서도 적극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고객과 접점을 만들어 왔다.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것은 2022년 5월이지만, 2018년 마이애미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고 2023년에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첫 팝업스토어를 포에버21과 콜라보로 선보였다. 이는 쉬인이 브랜드 매니지먼트 업체인 어센틱브랜드그룹(Authentic Brands Group)과 사이먼프로퍼티그룹의 조인트벤처인 스파크그룹(Sparc Group)의 지분 3분의 1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 계약에 포에버21과의 협업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쉬인은 포에버21과 합작 의류 라인을 출시하기도 했다.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쉬인의 성장세는 주춤해졌다. 사이더(Cider), 컵쉬(Cupshe), 제이풀(Zaful),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가 소유한 이프유(If Yooou) 같은 플랫폼뿐 아니라, 초저가 의류를 비롯해 방대한 상품 부문을 운영하는 테무와도 경쟁하고 있다. 기업가치 660억 달러(86조 원)로 평가 받는 쉬인은 2023년 11월 비공개로 IPO를 신청해 2024년 상반기에는 공식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몇 가지 문제가 쉬인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공급망 체인과 관련한 중국 내 강제 노동 문제, 노동법 위반, 환경 영향, 독립 아티스트의 디자인 도용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테무 | 앱 사용자 수, 월마트 추월

 

2022년 9월 미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테무는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년도 채 되지 않은 2023년 1월 기준으로 미국 시장 GMV(Gross Merchandise Volume; 플랫폼에서 판매된 상품 가치 총합)는 140억 달러(18조 원)를 넘었고, 2024년 목표는 300억 달러(39조 원)로 잡고 있다. 컴스코어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앱 사용자 순위(2023년 6월 기준)에서 테무는 월마트 앱 사용자 6,500만 명보다 더 많은 6,600만 명으로 16위를 기록했다.

 

테무의 강점은 초저가와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한 사용자 관여 최적화 경험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미국에서 테무는 아마존에서 팔리는 상품과 유사한 상품을 10분의 1 가격에 판매한다. 테무 소비자는 중국 기반 생산자로부터 상품을 구매하는데, 800달러 미만의 상품은 미국 관세를 통과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de minimis exception) 초저가에 판매할 수 있다. 테무는 소셜커머스를 기반으로 성장한 핀둬둬(Pinduoduo)처럼 소비자에게 무료로 상품을 제공해 구전효과와 지인 추천을 촉진시키는 방식을 이용했다.

 

둘째,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절히 활용해 소비자에게 재미를 제공한다. 예를 들면 시작화면에서 룰렛 같은 게임을 제공해 다양한 쿠폰을 제공한다. 10분 안에 구매하면 쿠폰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이를 통해 소비자에게 쇼핑 동기를 부여하는데, 테무에서의 쇼핑을 마치 게임을 하는 것처럼 느끼도록 했다. 이 또한 모회사인 핀둬둬가 중국에서 성장한 방식이다. 이러한 테무의 전략은 효과적이었다. 테무 앱에서 보내는 평균 시간은 1일 18분(2023년 2사분기)으로, 아마존 10분, 알리익스프레스, 이베이 11분의 거의 두 배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 차이는 젊은 소비자층 경우 19분대 11분으로 더욱 벌어진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한 것도 테무의 급성장에 기여했다. 2023년 마케팅 예산은 무려 10억 달러였는데, 1,400만 달러를 들여 60초 분량의 슈퍼볼 광고를 진행했다. 2억 명 이상 관중에게 ‘억만 장자처럼 쇼핑하세요(Shop Like a Billionaire)’라는 광고 문구로 초저가 쇼핑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줬다. 테크노드에 따르면 이 광고 덕분에 앱 다운로드는 45% 증가하고, 1일 활성 이용자 수는 20%나 늘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들이 있다. 우선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 와이어드(Wired)에 따르면 테무는 미국 시장을 점유하기 위해 판매 가격을 실제 가격보다 더 낮춘 탓에 주문 건수당 30달러(3만 6천 원)를 손해보고 있다. 이는 연간 약 5억 8,800만 달러(764억 원)에서 9억 5,400만 달러(1,240억 원)에 이른다. 당분간은 공격적인 마케팅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순손실을 넘어 수익으로 전환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디자인 저작권 위반 등 법적 다툼과 개인정보 유출 의혹이 있다. 쉬인은 2022년 12월 테무를 저작권 위반으로 고소했다. 테무도 쉬인이 생산자들을 강제로 독점계약을 맺게 했다는 이유로 같은 해 7월 고소한 데 이어, 2023년 12월 2번째 고소를 진행했다. 유명 브랜드의 모방품을 판매한다는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 미국 내 배송기간 11일로 단축

 

알리익스프레스는 아마존처럼 다양한 상품을 운영하지만 훨씬 더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입지를 굳혀왔다. 2021년 알리익스프레스는 판매자당 100만 달러(13억 원)를 상회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2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30% 이상 신규 사용자를 유입시켰고, 8개국에서 14개 물류센터를 운영해 물류 효율성을 25%나 높였다. 알리바바의 카이니아오(Cainiao)는 여전히 유효하며, 현재 1일 400만 건 이상의 글로벌 배송을 책임지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에 등록돼 있는 판매자는 30만 업체가 넘는다.

 

2022년 4월 연례 컨퍼런스에서 알리익스프레스는 3가지 주요 목표를 발표했다. AE몰 론칭, 플랫폼 메커니즘 최적화, 그리고 미국, 한국, 유럽 등 주요 시장을 대상으로 물류 투자 집중이 그것이다. AE몰을 론칭하는 목적은 AE몰 멤버십 로고를 가진 상품들을 판매함으로써, 매출 증진뿐 아니라 브랜드 충성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알리익스프레스 메커니즘 효율성을 높여 배송 기간을 단축시키고자 했다. 마지막 전략은 해외 물류센터들과 로지스틱스를 향상시켜 미국, 스페인, 프랑스, 브라질, 한국 등 주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했다. 미국에서는 배송 일정이 불규칙하며 주문당 2주 정도 걸린다. 또한 미국에 도착한 후 배송 트래킹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2023년 물류센터를 설립하면서 배송 일정이 11일(무료 배송)로 단축됐다.

 

알리익스프레스는 2022년 7월, 글로벌 결제 플랫폼 핑퐁(PingPong)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 콜라보레이션은 알리익스프레스가 결제 관련으로는 처음 맺은 것이다. 핑퐁은 중국 판매자들을 위한 독점적 크로스보더 결제 시스템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현지 상품을 보다 적극적으로 플랫폼에 유입시켜 미국 소비자들에게 소구하는 전략을 써왔다. 알리익스프레스 초이스(AliExpress CHOICE)로 제공되는 상품은 5만여 개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