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의 식문화 / 다양한 문화를 음식에 녹여내다
로스앤젤레스의 식문화 - 다양한 문화를 음식에 녹여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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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의 저변이 튼튼한 뉴욕에 비해 LA 지역은 미슐랭가이드에서 평가한 3스타 레스토랑이 하나도 없다. 엄격한 격식을 요하는 고급 레스토랑보다 형식에서 얽매이지 않는 여유로운 삶을 더 선호하는 LA 사람들. 이들에게 미슐랭의 별이 의미가 있을까?
◇천혜의 자연환경과 다문화 인구로 매력적인 도시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로스앤젤레스(이하 LA)는 미국 내에서 식문화 수준이 높은 편이다. 비옥한 토지에 사계절이 뚜렷해 다양한 제철 채소가 재배되고, 도시 서쪽으론 태평양을 마주하고 있어 신선한 해산물이 공급된다. 이런 천혜의 자연환경은 동부에서 LA로 많은 이주자가 몰리는 가장 큰 이유이며, 이 때문에 LA는 현재 미국 전체에서 뉴욕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인구를 형성한다. 보수적인 성향의 동부에 비해 서부 지역은 좀 더 개방적이고 진보적이다.
그 예로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의 저변이 튼튼하게 확대된 뉴욕에 비해 LA 지역은 미슐랭 가이드(2010년부터 발매 중단)에서 평가한 3스타 레스토랑이 하나도 없다.
◇LA가 낳은 세계적인 스타셰프
LA가 낳은 국제적인 스타 셰프가 두 명 있다. 캘리포니아 퀴진의 대표 주자로 전 세계 15개의 레스토랑을 소유하고 있는 셰프 울프강 퍽(Wolfgang Puck)과 전 세계 23곳의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일식 세계화를 이끈 노부 마츠히사(Nobu Matsuhisa)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울프강 퍽의 첫번째 레스토랑 스파고(SPAGO)와 노부의 첫 레스토랑 마츠히사(MATSUHISA)는 로스앤젤레스 베버리 힐스 안에 위치해 있다. 이들의 음식은 LA를 시작으로 할리우드 스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뻗어나갔다. 그 외에도 토마스켈러의 부숑(bouchon)이나 마리오 바탈리의 모짜(mozza), 호세 안드레스의 바자(the bazaar)와 같이 LA로 진출한 유명 셰프들의 레스토랑 또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들은 유독 LA 지역에서만큼은 자신들의 유명세가 아닌 지역의 식재료나 셰프를 내세우는 마케팅을 펼치는데, 이는 지역의 식문화와 그 수준을 그만큼 존중하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안 요리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지역에서 생산된 신선한 식재료로 간결하게 조리한 건강한 음식일 것이다.
LA 도심 서쪽에 위치한 파머스 마켓은 일년 내내 다양한 식재료와 세계 각국의 음식이 즐비하여 LA 방문 시 꼭 들러봐야 할 명소이다. 수잔네 고인(Suzanne Goin), 낸시 실버튼(Nancy silverton), 수잔 페니거(Susan Feniger) 같은 뉴 캘리포니안을 대표하는 여성 오너 셰프들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곳도 바로 LA이다.
LA는 유독 다른 도시보다 안전한 먹거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채식 열풍, 인도적인 동물사육과 멸종 위기의 수산물 보호 캠페인같이 건강한 식문화를 추구하는 운동이 활발하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최초로 올해 7월부터 푸아그라 판매를 법적으로 금지한다. 많은 동물 애호가들이 푸아그라 제조과정이 오리나 거위를 학대하는 비인도적인 행위라 비판했고 당시 LA 할리우드 배우 출신의 주지사였던 아놀드 슈왈츠 제네거는 푸아그라 유통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법 발효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지금까지도 이 법에 대한 찬반양론은 너무나 뜨겁다.
◇LA의 트렌디함을 느낄 수 있는 레스토랑들
그러나 무엇보다 LA의 음식과 레스토랑을 논할 때 가장 주목할 점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트렌디한 레스토랑들이다. 2009년부터 미국 전역을 뒤흔든 푸드트럭의 시작도 LA이며 모던 아메리칸, 팝 업(Pop up), 아시안 퓨전, 가스트로 펍과 같은 형식에 제약을 두지 않는 다양한 콘셉트의 레스토랑들이 넘쳐난다.
