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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드럭스토어 현황

Paul Ahn 2004. 11. 12. 09:25

⊙유럽의 드럭스토어 현황

 

2010년영국 드럭스토어 시장 현황

http://www.retailing.co.kr/article/a_view.php?art_idx=115#

 

◇의약품 매출 부진에 1파운드 화장품까지 등장

 

영국에서는 현재 슈퍼마켓 업체들이 일반 의약품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며, 드럭스토어 경우 주력 품목인 의약품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드럭스토어 업체들은 의약품 취급 비중을 늘리기보다 샌드위치 등 간편식이나 헬스•뷰티 부문을 강화하며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는 형태로 경쟁하고 있다.

 

영국 소비자들은 도심 번화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매점 한 코너에서 약품을 구입한다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 특히 슈퍼마켓이 약국 시장으로 진입한 이후 제약회사의 파워는 확연히 약화됐으며, 드럭스토어와 슈퍼마켓의 경계도 불분명해졌다.

 

영국 소비자들은 이러한 의약품 소매시장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있으며, 가격 및 영업시간 측면에서의 더 많은 편의를 누리고 있다.

 

 

◇드럭스토어와 슈퍼마켓의 경계 모호

 

먼저, 영국 드럭스토어 시장은 부츠(Boots)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영국 전역에서 가장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매장 가운데 하나가 부츠다. 그러나 영국에 처음 온 사람이 부츠 매장을 방문하

 

면 이곳이 슈퍼마켓인지, 약국인지 아니면 소형 백화점인지 판단하기 힘들 것이다. 실제로 부츠 매장에서는 화장품과 향수 매대가 큰 공간을 차지하고 있으며, 생리대와 기저귀 매대도 있다. 또한 매장 입구에는 샌드위치와 음료를 판매하는 쇼케이스도 마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츠 전 매장은 ‘약국(Pharmacy)’ 코너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으며, 흰 가운을 입은 약사가 처방전을 가져온 환자들에게 약을 조제해준다. 따라서 좀 더 확장된 개념의 약국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부츠 다음으로 매장이 많은 슈퍼드럭(Superdrug) 경우 대부분 매장이 처방약을 조제해주는 코너가 없다. 그러나 업체명에서 알 수 있듯이 슈퍼드럭은 드럭스토어로 분류된다.

 

그리고 영국 드럭스토어 업계 3위인 로이즈파머시(Loydspharmacy)는 부츠나 슈퍼드럭에 비해 약국 부문에 더 충실하다. 로이즈파머시 경우 영국 경제가 침체기를 겪는 동안 저가 이미지를 가진 슈퍼드럭에게 밀려났지만, 사실 슈퍼드럭과 점포 수 및 매출 면에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약국과 일반 소매점의 경계가 점차 불분명해지고 있는데, 이는 드럭스토어 업계 2위인 슈퍼드럭의 영업현황을 보면 알 수 있다. 슈퍼드럭은 현재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9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이 가운데 220여 개 매장만이 ‘약국’ 코너를 운영하고 있으며, 나머지 매장은 헬스&뷰티 관련 제품 및 기타 소매 제품들을 판매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특히 슈퍼드럭은 10년 전 홍콩계 유통업체에게 매각된 이후 헬스&뷰티 전문점 형태의 출점이 늘고 있다. 현재는 900여 개 전점에서 다양한 종류의 향수를 취급하고 있으며, 브랜드 로고에도 핑크색이 들어가 전체적으로 뷰티 측면을 더 강조한 느낌을 주는 업체라고 인식된다.

 

한편, 중•하류층 거주지역에 입지하며 저가 정책을 지향하는 슈퍼드럭은 영국 드럭스토어 시장의 25%를 점유하는 부츠는 물론, 초저가 업태인 디스카운트스토어와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타깃별 고객 니즈에 맞는 상품 라인을 구비하며 경쟁점과 승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슈퍼드럭은 지난해 스위스 애플(Swiss Apple)의 추출물을 사용해 만든 노화방지 크림 ‘미라클 세럼(Miracle Serum)’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부츠의 최고 히트상품인 ‘넘버7 프로텍트 앤 퍼펙트 세럼(No7 Protect and Perfect Serum)’에 정면으로 맞서기 위해 내놓은 것이다. 본래 영국에서 사과 줄기세포 기술이 접목된 첨단 화장품 경우 120~130파운드(22~24만 원)에 판매되는 등 최고급 라인에 속한다. 그러나 슈퍼드럭이 매스 시장을 타깃으로 개발한 미라클 세럼은 기존 제품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가격인 9.9파운드(1만 8천 원)에 판매되고 있어 고객 반응이 뜨겁다.

 

또한 슈퍼드럭은 최근 ‘MUA(Make Up Academy)’ 라인을 모두 1파운드에 출시하며 99p 스토어나 파운드랜드 같은 균일가숍에서 판매하는 초저가 화장품과도 경쟁을 시작했다. MUA 화장품은 일부 점포에서 테스트 판매를 통해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앞으로 취급품목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전문약도 싸게 파는 슈퍼마켓과 경쟁

 

영국에서는 드럭스토어뿐 아니라 슈퍼마켓과 편의점에서도 수십 년 전부터 의약품을 판매해왔다. 특히 대형 슈퍼마켓이 영국인의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면서 이제는 왠만한 규모의 슈퍼마켓 매장은 베이커리 코너를 갖추듯 약국을 필수 코너로 배치하고 있다.

 

정책상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 의약품을 제외한 일반 의약품은 일반 소매점에서도 라이선스 없이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의약품은 진통제는 물론, 감기약 및 플루(flu) 약품도 포함한다. 단, 진통제는 과용할 경우 자살에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1병에 들어가는 용량 및 알약 수, 한 사람에게 판매할 수 있는 양에 제한이 있다.

 

한편, 슈퍼마켓 업체들은 1990년 중반 이후 아예 매장 내 약국을 설치하기 위한 라이선스를 신청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슈퍼마켓에서 취급할 수 있는 약품 범위가 더욱 확대되면서 영국 전역의 소규모 약국들은 많이 사라졌으며, 슈퍼마켓 내 약국은 번창하게 됐다.

 

슈퍼마켓 업체가 매장 내 약국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라이선스를 미리 취득해야 한다. 물론 감기약 등 일반 의약품 경우 여전히 라이선스 없이 판매할 수 있다. 전문 의약품을 조제해주는 약국 운영에 있어서도 라이센스를 취득하게 하는 규제 외에는 별다른 제한이 없다.

 

이처럼 드럭스토어 외에 일반 슈퍼마켓에서도 약국을 운영하게 되자 소비자들은 가격과 이용 편리성 측면에서 모두 혜택을 보고 있다. 먼저, 가격 측면에서 보면 슈퍼마켓이 의약품을 할인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이 그 동안 가격 부담 때문에 구매하지 못했던 약품들을 손쉽게 살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영국 2위 슈퍼마켓 아스다(Asda) 경우 체외수정(IVF) 치료제를 마진 없이 판매해 고객이 IVF 1회 치료에 820파운드(150만 원)를 절약할 수 있는 효과를 가져왔다.

 

둘째로 이용 편의성 측면에서 보면, 영국에서는 대부분 약국 체인과 드럭스토어가 저녁 6시에 문을 닫는다. 이에 반해 슈퍼마켓은 좀 더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도 의약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현재 대부분 영국의 슈퍼마켓 약국은 밤 10시까지 영업하며, 긴급 의약품 경우 24시간 구입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