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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유통결산 ③농산물 생산 ‘풍년’…농가 시름 ‘풍년’

Paul Ahn 2013. 1. 1. 14:16

2013년 유통결산 ③농산물 생산 ‘풍년’…농가 시름 ‘풍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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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생산 ‘풍년’…농가 시름 ‘풍년’

2013 유통결산
장마 후 기상 좋고 4년만에 태풍도 없어
마늘·건고추 가격 폭락…사과·배도 약세
 올해는 채소·과일 구분 없이 대부분의 농산물이 풍작을 이뤘다. 장마 이후 기상여건이 좋았던데다, 4년 만에 태풍 피해가 없는 한 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풍년’ 농사가 역설적으로 생산농가와 산지유통조직에겐 농산물 가격 하락 때문에 힘겨웠던 한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마늘·건고추 등 가격 폭락=
농가들이 땀 흘려 풍년 농사를 이룬 대가가 농산물 가격 폭락으로 이어진 대표적인 사례가 마늘과 건고추다.

 마늘은 올해 생산량이 41만2000t에 달하면서 지난해보다는 22%, 평년보다는 25%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이 때문에 올해 마늘 가격은 햇마늘이 출하되기 전부터 이미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일례로 마늘 주산지인 전남 고흥지역의 경우 밭떼기 가격이 지난해는 3.3㎡당 1만1000~1만2000원 선에 형성됐으나, 올해는 8000~9000원으로 하락했고 밭떼기 거래 자체도 크게 감소했다. 도매시장에서도 마늘 가격은 하향 일로를 걸었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올해 햇마늘은 50개 한 묶음이 지난해보다 2000~3000원 낮은 9000~1만1000원에 거래를 시작, 이후에는 6000~7000원대까지 폭락했다.

 건고추도 사정은 비슷했다. 올해 건고추 생산량은 11만1000여t 안팎으로 지난해 10만4000t과 비교하면 7000t(6.7%), 평년과 대비하면 5000t(4.8%)이 늘어난 물량이다. 하지만 건고추 물량이 소폭 증가한 데 반해 가격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더 컸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건고추(화건)는 한 근(600g)당 평균 6000원 안팎에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1만2000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 그나마도 찾는 이가 없어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 산지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북 안동 서안동농협 농산물고추공판장에선 건고추(화건) 상품 경매가격이 한 근당 5000~5500원 선에 그쳤다.

 마늘과 건고추뿐 아니라 오이·호박 등 과채류에서부터 상추·깻잎 등 엽채류에 이르기까지 올해는 거의 모든 채소 품목이 생산 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하며 생산농가들의 주름살을 깊게 했다.

 
◆사과·배 등 과일도 생산 증가=
올해는 사과·배를 비롯한 과일 품목들도 생산량이 늘며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한국농촌경제원에 따르면 올해 사과 생산량은 42만t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7% 늘었다. 배 역시 올해 생산량이 25만t으로 지난해 17만t보다 8만t 이상 증가했다. 다만 과일의 경우 추석을 전후해 대과 소비가 많은 게 특징인데, 올 명절에는 대과가 부족해 이들 대과 가격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문제는 명절에 팔지 못하고 저장에 들어간 중소과가 예년보다 많아 앞으로 지속적인 가격 약세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사과의 경우 저장에 들어갔다 올 12월 이후에 출하되는 양이 23만여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해산 사과의 12월 이후 출하량 21만여t보다 9% 이상 증가한 것이다. 또 배 역시 12월 이후 출하물량이 14만여t에 달해 지난해산 배의 같은 기간 저장량 9만t보다 5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배의 경우 올해 열과 발생이 많고, 경도가 낮아 저장력이 지난해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과·배 외에 올해는 단감을 제외하고 포도·참외 등 대부분 과일 품목이 생산량이 늘어나며 가격이 약세를 보였다.

 한재희 기자 hanj@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