최근엔 나이트클럽과 같은 모습이지만 음악 대신 음식을 주제로 운영되는 슈퍼 클럽(Supper Clubs)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의 리얼리티 서바이벌 요리 프로그램 탑셰프 시즌 6에서 우승했던 마이클 볼타지오(Michael Voltaggio)가 작년 말 오픈한 레스토랑 잉크(ink)는 ‘모던 로스앤젤레스 푸드’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동서양의 다양한 식재료와 기술이 잘 조합된 그의 음식은 작년 자신의 요리책 발표와 함께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레스토랑 골발스(The Gorbals)와 래이지 옥스 캔틴(Lazy Ox Canteen)은 소의 혀나 내장, 돼지 꼬리처럼 가축의 특수부위 사용을 즐긴다. 2009년에 오픈한 레스토랑 애니멀(Animal)은 셰프들이 음식을 즐기는 공간이 되겠다는 취지로 좀 더 실험적인 요리를 많이 선보였다. 그 점이 오히려 일반 고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작년엔 손 오브 건(Son of A gun)이라는 비슷한 콘셉트의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이런 뉴 아메리칸 레스토랑들은 대부분 멜로즈 지역에 집중돼 있다. 서로 5~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 이 지역은 마치 뉴욕의 소호처럼 LA의 젊은 아티스트들이 활동하고 패션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개인 로드숍이 모여 있는 공간이다. LA는 팝업 레스토랑의 메카이다. 팝업 레스토랑은 특정 행사기간이나 임대까지 일시적으로 비어있는 공간에 싼 가격으로 입주해 레스토랑을 오픈하고, 그 기간이 끝나면 다시 새로운 곳으로 자리를 옮기는 식으로 운영되는 레스토랑을 말한다.
이런 방식은 끼가 넘치는 젊은 셰프들이 합리적인 비용으로 다양한 콘셉트의 레스토랑을 선보이는 기회가 되었다. 팝업의 대표 주자 프랑스 태생의 루도 레페브레(Ludo Lefebvre)는 루도 바이트(Ludo bite)라는 자신의 이름을 딴 팝업 레스토랑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클래식 프렌치에 미국적인 요소를 더한 그의 음식은 다음 달 중순 새로운 공간에서 9번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식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곳
LA 지역은 한인 2세 셰프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다양한 맥주와 함께 LA 최고의 버거를 맛 볼 수 있는 공간 파더스 오피스(Father’s office)는 재미교포 상윤의 레스토랑이다. 현재 그는 룩손(Lukshon)이라는 새로운 아시안 아메리칸 레스토랑을 오픈해 큰 사랑을 얻고 있다.
베트남 터치가 많이 가미된 그의 음식들은 동남아풍의 다양한 향과 입에 감기는 감칠맛이 훌륭하다. 불고기 타코로 미국을 뒤흔든 푸드트럭 열풍의 주인공 셰프 로이 최(Roy choi)는 푸드트럭의 성공을 넘어서 LA외곽 지역에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한식 레스토랑 최고(chego)와 에이 프레임(A flame) 두 곳을 운영 중이다. 이런 다양한 콘셉트의 레스토랑들을 살펴보면 레스토랑 비즈니스에서 첫째로 꼽는 ‘입지’가 LA 지역에선 예외임을 알 수 있다.
LA는 자동차의 보급률이 미국에서 제일 높다. 이 말은 SNS와 온라인 마케팅을 적극 활용해 도심 외곽지역으로도 손님을 끌어 모을 수 있다는 얘기다. 자신만의 독특한 콘셉트과 실력이 있다면 적은 자본으로도 시장진입이 가능한 것이다. 한 지역의 식문화는 그 지역 사람들의 사고나 생활 방식에 큰 영향을 받는다. 다양한 문화에 익숙한 LA사람들은 세계 각국의 문화를 자신들의 식생활에 녹여냈다.
새로움을 수용하고 격려하는 분위기를 통해 젊은 셰프들에게 더 많은 도전의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강민구 경기대학교 외식조리학과를 졸업하고 미식조리문화연구회 한스푼(韓spoon)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강민구 셰프는 마틴 베라사테기(Martin berasategui)를 비롯해 스페인의 여러 레스토랑에서 견습을 했으며, 현재 노부 바하마(NOBU atlantis) 레스토랑에서 총주방장(executive chef de cuisine)으로 근무하고 있다.
twitter.com/mingleseoul
관리자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2-06-15 오전 04: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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